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훌라를 가르친 긴 경
1.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한 때에 세존께서는 사왓티의 제따 숲에 있는 아나타삔디까 승원에 머물고 계셨다. 그 무렵 세존께서는 아침에 옷차림을 바르게 하고 발우와 가사를 지니고 사왓티로 탁발을 가셨다. 라훌라 존자도 아침에 옷차림을 바르게 하고 발우와 가사를 지니고 세존을 뒤따라 갔다. 그러자 세존께서는 뒤를 돌아보시면서 라훌라 존자를 불러 말씀하셨다.
"라훌라여, 어떤 물질적 요소이건 간에, 즉 과거나 미래나 현재의, 혹은 안이나 밖의, 혹은 거칠거나 미세한, 혹은 열등하거나 수승한, 혹은 멀거나 가깝거나 간에, 모든 물질적 요소를 '이것은 내 것이 아니다. 이것은 내가 아니다. 이것은 나의 자아가 아니다.'라고 이와 같이 이것을 있는 그대로 바른 지혜로 보아야 한다."
"오직 물질적 요소만 그러합니까, 세존이시여? 오직 물질적 요소만 그러합니까, 선서시여?"
"라훌라여, 물질적 요소도 그러하고, 느낌도 그러하고, 이미지도 그러하고, 형성작용도 그러하고, 의식도 그러하다."
그러자 라훌라 존자는 이렇게 생각했다.
"이제 세존의 앞에서 가르침을 받은 자가 어떻게 마을로 탁발을 가겠는가?"
그래서 그는 되돌아와서 어떤 나무 아래에서 가부좌를 틀고 상체를 곧추세우고 전면에 마음챙김을 확립하여 앉았다.
사리뿟따 존자는 라훌라 존자가 가부좌를 틀고 상체를 곧추 세우고 전면에 마음챙김을 확립하여 어떤 나무 아래에 앉아있는 것을 보았다. 그를 보고서 라훌라 존자에게 말씀하셨다.
"라훌라여, 들숨과 날숨에 대한 마음챙김을 닦아라. 라훌라여, 들숨과 날숨에 대한 마음챙김을 닦고 많이 익히면 실로 큰 결실과 큰 이익이 있다."
2.
라훌라 존자는 해거름에 낮 동안의 홀로 머묾에서 일어나 세존께 다가갔다. 가서는 세존께 경의를 표하고 난 뒤에 한 곁에 앉았다. 한 곁에 앉아서 라훌라 존자는 세존께 이와 같이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어떻게 들숨과 날숨에 대한 마음챙김을 닦고 많이 익히면 큰 결실과 큰 이익이 있게 됩니까?"
"라훌라여, 예를 들어, 머리털‧몸털‧손발톱‧치아‧피부‧살‧힘줄‧뼈‧골수‧신장‧심장‧간‧늑막‧비장‧폐‧ 창자‧장간막‧위장‧ 배설물등 안에 있고 개개인에 속하고 딱딱하고 견고하고 그리고 결합된 것은 어떤 것이든, 또한 기타의 안에 있고 개개인에 속하고 거칠고 견고한 것 그리고 결합된 것은 어떤 것이든, 라훌라여, 이것은 안의 땅의 요소라고 불린다. 그리고 안의 땅의 요소와 밖의 땅의 요소는 단지 땅의 요소이다. 그것은 '이것은 내 것이 아니다. 이것은 내가 아니다. 이것은 나의 자아가 아니다.'라고 바른 지혜에 의해 있는 그대로 보여야 한다. 이와 같이 이것을 있는 그대로 바른 지혜로 본 뒤에 땅의 요소를 염오한다. 마음이 땅의 요소에 대한 탐욕을 사라지게 한다."
3.
“라훌라여, 그러면 무엇이 물의 요소(水界)인가?
안과 밖의 물의 요소가 있다.
라훌라여, 무엇이 안의 물의 요소인가?
예를 들어, 쓸개즙‧가래‧고름‧피‧ 땀‧기름‧눈물‧비계‧침‧콧물‧관절활액‧오줌·뇌수 등 안에 있고 개개인에 속하고 액체이고 액체에 속하는 것 그리고 결합된 것, 또한 어떤 것이든 기타의 안에 있고 개개인에 속하고 액체이고 액체에 속하는 것 그리고 결합된 것, 라훌라여, 이것은 안의 물의 요소라고 불린다. 그리고 안의 물의 요소와 밖의 물의 요소는 단지 물의 요소이다.
그것은 '이것은 내 것이 아니다. 이것은 내가 아니다. 이것은 나의 자아가 아니다.'라고 바른 지혜에 의해 있는 그대로 보여야 한다. 이와 같이 이것을 있는 그대로 바른 지혜로 본 뒤에 물의 요소를 염오한다. 마음이 물의 요소에 대한 탐욕을 사라지게 한다."
4.
"라훌라여, 그러면 무엇이 불의 요소(火界)인가?
안과 밖의 불의 요소가 있다. 라훌라여, 무엇이 안의 불의 요소인가?
예를 들어, 그것에 의해 따뜻해지고, 그것에 의해 썩게 하고, 그것에 의해 불타고, 그것에 의해 먹고 마시고 씹고 맛본 것이 완전히 소화되는 등 안에 있고 개개인에 속하고 열이고 열에 속한 것 그리고 결합된 것, 또한 어떤 것이든 기타의 안에 있고 개개인에 속하고 기타의 안에 있고 개개인에 속하고 열이고 열에 속한 것 그리고 결합된 것, 라훌라여, 이것은 안의 불의 요소라고 불린다. 그리고 안의 불의 요소와 밖의 불의 요소는 단지 불의 요소이다.
그것은 '이것은 내 것이 아니다. 이것은 내가 아니다. 이것은 나의 자아가 아니다.'라고 바른 지혜에 의해 있는 그대로 보여야 한다. 이와 같이 이것을 있는 그대로 바른 지혜로 본 뒤에 불의 요소를 염오한다. 마음이 불의 요소에 대한 탐욕을 사라지게 한다."
5.
"라훌라여, 그러면 무엇이 바람의 요소(風界)인가?
안과 밖의 바람의 요소가 있다.라훌라여, 무엇이 안의 바람의 요소인가?
예를 들어, 올라가는 바람, 내려가는 바람, 몸 안의 빈 곳의 바람, 복부에 있는 바람, 몸의 구성부분들을 이어 다니는 바람(온 몸에서 움직이는 바람), 날숨과 들숨 등 안에 있고 개개인에 속한것 바람이고 바람에 속한 것 그리고 결합된 것, 또한 어떤 것이든 기타의 안에 있고 개개인에 속하고 바람이고 바람에 속한 것 ㄱ리고 결합된 것, 라훌라여, 이것은 안의 바람의 요소라고 불린다. 그리고 안의 바람의 요소와 밖의 바람의 요소는 단지 바람의 요소이다.
그것은 '이것은 내 것이 아니다. 이것은 내가 아니다. 이것은 나의 자아가 아니다.'라고 이것은 바른 지혜에 의해 있는 그대로 지혜로 보여야 한다. 이와 같이 이것을 있는 그대로 바른 지혜로 본 뒤에 바람의 요소를 염오한다. 마음이 바람의 요소에 대한 탐욕을 사라지게 한다."
6.
"라훌라여, 그러면 무엇이 허공(공간)의 요소(空界)인가?
안과 밖의 허공의 요소가 있다. 라훌라여, 무엇이 안의 허공의 요소인가?
예를 들어, 귓구멍, 콧구멍, 입속 공간등에 있고 개개인에 속하고 허공이고 허공에 속한 것 그리고 결합된 것, 그것에 의해 먹고 마시고 씹고 맛본 것들을 삼키고, 먹고 마시고 씹고 맛본 것들이 채워지는 곳, 그것에 의해 먹고 마시고 씹고 맛본 것들이 낮은 곳으로 나가는 것, 또한 어떤 것이든 기타의 안에 있고 개개인에 속하고 허공이고 허공에 속한 것, 하늘과 하늘에 속한 것, 균열과 균열에 속한 것, 만져지지 않는 것, 살과 피에 의해 결합된 것, 라훌라여, 이것은 안의 허공의 요소라고 불린다. 그리고 안의 허공의 요소와 밖의 허공의 요소는 단지 허공의 요소이다.
그것은 '이것은 내 것이 아니다. 이것은 내가 아니다. 이것은 나의 자아가 아니다.'라고 이것은 바른 지혜에 의해 있는 그대로 보여야 한다. 이와 같이 이것을 있는 그대로 바른 지혜로 본 뒤에 허공의 요소에 대해 염오한다. 마음이 허공의 요소에 대한 탐욕을 사리지게 한다."
7.
"라훌라여, 땅을 닮는 법을 닦아라.
라훌라여, 땅을 닮는 법을 닦으면 마음에 드는 감각접촉(觸)과 마음에 들지 않는 감각접촉이 일어나더라도 그런 것이 마음을 사로잡지 못할 것이다.
라훌라여, 예를 들면 땅에 개끗한 것을 버려도, 더러운 것을 버려도, 배설물을 버려도, 침을 뱉어도, 고름 덩어리를 버려도, 피 덩어리를 버려도, 그것 때문에 땅은 곤란해지지 않고 부끄러워지지 않고 피하지 않는다.
라훌라여, 그와 같이 땅을 닮는 법을 닦으면 마음에 드는 감각접촉과 마음에 들지 않는 감각접촉이 일어나더라도 그런 것이 마음을 사로잡지 못할 것이다."
"라훌라여, 물을 닮는 법을 닦아라.
라훌라여, 물을 닮는 법을 닦으면 마음에 드는 감각접촉과 마음에 들지 않는 감각접촉이 일어나더라도 그런 것이 마음을 사로잡지 못할 것이다.
라훌라여, 예를 들면 물에 깨끗한 것을 씻어도, 더러운 것을 씻어도, 배설물을 씻어도, 침을 씻어도, 고름 덩어리를 씻어도, 피 덩어리를 씻어도, 그것 때문에 물은 곤란해지지 않고 부끄러워지지 않고 피하지 않는다.
라훌라여, 그와 같이 물을 닮는 법을 닦으면 마음에 드는 감각접촉과 마음에 들지 않는 감각접촉이 일어나더라도 그런 것이 마음을 사로잡지 못할 것이다."
"라훌라여, 불을 닮는 법을 닦아라.라훌라여, 불을 닮는 법을 닦으면 마음에 드는 감각접촉과 마음에 들지 않는 감각접촉이 일어나더라도 그런 것이 마음을 사로잡지 못할 것이다.라훌라여, 예를 들면 불은 깨끗한 것을 태워도, 더러운 것을 태워도, 배설물을 태워도, 침을 태워도, 고름 덩어리를 태워도, 피 덩어리를 태워도, 그것 때문에 불은 곤란해지지 않고, 부끄러워지지 않고, 피하지 않는다.라훌라여, 그와 같이 불을 닮는 법을 닦으면 마음에 드는 감각접촉과 마음에 들지 않는 감각접촉이 일어나더라도 그런 것이 마음을 사로잡지 못할 것이다."
"라훌라여, 바람을 닮는 법을 닦아라.
라훌라여, 바람을 닮는 법을 닦으면 마음에 드는 감각접촉과 마음에 들지 않는 감각접촉이 일어나더라도 그런 것이 마음을 사로잡지 못할 것이다.
라훌라여, 예를 들면 바람은 깨끗한 것을 날려도, 더러운 것을 날려도, 배설물을 날려도, 고름 덩어리를 날려도, 피 덩어리를 날려도, 그것 때문에 바람은 곤란해지지 않고 부끄러워지지 않고 피하지 않는다.
라훌라여, 그와 같이 바람을 닮는 법을 닦으면 마음에 드는 감각접촉과 마음에 들지 않는 감각접촉이 일어나더라도 그런 것이 마음을 사로잡지 못할 것이다."
"라훌라여, 허공을 닮는 법을 닦아라.
라훌라여, 허공을 닮는 법을 닦으면 마음에 드는 감각접촉과 마음에 들지 않는 감각접촉이 일어나더라도 그런 것이 마음을 사로잡지 못할 것이다.
라훌라여, 예를 들면 허공은 어느 곳에도 머물지 않는다. 이와 같이 라훌라여, 그대는 허공을 닮는 법을 닦아라.
라훌라여, 그와 같이 허공을 닮는 법을 닦으면 마음에 드는 감각접촉과 마음에 들지 않는 감각접촉이 일어나더라도 그런 것이 마음을 사로잡지 못할 것이다."
8.
"라훌라여, 자애를 닦아라. 라훌라여, 자애를 닦는 그대에게 분노가 버려질 것이다.
라훌라여, 연민를 닦아라. 라훌라여, 연민을 닦는 그대에게 잔인함(폭력)이 버려질 것이다.
라훌라여, 기뻐함을 닦아라. 라훌라여, 기뻐함을 닦는 그대에게 불쾌함이 버려질 것이다.
라훌라여, 평정을 닦아라. 라훌라여, 평정을 닦는 그대에게 저항이 버려질 것이다.
라훌라여, 부정하다고 인식하는 부정관을 닦아라. 라훌라여, 부정하다고 인식하는 법을 닦는 그대에게 탐욕이 버려질 것이다.
라훌라여, 무상을 인식하는 무상관을 닦아라. 라훌라여, 무상을 인식을 닦는 그대에게 '나는 있다.'는 자만이 버려질 것이다."
9.
"라훌라여, 들숨과 날숨에 대한 마음챙김을 닦아라.
라훌라여, 들숨과 날숨에 대한 마음챙김을 닦고 많이 행하면 실로 큰 결실과 큰 이익이 있다.
라훌라여, 그러면 어떻게 닦고 어떻게 많이 행한 들숨과 날숨에 대한 마음챙김은 큰 결실과 큰 이익이 있는가?"
"라훌라여, 여기에 비구가 숲 속에 가거나 나무 아래에 가거나 비어 있는 곳에 머물면서 가부좌를 틀고 상체를 곧추세우고 전면에 마음챙김을 확립하여 앉는다. 그는 마음챙기면서 숨을 들이쉬고 마음챙기면서 숨을 내쉰다.
➀ 길게 들이쉬면서는 '길게 들이쉰다.'고 알아 차리고, 길게 내쉬면서는 '길게 내쉰다.'고 알아 차린다.
➁ 짧게 들이쉬면서는 '짧게 들이쉰다.'고 알아 차리고, 짧게 내쉬면서는 '짧게 내쉰다.'고 알아 차린다.
➂ '온 몸을 느끼면서 들이쉬리라.'고 익히고, '온몸을 느끼면서 내쉬리라.'고 익힌다.
➃ '몸의 작용(육체적 현상.身行)을 가라앉히면서 들이쉬리라.'고 익히고, '몸의 작용을 가라앉히면 내쉬리라.'고 익힌다.
➄ '희열(기쁨)을 느끼면서 들이쉬리라.'고 익히고, '희열을 느끼면서서 내쉬리라.'고 익힌다.
➅ '행복(즐거움) 느끼면서 들이쉬리라.'고 익히고, '행복을 느끼면서 내쉬리라.'며 익힌다.
➆ '마음의 작용(정신적 현상. 心行)을 느끼면서 들이쉬리라.'고 익히고, '마음의 작용을 느끼면서 내쉬리라.'고 익힌다.
➇ '마음의 작용을 가라앉히면서 들이쉬리라.'고 익히고, '마음의 작용을 가라앉히면서 내쉬리라.'고 익힌다.
➈ '마음을 느끼면서 들이쉬리라.'고 익히고, '마음을 느끼면서 내쉬리라.'며 익힌다.
➉ '마음을 기쁘게 하면서(즐겁게 하면서) 들이쉬리라.'고 익히고, '마음을 기쁘게 하면서 내쉬리라.'고 익힌다.
⑪ '마음을 집중 하면서 들이쉬리라.'고 익히며, '마음을 집중 하면서 내쉬리라.'고 익힌다.
⑫ '마음을 해탈하게 하면서 들이쉬리라.'고 익히고, '마음을 해탈하게 하면서 내쉬리라.'고 익힌다.
⑬'무상을 관찰하면서 들이쉬리라.'고 익히고, '무상을 관찰하면서 내쉬리라.'고 익힌다.
⑭'탐욕이 사라짐을 관찰하면서 들이쉬리라.'고 익히고, '탐욕이 사라짐을 관찰하면서 내쉬리라.'고 익힌다.
⑮'소멸을 관찰하면서 들이쉬리라.'고 익히고, '소멸을 관찰하면서 내쉬리라.'고 익힌다.
⑯'놓아버림을 관찰하면서 들이쉬리라.'고 익히고, '놓아버림을 관찰하면서 내쉬리라.'고 익힌다.
라훌라여. 이렇게 닦고 이렇게 많이 행한 들숨과 날숨에 대한 마음챙김은 큰 결실과 큰 이익이 있다.
라훌라여, 이와 같이 들숨과 날숨에 대한 마음챙김을 이렇게 닦고 이렇게 많이 행할 때 그대의 마지막 들숨과 날숨이 소멸할 때에도 멸한다고 안다. 그것을 모른 채 멸하지 않는다."
10.
세존께서는 이와 같이 설하셨다.
세존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시자 라훌라 존자는 기뻐하며 세존께서 설하신 것을 찬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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