1.칙궁(飭躬 : 단정한 몸가짐)
기거함에 정도가 있으며 복장을 단정히 하고 백성을 대할 때에 장중한 태도를 취하는 것은 옛날의 도이다.
공사에 틈이 나면 정신을 집중하여 생각해서 백성을 편안하게 할 방책을 생각하며 지성으로 선을 찾아라.
말을 적게하고 갑자기 성내지 말라.
아랫 사람을 너그럽게 거느리면 따르지 않을 백성이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공자는 「윗 사람이 되어 너그럽지 아니하고 예를 행할 때 있어서 공정함이 없으면 무엇을 보겠느가?」하였으며 또한 「너그러우면 많은 사람을 얻는다」고 하였다.
관부의 체통를 지키기 위해 엄숙함에 힘써야 하고 수령의 곁에는 다른 사람이 있어서는 안 된다.
군자가 무게가 없으면 위엄이 없으니 백성의 윗사람이 된 자는 몸가짐을 신중히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주색을 끊으며 소리와 풍류를 물리치고 공손하고 단정하며 엄숙하여 큰 제사를 지내듯 하며 유흥에 빠져 정사를 어지럽히며 시간을 헛되이 보내는 일이 없도록 하여야 한다.
한가하게 놀이를 즐기며 풍류로 새월을 보내는 것은 백성들이 기뻐하는 바가 아니다. 몸가짐을 단정하고 움직이지 않는 것만 못하다.
다스리는 일도 이루어지고 사람들의 마음도 이미 즐겁다면 풍류를 마련해서 백성들과 함께 즐기는 것 또한 선배들의 성대한 일이었다.
따르는 하인을 간략하게 하고 그 얼굴빛을 부드럽게 해서 백성들의 뜻을 묻는다면 기뻐하지 않을 백성이 없을 것이다.
정사를 처리하는 정당에 글 읽는 소리가 나면 이는 곧 맑은 선비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시를 읊고 바둑을 두면서 정사는 아전에게 맡긴다면 그릇된 것이다.
전례에 따라 일을 살피고 대체를 지키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다. 시대가 맑고 풍속이 순후하여 지위와 명망이 높은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것이다.
2. 청심(淸心 : 깨끗한 마음가짐)
청렴함과 결백함은 목민관의 기본 임무 이며 모든 선한 것의 원천이요. 모든 덕의 근본이다. 청결하지 않고는 목민을 할 수 있었던 자는 사람도 없다.
청렴하고 결백한 렴결이란 천하의 큰 장사와 같다. 그러므로 크게 탐하는 자는 반드시 청결한 것이니 사람이 청결하지 못한 것은 그 지혜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옛날부터 지혜가 깊은 자는 청결로써 교훈을 삼고 탐욕으로써 경계를 삼지 않은 자가 없었다.
목민관이 청결하지 않으면 백성들이 그를 도둑으로 지독하여 마을을 지나갈 때에 더러운 욕설이 높을 것이니 부끄러운 일이다.
뇌물을 주고받는 것은 한밤중에 한 일이 아침이면 드러난다. 비록 물건이 사소하다 하더라도 보답하려는 마음이 생기니 사사로운 정이 오고간 것이다.
청결한 벼슬아치를 귀하게 여기는 것은 그가 지나가는 곳의 산림이나 자연의 풍광도 모두 그 맑은 빛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
무릇 물건이 고을에서 나왔다면 반드시 고을의 폐단이 되는 것이다. 하나라도 가지고 돌아가지 않아야만 청결한다고 말할 수 있다.
무릇 과격한 행동이나 각박한 정사는 인정에 맞지 않아서 군자의 취할 바가 아니다.
청렴하나 치밀하지 못하며 재물을 쓰면서도 실효가 없는 것은 칭찬할 것이 못 된다.
무릇 민간의 물건을 사들일 때 그 관에서 지정한 값이 너무 헐한 것은 마땅히 시가에 따라 사들어야 한다. 무릇 그릇된 관례가 전해 내려오는 것은 굳은 결의로 이를 고치도록 하고, 고치기 어려운 것은 범하지 말아야 한다.
무릇 포목과 비단을 사들일 때는 도장이 찍힌 문서가 있어야 한다.
날마다 쓰는 장부는 자세히 볼 것이 아니니 끝에 서명을 빨리 해야한다.
목민관의 생일날 벼슬아치들을 가르키는 제청에서 혹 성찬을 올린다해도 받아서는 안 된다.
희사하는 일이 있더라도 소리내어 말하지 말며 생색내지 말며, 남에게 이야기하지도 말고 전임자의 허물을 말하지 말라.
청결한 자는 은혜롭게 용서하는 일이 적으니 사람들은 이를 병통으로 여긴다. 모든 책임은 자기에게로 돌리고 남을 책하는 일이 적으면 된다.
청탁이 행하여지지 않는다면 청결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청렴한 소리가 사방에 펴저서 아름다운 이름이 날로 빛나면 또한 인생의 지극한 영광인 것이다.
3. 제가(齊家 : 집안의 법도)
자신을 닦은 뒤에야 집안을 다스리고, 집안을 다스린 뒤에 나라를 다스린다는 것은 천하의 공통된 이치이다.
그 고을을 다스리는 자는 먼저 그 집안을 잘 다스려야 한다.
국법에 어머니를 모셔 봉양하면 나라에서 그 비용을 지급하고 아버지를 모셔 봉양하면 그 비용을 지급하지 않는데 그것은 뜻이 있는 것이다.
청렴한 선비가 관직에 부임할 때 가족을 데리고 가지 않는다. 가족은 처자를 이르는 것이다. 형제간에 서로 생각이 날 때는 가끔 왕래할 것이나 오래 머물러선 안 된다. 부녀자들이 길을 다니는 날에는 아주 겸소하게 행장을 검약하게 해야 한다.
의복의 사치스러움은 사람들이 싫어하고, 귀신이 시기하는 바이니 복을 꺾는 것이다.
음식을 사치스러움게 하는 것은 재정을 소모시키는 것이며, 물자를 탕진하는 것이니 재앙을 부르는 것이다.
규중의 아녀자들의 법도가 엄하지 못하면 집안의 도리가 어지러워진다. 한 가정에 있어서도 그와 같거든 하물며 관서에 있어서 어떠하랴. 법을 세워서 금하고, 우뢰와 같고 서리와 같이 해야 한다.
청탁이 없고 뇌물이 들어오지 않으면 바른 집안이라고 말할 수 있다.
물건을 살 때 그 값을 따지지 않고, 위엄으로 사람을 부리지 않으면 그 규문은 곧 존경을 받을 것이다.
첩을 두면 부인은 이를 질투한다. 행동을 한번 잘못하면 소문이 널리 퍼진다. 일찍이 끊어서 후회함이 없도록 하라.
어머니의 인자한 가르침이 있고 처자가 그 계율을 지킨다면 이는 법도 있는 집안이라 말할 수 있고, 백성이 이것을 본받을 것이다.
4. 병객(屛客 : 사사로운 손님은 물리치라.)
관아에 손이 있어선 안 된다. 오직 서기 한 사람이 안일 까지 겸해서 보살피도록 한다. 고을 사람이나 이웃 고을 사람들을 만나서는 안 된다. 관아는 마땅히 엄숙하고 맑아야 한다.
친척이나 친구들이 관내에 많이 살면 거듭 엄중하게 약속해서 의심과 비방을 하는 일이 없게 하고, 좋은 우정을 보전하도록 해야 한다.
조정의 권세있는 이들이 사사로이 청탁을 하더라도 이를 들어주어서는 안 된다. 먼 곳에서 친구나 친척이 오면 마땅히 받아들여서 후하게 대접하여 보내야 한다. 문단속을 엄하게 하지 않을 수 없다.
5. 절용(節用 : 절약해서 쓰느것.)
목민을 잘하는 자는 반드시 인자해야 한다. 인자하게 하려는 자는 반드시 청렴해야 하며 청렴하게 하려는 자는 반드시 검약하니 절용이란 곧 목민관이 먼저 힘써야하는 것이다.
'절(節)'이란 제한을 두어 절약하는 것이다. 한도로써 제약하는 데에는 법식이 있으니 법식이란 곧 절용의 근본인 것이다.
의복이나 음식은 반드시 검소함을 법식으로 삼는다. 가볍게 그 법식을 넘는다면 그 쓰는 것이 절도가 없는 것이다. 제사나 빈객 접대는 비록 사사로운 일이나 마땅히 일정한 법식이 있어야 한다. 가난하고 작은 고을에서는 법식을 보아 마땅히 줄여야 한다.
안체에 보내는 물건은 모두 법식을 정하되 한달 쓸 것을 모두 초하룻날 바치도록 한다.
공적인 손님을 대접하는 것도 또한 미리 법식을 정하고 기일 전에 물건을 마련하여 예리에게 보내주며 비록 남는 것이 생기더라도 찾지 말아야 한다.
아전이나 관노들이 바치는 물건으로서 회계가 없는 것은 더욱 아껴 써야 한다.
개인적인 용품을 절약하는 것은 사람마다 능히 할 수 있으나 공적인 창고를 절약하는 이는 드물다. 공적인 물건 보기를 개인적인 물건처럼 한다면 그는 곧 어진 목민관이다.
벼슬을 그만두고 돌아가는 날에는 반드시 장부에 기록하여야 하니, 장부에 기록할 액수를 미리 준비하여야 한다.
천지가 만물을 낳아서 사람으로 하여금 누리고 쓰게 하였으니, 한 물건이라도 버림이 없게 한다면 재물을 잘 쓴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6. 낙시(樂施 : 은혜를 베풀자)
절약만 하고 주지 않으면 친척도 멀어지니, 베풀기를 좋아하는 것은 덕을 심는 근본이다.
가난한 친구나 궁한 친척은 힘을 헤아려서 돌보아 주어야 한다.
내 곳집에 남은 것이 있다면 남들에게 베풀어도 좋으나 나라의 재물을 훔쳐서 사사로이 사람을 구제하는 것은 예가 아니다.
관리의 녹봉을 절약하며 지방 백성들에게 돌려주고, 제 집의 농사 지은 것을 친척들을 돌보아 준다면 원망하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귀양살이하는 사람의 격지 살림이 곤궁하다면 불쌍히 생각해서 돌보아 주는 것도 또한 어진 사람의 힘쓸 바이다. 전란을 당하여 떠돌아다니는 사람이 의지하려 하면 친절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의로운 사람의 행실이 것이다.
권세 있는 집안을 후하게 섬겨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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