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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문 우리말 해설 전문

 

하늘은 까마득하게 검고 
땅은 황금빛으로 누렇다.

우주는
넓고도 황량한데

해는 중천에서 다시 기울고
달은 보름달로 차오르다 다시 이지러지고

별은 별자리로 
궤도를 따라 줄지어 펼쳐진다.

추위가 오면
더위가 물러가고,

가을이 되면 곡식을 거두고
겨울이 되면 창고에 저장한다.

왕이 문밖을 나서지 않는다는 윤달은

24절기 날들 가운데 나머지 날들이 모여
한 달을 채워 한 해를 이루기에

사시사철 절기에 맞는 법칙에 따라
음양이 고르게 된다.

구름이 높이 올라가 비가 되고
이슬이 맺혀 서리가 되었다.

황금은 여수에서 생산되고
옥은 곤강에서 나온다.

검으로는 거궐을 말하고
구슬로는 야광주를 말한다.

열매 중에 보배로는
오얏와 능금이며,

나물 중에 중요한건
맛과 향을 내는 겨자와 생강이다.

짠 바다와 맑은 강물에

비늘달린 물고기 물 속에 잠기고
날갯깃 파닥이며 새들은 날아오른다.

복희씨는 천룡의 스승이고,
신농씨는 불의 황제였는데

소호씨가 봉황새 깃털로 벼슬을 적어

이로써 문화가 갖추어지니 
인세의 임금이 나오고

비로소 글자가 만들어졌으며
그제야 웃옷과 아랫도리를 입었다.

자리를 물려주고 나라를 양보하신
순임금과 요임금이나

백성을 위로하며  
죄악을 처벌하신

하나라 폭군 걸왕을 쳐내고 
은나라를 세운 탕왕과

은나라 폭군 주왕을 쳐내고 
주나라를 세운 희발은

조정에 앉아서 도를 물으니

소매를 드리운채 팔짱만 끼고 있어도
밝게 다스려졌다.

검게 그을린 얼굴의 백성들
아끼고 기르니

융족이나 강족의 이민족까지도
신하되어 복종하며,

멀거나 가깝거나 일심동체로
줄줄이 찾아와 제왕에게 의지한다.

나무 위에는 봉황이 상서롭게 울고
하얀 망아지 마당에서 풀뜯어 먹으니,

제왕의 덕화가 초목까지 미치고
온누리 은혜가 만방에 닿는다..

보통 이 몸뚱이 터럭은

머리, 몸, 팔, 다리 
4대와

간, 심장, 비장, 폐, 신장 
5상으로 이루어진다.

살피고 길러주심을 삼가 생각하면
어찌 감히 훼손하거나 다치게 할까.  

여자는 
정조가 곧고 매서움을 본받고

남자는 
재주있고 어진 이를 본받을지니,

허물을 알면 반드시 고쳐야 하는데
능력을 얻었다고 잊어서는 안된다.

남의 단점을 말하지 말고
자기 장점만 믿어서도 안된다.

신뢰는 반복될 수 있어야 하고
기량은 헤아리기 어려워야 한다.

묵자는 
흰 실타래가 물들여지는 것을

사람이 나쁜 것에 물드는 것처럼
슬퍼하였고

<시경>에서는 청렴한 관리를 칭송한
<고양편>을 찬탄했다.

행이 밝고 어질게 맺히면
생각들을 이겨내고 성인이 될 수 있다.

덕을 세우니 
이름이 서게 되고

모습을 단정히 하니
거동도 반듯해 진다.

텅빈 골짜기도 소리를 전하는데
텅빈 집안에서 들을 수 있는지라

말을 조심해야 한다.

재앙이란 
악행이 쌓인 것이 원인이고

복이란 
선하고 기쁜 일에서 비롯된다.

한 자 되는 벽옥만 보배가 아니니,

잠깐의 시간일지라도
촌음을 다툴지니라.

아버지 섬기는 것을 바탕으로
군주를 섬기되

말하자면 
엄숙하고 공경해야 한다.

효에는 그 힘을 다해야 하고,
충에는 목숨을 다해야 하니,

깊이 들게 되면
엷은 살얼음 밟듯 하고,

일찍 일어나면 
따뜻한지 서늘한지를 살피되,

난초의 그윽한 향기를 닮고
소나무의 늘 푸른 무성함 같아라.

시냇물이 흐름에 잠시도 쉬지 않고,
연못이 맑음에 있는 그대로 비춘다.

용모나 행동거지도 
생각하는데로 닮아가니,

하는 말마다
편안하고 안정되어야 한다.

처음부터 돈독하여 
참으로 아름답고

끝까지 신중하니 
남을 부릴만하다.    
        
하는 일마다 번영하여 
기반을 다지고

문서에 심히 오르내려 
명성은 끝 없으리라.

배움을 넉넉하여 
벼슬에 오르고

직책을 얻어서 
조정에서 종사하되,

순시를 하면서도
감미로운 산사나무를 남겨두어

떠난 뒤에도 더욱 칭송받아
백성들을 보듬었던 

주나라 소목공을 잊지말라.

즐거움이란 귀천에 따라 다르고
예절도 존비에 따라 다른 것이니,

위에서부터 화합하면 아래가 화목하고
남편이 부르면 지어미가 따르게 된다.

조정에서 나랏일을 잘하여 
백성들이 따르게 하라

밖에서는 스승님의 가르침을 받으며
들어와서는 어머니의 몸가짐을 받들고,

고모, 백부, 숙부 모두가
조카를 자식처럼, 아이처럼 대하며

형제들을 더 깊이 생각할지니,

같은 기운으로 이어진 
가지이기 때문이다.

벗을 사귐에 본문을 다하고

절차탁마하면서 
경계하고 바로잡아야 한다.

인자하고 측은해하는 마음은
잠시도 저버리지 않도록 하라.

절개와 의리, 
청렴함과 물러날 줄 아는 것은

엎어지고 넘어져도 
결코 흐트러지면 안되니,

성품이 고요하면 마음도 편안하고
마음이 요동치면 정신이 피곤해진다.

진실함을 지키면 
뜻이 충만해 지지만

만물에 쫓기다보면 
뜻도 달라지니,

지조를 굳세고 바르게 해야
좋은 작위도 저절로 찾아온다.

중국의 도읍은  동쪽으로 서쪽으로 
두 곳의 서울이 있으니,

북망산을 등지고 
낙수를 마주하는 곳, 낙양과

경수에서 일어난 물줄기가 
위수로 흘러 황하로 이르는 곳, 
장안이다.

도읍인 수도에는
궁전이 굽이굽이 들어차고

누각과 관대는
새가 나는 듯 말이 솟구치는 듯하다.

곳곳마다 
날짐승과 들짐승들을 묘사한 그림과

선인과 신령들이 
채색하여 그려져 있고

신하들의 집이 
양 옆으로 늘어서 열리고

진귀한 장막인 갑을장을 
기둥 사이로 맞대었는데

연회가 열리면 자리를 펼쳐
비파를 뜯고 생황을 연주한다.

계단에 올라 섬돌에 들어서
천자가 납폐를 하사하니

관모에는 굴러가는 구슬들 
영롱한 별인 듯 하다.

궁전의
오른쪽은 광내전으로 통하고

왼쪽은 승명려에 닿는데,

삼황오제의 글인 3분과 5전의 옛 책들인
분전들이 모이자

뭇 영웅들이 또 모여드니,

두백이 쓴 초서와
종요가 쓴 예서와

하나라 영제가 발견한 
옻칠하여 돌벽에 둔 글과 

공자가 발견했다는
육경과 같은 것들이다.

관청 옆으로는 
장수들이 서로 벌려 서 있고

길삼공들과 공경대부들의 집이
대로를 끼고 있는데,

군호마다 
여덟 고을을 식읍으로 봉하고

그 가문에 
일천명의 병사를 주었다고 한다.

고관이 제후들 
수레를 호위하며

말 몰아 수레바퀴를 굴리니
갓끈이 휘날린다.

대대로 녹을 받아 
사치하고 부유하니

수레를 메고가는 
소는 살찌고 발걸음은 가볍다.

공적을 무성하게하여 
실적을 꾀하려고

비석에 새겨 명심토록 하였다.

비석에 새겨진 공적들을
예로 들자면

주나라 세운 문왕은 
반계에서 강태공을

은나라 세운 탕왕은 
이윤을

재상으로 삼아 
시국을 돕도록 했다.

곡부를 봉지로 받은 
주공단이 아니라면 

누가 경영할수 있었을까.

제나라 환공은 합하에서 
천하를 바로잡으며

쇠약해지는 주왕실을 건져주고
기울어가는 주나라를 붙들었다.

기리계는 태자를 폐하려던 
한고조의 마음을 돌려, 

당시 태자였던 혜제를 
돌아오게 하였고

부열은 죄수 출신인 자신을 재상으로 
임명해 준 무정에게 감읍하였다.

재주와 덕이 뛰어난 사람들이 모여 
분주하게 일하니

많은 선비들 덕분에
참으로 나라가 평안하다.

춘추시대에는 진나라 문공과 초나라 장왕이 
번갈아 패자가 되었는데

조나라 위나라는 
연횡책으로 곤란했었고

진나라는 
길목을 빌려 괵나라를 멸하고서

천토에서 제후들을 모아 
전쟁을 그만둘 것을 맹약하였다.

소하는 
간략히 한 법을 따르게 하였고

한비자는 번다한 형벌로 
도리어 자신이 곤란해졌다.

진나라 장군인 백기와 왕전
조나라 장군인 염파와 이목은

군사를 운용함에 가장 정교하였으니,
그 위용이 사막까지 퍼져

붉고 푸른 장군 깃발이 
멀리까지 뻗어나갔다.

중국 영토를 9주로 나눈 것은

토목사업을 통해 물길을 낸
우임금의 자취이고

행정구역이 확장되고 나누어져 
백여개의 수많은 군들은 

최초의 통일왕조인 
진나라가 아우르게 된다.

다섯 개의 큰 산 중에 
항산과 대산이 가장 높이 있고

천하의 주인인 천자를 봉선하는 곳으로
운정이 있다.

북쪽으로 
기러기 떼 지나가는 안문과 

자줏빛 흙으로 쌓은 
만리장성을 가리키는 자색

이곳에서 암탉을 얻으면 
왕이 된다는 계전과 

치우천왕이 살던 
변경의 땅 적성

운남성 호수 곤명지와 
하북성 창려현에 있는 갈석산

산동성 거야현에 있는 거야호수와 

호남성에 있는 
빼어난 경관을 지닌 동정호는

탁 트여 아스라히 멀고
바위와 산봉우리로 아득하게 깊다.

다스림이란 
농사를 근본으로 하니

곡식을 때맞춰 심고 거두는데 
힘쓸지니라.

양지바른 남쪽 이랑에 
비로소 경작하게 되니

우리들이 심은 것은 
조상님 제사에 올릴 기장과 피이다.

익은 것은 세금을 매기고
새것은 공물로 바치도록 

권장하면서 상을 주기도 하고 
내치기도 하고 치켜올리기도 한다.

맹자는 기본바탕을 돈독히 하였고, 

위나라 태부를 지냈던 사어는 
강직함을 지켰으니

죽어서까지 
자신의 시신으로 간언하였다.

바라건대 
중용에 가까워지도록 하고

애쓰면서도 겸손하여 
삼가 경계해야 하니

들리는 소리에서 이치를 살피며
비추어진 모습에서 기색을 판단하라.

자손에게 
아름다운 도리를 전하고

그것을 받들어 
뿌리내리도록 힘쓸지니라.

자신에게 
나무랄 것과 경계할 것이 있는지 살필지니,

총애가 증가할수록 
남들과 겨룰 일도 극심해진다.

위기와 치욕이 
부끄러움으로 가까워지고 있으니

부귀에 매달리지 말라.
숲이나 언덕만으로도 다행인 것이다.

한나라 소광과 소수는 
삼촌과 조카로써 나란히 
황제와 태자의 스승이 되었지만

두 소씨들은 낌새를 보았기에
도장 묶은 끈을 풀어 자리를 내려놓았으니 

누가 핍박할 수 있었겠는가.

한가로이 살면서 
한갓지게 머물며

 침묵을 지키면서 
적막하고 쓸쓸해도

옛것을 구해보고 논서를 찾아보다가도
생각들 흩어버리고 한가로이 노닌다.

기쁨은 이루고 근심은 떨쳐보내니,
슬픔은 물러나고 즐거움을 불러온다.

도랑의 연꽃 때마침 한창인데
동산의 들풀에서 솟아난 가지들

비파나무 늦도록 푸르르고
오동나무 먼저 시들어 버리니

묵은 뿌리는 그대로 말라죽고
낙엽은 표표히 흩날린다.

노닐던 곤이라는 큰 물고기
홀로 움직이더니

붕새가 되어
붉게 동이 트는 하늘을 뛰어넘어 

미끄러지듯 날아간다.

저잣거리 시장에서도
독서에 골몰하니

눈에 닿는대로 외워서 기억하기를
주머니와 상자 속에 담는 듯 하였다.

언행이 쉽고 가벼울수록
두려워해야 할지니

담장에도 귀를 붙어있기 때문이다.

반찬을 갖추고 밥을 챙겨먹고
입에 맞게 뱃 속을 채우되

배가 너무 부르면 
삶아 저민 고기도 물리고

굶주리면 보잘것 없는
술찌꺼기나 살겨조차도 반갑다.

친척이나 오랜 친구들을
대접할 때는

나이가 많고 적음에 따라 
적당량이 다르게 하고

아내와 시녀들은 
실을 짜고 천을 짓다가도

휘장드리운 침실에서 
 수건들며 시중들라.

흰 비단 부채 둥글고 깨끗한데
은촛대 환하게 빛난다.

낮에는 푸른 대나무 자리에서 졸다가
저녁에는 상아로 된 침상에서 잠든다.

거문고 줄을 타고 노래하며
술마시고 잔치하니

잔을 들고 주거니 받거니
손을 펼치고 발을 구르며

기쁘게 즐기니 
한편으로는 편안하다.

적자가 후사를 잇도록 하고

겨울과 가을에 제사를 올리니
이마를 조아리고 두번 절하되

삼가 조심하고 
신중하고 두려워해야 한다.

편지는 간략하게 요점을 쓰고
돌아오는 대답은 자세하게 살펴야 한다.

몸뚱이에 때가 끼면 
목욕생각 간절하고

뜨거운 것 잡게 되면 
서늘한 것 찾게 된다.

나귀와 노새와 송아지와 숫소들이
놀라 날뛰며 뛰어 내달려도

도적들을 베고 베면서
배반자나 도망자를 잡아들인다.

여포의 활솜씨며
의료의 방울 던지기며

혜강의 거문고 연주며
완적의 휘파람이며

몽념이 만든 붓이며
채륜이 만든 종이며

지남거를 만든 마균의 기막힌 발명품과
임공자가 만든 낚싯대 같은 것들이며

이것들 모두가
흩어진 것들을 풀어내어

세상을 이익케하니,
모두가 다 아름답고 신묘하구나.

모장과 서시라는 여인은 
맑고 맵시가 빼어나니

찡그리는 모습도 
장인이 빚어낸 솜씨같고

웃는 모습도 곱다해도

세월은 화살같아 
매순간 재촉하니

또 다시 아침해가 밝은지라

천기를 관측하는 선기옥형은 
매달린채 돌아가며

달은 그믐밤 어둠을 지나 
둥글게 돌아가며 비추는데

손가락으로 장작을 지피는 듯이
부지런히 복을 닦으면

영원히 편안하며 
길이 높아지리라.

법도 있는 걸음으로 
옷깃을 여미고

조정일에 있어서
아래로는 살피고 위로는 우러르니

의관을 바르게하며 허리띠 묶으면서도 
긍지로써 장엄하니

배회하기만 하여도
사람들이 우러러 바라본다.

고루하여 보잘 것 없고
견문이 적어

어리석고 어리다고 
꾸짖음을 들을만 할지 몰라도

말하는데 있어, 
언, 재, 호, 야 등의 어조사로써

어조를 도우니
언변마저 매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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