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여기 한 물건이 있으니
본래부터 뚜렷히 밝고 신령하여
일찍이 생긴 적도 없고 멸한 적도 없으니,
이름을 붙일 수도 없고
모양도 그릴 수 없도다.
有一物於此 從本以來 昭昭靈靈 不曾生 不曾滅, 名不得 狀不得。
{02}
부처님과 조사스님 세상에 출현하시니
바람 없는데 물결 일어남이라!
佛祖出世 無風起浪。
{03}
그러함에도
법*에는 여러가지 뜻이 있듯
사람도 다양한 근기가 있으니
베풀어주신 방편들을 마다할 수는 없는 것이다.
然 法有多義 人有多機 不妨施設。
{04}
구태여 갖가지 이름과 글자를 세워
‘마음이다’, ‘부처다’, ‘중생이다’ 하였으니,
개념으로 붙잡으려 해도 알 수 없다.
그대로가 다 옳은지라
한 생각이라도 움직이면 어그러지느니라.
强立 種種名字 或心 或佛 或衆生, 不可 守名而 生解 當體便是 動念卽乖。
{05}
세존께서 세 곳에서 마음으로 전하신 것*은 선문禪門이 되고
한 평생 설하신 것은 교문敎門이 되는지라.
그러므로 말하자면
참선은 부처님의 마음이요,
교학은 부처님의 말씀이니라.
世尊 三處傳心者 爲禪旨, 一代所說者 爲敎門。 故曰, 禪是佛心 敎是佛語。
법法
일반적으로 강제력을 수반하는 사회 규범을 법이라 하는데, 불교에서는 절대적인 자연의 섭리, 변치 않는 진리를 법이라 한다. 나아가 시대가 흘러도 변치않는 진리의 말씀인 부처님 말씀 역시 법이라 한다.
여기에 진리[darma]에 대해 분석적인 탐구가 이루어진 아비달마 불교로 넘어가면서 법의 개념은 다시 한번 확대되었다. 인식의 대상이 되는 모든 것, 세상을 구성하는 낱낱 요소, 마음을 이루는 마음작용 하나하나를 모두 법이라 하였다.
때문에 불교에서 법은 다음과 같은 의미로 정리된다.
1) 강제적인 사회규범, 제도나 법칙
2) 절대적인 자연법칙, 원리
3) 변하지 않는 진리, 부처님 말씀
4) 방법, 도구, 수단, 수행법
5) 인식 대상이 되는 모든 것 : 존재를 둘러싸는 외부세계, 마음작용, 개념화 된 것, 자각되는 것
삼처전심三處傳心석가세존이 상수上首제자 가섭 비구에게 세 곳에서 말없이 종지를 전한 불교사의 중요한 세 장면이다.
이때 언설에 의하지 않고서 전하신 종지를 선가에서는 교외별전敎外別傳이라고 표현한다. 특히 영산회상의 염화미소 장면은 마음에서 마음으로 전하는 이심전심以心傳心의 사자성어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
1) 다자탑전 분반좌多子塔前分半座
사위국 기원정사에서 석가세존이 대중 설법을 하던 가운데, 가섭 비구가 초라한 행색으로 뒤늦게 나타나 앉을 곳을 찾았다. 그 때 부처님께서 앉은 자리의 반을 내어주었다.
2) 영산회상 거염화靈山會上擧拈花
왕사성 영축산에서 부처님께서 공양받은 꽃을 대중에게 들어 보이시니, 오직 가섭만이 빙그레 미소지었다. 이에 가섭에게 법을 전하셨다.
“나에게 정법안장正法眼藏과 열반묘심涅槃妙心을 마하가섭에게 부촉付囑하노라.”
3) 니련선하 곽시쌍부泥連河畔槨示雙趺
석가세존이 입멸하자 입관入棺을 마치고 화장을 하려하는 데, 불이 붙지 않아 대중이 난처해 하는 가운데 뒤늦게 가섭존자가 도착했다. 가섭이 관 앞에 엎드려 절을 올리자 관 밖으로 두 발이 나와 광명을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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