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21 제석문경 ② [욕계 천신들의 왕인 제석천이 여쭈다]
2.1
존자시여, 신들과 인간들과 아수라들과 용들과 간답바들과 그 이외의 모든 무리들은 비록 '원망하지 않고, 몽둥이를 들지 않고, 적을 만들지 않고, 적대감 없이 평화롭게 머무르리라.'고 하지만 무엇에 속박되어 원망하고, 몽둥이를 들고, 적을 만들고 적대감을 가져 원망하면서 머물게 됩니까?"
신들의 왕 삭까는 세존께 이러한 첫 번째 질문을 드렸다. 그분 세존께서는 첫 번째 질문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설명을 하셨다.
“신들의 왕이여, 질투와 인색에 속박되어서 신들과 인간들과 아수라들과 용들과 간답바들과 그 이외의 모든 무리들은 비록 '원망하지 않고, 몽둥이를 들지 않고, 적을 만들지 않고, 적대감 없이 평화롭게 머무르리라.'고 하지만 원망하고, 몽둥이를 들고, 적을 만들고 적대감을 가져 원망하면서 머무릅니다.”
이와 같이 세존께서는 신들의 왕 삭까의 질문을 설명하셨다. 신들의 왕 삭까는 마음이 흡족해져서 세존의 말씀을 크게 기뻐하였다.
“참으로 그러합니다, 세존이시여. 참으로 그렇습니다. 선서이시여, 질문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듣고 저는 의심을 건넜으며 의문이 사라졌습니다.”
2.2
이와 같이 신들의 왕 삭까는 세존의 말씀을 크게 기뻐한 뒤 세존께 다른 질문을 드렸다.
“존자시여, 질투와 인색은 무엇이 그 근원이며, 무엇으로부터 일어나고, 무엇으로부터 생기며, 무엇으로부터 발생합니까? 무엇이 있을 때 질투와 인색이 있으며, 무엇이 없을 때 질투와 인색도 없습니까?”
“신들의 왕이여, 질투와 인색은 좋아하고 싫어함이 그 근원이며, 좋아하고 싫어함으로부터 일어나고, 좋아하고 싫어함으로부터 생기며, 좋아하고 싫어함으로부터 발생합니다. 좋아하고 싫어함이 있을 때 질투와 인색이 발생하며 좋아하고 싫어함이 없을 때 질투와 인색도 없습니다.”
“존자시여, 좋아하고 싫어함은 무엇이 그 근원이며, 무엇으로부터 일어나고, 무엇으로부터 생기며, 무엇으로부터 발생합니까? 무엇이 있을 때 좋아하고 싫어함이 있으며, 무엇이 없을 때 질투와 인색도 없습니까?”
“신들의 왕이여, 좋아하고 싫어함은 바램(원하는 것)이 그 근원이며, 바램으로부터 일어나고, 바램으로부터 생기며, 바램으로부터 발생합니다. 바램이 있을 때 좋아하고 싫어함이 발생하며 바램이 없을 때 좋아하고 싫어함도 없습니다.”
“존자시여, 바램은 무엇이 그 근원이며, 무엇으로부터 일어나고, 무엇으로부터 생기며, 무엇으로부터 발생합니까? 무엇이 있을 때 바램이 있으며, 무엇이 없을 때 바램도 없습니까?”
“신들의 왕이여, 바램은 일으킨 생각(尋. 거친 사유)이 그 근원이며, 일으킨 생각으로부터 일어나고 일으킨 생각으로부터 생기며, 일으킨 생각으로부터 발생합니다. 일으킨 생각이 있을 때 바램이 있으며 일으킨 생각이 없을 때 열의도 없습니다.”
“존자시여, 일으킨 생각은 무엇이 그 근원이며, 무엇으로부터 일어나고, 무엇으로부터 생기며, 무엇으로부터 발생합니까? 무엇이 있을 때 일으킨 생각이 있으며 무엇이 없을 때 일으킨 생각도 없습니까?”
“신들의 왕이여. 일으킨 생각은 헛된 논쟁 [희론]을 가진 인식이라는 헤아림이 그 근원이며, 희론을 가진 인식이라는 헤아림으로부터 일어나고, 희론을 가진 인식이라는 헤아림으로부터 생기며, 희론을 가진 인식이라는 헤아림으로부터 발생합니다. 희론을 가진 인식이라는 헤아림이 있을 때 일으킨 생각이 있으며 희론을 가진 인식이라는 헤아림이 없을 때 일으킨 생각도 없습니다.”
2.3
“존자시여, 어떻게 법을 닦을 때 비구가 희론을 가진 인식이라는 헤아림의 소멸로 인도하는 닦음을 실천하는 것이 됩니까?”
“신들의 왕이여, 정신적인 즐거움에도 두 가지가 있다고 나는 말합니다. 그것은 받들어 행해야 하는 것과 받들어 행하지 말아야 하는 것입니다.
신들의 왕이여, 정신적인 괴로움에도 두 가지가 있다고 나는 말합니다. 그것은 받들어 행해야 하는 것과 받들어 행하지 말아야 하는 것입니다.
신들의 왕이여, 평정에도 두 가지가 있다고 나는 말합니다. 그것은 받들어 행해야 하는 것과 받들어 행하지 말아야 하는 것입니다.
신들의 왕이여, "정신적인 즐거움에도 두 가지가 있다고 나는 말합니다. 그것은 받들어 행해야 하는 것과 받들어 행하지 말아야 하는 것입니다.'라고 나는 말했습니다.
그러면 왜 정신적인 즐거움에 대해서 이렇게 설했겠습니까?
'내가 어떤 정신적인 즐거움을 받들어 행할 때 선하지 않은 법들이 증장하고 선한 법들이 제거된다.'고 알면 그러한 정신적 즐거움은 받들어 행하지 말아야 하는 것입니다. '내가 어떤 정신적인 즐거움을 받들어 행할 때 선하지 않은 법들이 제거되고 선한 법들이 증장한다.'고 알면 그러한 정신적 즐거움은 받들어 행해야 하는 것입니다. 이 경우에 만일 일으킨 생각[거친 사유]과 지속적인 고찰이 있기도 하고 만일 일으킨 생각과 지속적인 고찰이 없기도 하다면 일으킨 생각과 지속적인 고찰이 없는 경우가 더 수승합니다.
신들의 왕이여, '정신적인 즐거움에도 두 가지가 있다고 나는 말합니다. 그것은 받들어 행해야 하는 것과 받들어 행하지 말아야 하는 것이다.'라고 내가 말한 것은 이것을 조건으로 말한 것입니다.
신들의 왕이여, '정신적인 괴로움에도 두 가지가 있다고 나는 말합니다. 그것은 받들어 행해야 하는 것과 받들어 행하지 말아야 하는 것입니다.'라고 나는 말했습니다.
그러면 왜 정신적인 괴로움에 대해서 이렇게 설했겠습니까?
'내가 어떤 정신적인 괴로움을 받들어 행할 때 선하지 않은 법들이 증장하고 선한 법들이 제거된다.'고 알면 그러한 정신적 괴로움은 받들어 행하지 말아야 하는 것입니다. '내가 어떤 정신적인 괴로움을 받들어 행할 때 해로운 법들이 제거되고 유익한 법들이 증장한다.'고 알면 그러한 정신적 괴로움은 받들어 행해야 하는 것입니다. 이 경우에 만일 일으킨 생각과 지속적인 고찰이 있기도 하고 만일 일으킨 생각과 지속적인 고찰이 없기도 하다면 일으킨 생각과 지속적인 고찰이 없는 경우가 더 수승합니다.
신들의 왕이여, '정신적인 괴로움에도 두 가지가 있다고 나는 말합니다. 그것은 받들어 행해야 하는 것과 받들어 행하지 말아야 하는 것이다.'라고 내가 말한 것은 이것을 조건으로 말한 것입니다.
신들의 왕이여, "평정에도 두 가지가 있다고 나는 말합니다. 그것은 받들어 행해야 하는 것과 받들어 행하지 말아야 하는 것입니다.'라고 나는 말했습니다.
그러면 왜 평정에 대해서 이렇게 설했겠습니까?
'내가 어떤 평정을 받들어 행할 때 선하지 않은 법들이 증장하고 선한 법들이 제거된다.'고 알면 그러한 평정은 받들어 행하지 말아야 하는 것입니다. '내가 어떤 평정을 받들어 행할 때 선하지 않은 법들이 제거되고 선한 법들이 증장한다.'고 알면 그러한 평정은 받들어 행해야 하는 것입니다. 이 경우에 만일 일으킨 생각과 지속적인 고찰이 있기도 하고 만일 일으킨 생각과 지속적인 고찰이 없기도 하다면 일으킨 생각과 지속적인 고찰이 없는 경우가 더 수승합니다.
신들의 왕이여, '평정에도 두 가지가 있다고 나는 말합니다. 그것은 받들어 행해야 하는 것과 받들어 행하지 말아야 하는 것이다.'라고 내가 말한 것은 이것을 조건으로 말한 것입니다.
신들의 왕이여, 이렇게 법을 닦을 때 비구가 희론을 가진 인식이라는 헤아림의 소멸로 인도하는 닦음을 실천하는 것이 됩니다.”
이와 같이 세존께서는 신들의 왕 삭까의 질문을 설명하셨다. 신들의 왕 삭까는 마음이 흡족해져서 세존의 말씀을 크게 기뻐하였다.
“참으로 그러합니다, 세존이시여. 세존이시여, 참으로 그러합니다. 선서이시여, 질문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듣고 저는 의심을 건넜으며 의문이 사라졌습니다.”
2.4
이와 같이 신들의 왕 삭까는 세존의 말씀을 크게 기뻐한 뒤 세존께 다른 질문을 드렸다.
“존자시여, 어떻게 도 닦을 때 비구가 계목의 단속을 위해서 법을 닦는 것이 됩니까?”
“신들의 왕이여, 몸으로 짓는 행위에도 두 가지가 있다고 나는 말합니다. 그것은 받들어 행해야 하는 것과 받들어 행하지 말아야 하는 것입니다.
신들의 왕이여, 말로 짓는 행위에도 두 가지가 있다고 나는 말합니다. 그것은 받들어 행해야 하는 것과 받들어 행하지 말아야 하는 것입니다.
신들의 왕이여, 마음으로 짓는 행위에도 두 가지가 있다고 나는 말합니다. 그것은 받들어 행해야 하는 것과 받들어 행하지 말아야 하는 것입니다.
신들의 왕이여, 몸으로 짓는 행위에도 두 가지가 있다고 나는 말합니다. 그것은 받들어 행해야 하는 것과 받들어 행하지 말아야 하는 것입니다.'라고 나는 말했습니다.
그러면 왜 몸으로 짓는 행위에 대해서 이렇게 설했겠습니까?
'내가 어떤 몸으로 짓는 행위를 받들어 행할 때 선하지 않은 법들이 증장하고 선한 법들이 제거된다.'고 알면 그러한 정신적 즐거움은 받들어 행하지 말아야 하는 것입니다. '내가 어떤 몸으로 짓는 행위를 받들어 행할 때 선하지 않은 법들이 제거되고 선한 법들이 증장한다.'고 알면 그러한 정신적 즐거움은 받들어 행해야 하는 것입니다.
신들의 왕이여, '몸으로 짓는 행위에도 두 가지가 있다고 나는 말합니다. 그것은 받들어 행해야 하는 것과 받들어 행하지 말아야 하는 것이다.'라고 내가 말한 것은 이것을 반연하여 말한 것입니다.
신들의 왕이여, "말로 짓는 행위에도 두 가지가 있다고 나는 말합니다. 그것은 받들어 행해야 하는 것과 받들어 행하지 말아야 하는 것입니다.'라고 나는 말했습니다.
그러면 왜 말로 짓는 행위에 대해서 이렇게 설했겠습니까?
'내가 어떤 말로 짓는 행위를 받들어 행할 때 선하지 않은 법들이 증장하고 선한 법들이 제거된다.'고 알면 그러한 정신적 괴로움은 받들어 행하지 말아야 하는 것입니다. '내가 어떤 말로 짓는 행위를 받들어 행할 때 선하지 않은 법들이 제거되고 선한 법들이 증장한다.'고 알면 그러한 정신적 괴로움은 받들어 행해야 하는 것입니다.
신들의 왕이여, '말로 짓는 행위에도 두 가지가 있다고 나는 말합니다. 그것은 받들어 행해야 하는 것과 받들어 행하지 말아야 하는 것이다.'라고 내가 말한 것은 이것을 반연하여 말한 것입니다.
신들의 왕이여, "추구에도 두 가지가 있다고 나는 말합니다. 그것은 받들어 행해야 하는 것과 받들어 행하지 말아야 하는 것입니다.'라고 나는 말했습니다.
그러면 왜 추구에 대해서 이렇게 설했겠습니까?
'내가 어떤 추구라는 행위를 받들어 행할 때 선하지 않은 법들이 증장하고 선한 법들이 제거된다.'고 알면 그러한 추구는 받들어 행하지 말아야 하는 것입니다. '내가 어떤 추구라는 행위를 받들어 행할 때 해로운 법들이 제거되고 유익한 법들이 증장한다.'고 알면 그러한 추구의 행위를 받들어 행해야 하는 것입니다.
신들의 왕이여, '추구에도 두 가지가 있다고 나는 말합니다. 그것은 받들어 행해야 하는 것과 받들어 행하지 말아야 하는 것이다.'라고 내가 말한 것은 이것을 반연하여 말한 것입니다.
신들의 왕이여, 이렇게 법을 닦을 때 비구가 계목(戒目)의 단속을 위해 닦는 것이 됩니다.”
이와 같이 세존께서는 신들의 왕 삭까의 질문을 설명하셨다. 신들의 왕 삭까는 마음이 흡족해져서 세존의 말씀을 크게 기뻐하였다.
“참으로 그러합니다, 세존이시여. 세존이시여, 참으로 그러합니다. 선서시여, 질문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듣고 저는 의심을 건넜으며 의문이 가시었습니다.”
2.5
이와 같이 신들의 왕 삭까는 세존의 말씀을 크게 기뻐한 뒤 세존께 다른 질문을 드렸다.
“존자시여, 어떻게 법을 닦을 때 비구가 감각의 근의 단속을 위해서 닦는 것이 됩니까?”
“신들의 왕이여, 눈으로 알아지는 형상에도 두 가지가 있다고 나는 말합니다. 그것은 받들어 행해야 하는 것과 받들어 행하지 말아야 하는 것입니다.
신들의 왕이여, 귀로 알아지는 소리에도 두 가지가 있다고 나는 말합니다. 그것은 받들어 행해야 하는 것과 받들어 행하지 말아야 하는 것입니다.
신들의 왕이여, 코로 알아지는 냄새에도 두 가지가 있다고 나는 말합니다. 그것은 받들어 행해야 하는 것과 받들어 행하지 말아야 하는 것입니다.
신들의 왕이여, 혀로 알아지는 맛에도 두 가지가 있다고 나는 말합니다. 그것은 받들어 행해야 하는 것과 받들어 행하지 말아야 하는 것입니다.
신들의 왕이여, 몸으로 알아지는 감촉에도 두 가지가 있다고 나는 말합니다. 그것은 받들어 행해야 하는 것과 받들어 행하지 말아야 하는 것입니다.
신들의 왕이여, 마노로 알아지는 법에도 두 가지가 있다고 나는 말합니다. 그것은 받들어 행해야 하는 것과 받들어 행하지 말아야 하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 말씀하시자 신들의 왕 삭까는 세존께 이렇게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 간략하게 설해 주신 뜻을 저는 이제 이와 같이 자세하고 잘 알고 있습니다.
세존이시여, 어딴 경우에 '내가 눈으로 알아지는 형상을 받아들일 때 선하지 않은 법들이 증장하고 선한 법들이 제거된다.'고 알면 그러한 눈으로 알아지는 형상은 받아들이지 말아야 합니다. 어떤 경우에 '내가 눈으로 알아지는 형상을 받아들일 때 선하지 않은 법들이 제거되고 선한 법들이 증장한다.'고 알면 그러한 눈으로 알아지는 형상은 받아들여야 합니다.
세존이시여, 어떤 경우에 '내가 귀로 알아지는 소리를 받아들일 때 선하지 않은 법들이 증장하고 선한 법들이 제거된다.'고 알면 그러한 귀로 알아지는 소리는 받아들이지 말아야 합니다. 어떤 경우에 '내가 귀로 알아지는 소리를 받아들일 때 선하지 않은 법들이 제거되고 선한 법들이 증장한다.'고 알면 그러한 귀로 알아지는 소리는 받아들여야 합니다.
세존이시여, 어딴 경우에 '내가 코로 알아지는 냄새를 받아들일 때 선하지 않은 법들이 증장하고 선한 법들이 제거된다.'고 알면 그러한 코로 알아지는 냄새는 받아들이지 말아야 합니다. 어떤 경우에 '내가 코로 알아지는 냄새를 받아들일 때 선하지 않은 법들이 제거되고 선한 법들이 증장한다.'고 알면그러한 코로 알아지는 냄새는 받아들여야 합니다.
세존이시여, 어딴 경우에 '내가 혀로 알아지는 맛을 받아들일 때 선하지 않은 법들이 증장하고 선한 법들이 제거된다.'고 알면 그러한 혀로 알아지는 맛은 받아들이지 말아야 합니다. 어떤 경우에 '내가 혀로 알아지는 맛을 받아들일 때 선하지 않은 법들이 제거되고 선한 법들이 증장한다.'고 알면 그러한 혀로 알아지는 맛은 받아들여야 합니다.
세존이시여, 어딴 경우에 '내가 몸으로 알아지는 감촉을 받아들일 때 선하지 않은 법들이 증장하고 선한 법들이 제거된다.'고 알면 그러한 몸으로 알아지는 감촉은 받아들이지 말아야 합니다. 어떤 경우에 '내가 몸으로 알아지는 감촉을 받아들일 때 선하지 않은 법들이 제거되고 선한 법들이 증장한다.'고 알면 그러한 몸으로 알아지는 감촉은 받아들여야 합니다.
세존이시여, 어딴 경우에 '내가 마음으로 알아지는 법[마음현상]을 받아들일 때 선하지 않은 법들이 증장하고 선한 법들이 제거된다.'고 알면 그러한 마음으로 알아지는 법은 받아들이지 말아야 합니다. 어떤 경우에 '내가 마음으로 알아지는 법을 받아들일 때 선하지 않은 법들이 제거되고 선한 법들이 증장한다.'고 알면 그러한 마음으로 알아지는 법은 받아들여야 합니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 간략하게 설해 주신 뜻을 저는 이제 이와 같이 자세하게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질문에 대한 세존의 상세한 설명을 듣고 의심을 건넜으며 의문이 없어졌습니다.”
2.6
이와 같이 신들의 왕 삭까는 세존의 말씀을 크게 기뻐한 뒤 세존께 다른 질문을 드렸다.
“존자시여, 모든 사문·바라문들은 전일한 교설을 가지고 있고, 전일한 계를 가지며, 전일한 목적을 가지고 있습니까?”
“신들의 왕이여, 모든 사문·바라문들은 전일한 교설을 가지고 있지 않고, 전일한 계를 가지고 있지 않으며, 전일한 목적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존자시여, 그러면 왜 모든 사문·바라문들은 전일한 교설을 가지고 있지 않고, 전일한 계를 가지고 있지 않으며, 전일한 목적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까?”
“신들의 왕이여, 세상은 여러 요소를 가지고 있고 각각 다른 요소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여러 요소를 가지고 각각 다른 요소를 가진 세상에서 중생들은 그 요소가 어떤 것이든지 아무거나 천착합니다. 그리고는 그들이 천착한 것만을 완강하게 고집하고 천착하여 '이것만이 진리고 다른 것은 쓸모없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므로 모든 사문·바라문들은 전일한 교설을 가지고 있지 않고, 전일한 계를 가지고 있지 않으며, 전일한 목적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존자시여, 그러면 모든 사문·바라문들은 구경의 완성을 이루고, 구경의 열반을 얻으며, 구경의 목적을 얻습니까?”
“신들의 왕이여, 모든 사문·바라문들은 구경의 완성을 이루지 못하고, 구경의 열반을 얻지 못하며, 구경의 목적을 얻지 못합니다.”
“존자시여, 그러면 왜 모든 사문·바라문들은 구경의 완성을 이루지 못하고, 구경의 열반을 얻지 못하며, 구경의 목적을 얻지 못합니까?”
“신들의 왕이여, 갈애를 소멸하여 해탈한 비구들만이 구경의 완성을 이루고, 구경의 열반을 얻으며, 구경의 목적을 얻습니다.”
이와 같이 세존께서는 신들의 왕 삭까의 질문을 설명하셨다. 신들의 왕 삭까는 마음이 흡족해져서 세존의 말씀을 크게 기뻐하였다.
“참으로 그러합니다, 세존이시여. 참으로 그러합니다,
선서시여. 질문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듣고 저는 의심을 건넜으며 의문이 없어졌습니다.”
2.7
이와 같이 신들의 왕 삭까는 세존의 말씀을 크게 기뻐한 뒤 세존께 이렇게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동요는 병이요, 동요는 종기요, 동요는 쇠살이요, 동요는 사람들을 이런저런 존재로 태어나도록 끌고 다닙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높고 낮은 이런저런 곳에 태어납니다. 세존이시여, 저밖에 있는 다른 사문·바라문들은 제게 질문할 기회조차 주지 않았는데 세존께서는 제게 그 모두를 설명해 주셨습니다. 그래서 오랜 세월 동안 잠재해 있었던 저의 의심과 의문의 쇠살이 세존에 의해서 뽑혔습니다.”
“신들의 왕이여, 그대는 이런 질문들을 다른 사문·바라문들에게도 했던 것을 기억합니까?”
“세존이시여, 저는 이런 질문을 다른 사문·바라문들에게도 했던 것을 기억합니다.”
“신들의 왕이여, 그런데 그들은 어떻게 설명을 하였습니까? 만일 그대에게 부담이 되지 않는다면 말해 주십시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 앉아 계시거나 세존과 같으신 분이 앉아 계시는 한 제게 부담이 되지 않습니다.”
“신들의 왕이여, 그렇다면 말해 보십시오.”
“세존이시여, 저는 숲에 머무는 수행을 하는 외딴 거주처에서 사는 수행자들을 만나러 간 적이 있습니다. 가서는 이런 질문들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저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습니다. 대답 대신에 '존자는 누구십니까?'라고 제게 되물었습니다. 그들의 질문을 받고 저는 '존자들이여, 저는 신들의 왕 삭까입니다.'라고 설명을 하였습니다. 그들은 제게 '신들의 왕이시여, 그런데 존자는 무슨 업을 지어서 이런 지위를 얻었습니까?'라고 다른 질문을 하였습니다. 저는 들은 대로 배운 대로 그들에게 법을 설명습니다. 그들은 그 정도로도 마음이 흡족해서 '우리는 신들의 왕 삭까를 친견했다. 우리가 질문한 것을 모두 우리에게 설명하셨다.'라고 하였습니다. 제가 그들의 제자가 된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들이 저의 제자가 되었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세존의 제자이며 흐름에 든 자(豫流者)가 되어, [악취에] 떨어지지 않는 법을 가지고, [해탈이] 확실하며, 정등각으로 나아가는 자가 되었습니다.”
“신들의 왕이여, 그대는 이 이전에도 이러한 만족을 얻고 이러한 기쁨을 얻은 것을 기억합니까?”
“세존이시여, 저는 이 이전에도 이러한 만족을 얻고 이러한 기쁨을 얻은 것을 기억합니다.”
“신들의 왕이여, 그러면 어떻게 그대는 이 이전에도 이러한 만족을 얻고 이러한 기쁨을 얻은 것을 기억합니까?”
“세존이시여, 전에 신들과 아수라들의 전쟁이 발발하였습니다.
세존이시여, 그 전쟁에서 신들이 승리하고 아수라들은 패배하였습니다.
세존이시여, 그 전쟁에서 승리한 뒤 제게는 '이제 천상의 음식과 아수라들의 음식 둘 다를 신들이 즐기게 되었구나.'라는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존이시여, 그러나 그러한 저의 그럼 만족과 그런 기쁨은 폭력을 수반하고 무력을 수반한 것이어서 [속된 것들을] 싫어함으로 인도하지 못하고, 욕망의 빛바램으로 인도하지 못하고, 최상의 지혜로 인도하지 못하고, 바른 깨달음으로 인도하지 못하고, 열반으로 인도하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나 세존의 법을 듣고 얻은 이러한 감격과 기쁨은 폭력을 수반하지 않고 무력을 수반하지 않은 것이어서 [속된 것들을] 싫어함으로 인도하고, 욕망의 사라짐으로 인도하고, 최상의 지혜로 인도하고, 바른 깨달음으로 인도하고, 열반으로 인도해 줍니다.”
2.8
“신들의 왕이여, 그러면 그대는 어떠한 이익을 보기 때문에 그러한 만족과 기쁨을 설합니까?
“세존이시여, 저는 여섯 가지 이익을 보기 때문에 이러한 만족과 기쁨을 설합니다. 저는 여기 이곳 [인다살라] 동굴에서 신의 상태로 다시 태어남을 얻었습니다. 존자시여, 이와 같이 아십시오.
세존이시여, 이것이 제가 이러한 감격과 이러한 기쁨을 설하는 첫 번째 이익입니다. 저는 하늘의 몸에서 떨어져 천상의 수명을 버린 뒤에 저의 마음이 좋아하는 대로 미혹하지 않고 모태를 찾을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이것이 제가 이러한 감격과 이러한 기쁨을 설하는 두 번째 이익입니다. 그런 저는 미혹하지 않는 통찰지를 지닌 분의 교법을 좋아하며 머물 것이니 바른 방법으로 잘 알아차리고 마음 집중하며 머물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이것이 제가 이러한 감격과 이러한 기쁨을 설하는 세 번째 이익입니다. 제가 바른 방법으로 행하여 깨달음을 얻게 된다면 완전한 지혜를 원하면서 머무를 것이니 그것은 [인간으로는] 마지막이 될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이것이 제가 이러한 감격과 이러한 기쁨을 설하는 네 번째 이익입니다. 제가 인간의 몸에서 떨어져 인간의 수명을 버린 뒤에 다시 신이 될 것이니 신들의 세상에서 가장 높은 자가 될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이것이 제가 이러한 감격과 이러한 기쁨을 설하는 다섯 번째 이익입니다. 더욱더 수승한 신들은 명성을 거진 색구경천이니 그 거주처는 저의 마지막이 될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이것이 제가 이러한 감격과 이러한 기쁨을 설하는 여섯 번째 이익입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이러한 여섯 가지 이익을 보기 때문에 이러한 감격과 이러한 기쁨을 설합니다.
2.9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 채 의문과 의심을 품고 오랜 세월 동안 저는 여래를 찾으면서 방황하였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외딴 처소에 머무는 사문들은 깨달은 분이라고 여기면서 그들을 섬기러 저는 갔었습니다. '어떻게 해서 성공합니까?' '어떻게 해서 실패합니까?' 이렇게 물었지만 그들은 대답하지 못했고 법과 닦음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였습니다.] 대신에 그들은 신들의 왕 삭까가 왔다고 저에 대해서 알게 되자 오히려 저에 대해서 묻기를 '무엇을 행하여 이것을 성취합니까?'라고 하였습니다. 들은 대로 사람들이 알고 있는 대로 오히려 그들에게 법을 설하였습니다. 그러자 그들은 마음이 흡족해져서 '우리는 와사와를 보았다.'고 했습니다.
이제 저는 세존을 뵈었고 의심을 다 건넜으며 오늘 모든 두려움이 남김없이 사라졌습니다. 갈애의 쇠살을 뽑으신 분이며 대적할 자가 없는 바른 깨달음을 얻으셨으며 대영웅이요 태양의 후예이신 세존께 저는 예경합니다.
존자시여, 마치 신들이 범천을 공경하는 것처럼 오늘 우리는 당신께 경배합니다. 참으로 당신을 공경합니다. 오직 당신만이 바르게 깨달은 분이요 당신은 위없는 스승이십니다. 신을 포함한 세상에서 당신을 대적할 자는 아무도 없습니다.”
2.10
그리고 신들의 왕 삭까는 간답바의 아들 빤짜시카를 불러서 말하였다.
“그대 빤짜시카여. 그대가 먼저 세존을 편안하게 해드렸기 때문에 그대는 나에게 많은 도움을 주었도다. 그대가 먼저 편안하게 해드렸기 때문에 우리는 세존·아라한·정등각을 친견하러 올 수 있었도다. 나는 그대의 아버지가 될 것이며, 그대는 간답바의 왕이 될 것이로다. 그대가 그토록 원하던 태양과 같이 밝은 밧다를 그대에게 줄 것이로다.”
그러고 신들의 왕 삭까는 손으로 땅을 짚고 세 번 감흥어를 읊었다.
“그분 세존·아라한·정등각께 귀의합니다.
그분 세존·아라한·정등각께 귀의합니다.
그분 세존·아라한·정등각께 귀의합니다.”
2.11
이 상세한 설명이 설해지자 신의 왕 삭까에게는 '일어나는 법은 그 무엇이든 모두 멸하기 마련인 법이다(集法卽滅法)'라는 티 없고 때가 없는 법의 눈이 생겼으며 8만명의 다른 신들도 그러하였다.
이와 같이 신들의 왕 삭까는 질문하기 원했던 것을 여쭈었으며 세존께서는 설명하셨다. 그러므로 이 상세한 설명은 '삭까의 질문'이라고 불린다.
[제석문경이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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