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 현동 - 도를 따르기에 덕과 함께한다
아는 사람은 말하지 않으며,
말하는 사람은 알지 못한다.
욕망의 통로를 꽉 틀어막고
감각기관의 문을 닫고
날카로운 것을 무디게 하고,
얽힌 것을 풀어내고
번쩍이는 것을 조화시키고
티끌 번뇌와 함께하니,
이를 일러 현묘한 합일, 현동이라 한다.
그러므로
가까워 질 수 없고
멀어 질 수도 없고
이롭게 할 수 없고
해롭게 할 수 없고
귀하게 할 수 없고
천하게 할 수 없다.
그러기에 천하가 떠받드는 것이다.
57. 무위로써 백성을 다스리다
올바름으로 나라를 다스리고,
기이함으로 병졸을 운용하며
이렇다 하는 일 없이 천하를 취한다.
내가 어떻게 그러한 것을 알겠는가?
이 〔무위자연의 도〕 덕분이다.
세상에는 금지하거나 피하는 것이 많을수록 백성들은 더욱 가난해지고
백성들에게 이로운 기물이 많을수록 국가가 점점 어지러워지며,
사람들이 교묘한 재주를 찾을수록 기이한 물건이 더욱 생겨나고
나라를 다스리는 법령을 자주 배포할수록 도적들이 많이 생긴다.
그러므로 성인이 말씀하셨다.
나부터 무위를 따르니 백성들은 절로 교화되고
나부터 고요함을 좋아하니 백성들은 절로 안정되고
나부터 시키는 일이 없으니 백성들은 절로 부유해지고
나부터 바라는 것이 없으니 백성들은 절로 순박해진다.
58. 재앙과 복을 함께 경계하다
다스림이 어수룩할수록 백성들은 순박해지고
다스림이 유난할수록 백성들은 어지러워진다.
화는 복이 기대는 곳에 있고,
복은 화가 엎드린 곳에 있다.
누가 그 끝을 알겠는가?
그 조차 정해진 것이 없다.
바른 것을 자꾸 이상하다 하고
선한 것을 자꾸 요사하다 하면,
사람들이 미혹된 지 이미 오래된 것이다.
그러므로 성인은
어디 있어도 남을 해치지 않고,
결백하다고 남을 찌르지 않고,
곧다해서 함부로 뻗지 않고,
밝게 빛나도 눈부시지 않다.
59. 절약으로 덕을 쌓아 장구한다
백성을 다스리고 하늘을 섬기기는 데는 절약만한 것이 없다.
그저 절약할 뿐인데, 그러기에 일찍부터 도를 따르게 되고
도를 따르게 되니, 거듭해서 덕을 쌓게 되는 것이다.
거듭하여 덕을 쌓으면 해내지 못할 것이 없고
해내지 못할 것이 없으면 그 한계를 알 수 없고
그 한계를 알 수 없으면 힘있고 넉넉한 나라가 될 수 있다.
넉넉한 나라의 어머니는 오래갈 수 있으니
말하자면
깊고 단단하게 뿌리 내려야 오래사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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