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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섭생 - 애쓰지 않기에 오래 산다

생명으로 태어나 죽음에 이르기까지
제명대로 살아가는 무리가 열에 셋이며,
갑자기 죽어버리는 무리가 열에 셋인데,
멀쩡한 인생, 사지死地로 밀어넣는 무리 또한 열에 셋이다.
도대체 왜 그러는가?
그렇게 사는 까닭은 살아가는데 너무 애쓰기 때문이다. 
보통 듣기로는 섭생을 잘 하는 사람은
육지를 나다녀도 코뿔소나 호랑이를 만나지 않고,
군대에 들어가도 갑옷입고 무기를 들 필요가 없다.
제아무리 코뿔소라도 그 뿔을 들이받을 데가 없고
제아무리 호랑이라도 그 발톱을 할퀼 데가 없고
제아무리 병장기라도 그 칼날을 받아주지 않는다.
어떠한 까닭인가?
그에게는 죽을 자리가 없기 때문이다.
 

51. 현덕 - 만물을 길러내고도 주재하지 않는다

도는 만물을 낳으며
덕은 만물을 기르니,
〔그러한 순리에 따라〕
만물은 그 모양을 갖추고 형세를 이루어 나간다. 
그렇기에 만물이 도를 받들고 덕을 높이지 않을 수 없다.
도를 받들고 덕을 높이는 것은
으레 시키지 않아도 언제나 자연스러운 것이다.
본래 도는 낳아주고 덕은 길러주어서,
만물을 성장케하고 양육하며 알맞게 하고 근심하고 돌봐주고 감싸준다.
낳았다고 소유하지 않고
하였다고 생색내지 않고
길렀다고 마음대로 하지 않으니 
이것을 현묘한 덕, 현덕玄德이라 한다.


52. 습상 - 언제나 밝게 살핀다

천하에도 시작이 있으니 그것을 ‘천하의 어머니’라 하자.
천하의 어머니를 알아야 그 아들인 천하를 알고
아들인 천하를 알아야 다시 그 어머니를 지켜내니,
몸뚱이가 끝날때까지 위태롭지 않을 것이다.
통로를 꽉 틀어막고 그 감관의 문을 닫으면, 평생 근심할 일은 없다.
열어젖히고 일일이 해결하려 들면, 평생 고치지 못할 것이다.
작은 것까지 살피는 것을 밝다고 하고
유약한 것을 지키는 것을 강하다 한다.
지혜로써 밝게 비추어
다시 밝음을 회복하면
재앙이 남을리 없으니,
이것을 ‘습상’이라 한다. 


53. 사람들은 삿된 것을 좋아한다

나 홀로 아는 바가 있어 큰 길을 가게되면,
그저 눈에 뛸까 조심스러울 따름이다.
대도는 너무 평탄해서일까
사람들은 삿된것을 좋아한다.
조정은 걸핏하면 숙청되고
논밭은 황폐하고 창고는 비었어도,
화려한 비단옷을 입고
날카로운 보검을 차고
물리도록 먹고 마시며
재화가 넘친다고 해대니,
이야말로 도적질을 자랑하는 것이니, 
‘도’는 아니다.
 

54. 도를 행하여 덕을 갖추고 천하를 살핀다

잘 세워놓은 것은 뽑혀지지 않으며
잘 붙들어 둔것은 뺏앗기지 않으니,
자손 대대로 제삿상이 끊어지지 않을 것이다. 
자신부터 도를 행하면 진실해지는 덕이 있고
집안에서 도를 행하면 넉넉해지는 덕이 있고
마을에서 도를 행하면 오래가는 덕이 있고
나라에서 도를 행하면 풍요로운 덕이 있고
천하에서 도를 행하면 두루하는 덕이 있다.
그러므로
자신의 진실함으로 자신을 살피고
집안의 넉넉함으로 집안을 살피고
마을의 장구함으로 마을을 살피고
나라의 풍요함으로 나라를 살피며
천하에 두루함으로 천하를 살핀다.
천하가 어떠한지 내가 어찌 알았겠는가?
바로 이런 이치 덕분이다.


55. 갓난아이 - 조화가 지극하면 항상하다

마음에 품은 덕이 두터우면 갓난아이와도 견줄 수 있다.
말벌이나 전갈, 독사 등도 쏘지 않고, 
맹수도 덮치지 않고,
사나운 새들도 공격하지 않는다.
뼈는 약하고 근육은 부드러운 데도 악력이 단단하다.
남녀의 합을 모르는 데도 음경이 일어서니 정기가 지극하고,
하루종일 울어대는 데도 목이 쉬지 않으니 조화가 지극하다.
조화를 아는 것은 항상하다 할 만하고,
항상함을 아는 것은 총명하다 할 만하다.
생명을 연장하는 것은 재앙이라 하고, 
심력으로 기운을 움직이는 것을 강하다 한다.
만물은 장성하면 곧 쇠락해지는데 이것을 ‘도’라 하지 않는다.
도가 아니기에 일찍 끝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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