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앙굴리말라 경
1.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한 때 세존께서는 사밧티 시의 제따바나에 있는 아나타삔디까 승원에 계셨다.
2.그때 꼬살라 국왕 빠세나디의 영토에 앙굴리말라라는 이름의 흉적이 있었다. 그는 잔인하여 손에 피를 묻히고 살육을 일삼고, 살아있는 존재에 대한 자비가 없었다. 그 때문에 마을은 마을이 아니게 되었고 도시는 도시가 아니게 되었고, 나라는 나라가 아니게 되었다. 그는 사람을 죽이고 또 죽여서 그 손가락뼈로 목걸이를 만들었다.
3.이때에 세존께서는 아침 일찍 옷을 입고 발우와 가사를 들고 싸밧티로 탁발을 하러 들어가셨다. 싸밧티에서 탁발을 마치고 식후에 탁발에서 돌아와 깔개를 정리하고 발우와 가사를 들고 흉적 앙굴리말라가 있는 곳을 향해서 큰 길을 걸었다.
4.길을 지나던 소치는 자, 가축을 키우는 자, 경작하는 자들이 세존께서 흉적 앙굴리말라가 있는 곳을 향해서 걸어가는 것을 보았다. 보고나서 세존께 이와 같이 말했다.
[소치는 자 등] “수행자여, 이 길로 가지 마십시오. 수행자여 이 길에는 앙굴리말라라는 흉적이 있습니다. 그는 잔인하여 손에 피를 묻히고 살육을 일삼고, 생명에 대한 자비가 없습니다. 그는 마을과 도시와 지방을 황폐하게 만듭니다. 그는 사람을 죽여서 손가락뼈로 목걸이를 만들고 있습니다. 수행자여, 이 길을 열 사람, 스무 사람, 서른 사람, 마흔 사람, 쉰 사람이 모이고 모여서 가도, 오히려 그들은 흉적인 앙굴리말라의 손아귀에 놓일 것입니다.”
그러나 이와 같이 말했음에도 세존께서는 묵묵히 앞으로 나아갔다.
5.그러자 두 번째에도 길을 지나던 소치는 자, 가축을 키우는 자, 경작하는 자들이 세존께서 흉적 앙굴리말라가 있는 곳을 향해서 큰 길을 걸어가는 것을 보았다. 보고서 세존께 이와 같이 말했다.
[소치는 자 등] “수행자여, 이 길로 가지 마십시오. 수행자여 이 길에는 앙굴리말라라는 흉적이 있습니다. 그는 잔인하여 손에 피를 묻히고 살육을 일삼고, 생명에 대한 자비가 없습니다. 그는 마을과 도시와 지방을 황폐하게 만듭니다. 그는 사람을 죽여서 손가락뼈로 목걸이를 만들고 있습니다. 수행자여, 이 길을 열 사람, 스무 사람, 서른 사람, 마흔 사람, 쉰 사람이 모이고 모여서 가도, 오히려 그들은 흉적인 앙굴리말라의 손아귀에 놓일 것입니다.”
그러나 이와 같이 말했음에도 두 번째에도 세존께서는 묵묵히 앞으로 나아갔다.
6.그러자 세 번째에도 길을 지나던 소치는 자, 가축을 키우는 자, 경작하는 자들이 세존께서 흉적 앙굴리말라가 있는 곳을 향해서 걸어가는 것을 보았다. 보고서 세존께 이와 같이 말했다.
[소치는 자 등] “수행자여, 이 길로 가지 마십시오. 수행자여 이 길에는 앙굴리말라라는 흉적이 있습니다. 그는 잔인하여 손에 피를 묻히고 살육을 일삼고, 생명에 대한 자비가 없습니다. 그는 마을과 도시와 지방을 황폐하게 만듭니다. 그는 사람을 죽여서 손가락뼈로 목걸이를 만들고 있습니다. 수행자여, 이 길을 열 사람, 스무 사람, 서른 사람, 마흔 사람, 쉰 사람이 모이고 모여서 가도, 오히려 그들은 흉적인 앙굴리말라의 손아귀에 놓일 것입니다.”
그러나 이와 같이 말했음에도 세존께서는 세 번째에도 묵묵히 앞으로 나아갔다.
7.흉적 앙굴리말라는 세존께서 멀리 오고 있는 것을 보았다. 보고나서 이와 같이 생각했다.
[알굴리말라] ‘참으로 놀라운 일이다. 참으로 이전에 없었던 일이다. 이 길을 열 사람, 스무 사람, 서른 사람, 마흔 사람, 쉰 사람이 모이고 모여서 가도, 오히려 그들은 나의 손아귀에 놓인다. 그런데 이 수행자는 혼자서 동료도 없이 생각건대 운명에 이끌린 듯이 오고 있다. 내가 어찌 이 수행자의 목숨을 빼앗지 않겠는가?’
8.흉적 앙굴리말라는 칼과 방패를 잡고 활과 화살을 메고 세존을 뒤쪽으로 바싹 쫓아왔다. 그때에 세존께서는 초월적인 힘을 행사하여 흉적 앙굴리말라는 온 힘을 다해 달려도 보통 걸음으로 걷고 있는 세존을 따라 잡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흉적 앙굴리말라는 이와 같이 생각했다.
[앙굴리말라] ‘참으로 놀라운 일이다. 참으로 이전에 없었던 일이다. 나는 일찍이 질주하는 코끼리를 따라 잡을 수 있었다. 나는 일찍이 질주하는 말을 따라 잡을 수 있었다. 나는 일찍이 질주하는 수레를 따라 잡을 수 있었다. 그런데 나는 온 힘을 다해 달려도 보통 걸음으로 걷고 있는 이 수행자를 따라 잡을 수가 없다.’
9.그는 멈추어서 세존께 이와 같이 말했다.
[앙굴리말라] “수행자여, 멈추어라. 수행자여, 멈추어라.”
[세존] “앙굴리말라여, 나는 멈추었다. 너도 멈추어라.”
그러자 흉적 앙굴리말라는 이와 같이 생각했다.
[앙굴리말라] ‘이 수행자는 사끼야족의 아들로 진실을 말하고 진실을 주장하는 자이다. 그런데 이 수행자는 자신은 걸으면서 ’나는 멈추었다. 앙굴리말라여, 너도 멈춰라‘라고 말한다. 내가 이 수행자에게 그것에 대하여 물어보면 어떨까?’
10.그래서 앙굴리말라는 세존께 시로써 이와 같이 물었다.
[앙굴리말라]
“수행자여, 그대는 가면서 ‘나는 멈추었다’고 말하고
멈춘 나에게 ‘그대는 멈추어라’라고 말한다.
수행자여 나는 그대에게 그 의미를 묻는다.
어찌하여 그대는 멈추었고 나는 멈추지 않았는가?”
11.[세존]
“앙굴리말라여, 나는 언제나
일체의 살아있는 존재에 폭력을 멈추고 있다.
그러나 그대는 살아있는 생명에 자제함이 없다.
그러므로 나는 멈추었고 그대는 멈추지 않았다.”
12.[앙굴리말라]
“오! 드디어 이 수행자가 위대한 선인으로
나를 위해 이 커다란 숲에 나타나셨네.
나에게 진리를 가르쳐 준 그대의 시를 듣고
나는 참으로 영원히 악함을 버렸습니다.”
13.[송출자]
“이와 같이 해서 흉적 앙굴리말라는 칼과 흉기를
깊이 갈라진 틈의 구덩이에 던져 버리고
흉적은 바르게 잘 가신 님의 두발에 예경하니
거기서 그는 출가를 요청했네.
부처님은 참으로 자비로운 위대한 선인
신들과 사람들의 스승이네.
이때에 ‘오라! 수행승이여’라고 말씀하시니
그는 수행승이 되어있었다네.”
14.그리고 세존께서는 앙굴리말라를 수행자로 데리고 싸밧티로 떠났다. 차츰 유행하면서 싸밧티에 도착했다. 거기서 세존께서는 싸밧티의 제따바나 아나타삔디까 승원에 머무셨다.
15.그런데 그때에 꼬살라 국왕 빠쎄나디의 내궁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 시끄럽게 떠들었다.
[세존] “대왕이여, 흉적 앙굴리말라가 그대의 영토에 있습니다. 그는 잔인하여 손에 피를 묻히고 살육을 일삼고, 생명에 대한 자비가 없습니다. 그는 마을과 도시와 지방을 황폐하게 만듭니다. 그는 사람을 죽여서 손가락뼈로 목걸이를 만들고 있습니다. 대왕은 그를 막으십시오.”
16.그래서 꼬쌀라 국왕 빠쎄나디는 대낮에 오백 명의 기마부대를 데리고 싸밧티를 나서서 승원이 있는 곳으로 출발했다. 수레로 갈 수 있는 곳 까지 가고 그 후에는 내려서 걸어서 세존께서 계신 곳을 찾았다. 가까이 다가가서 세존께 인사를 하고 한쪽으로 물러앉았다. 한쪽으로 물러앉은 꼬쌀라 국왕 빠쎄나디에게 세존께서는 이와 같이 말했다.
[세존] “대왕이여 왕께서는 어쩐 일입니까? 마가다국의 왕 쎄니야 빔비싸라가 그대를 공격했습니까? 또는 베쌀리의 리차비 족들이나 다른 적대적인 왕들이 그대를 공격했습니까?”
[빠쎄나디] “세존이시여, 마가다국의 왕 쎄니야 빔비싸라가 나를 공격한 것도 베쌀리의 리차비 족들이나 다른 적대적인 왕들이 나를 공격한 것도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흉적 앙굴리말라가 나의 영토에 있습니다. 그는 잔인하여 손에 피를 묻히고 살육을 일삼고, 생명에 대한 자비가 없습니다. 그는 마을과 도시와 지방을 황폐하게 만듭니다. 그는 사람을 죽여서 손가락뼈로 목걸이를 만들고 있습니다. 세존이시여, 나는 그를 막을 수가 없습니다.”
17.[세존] “그러나 대왕이여, 앙굴리말라가 머리와 수염을 깎고 가사를 입고 집에서 집 없는 곳으로 출가하여 살아있는 생명을 죽이는 것을 삼가고, 주지 않는 것을 빼앗는 것을 삼가고, 어리석은 거짓말을 하는 것을 삼가고, 하루 한 끼 식사를 하고, 청정한 삶을 살고, 계율을 지키고, 착하고 건전한 가르침을 따른다면, 그대는 그를 어떻게 할 것입니까?”
[빠쎄나디] “세존이시여, 우리는 그에게 경의를 표하고 일어서서 환영하고 자리를 내어 초대하고 그에게 의복과 음식과 깔개와 필수약품을 선물하고 그를 법답게 보살피고 보호하고 수호할 것입니다. 그러나 세존이시여, 그와 같이 계행이 없고 악하고 불건전한 자에게 이와 같은 계행에 의한 절제가 어떻게 있을 수 있겠습니까?”
18.이때에 존자 앙굴리말라가 세존으로부터 멀지 않은 곳에 앉아있었다. 그래서 세존께서는 오른 팔을 펴며 꼬쌀라 국왕 빠쎄나디에게 이와 같이 말했다.
[세존] “대왕이여, 이 수행승이 앙굴리말라입니다.”
그러자 꼬쌀라 국왕 빠쎄나디는 두려움에 떨고 전율하였고 그에게 몸의 털이 솟구쳤다. 이때에 세존은 꼬쌀라 국왕 빠쎄나디가 두려움에 떨고 전율하며 그에게 몸의 털이 솟구치는 것을 알고 꼬쌀라 국왕 빠쎄나디에게 이와 같이 말했다.
[세존] “대왕이여, 두려워 마십시오. 대왕이여, 두려워 마십시오. 그대가 두려워해야할 것은 없습니다.”
19.그러자 왕에게서 두려움과 전율과 몸의 털의 솟구침이 진정되었다. 그는 존자 앙굴리말라에게 가서 이와 같이 말했다.
[빠쎄나디] “세존이시여, 이 존귀한 자가 정말 앙굴리말라입니까?”
[세존] “대왕이여, 그렇습니다.”
[빠쎄나디] “세존이시여, 이 존귀한 자의 아버지는 어떠한 성을 가졌고 그 어머니는 어떠합니까?”
[세존] “대왕이여, 아버지는 각가이고 어머니는 만따니입니다.”
[빠쎄나디] “세존이시여, 이 존귀한 자, 각가 만따니뿟따를 만족하게 하여 주십시오. 나는 이 존귀한자 각가 만따니뿟따를 위하여 의복과 음식과 깔개와 필수약품을 제공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20.이때에 존자 앙굴리말라는 숲에서 거주하고 탁발을 하며 누더기 옷을 입고 세벌 옷을 가지고 살았다. 존자 앙굴리말라는 꼬쌀라 국왕 빠쎄나디에게 이와 같이 말했다.
[앙굴리말라] “대왕이여, 충분합니다. 저는 단지 세벌 옷으로 만족합니다.”
21.그러자 꼬쌀라 국왕 빠쎄나디에는 세존께서 계신 곳을 찾았다. 가까이 다가가서 세존께 인사를 하고 한쪽으로 물러앉았다. 한쪽으로 물러앉은 꼬쌀라 국왕 빠쎄나디는 세존께 이와 같이 말했다.
[빠쎄나디] “세존이시여, 아주 놀라운 일입니다. 세존이시여, 예전에 없었던 일입니다. 세존께서는 다스릴 수 없는 자를 다스리고, 고요하게 할 수 없는 자를 고요하게 하시고, 열반에 들 수 없는 자를 열반에 들게 만듭니다. 세존이시여, 우리는 몽둥이와 칼로 다스리는 자를 세존께서는 몽둥이도 없이, 칼도 없이 다스립니다. 세존이시여, 우리들은 이만 가보겠습니다. 우리들은 할 일이 많고 바쁩니다.”
[세존] “대왕이여, 그렇다면 그대는 지금 그대가 생각하는 대로 때를 따르십시오.”
그러자 꼬쌀라 국왕 빠쎄나디는 자리에서 일어나 세존께 인사를 드리고 오른 쪽을 돌아 그 곳을 떠났다.
22.존자 앙굴리말라는 아침 일찍 옷을 입고 발우와 가사를 들고 싸밧티로 탁발을 하러 들어갔다. 존자 앙굴리말라는 싸밧티에서 차례로 탁발을 하면서 유행할 때에 어떤 부인이 난산하여 아기가 불구가 된 것을 보았다. 보고 나서 그는 생각했다.
[앙굴리말라] ‘오 뭇 삶들은 얼마나 괴로운가? 참으로 뭇 삶들은 얼마나 괴로운가?’
23.그리고 존자 앙굴리말라는 싸밧티에서 탁발을 하고 식후에 탁발에서 돌아와 세존께서 계신 곳을 찾았다. 가까이 다가가서 세존께 인사를 드리고 한 쪽으로 물러앉았다. 한 쪽으로 물러앉은 존자 앙굴리말라는 세존께 이와 같이 말했다.
[앙굴리말라] “세존이시여, 저는 아침 일찍 옷을 입고 입고 발우와 가사를 들고 싸밧티로 탁발을 하러 들어갔다. 존자 앙굴리말라는 싸밧티에서 차례로 탁발을 하면서 유행할 때에 어떤 부인이 난산하여 아기가 불구가 된 것을 보았다. 보고 나서 저는 ‘오 뭇 삶들은 얼마나 괴로운가? 참으로 뭇 삶들은 얼마나 괴로운가? ’라고 생각했습니다.”
24.[세존] “앙굴리말라여, 그렇다면 그대는 지금 싸밧티로 가라. 가서 부인에게 ‘자매여, 내가 태어난 이래 나는 의도적으로 뭇 삶의 생명을 빼앗은 적이 없습니다. 이 진실로 당신이 잘 되고 당신의 아이가 잘 되길 바랍니다’라고 말하라.”
[앙굴리말라] “세존이시여, 저는 의도적으로 뭇 삶의 생명을 빼앗았는데, 저보고 의도적으로 거짓말을 하라는 말입니까?
25.[세존] “ 앙굴리말라여, 그렇다면 그대는 지금 싸밧티로 가라. 가서 부인에게 ‘자매여, 내가 고귀한 태어남으로 거듭난 이래 나는 의도적으로 뭇 삶의 생명을 빼앗은 적이 없습니다. 이 진실로 당신이 잘 되고 당신의 아이가 잘 되길 바랍니다’라고 이와 같이 말하라.”
[앙굴리말라] “세존이시여, 알겠습니다.”
26.존자 앙굴리말라는 세존게 대답하고 싸밧티를 찾아갔다. 가서 그 부인에게 이와 같이 말했다.
[앙굴리말라] “자매여, 내가 고귀한 태어남으로 거듭난 이래 나는 의도적으로 뭇 삶의 생명을 빼앗은 적이 없습니다. 이 진실로 당신이 잘 되고 당신의 아이가 잘 되길 바랍니다.”
그래서 그 부인도 잘 되고 태아도 잘 되었다.
27.그 후 존자 앙굴리말라는 홀로 떨어져서 게으르지 않고 열심히 정진하였다. 그는 오래지 않아 훌륭한 가문의 제자들이 그러기 위해 올바로 집에서 집 없는 곳으로 출가했듯이 위없이 청정한 삶을 지금 여기에서 스스로 알고 깨달아 성취했다. 그는 ‘태어남은 부서지고 천정한 삶은 이루어졌다. 해야 할 일은 다 마치고 더 이상 윤회하지 않는다’라고 분명히 알았다. 마침내 존자 앙굴리말라는 거룩한 님 가운데 한 분이 되었다.
28.한 때에 존자 앙굴리말라는 아침 일찍 옷을 입고 발우와 가사를 들고 싸밧티로 탁발을 하러 들어갔다. 그때에 어떤 사람이 던진 흙덩이가 존자 앙굴리말라의 몸에 날아왔고, 어떤 사람이 던진 몽둥이가 존자 앙굴리말라의 몸에 날아왔고, 어떤 사람이 던진 돌덩이가 존자 앙굴리말라의 몸에 날아왔다. 그래서 존자 앙굴리말라는 머리에 상처를 입고 피를 흘리며, 발우가 부서지고 옷이 찢어진 채 세존께서 계신 곳을 찾았다. 세존께서는 존자 앙굴리말라가 멀리서 오는 것을 보았다. 보고나서 존자 앙굴리말라에게 이와 같이 말했다.
[세존] “수행승이여, 그대는 인내하라. 수행승이여, 그대는 인내하라. 그대가 업의 과보로 수 년, 아니 수백 년, 아니 수 천년을 지옥에서 받을 업보를 그대가 지금 여기서 받는 것이다.”
29.그러자 존자 앙굴리말라는 홀로 떨어져 명상을 하며 해탈의 즐거움을 누렸다. 그때에 그는 다음과 같은 시를 읊었다.
[앙굴리말라] “예전에는 방일하여도
지금은 방일하지 않은 자
그는 세상을 비추네
구름을 벗어난 달처럼.
저질러진 악한 일을
선한 일로 덮으니
그는 세상을 비추네
구름을 벗어난 달처럼.
참으로 젊은 수행승이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르면
그는 세상을 비추네
구름을 벗어난 달처럼.
나의 적들은 법문을 들어라.
나의 적들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르라.
나의 적들은 가르침으로 이끄는
훌륭한 사람들과 사귀어라.
나의 적들은 인욕을 설하고
원한이 없는 것을 찬양하는 자에게
올바른 때에 가르침을 듣고
그것을 따라 수행하라.
이와 같이 하면 반드시
나를 해치지 않고 남을 해치치 않네.
그는 최상의 평온을 얻어
약자이건 강자이건 수호한다.
관개하는 사람은 물꼬를 트고
활 만드는 자는 화살촉을 바로 잡고
목수는 나무를 바로 잡고
현자는 자신을 다스린다.
어떤 사람들은 몽둥이나
갈구리나 채찍으로 다스린다.
그러나 나는 이와 같이
몽둥이 없이 칼 없이 다스려졌네.
예전에 살해하는 자였던 나는
이제는 살해하지 않는 자이네.
오늘 나에게 진실한 이름이 있으니
아무도 ‘해치지 않는 자’이네.
예전에 나는 흉적으로서
앙굴리말라라고 알려졌다.
커다란 폭류에 휩쓸렸으나
부처님께 안식처를 얻었네.
예전에 나는 손에 피를 묻히는
앙굴리말라라고 알려졌다.
그러나 존재의 그물을 끊고
내가 귀의한 것을 보라.
이와 같이 나쁜 곳으로 이끄는
많은 악업을 짓고
아직 그 업보에 맞닥뜨리지만
부채 없이 음식을 즐기네.
어리석어 무지한 사람들은
오로지 방일에 탐닉한다.
슬기로운 자는 방일하지 낭ㅎ기를
마치 최상의 보물을 수호하듯 하네.
방일에 빠지지 말라
감각적인 쾌락에서 기쁨을 찾지 말라.
방일하지 않고 명상하는 자
크고 한없는 즐거움을 얻으리라.
밝혀진 가르침들 가운데
그 최상의 것에 나는 도달했다.
내가 기쁘게 생각하지 않는 것을
나는 환영하여 거절하지 않네.
나는 세 가지 밝은 지혜를 얻어
부처님의 가르침을 성취했다.
내가 나쁘게 생각하지 않는 것을
나는 환영하여 거절하지 않네.
앙굴리말라경이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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