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권 제39 입법계품 18)
* 덕생 동자를 찾다 그 때 선재동자는 점점 남으로 가다가, 묘한 뜻 꽃문 성에 이르러 덕생 동자와 덕 있는 이 아가씨를 보고는, 그 발에 엎드려 절하고 오른쪽으로 돌고 앞에 서서 합장하고 말하였다.
“거룩하신 이여, 저는 이미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었사오나,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배우며, 어떻게 보살의 도를 닦는지를 알지 못하나이다. 바라옵건대 저를 가엾이 여기시어 말씀하여 주소서.”
이 때 동자와 아가씨는 선재에게 말하였다.
“선남자여, 우리는 보살의 해탈을 증득하였으니 이름이 눈어리처럼 머무름이니라.
이 해탈을 얻었으므로 모든 세계가 다 눈어림처럼 머무는 줄로 보나니 인연으로 생긴 탓이며, 모든 중생이 다 눈어리처럼 머무는 줄로 보나니 업과 번뇌로 일어난 탓이며, 모든 세간이 다 눈어리처럼 머무는 것이니 무명과 유(有)와 애 따위가 서로 인연이 되어 생기는 탓이며, 모든 법이 다 눈어리처럼 머무는 것이니 나란 소견 따위의 갖가지 눈어리 같은 인연으로 생기는 탓이며, 모든 삼세가 다 눈어리처럼 머무는 것이니 나란 소견 따위의 뒤바뀐 지혜로 생기는 탓이며, 모든 중생의 생기고 없어지고 나고 늙고 병들고 죽고 근심하고 슬퍼하고 괴로운 것이 다 눈어리처럼 머무는 것이니 허망한 분별로 생기는 탓이니라.
모든 국토가 다 눈어리처럼 머무는 것이니 생각이 뒤바뀌고 마음이 뒤바뀌고 소견이 뒤바뀌어 무명으로 나타나는 탓이며, 모든 성문과 벽지불이 다 눈어리처럼 머무는 것이니 지혜로 끊는 분별로 이루어지는 탓이며, 모든 보살이 다 눈어리처럼 머무는 것이니 스스로 조복하고 중생을 교화하려는 여러 가지 행과 원으로 이루어지는 탓이며, 모든 보살 대중의 변화하고 조복하는 여러 가지 일이 다 눈어리처럼 머무는 것이니 서원과 지혜의 눈어리로 이뤄지는 탓이니라.
선남자여, 눈어리 같은 경계의 성품은 헤아릴 수 없느니라.
선남자여, 우리 두 사람은 다만 이 눈어리처럼 머무는 해탈을 알 뿐이니, 저 보살마하살의 그지없는 일의 눈어리 그물에 잘 들어가는 그 공덕의 행이야, 우리가 어떻게 알며 어떻게 말하겠는가.”
동자와 아가씨는 자기의 해탈을 말하고는 부사의한 선근의 힘으로써 선재동자의 몸을 부드럽고 빛나며 윤택케 하고 말하였다.
“선남자여, 여기서 남쪽에 해안이란 나라가 있고 거기 대장엄 동산이 있으며, 그 안에 광대한 누각이 있으니, 이름은 비로자나장엄장이니라. 보살의 선근의 과보로 좇아 생겼으며, 보살의 생각하는 힘·서원하는 힘·자재한 힘·신통한 힘으로 생겼으며, 보살의 교묘한 방편으로 생겼으며, 보살의 복덕과 지혜로 생겼느니라.
선남자여, 부사의한 해탈에 머무른 보살은 크게 가엾이 여기는 마음으로 중생을 위하여 이러한 경계를 나타내며, 이러한 장엄을 모으는 것이니라. 미륵보살마하살이 그 가운데 있으니, 본래 태어났던 부모와 권속과 백성들을 거두어 주어 성숙케 하는 연고며, 또 함께 태어나고 함께 수행하던 중생들을 대승 가운데서 견고하게 하려는 연고며, 또 저 모든 중생들로 하여금 있는 곳을 따르고 선근을 따라서 성취케 하려는 연고니라.
또 그대에게 보살의 해탈문을 보이려는 연고며, 보살이 모든 곳에서 자재하게 태어남을 보이려는 연고며, 보살이 갖가지 몸으로 여러 중생들 앞에 나타나서 항상 교화함을 보이려는 연고며, 보살이 크게 가엾이 여기는 힘으로 모든 세간의 재물을 거두어 주며 싫어하지 않음을 보이려는 연고며, 보살이 모든 행을 갖추 닦으면서도 모든 행이 모양 여읜 것을 보이려는 연고며, 보살이 여러 곳에서 태어나되 모든 태어남이 모양이 없는 줄 아는 것을 보이려는 연고니라.
그대는 그에게 가서,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행하며, 어떻게 보살의 도를 닦으며, 어떻게 보살의 계율을 배우며, 어떻게 보살의 마음을 깨끗이 하며, 어떻게 보살의 서원을 내며, 어떻게 보살의 도를 돕는 거리를 모으며, 어떻게 보살의 머무는 지위에 들어가며, 어떻게 보살의 바라밀을 만족하며, 어떻게 보살의 죽살이 없는 법의 지혜를 얻으며, 어떻게 보살의 공덕의 법을 갖추며, 어떻게 보살 선지식을 섬기는가를 물으라.
왜냐하면 선남자여, 저 보살마하살은 모든 보살의 행을 통달하였으며, 모든 중생의 마음을 알고 그 앞에 나타나서 교화하고 조복하며, 저 보살은 모든 바라밀을 이미 만족하였고, 모든 보살의 지위에 이미 머물렀고, 모든 보살의 지혜를 이미 증득하였고, 모든 보살의 지위에 이미 들어갔고, 구족한 수기 주심을 이미 받았고, 모든 보살의 경계에 이미 이르렀고, 모든 부처님의 신통한 힘을 이미 얻었고, 모든 여래가 온갖 지혜인 감로의 법 물로 정수리에 부음을 받았느니라.
선남자여, 저 선지식은 그대의 선근들을 윤택케 하고, 그대의 보리심을 증장케 하고, 그대의 뜻을 견고케 하고, 그대의 착한 일을 더하게 하고, 그대의 보살의 뿌리를 자라게 하고, 그대에게 걸림없는 법을 보이고, 그대를 보현의 지위에 들어가게 하고, 그대에게 보살의 원을 말하고, 그대에게 보현의 행을 말하고, 그대에게 모든 보살의 행과 원으로 이룩한 공덕을 말하리라.
선남자여, 그대는 한 가지 착한 일을 닦고, 한 가지 법을 비추어 알고, 한 가지 수기를 얻고, 한 가지 지혜에 머무름으로써 끝까지 이르렀다는 생각을 말 것이며, 한정한 마음으로 육바라밀을 행하여 십지에 머물러서 부처님의 국토를 깨끗이 하거나 선지식을 섬기지 말아야 하느니라.
무슨 까닭이냐. 선남자여, 보살마하살은 한량없는 선근으로 심어야 하며, 한량없는 보리의 기구를 모아야 하며, 한량없는 보리의 일을 닦아야 하며, 한량없는 교묘한 회향을 배워야 하느니라.
한량없는 중생 세계를 교화해야 하며, 한량없는 중생의 마음을 알아야 하며, 한량없는 중생의 근성을 알아야 하며, 한량없는 중생의 지해를 알아야 하며, 한량없는 중생의 행을 보아야 하며, 한량없는 중생을 조복해야 하느니라.
한량없는 번뇌를 끊어야 하며, 한량없는 업의 버릇을 깨끗이 해야 하며, 한량없는 나쁜 소견을 없애야 하며, 한량없는 물든 마음을 제해야 하며, 한량없는 깨끗한 마음을 내야 하며, 한량없는 괴로움의 독화살을 뽑아야 하며, 한량없는 애욕 바다를 말리어야 하며, 한량없는 무명의 어둠을 깨뜨려야 하며, 한량없는 교만한 산을 부숴야 하며, 한량없는 죽살이 결박을 끊어야 하며, 한량없는 존재의 강을 건너야 하며, 한량없이 태어나는 바다를 말려야 하느니라.
한량없는 탐욕의 행을 소멸해야 하며, 한량없는 성내는 행을 깨끗이 다스려야 하며, 한량없는 어리석은 행을 깨뜨려야 하며, 한량없는 마의 그물을 초월해야 하며, 한량없는 마의 업을 여의어야 하며, 보살의 한량없는 욕망을 다스려야 하며, 보살의 한량없는 방편을 증장해야 하며, 보살의 한량없이 더 올라가는 뿌리를 내야하며, 보살의 한량없는 결정한 지해를 밝혀야 하며, 보살의 한량없는 평등에 들어가야 하며, 보살의 한량없는 공덕을 깨끗케 해야 하며, 보살의 한량없는 행들을 닦아야 하며, 보살의 한량없는 세간을 따르는 행을 나타내야 하느니라.
한량없이 믿는 힘을 내야 하며, 한량없이 정진하는 힘에 머물러야 하며, 한량없는 바르게 생각하는 힘을 깨끗이 해야 하며, 한량없는 삼매의 힘을 채워야 하며, 한량없는 깨끗한 지혜의 힘을 일으켜야 하며, 한량없는 수승하게 이해하는 힘을 굳게 해야 하며, 한량없는 복덕의 힘을 모아야 하며, 한량없는 슬기의 힘을 길러야 하며, 한량없는 보살의 힘을 일으켜야 하며, 한량없는 여래의 힘을 원만히 해야 하느니라.
한량없는 법문을 분별해야 하며, 한량없는 법문을 분명히 알아야 하며, 한량없는 법문을 청정하게 해야 하며, 한량없는 법의 광명을 내야 하며, 한량없는 법의 비춤을 지어야 하며, 한량없는 종류의 뿌리를 비추어야 하며, 한량없는 번뇌의 병을 알아야 하며, 한량없는 묘한 법약을 모아야 하며, 한량없는 중생의 병을 고쳐야 하느니라.
한량없는 단 이슬 공양을 잘 장만해야 하며, 한량없는 부처님 국토에 가야 하며, 한량없는 여래에게 공양해야 하며, 한량없는 보살의 모임에 들어가야 하며, 한량없는 부처님의 교화를 받아야 하며, 한량없는 중생의 죄를 참아 받아야 하며, 한량없는 나쁜 길의 고난을 없애야 하며, 한량없는 중생을 선한 길에 나게 해야 하며, 사섭법으로 한량없는 중생을 거두어 줘야 하느니라.
마땅히 한량없는 다라니문을 닦으며 한량없는 큰 서원의 문을 내며 한량없이 크게 인자하고 크게 서원하는 힘을 닦으며, 한량없는 법을 부지런히 구하여 항상 쉬지 않으며, 한량없이 생각하는 힘을 일으키며, 한량없이 신통한 일을 일으키며, 한량없는 지혜의 광명을 깨끗이 하며, 한량없는 중생의 길에 나아가며, 한량없는 모든 존재에 태어나며, 한량없이 차별한 몸을 나타내며, 한량없는 말을 알아야 하며, 한량없이 차별한 마음에 들어가야 하며, 보살의 큰 궁전에 머물러야 하며, 보살의 깊고 미묘한 법을 보아야 하며, 보살의 알기 어려운 경계를 알아야 하며, 보살의 행하기 어려운 경계를 알아야 하며, 보살의 존중한 위의를 갖추어야 하며, 보살의 들어가기 어려운 바른 지위에 나아가야 하며, 보살의 가지가지 행을 알아야 하며, 보살의 두루한 신통의 힘을 나투어야 하며, 보살의 평등한 법 구름을 받아야 하며, 보살의 그지없는 행의 그물을 넓혀야 하며, 보살의 그지없는 바라밀을 만족해야 하며, 보살의 한량없는 수기를 받아야 하며, 보살의 한량없는 지혜의 문에 들어가야 하며, 보살의 한량없는 지위를 다스려야 하며, 보살의 한량없는 법문을 깨끗이 해야 하며, 보살들이 그지없는 겁에 있으면서 한량없는 부처님께 공양하고, 말할 수 없는 부처님 국토를 깨끗이 장엄하며, 말할 수 없는 보살의 서원을 내는 것을 같이해야 하느니라.
선남자여, 요점을 들어 말하면, 모든 보살의 행을 두루 닦아야 하고, 모든 중생 세계를 두루 교화해야 하고, 모든 겁에 두루 들어가야 하고, 모든 곳에 두루 태어나야 하고, 모든 세상을 두루 알아야 하고, 모든 법을 두루 행해야 하고, 모든 세계를 두루 깨끗케 해야 하고, 모든 소원을 두루 채워야 하고, 모든 부처님께 두루 공양해야 하고, 모든 보살의 원과 두루 같아야 하고, 모든 선지식을 두루 섬겨야 하느니라.
선남자여, 그대는 선지식 구하기를 게을리하지 말아야 하나니, 선지식을 보고 만족함을 내지 말며, 선지식에게 묻기를 수고로워하지 말며, 선지식에 친근하되 물러갈 생각을 내지 말며, 선지식에 공양하기를 쉬지 말아야 하며, 선지식의 가르침을 받고 잘못 알지 말아야 하며, 선지식의 행을 배우되 의심하지 말며, 선지식이 뛰어나는 문을 말함을 듣고 망설이지 말며, 선지식의 번뇌를 따르는 행을 보고 혐의하지 말며, 선지식에 믿고 존경하는 마음을 변경하지 말아야 하느니라.
무슨 까닭이냐, 선남자여, 보살이 선지식을 인하여 모든 보살의 행을 들으며, 모든 보살의 공덕을 성취하며, 모든 보살의 큰 원을 내며, 모든 보살의 선근을 이끌어 내며, 모든 보살의 도를 돕는 일을 모으며, 모든 보살의 법의 광명을 열어 밝히며, 모든 보살의 뛰어나는 문을 드러내 보이며, 모든 보살의 청정한 계율을 닦으며, 모든 보살의 공덕법에 머물며, 모든 보살의 광대한 뜻을 깨끗하게 하며, 모든 보살의 견고한 마음을 증장하며, 모든 보살의 다라니와 변재의 문을 구족하며, 모든 보살의 청정한 갈무리를 얻으며, 모든 보살의 선정의 광명을 내며, 모든 보살의 훌륭한 서원을 얻으며, 모든 보살의 동일한 원을 받으며, 모든 보살의 훌륭한 법을 들으며, 모든 보살의 비밀한 곳을 얻으며, 모든 보살의 법보의 섬에 이르며, 모든 보살의 선근의 싹을 늘게 하며, 모든 보살의 지혜의 몸을 자라게 하며, 모든 보살의 깊고 비밀한 갈무리를 보호하며, 모든 보살의 복덕더미를 가지느니라.
모든 보살의 태어나는 길을 깨끗이 하며, 모든 보살의 바른 법의 구름을 받으며, 모든 보살의 큰 서원의 길에 들어가며, 모든 여래의 보리의 결과에 나아가며, 모든 보살의 묘한 행을 거두어 가지며, 모든 보살의 공덕을 열어 보이며, 여러 지방에 가서 묘한 법을 들으며, 모든 보살의 광대한 위엄과 공덕을 찬탄하며, 모든 보살의 크게 자비한 힘을 내며, 모든 보살의 훌륭하고 자재한 힘을 거두어 가지며, 모든 보살의 보리의 부분을 내며, 모든 보살의 이익하는 일을 짓느니라.
선남자여, 보살이 선지식의 유지함을 인하여 나쁜 길에 떨어지지 않으며, 선지식의 거두어 줌을 인하여 대승에서 물러가지 않으며, 선지식의 염려함을 인하여 보살의 계율을 범하지 않으며, 선지식의 수호함을 인하여 나쁜 벗을 따르지 않으며, 선지식의 길러 줌을 인하여 보살의 법에 이지러짐이 없으며, 선지식의 붙들어 줌을 인하여 범부의 자리를 초월하며, 선지식의 가르침을 인하여 이승의 지위를 초월하며, 선지식의 지도를 인하여 세간에 뛰어나며, 선지식의 길러 줌을 인하여 세상법에 물들지 않으며, 선지식을 섬김으로 인하여 모든 보살의 행을 닦으며, 선지식께 공양함을 인하여 모든 도를 돕는 법을 갖추며, 선지식을 친근하므로 업과 번뇌에 좌절되지 않으며, 선지식을 믿으므로 세력이 견고하여 모든 마를 무서워하지 않으며, 선지식을 의지하므로 모든 보리의 부분법을 증장하느니라.
무슨 까닭이냐. 선남자여, 선지식은 장애를 깨끗이 하며, 모든 죄를 소멸하며, 모든 어려움을 제하며, 모든 악한 짓을 그치게 하며, 무명의 캄캄한 밤을 깨뜨리며, 모든 소견의 옥을 부수며, 죽살이의 성에서 나오게 하며, 세속의 집을 버리게 하며, 마의 그물을 찢으며, 괴로운 살을 뽑으며, 무지하고 험난한 곳을 여의게 하며, 삿된 소견의 벌판에서 헤어나게 하며, 모든 존재의 강을 건너게 하며, 모든 삿된 길을 여의게 하느니라.
또 보리의 길을 보여 주며, 보살의 법을 가르치며, 보살의 행에 편안히 머물게 하며, 온갖 지혜로 나아가게 하며, 지혜의 눈을 깨끗하게 하며, 보리심을 자라게 하며, 크게 가엾이 여김을 내며, 묘한 행을 연설하며, 바라밀을 말하며, 악지식을 배척하며, 모든 지위에 머물게 하며, 모든 참음을 얻게 하며, 모든 선근을 닦아 익히게 하며, 모든 도 닦는 기구를 장만케 하며, 모든 큰 공덕을 베풀어 주느니라.
또 온갖 지혜의 자리에 이르게 하며, 기뻐서 공덕을 모으게 하며, 뛰놀면서 모든 행을 닦게 하며, 깊고 깊은 이치에 들어가게 하며, 뛰어나는 문을 열어 보이게 하며, 모든 나쁜 길을 막아 버리게 하며, 법의 광명으로 비추게 하며, 법비로 윤택케 하며, 모든 의혹을 소멸케 하며, 모든 소견을 버리게 하며, 모든 부처님의 지혜를 자라게 하며, 모든 부처님의 법문에 편안히 머물게 하느니라.
선남자여, 선지식은 어머니와 같으니, 부처의 종자를 내는 연고며, 아버지와 같으니, 광대하게 이익케 하는 연고며, 유모와 같으니 보호하여 나쁜 짓을 짓지 못하게 하는 연고며, 스승과 같으니, 보살의 배울 것을 보여주는 연고며, 좋은 길잡이와 같으니, 바라밀의 길을 보여 주는 연고며, 좋은 의사와 같으니, 번뇌의 병을 치료하는 연고며, 설산과 같으니, 온갖 지혜의 약을 자라게 하는 연고니라. 용맹한 장수와 같으니, 모든 두려움을 제거하는 연고며, 강을 건네주는 사람과 같으니, 죽살이의 빠른 물에서 나오게 하는 연고며, 뱃사공과 같으니, 지혜의 보배 섬에 이르게 하는 연고니라.
선남자여, 항상 이렇게 바른 생각으로 선지식을 생각해야 하느니라.
또 선남자여, 그대가 모든 선지식을 받자와 섬기는 데는 땅과 같은 마음을 내야 하나니, 무거운 짐을 지고도 고달프지 않은 연고며, 금강과 같은 마음을 내야 하나니, 뜻과 서원이 견고하여 깨뜨릴 수 없는 연고며, 철위산과 같은 마음을 내야 하나니, 모든 괴로움으로 요동할 수 없는 연고며, 시중하는 사람과 같은 마음을 내야 하나니, 시키는 일을 모두 순종하는 연고며, 제자와 같은 마음을 내야 하나니, 가르치는 일을 어기지 않는 연고니라.
하인들과 같은 마음을 내야 하나니, 여러 가지 일하는 것을 싫어하지 않는 연고며, 자식을 기르는 어머니와 같은 마음을 내야 하나니, 여러 가지 괴로움을 받아도 고달프다 하지 않는 연고며, 머슴살이 같은 마음을 내야 하나니, 시키는 일을 어기지 않는 연고며, 거름 치는 사람과 같은 마음을 내야 하나니, 고개를 숙이는 연고며, 양순한 말과 같은 마음을 내야 하나니, 나쁜 성질을 여의는 연고며, 큰 수레와 같은 마음을 내야 하나니, 무거운 짐을 운반하는 연고니라.
길들은 코끼리 같은 마음을 내야 하나니, 항상 복종하는 연고며, 수미산 같은 마음을 내야 하나니, 마음이 움직이거나 기울지 않는 연고며, 순한 개와 같은 마음을 내야 하나니 주인을 해하지 않는 연고며, 전다라 같은 마음을 내야 하나니, 교만함을 떠난 연고며, 불깐 소와 같은 마음을 내야 하나니 성내는 일이 없는 연고며, 배와 같은 마음을 내야 하나니, 가고 오는 데 게으르지 않는 연고며, 교량과 같은 마음을 내야 하나니, 건네주면서도 고달픈 줄 모르는 연고며, 효자와 같은 마음을 내야 하나니, 기색을 받들어 순종하는 연고며, 왕자와 같은 마음을 내야 하나니, 내리는 조칙을 따라 행하는 연고니라.
또 선남자여, 그대가 자기의 몸은 병난 것같이 생각하고, 선지식은 의사와 같이 생각하고, 말씀하는 법은 약과 같이 생각하고, 닦는 행은 병이 나은 것같이 생각하라.
또 자기의 몸은 먼 길 떠난 것같이 생각하고, 선지식은 길잡이같이 생각하고 말씀하는 법은 곧은 길같이 생각하고, 닦는 행은 갈 곳에 간 것같이 생각하라.
또 자기의 몸은 강을 건너려는 것같이 생각하고, 선지식은 뱃사공같이 생각하고, 말씀하는 법은 노와 같이 생각하고, 닦는 행은 언덕에 닿은 것같이 생각하라.
또 자기의 몸은 곡식의 모와 같이 생각하고, 선지식은 용왕과 같이 생각하고, 말씀하는 법은 비와 같이 생각하고, 닦는 행은 곡식이 영그는 것과 같이 생각하라.
또 자기의 몸은 빈궁한 이같이 생각하고, 선지식은 비사문천왕같이 생각하고, 말씀하는 법은 재물같이 생각하고, 닦는 행은 부자된 것같이 생각하라.
또 자기의 몸은 제자같이 생각하고, 선지식은 훌륭한 장색같이 생각하고, 말씀하는 법은 기술같이 생각하고, 닦는 행은 다 안 것같이 생각하라.
또 자기의 몸은 무서운 것같이 생각하고, 선지식은 용맹한 사람같이 생각하고, 말씀하는 법은 무기같이 생각하고, 닦는 행은 원수를 깨뜨리는 것같이 생각하라.
또 자기의 몸은 장사꾼같이 생각하고, 선지식은 길잡이같이 생각하고, 말씀하는 법은 보배와 같이 생각하고, 닦는 행은 주워 모으는 것같이 생각하라.
또 자기의 몸은 아들같이 생각하고 선지식은 부모같이 생각하고, 말씀하는 법은 살림살이같이 생각하고, 닦는 행은 살림을 맡는 것같이 생각하라.
또 자기의 몸은 왕자와 같이 생각하고, 선지식은 대신과 같이 생각하고, 말씀하는 법은 왕의 명령같이 생각하고, 닦는 행은 왕관을 쓰는 것같이 생각하고, 왕의 옷을 입는 것같이 생각하고, 왕의 비단띠를 매는 것같이 생각하고, 왕의 궁전에 앉은 것같이 생각하라.
선남자여, 그대는 마땅히 이러한 마음과 이러한 뜻으로 선지식을 친근해야 하느니라. 왜냐하면 이러한 마음으로 선지식을 친근하면, 뜻과 원이 영원히 청정하기 때문이니라.
또 선남자여, 선지식은 선근을 자라게 하나니, 마치 설산에서 약초가 자라는 것 같으니라. 선지식은 부처님 법의 그릇이니, 마치 바다가 여러 강물을 받아들이는 것 같으니라. 선지식은 공덕이 나는 곳이니, 마치 바다에서 여러 가지 보배가 나는 것 같으니라.
선지식은 보리심을 깨끗게 하나니, 마치 맹렬한 불이 진금을 불리는 것 같으니라. 선지식은 세간법에서 뛰어나나니, 마치 수미산이 큰 바다에서 솟아나는 것 같으니라.
선지식은 세상법에 물들지 않나니, 마치 연꽃에 물이 묻지 않는 것 같으니라. 선지식은 모든 나쁜 것을 받지 않나니, 마치 큰 바다가 송장을 묵히지 않는 것 같으니라. 선지식은 흰 법을 증장케 하나니, 마치 보름달의 광명이 원만한 것 같으니라. 선지식은 법계를 밝게 비추나니, 마치 밝은 해가 사천하에 비추는 것 같으니라. 선지식은 보살의 몸을 자라게 하나니, 마치 부모가 아이들을 기르는 것 같으니라.
선남자여, 요점을 말하면, 만일 보살마하살이 선지식의 가르침을 따르면 열곱 말할 수 없는 백천억 나유타 공덕을 얻으며, 열곱 말할 수 없는 백천억 나유타 깊은 마음을 깨끗이 하며, 열곱 말할 수 없는 백천억 나유타 보살의 선근을 자라게 하며, 열곱 말할 수 없는 백천억 나유타 보살의 힘을 깨끗이 하며, 열곱 말할 수 없는 백천억 아승기 장애를 끊으며, 열곱 말할 수 없는 백천억 아승기 마의 경계를 초월하며, 열곱 말할 수 없는 백천억 아승기 법문에 들어가며, 열곱 말할 수 없는 백천억 아승기 도를 돕는 일을 만족하며, 열곱 말할 수 없는 백천억 아승기 묘한 행을 닦으며, 열곱 말할 수 없는 백천억 아승기 큰 원을 내게 되느니라.
선남자여, 다시 간추려 말하면, 모든 보살행과 모든 보살의 바라밀과 모든 보살의 지위와 모든 보살의 법 지혜와 모든 보살의 다라니문과 모든 보살의 삼매문과 모든 보살의 신통한 지혜와 모든 보살의 회향과 모든 보살의 서원과 모든 보살의 불법을 성취하는 것이 다 선지식의 힘을 말미암나니, 선지식으로 근본을 삼으며, 선지식을 의지하여 생기며, 선지식을 의지하여 뛰어나며, 선지식을 의지하여 자라며, 선지식을 의지하여 머물며, 선지식이 인연이 되고, 선지식이 능히 발기하느니라.”
이 때 선재동자는 선지식의 이러한 공덕이 한량없는 보살의 묘한 행을 열어 보이고 한량없이 광대한 부처님 법을 성취함을 듣고, 기뻐 뛰놀면서 덕생 동자와 덕 있는 이 아가씨의 발에 엎드려 절하고 수없이 돌고 은근하게 앙모하며 하직하고 물러갔다.
* 미륵보살을 찾다
이 때 선재동자는 선지식의 가르침으로 마음이 윤택하고 바른 생각으로 보살의 행을 생각하면서 해안국으로 향하였다.
지난 세상에 예경을 닦지 않은 것을 생각하고 즉시 뜻을 내어 부지런히 행하였다. 지난 세상에 몸과 마음이 깨끗하지 못한 것을 생각하고 즉시 뜻을 내어 스스로 조촐하게 하였다. 지난 세상에 나쁜 업을 지은 것을 생각하고 즉시 뜻을 내어 스스로 끊었다. 지난 세상에 허망한 생각 일으킨 것을 생각하고 즉시 뜻을 내어 항상 바르게 생각하였다.
지난 세상에 닦은 행이 자기의 몸만 위한 것을 생각하고 즉시 뜻을 내어 마음을 넓게 가지고 중생들에까지 미치게 하였다. 지난 세상에 욕심의 대상을 따라다니면서 스스로 소모하던 것이 좋은 맛이 없음을 생각하고 즉시 뜻을 내어 불법을 닦아 모든 근기를 길러 스스로 편안하였다.
지난 세상에 삿된 생각으로 뒤바뀌게 응하던 일을 생각하고 즉시 뜻을 내어 바른 소견으로 보살의 원을 일으켰다. 지난 세상에 밤낮으로 애쓰며 나쁜 일을 짓던 것을 생각하고 즉시 뜻을 내어 큰 정진을 하여 불법을 성취하려 하였다. 지난 세상에 오취에 태어난 것이 저나 남의 몸에 이익이 없음을 생각하고 즉시 뜻을 내어 이 몸으로 중생을 이익케 하고 불법을 성취하며 모든 선지식을 섬기려고 원하였다. 이렇게 생각하고 매우 환희한 마음을 내었다.
또 이 몸이 나고 늙고 병들고 죽는 여러 가지 괴로움의 굴택임을 보고 원하기를, 오는 세월이 다하도록 보살의 도를 닦고 중생을 교화하며, 여러 여래를 뵈옵고 불법을 성취하며, 모든 부처님 세계로 다니면서 여러 법사를 섬기고, 모든 부처님의 교법에 머물러 있으면서 여러 불법의 동무를 구하고, 모든 선지식을 보고 모든 부처님의 법을 모아서, 모든 보살의 원과 지혜의 몸을 위하여 인연을 지으려 하였다.
이렇게 생각할 적에 부사의한 한량없는 선근이 자라서, 모든 보살을 믿고 존중하며 희유한 생각을 내고 스승이란 생각을 내었다. 모든 감관이 청정하여지고 선법이 늘었으며, 모든 보살의 공경하고 공양하던 일을 일으키고, 모든 보살의 허리 굽히며 합장함을 짓고, 모든 보살의 세간을 두루 보는 눈을 내고, 모든 보살의 중생을 염려하던 생각을 일으키고, 모든 보살의 한량없는 서원으로 나투는 몸을 나타내고, 모든 보살의 청정하게 찬탄하던 음성을 내었다.
과거와 현재의 여러 부처님과 보살들이 여러 곳에서 성도하심과 신통과 변화를 나타내시며, 내지 한 터럭 끝만한 곳에도 두루하지 않은 데가 없음을 상상하여 보았으며, 또 청정한 지혜와 광명한 눈을 얻어 모든 보살의 행하던 경계를 보고 마음은 시방의 세계 그물에 들어가고, 소원은 허공과 법계에 가득하여, 삼세가 평등하여 쉬지 아니하였다. 이러한 모든 것이 다 선지식의 가르침을 믿은 까닭이었다.
선재동자는 이렇게 존중함과 이렇게 공양함과 이렇게 칭찬함과 이렇게 관찰함과 이러한 서원의 힘과 이러한 생각과 이렇게 한량없는 지혜의 경계로써 비로자나 장엄장의 큰 누각 앞에서 엎드려 절하고, 잠깐 동안 마음을 거두고 생각하고 관찰하였으며, 깊이 믿고 애해함과 큰 서원의 힘으로 온갖 곳에 두루한 지혜의 몸이 평등한 문에 들어갔다. 그 몸을 두루 나타내어 모든 여래의 앞·모든 보살의 앞·모든 선지식의 앞·모든 여래의 탑 앞·모든 여래의 형상 앞·모든 부처님과 보살의 계시는 처소 앞·모든 법보 앞·모든 성문과 벽지불과 그들의 탑 앞·모든 거룩한 대중인 복밭 앞·모든 부모와 존장 앞·모든 시방의 중생 앞에 있으면서, 위에 말한 것처럼 존중하고 예경하며 찬탄하기를, 오는 세상이 끝나도록 쉬지 아니하였다.
허공과 같으니 가와 분량이 없는 연고며, 법계와 같으니 막힘과 걸림이 없는 연고며, 실제와 같으니 온갖 것에 두루한 연고며, 여래와 같으니 분별이 없는 연고며, 그림자와 같으니 지혜를 따라 나타나는 연고며, 꿈과 같으니 생각으로 좇아 일어나는 연고며, 영상과 같으니 모든 것에 보이는 연고며, 메아리와 같으니 인연으로 생기는 연고며, 나는 일이 없으니 번갈아 일어나고 없어지는 연고며, 성품이 없으니 인연을 따라 변하는 연고였다.
또 모든 과보는 업에서 일어나고, 모든 결과는 인에서 일어나고, 모든 업은 습기에서 일어나고, 모든 부처님 나심은 믿음에서 일어나고, 모든 공양거리를 변화하여 나타냄은 결정한 알음알이에서 일어나고, 모든 나툰 몸 부처님은 공경하는 마음에서 일어나고, 모든 부처님 법은 선근에서 일어나고, 모든 나툰 몸은 방편에서 일어나고, 모든 불사는 큰 원에서 일어나고, 모든 보살의 닦는 행은 회향에서 일어나고, 모든 법계의 광대한 장엄은 온갖 지혜의 경계에서 일어나는 줄을 결정코 알았다.
아주 없다는 소견을 여의나니 회향을 아는 연고며, 항상하다는 소견을 여의나니 나는 일이 없음을 아는 연고며, 원인이 없다는 소견을 여의나니 바른 인을 아는 연고며, 뒤바뀐 소견을 여의나니 실제와 같은 이치를 아는 연고며, 자재천이란 소견을 여의나니 남을 말미암지 않음을 아는 연고며, 나라 남이라 하는 소견을 여의나니 인연으로 생기는 줄을 아는 연고며, 가이 있다고 고집하는 소견을 여의나니 법계가 가이없음을 아는 연고며, 가고 온다는 소견을 여의나니 영상과 같음을 아는 연고며, 있다 없다는 소견을 여의나니 나지도 멸하지도 않음을 아는 연고며, 모든 법이란 소견을 여의나니 공하여 남이 없음을 아는 연고며, 자재하지 못함을 아는 연고며, 소원의 힘으로 나는 줄을 아는 연고며, 모든 모양이란 소견을 여의나니 모양이 없는 짬에 들어가는 연고였다.
모든 법이 종자에서 싹이 나는 것 같음을 아는 연고며, 인에서 글자가 나는 것 같은 연고며, 바탕이 영상과 같음을 아는 연고며, 소리가 메아리와 같음을 아는 연고며, 대경이 꿈과 같음을 아는 연고며, 업이 눈어리 같음을 아는 연고며, 세상이 마음으로 나타남을 아는 연고며, 결과가 원인에서 일어남을 아는 연고며, 과보가 업이 모임인 줄을 아는 연고며, 모든 공덕의 법이 다 보살의 교묘한 방편으로 흘러 나온 것임을 아는 연고였다.
선재동자가 이러한 지혜에 들어가서 단정한 마음과 깨끗한 생각으로 누각 앞에서 엎드려서 은근하게 절하니, 부사의한 선근이 몸과 마음에 흘러 들어서 상쾌하고 기뻤다.
땅에서 일어나 한결같은 마음으로 우러러보면서, 잠깐도 한눈 팔지 아니하고 합장하고 한량없이 돌았고 이렇게 생각하며 말하였다.
“이 큰 누각은 공하고 모양 없고 원 없음을 아는 이가 머무는 곳이리라. 이는 모든 법에 분별이 없는 이가 머무는 곳이리라. 이는 법계가 차별이 없음을 아는 이가 머무는 곳이리라. 이는 모든 중생을 얻을 수 없음을 아는 이가 머무는 곳이리라. 이는 모든 법이 남이 없음을 아는 이가 머무는 곳이리라. 이는 모든 세간에 집착하지 않는 이가 머무는 곳이리라. 이는 모든 굴택에 집착하지 않는 이가 머무는 곳이리라. 이는 모든 마을을 좋아하지 않는 이가 머무는 곳이리라. 이는 모든 대경을 의지하지 않는 이가 머무는 곳이리라. 이는 모든 생각을 여읜 이가 머무는 곳이리라.
이는 모든 법이 제 성품이 없음을 아는 이가 머무는 곳이리라. 이는 모든 차별한 업을 끊은 이가 머무는 곳이리라. 이는 모든 생각과 마음과 의식을 여읜 이가 머무는 곳이리라. 이는 모든 도에 들지도 않고 나지도 않는 이가 머무는 곳이리라.
이는 모든 깊고 깊은 반야바라밀에 들어간 이가 머무는 곳이리라. 이는 방편으로 넓은 문 법계에 머무른 이가 머무는 곳이리라. 이는 모든 번뇌의 불을 멸한 이가 머무는 곳이리라. 이는 더 올라가는 지혜로 모든 소견·사랑·교만을 끊은 이가 머무는 곳이리라. 이는 모든 선정·해탈·삼매·신통과 밝음을 내어 유희하는 이가 머무는 곳이리라. 이는 모든 보살의 삼매의 경계를 관찰한 이가 머무는 곳이리라. 이는 모든 여래의 처소에 편안히 머무른 이가 머무는 곳이리라.
이는 한 겁을 모든 겁에 넣고 모든 겁을 한 겁에 넣어도 그 형상을 망그러뜨리지 않는 이가 머무는 곳이리라. 이는 한 세계를 모든 세계에 넣고 모든 세계를 한 세계에 넣어도 그 형상을 망그러뜨리지 않는 이가 머무는 곳이리라. 이는 한 법을 모든 법에 넣고 모든 법을 한 법에 넣어도 그 형상을 망그러뜨리지 않는 이가 머무는 곳이리라.
이는 한 중생을 모든 중생에 넣고 모든 중생을 한 중생에 넣어도 그 형상을 망그러뜨리지 않는 이가 머무는 곳이리라. 이는 한 부처님을 모든 부처님에 넣고 모든 부처님을 한 부처님에 넣어도 그 형상을 망그러뜨리지 않는 이가 머무는 곳이리라. 이는 잠깐 동안에 모든 삼세를 아는 이가 머무는 곳이리라. 이는 잠깐 동안에 모든 국토에 이르는 이가 머무는 곳이리라. 이는 모든 중생의 앞에 그 몸을 나타내는 이가 머무는 곳이리라.
이는 마음으로 모든 세간을 항상 이익케 하는 이가 머무는 곳이리라. 이는 온갖 곳에 두루 이르는 이가 머무는 곳이리라. 이는 모든 세간에서 이미 벗어났으나, 중생을 교화하려고 그 가운데 항상 몸을 나타내는 이가 머무는 곳이리라. 이는 모든 세계에 애착하지 않으나, 부처님들께 공양하려고 모든 세계에 다니는 이가 머무는 곳이리라.
이는 본 고장에서 움직이지 않고 모든 부처님 세계에 두루 나아가 장엄하는 이가 머무는 곳이리라. 이는 모든 부처님을 친근하면서도 부처님이란 생각을 일으키지 않는 이가 머무는 곳이리라. 이는 모든 선지식을 의지하면서도 선지식이란 생각을 내지 않는 이가 머무는 곳이리라. 이는 모든 마의 궁전에 있으면서도 욕심 경계에 탐착하지 않는 이가 머무는 곳이리라. 이는 모든 마음과 생각을 아주 여읜 이가 머무는 곳이리라. 이는 모든 중생 속에 몸을 나타내지만 자기와 다른 이에게 둘이란 생각을 내지 않는 이가 머무는 곳이리라.
이는 모든 세계에 두루 들어가지만 법계에 대하여 차별한 생각이 없는 이가 머무는 곳이리라. 이는 오는 세상의 모든 겁에 머물기를 원하면서도 여러 겁에 길다 짧다는 생각이 없는 이가 머무는 곳이리라. 이는 한 털 끝만한 곳을 여의지 않으면서 모든 세계에 몸을 나타내는 이가 머무는 곳이리라. 이는 만나기 어려운 법을 능히 연설하는 이가 머무는 곳이리라.
이는 알기 어려운 법·매우 깊은 법·둘이 없는 법·모양이 없는 법·상대하여 다스릴 수 없는 법·얻을 바 없는 법·희롱거리 의논이 없는 법에 능히 머무른 이가 머무는 곳이리라.
이는 대자대비에 머무른 이가 머무는 곳이리라. 이는 모든 이승의 지혜를 지났고, 모든 마의 경계를 초월하였고, 세상법에 물들지 아니하고, 보살들의 이르는 언덕에 이르렀고, 여래의 머무시는 곳에 머무른 이가 머무는 곳이리라. 이는 모든 형상을 여의었으면서도 성문의 바른 지위에 들어가지 않고, 모든 법이 나지 않는 줄을 알면서도 나지 않는 법의 성품에 어울리지 않는 이가 머무는 곳이리라. 이는 부정함을 관찰하면서도 탐욕 여의는 법을 증득하지도 않고, 탐욕과 함께 있지도 않으며, 인자함을 닦으면서도 성냄을 여의는 법을 증득하지도 않고, 성내는 일과 함께하지도 않으며, 인연으로 생기는 것을 관찰하면서도 어리석음을 여의는 법을 증득하지도 않고, 어리석음과 함께하지도 않는 이가 머무는 곳이리라.
이는 사선정에 머무르면서도 선정을 따라 태어나지도 않고, 네 가지 한량없는 마음을 행하면서도 중생을 교화하기 위하여 형상 세계에 태어나지 않고, 사무색정을 닦으면서도 크게 가엾이 여김으로써 무형 세계에 머무르지 않는 이가 머무는 곳이리라. 이는 선정과 지혜를 닦으면서도 중생을 교화하기 위하여 밝음과 해탈을 증득하지 않고, 버리는 일을 행하면서도 중생 교화하는 일을 버리지 않는 이가 머무는 곳이리라. 이는 공함을 관하면서도 공한 소견을 내지 않고, 모양 없음을 행하면서도 모양에 집착하는 중생을 항상 교화하고, 소원 없음을 행하면서도 보리행의 원을 버리지 않는 이가 머무는 곳이리라.
이는 모든 업과 번뇌에서 자유자재하면서도 중생을 교화하기 위하여 업과 번뇌를 따르며, 죽살이가 없으면서도 중생을 교화하기 위하여 죽살이를 받으며, 모든 길을 여의었으면서도 중생을 교화하기 위하여 여러 길에 일부러 들어가는 이가 머무는 곳이리라. 이는 인자함을 행하면서도 여러 중생에게 미련이 없으며, 가엾이 여김을 행하면서도 여러 중생에게 집착이 없으며, 기뻐함을 행하면서도 괴로운 중생을 보고 항상 불쌍히 여기며, 버림을 행하면서도 다른 이를 이익하는 일을 폐하지 않는 이가 머무는 곳이리라.
이는 구차제정을 행하면서도 욕심 세계에 태어남을 싫어하지 않고, 모든 법이 나지도 않고 멸하지도 않음을 알면서도 실제를 증득하지 않으며, 삼해탈문에 들었어도 성문의 해탈을 취하지 않으며, 사성제를 관찰하면서도 소승의 과위에 머무르지 않고, 깊은 인연으로 생김을 관찰하면서도 필경까지 고요한 데 머물지 않고, 팔성도를 닦으면서도 세간에서 아주 뛰어나기를 구하지 않고, 범부의 지위를 초월하고도 성문이나 벽지불의 지위에 떨어지지 않고, 오취온을 관찰하면서도 여러 가지 쌓임을 아주 멸하지 않고, 사마를 초월하고도 마를 분별하지 않고, 육처에 집착하지 않으면서도 육처를 아주 멸하지 않고, 진여에 편안히 머무르면서도 실제에 떨어지지 않고, 모든 승을 말하면서도 대승을 버리지 않나니, 이 큰 누각은 이러한 모든 공덕에 머무르는 이가 머무는 곳이리라.”
이 때 선재동자는 게송을 말하였다.
이렇게 자비하고 청정한 지혜
세간을 이익하는 미륵보살님
정수리에 물을 부은 부처님 장자
여러 경계 드신 이의 머무시는 곳
온 세계에 소문 나신 부처님 아들
대승의 해탈문에 들어가셨고
법계에 다니어도 집착이 없어
견줄 데 없는 이의 머무시는 곳
보시·지계·인욕·정진·선정과 지혜
방편과 원과 힘과 신통들까지
대승의 여러 가지 바라밀 법을
모두 다 갖춘 이의 머무시는 곳
지혜가 광대하기 허공과 같고
삼세 모든 법을 두루 다 알아
걸림없고 의지 없고 집착 없으니
있는 줄 아는 이의 머무시는 곳
모든 법이 성품 없고 나지도 않고
의지할 데 없음을 분명히 알며
허공에 새가 날 듯 자유자재해
큰 지혜 있는 이의 머무시는 곳
세 가지 독 참 성품 분명히 알고
인연법이 허망함을 분별하여도
싫다고 벗어남을 구하지 않는
이렇게 고요한 이 머무시는 곳
세 가지 해탈문과 여덟 가지 길
쌓임과 처와 계와 모든 연기를
살피고도 고요한 데 나가지 않는
훌륭하게 교묘한 이 머무시는 곳
시방의 국토들과 모든 중생을
걸림없는 지혜로 모두 살피어
공한 줄을 알아서 분별치 않는
고요한 데 드신 이의 머무시는 곳
온 법계에 다니면서 걸림없으나
가는 성품 구하여도 얻을 수 없어
공중에 바람불듯 종적 없나니
의지한 데 없는 이의 머무시는 곳
나쁜 길 모든 중생 고통 받으며
돌아갈 데 없음을 두루 살피고
인자한 광명 놓아 다 없애나니
불쌍하게 여기는 이 머무시는 곳
중생들이 바른 길을 잃어버린 것
소경이 위험한 길 걷는 듯한데
그를 끌어 해탈성에 들게 하나니
이와 같은 길잡이의 머무시는 곳
중생들이 악마의 그물에 들어
나고 늙고 병과 죽음 시달리거늘
그들을 해탈하여 위안하나니
이렇게 용맹한 이 머무시는 곳
중생들이 번뇌 병에 얽힘을 보고
가엾게 생각하는 마음을 내어
지혜의 약으로써 치료하나니
이렇게 큰 의사의 머무시는 곳
중생들이 나고 죽는 바다에 빠져
헤매고 근심하며 괴로움을 보고
그들을 법 배로써 건지시나니
잘 건네는 어른의 머무시는 곳
중생이 번뇌 바다 헤맴을 보고
보리의 묘한 보배 마음을 내어
그 가운데 들어가 건지시나니
사람을 잘 낚는 이 머무시는 곳
언제나 큰 서원과 자비하신 눈
모든 중생 받는 괴로움 두루 살피고
죽살이 바다에서 건져 내나니
이러한 금시조왕 머무시는 곳
해와 달이 허공에 떠 있으면서
모든 세간 비추지 않는 데 없듯
지혜의 광명함도 그와 같아서
세상을 비추는 이 머무시는 곳
보살이 한 중생을 교화하려고
미래의 한량없는 겁을 지나듯
이와 같이 모든 중생 다 그러하여
세상을 건지는 이 머무시는 곳
한 국토의 중생을 교화하는데
오는 세월 끝나도록 쉬지 않는 듯
하나하나 국토에도 다 그러하니
이런 뜻 굳은 이의 머무시는 곳
시방의 부처님들 말씀하는 법
한 자리에 모두 받아 모두 다하며
미래겁이 끝나도록 항상 그러해
지혜 바다 가진 이의 머무시는 곳
모든 세계 바다에 두루 노닐며
모든 도량 바다에 두루 들어가
모든 여래 바다에 공양하나니
이런 행을 닦는 이의 머무시는 곳
모든 수행 바다를 닦아 행하고
그지없는 서원 바다 일으키어서
이와 같이 겁 바다를 지내시나니
이런 공덕 있는 이의 머무시는 곳
한 털 끝에 한량없는 세계가 있고
부처님과 겁과 중생 말할 수 없어
이런 것을 분명하게 두루 보나니
걸림없는 눈 가진 이 머무시는 곳
한 생각에 그지없는 겁을 거두어
국토와 부처님과 모든 중생을
걸림없는 지혜로 바로 아나니
이런 공덕 갖춘 이의 머무시는 곳
시방세계 부수어 티끌 만들고
큰 바닷물 털 끝으로 찍어낸 수효
보살의 세운 원이 이와 같나니
걸림없는 이들의 머무시는 곳
다라니와 삼매와 큰 서원들과
선정과 모든 해탈 성취하여서
낱낱이 그지없는 겁을 지내니
이러한 참 불자의 머무시는 곳
한량없고 그지없는 여러 불자들
가지가지 법을 말해 중생 건지며
세간의 모든 기술 말씀하나니
이런 행을 닦는 이의 머무시는 곳
신통과 방편 지혜 성취하였고
눈어리의 묘한 법문 닦아 행하며
시방의 다섯 길에 나타나나니
걸림없는 이들의 머무시는 곳
보살이 처음으로 마음을 내고
모든 행을 구족하게 닦아 행하며
나툰 몸 한량없이 법계에 가득
이런 신통 있는 이의 머무시는 곳
한 생각에 보리도를 성취하였고
그지없는 지혜의 업 두루 짓고도
세상 인정 모든 생각 발광하나니
헤아릴 수 없는 이의 머무시는 곳
신통을 성취하여 걸림이 없고
법계에 모두 돌아다니지마는
마음에는 조금도 얻은 것 없어
이런 지혜 가진 이의 머무시는 곳
보살이 걸림없는 지혜를 닦고
여러 국토 들어가도 집착이 없어
둘이 없는 지혜로 널리 비추니
나가 없는 이들의 주무시는 곳
모든 법이 의지 없고 본래 성품도
허공같이 고요함을 분명히 알아
이러한 경계에서 항상 행하니
이러한 때 여읜 이 머무시는 곳
중생들이 모든 고통 받음을 보고
인자하고 슬기로운 마음을 내어
모든 세간 이익하기 항상 원하니
가엾이 여기는 이 머무시는 곳
불자가 여기 있으면서
중생 앞에 나타나
마치 해와 달처럼
죽살이의 어둠을 제해 버리고
불자가 여기 있으면서
중생의 마음 널리 순종해
한량없는 몸을 나투어
시방세계에 가득하시고
불자가 여기 있으면서
모든 세계의 여래 계신 데
두루 다니는 오랜 세월
한량이 없고 수가 없네.
불자가 여기 있으면서
부처님의 법 생각하는데
한량없고 수없는 겁에
그 마음 싫은 줄 몰라
불자가 여기 있으면서
잠깐잠깐마다 삼매에 들고
낱낱 삼매문에서
부처님 경계 열어 밝히고
불자가 여기 있으면서
모든 세계의 한량없는 겁
중생과 부처님의 일들
모두 다 알고
불자가 여기 있으면서
한 생각에 모든 겁 거둬들이되
다만 중생의 마음 따를 뿐
분별하는 생각 조금도 없네.
불자가 여기 있으면서
모든 삼매를 닦아 익히고
하나하나 마음 속마다
삼세 법 분명히 알고
불자가 여기 있으면서
가부 앉아 동하지 않고
모든 세계와 모든 길에
몸을 두루 나타내고
불자가 여기 있으면서
부처님의 법 바다 모두 마시고
지혜 바다에 깊이 들어가
공덕 바다를 구족하였고
불자가 여기 있으면서
모든 세계 수효를 모두 알고
세상의 수효와 중생의 수효
부처님 이름과 수효도 그러해
불자가 여기 있으면서
삼세 가운데 있는
국토가 이룩하고 망그러짐을
한 생각에 모두 알고
불자가 여기 있으면서
부처님의 행과 서원과
보살들의 닦는 행과
중생의 근성과 욕망 다 알고
불자가 여기 있으면서
한 티끌 속에 있는
한량없는 세계와 도량
중생과 겁을 죄다 보고
한 티끌 속과 같이
모든 티끌 모두 그러해
가지가지 다 구족하여
간 데마다 걸림이 없고
불자가 여기 있으면서
모든 법과 중생과
세계와 시간이 일어나지도 않고
있는 것도 아님을 모두 보며
중생을 보는 것처럼
법도 그렇고 여래도 그러해
세계도 그렇고 소원도 그러해
삼세가 다 평등하며
불자가 여기 있으면서
모든 중생을 교화하고
여래께 공양하고
법의 성품을 생각하며
한량없는 천만 겁에
닦은 바 원과 지혜와 행
광대하기 한량이 없어
끝끝내 칭찬할 수 없고
저 여러 매우 용맹하신 이
수행이 걸림없는 이
이 가운데 계시오매
내 이제 합장하고 경례합니다.
부처님의 장자이시며
거룩하신 미륵보살님
내 이제 공경하여 경례하오니
나를 돌보아 주소서.
이 때 선재동자는 이렇게 보살들의 한량없이 칭찬하고 찬탄하는 법으로, 비로자나 장엄장 큰 누각 안에 계시는 보살들을 찬탄하고는, 허리 굽혀 합장 공경하여 예배하고, 일심으로 미륵보살을 뵈옵고 친근하고 공양하려 하였다.
문득 보니, 미륵보살마하살이 다른 데로부터 오시는데, 한량없는 하늘·용·야차·건달바·아수라·가루라·긴나라·마후라가 왕과 제석천왕·범천왕·사천왕과 본래 태어난 데 있는 한량없는 권속과 바라문들과 수없는 백천 중생들이 앞뒤로 호위하고 와서, 장엄장 누각으로 향하였다.
선재동자가 보고는 기뻐 뛰놀면서 땅에 엎드려 절하였다.
미륵보살은 선재동자를 살펴보고 대중에게 그의 공덕을 찬탄하여 게송을 말하였다.
너희들 선재동자를 보라.
지혜 있고 마음이 청정
보리행을 구하려고
나에게 이른 것이다.
잘 왔도다 원만한 인자
잘 왔도다 청정한 가엾이 여김
잘 왔도다 고요한 눈
수행하기 게으름 없네.
잘 왔도다 청정한 뜻
잘 왔도다 광대한 마음
잘 왔도다 물러가지 않은 근성
수행하기 게으름 없네.
잘 왔도다 동요하지 않은 행
항상 선지식을 찾아
모든 법 통달하고
중생들을 조복하며
잘 왔도다 묘한 도 행하고
잘 왔도다 공덕에 머물고
잘 왔도다 부처 과위 나아가
조금도 게으름 없네.
잘 왔도다 덕으로 몸이 되고
잘 왔도다 법에 훈습되고
잘 왔도다 끝없는 수행
세간에서 만나보기 어려워라.
잘 왔도다 미혹 여의고
세상법에 물들지 않고
이롭고 쇠하고 헐뜯고 칭찬함을
모든 것 분별이 없네.
잘 왔도다 안락을 주고
부드럽고 교화를 받아
아첨·속임·성내고 교만함
모든 것 소멸해 버렸네.
잘 왔도다 진실한 불자
시방에 두루 다니며
모든 공덕 늘었고
부드러워 게으름 없네.
잘 왔도다 삼세의 지혜
모든 법 두루 다 알며
공덕 갈무리 두루 내어
수행에 고달픔 모르네.
문수보살과 덕운 비구
여러 불자들이
너를 내게 보내며
너에게 걸림없는 곳을 보이어
보살의 행 갖추 닦고
모든 중생을 거두어 주어
이렇게 훌륭한 사람이
지금 나에게 왔네.
모든 여래들의
청정한 경계 구하려고
광대한 서원 물으면서
나를 찾아왔네.
과거·미래·현재의
부처님들의 이루신 행과 업
그대 닦아 배우려고
나를 찾아왔네.
그대는 선지식에게
미묘한 법 구하고
보살의 행 배우려고
나를 찾아왔고
선지식은 부처님이 칭찬하시고
너의 보리행을 이루게 함을
그대가 생각하고서
나를 찾아왔네.
그대는 선지식이 부모처럼
나를 낳으시고
유모처럼 나를 기르고
보리분법을 늘게 하고
의사처럼 병을 고쳐 주고
하늘처럼 단 이슬 뿌리고
해처럼 바른 길 보여 주고
달처럼 깨끗한 바퀴 굴리고
산처럼 동요하지 않고
바다처럼 늘고 줄지 않고
뱃사공처럼 건네줌을 생각하고
나를 찾아왔네.
선지식을 그대는 보라.
용맹한 대장과 같고
큰 장사 물주와 같고
큰 길잡이 같아서
바른 법 당기를 세우고
부처님 공덕 보여 주고
나쁜 길 없애 버리고
착한 길 가는 문 열어 주고
부처님의 몸 드러내고
부처님의 광 잘 지키고
부처님 법을 잘 가지므로
그를 우러러 받들면서
청정한 지혜 만족하려고
단정한 몸 갖추려고
귀한 가문에 태어나려고
나를 찾아왔네.
너희들 이 사람 보라.
선지식 친근하면서
그를 따라 배운 대로
모든 것을 순종하였고
옛적 복의 인연으로
문수보살이 발심케 하여
따라 행하고 어기지 않으며
수행하되 게으르지 않았고
부모와 친속들과
궁전과 재산을
모두 다 버리고
겸손하게 선지식 구하며
이런 뜻을 깨끗이 하니
세간 몸을 아주 여의고
부처님 국토에 태어나
훌륭한 과보 받으리라.
선재동자는 중생들의
나고 늙고 병들고 죽는
고통을 보고 대비심 내어
위없는 도 부지런히 닦고
선재동자는 중생들의
오취 헤맴을 보고
금강 같은 지혜 구하여
그 괴로운 바퀴 깨뜨리며
선재동자는 중생들의
마음 밭 묵음을 보고
세 가지 독한 가시 제하려고
날카로운 지혜의 모습 구하네.
중생들 캄캄한 속에서
소경처럼 바른 길 잃거늘
선재동자 길잡이 되어
편안한 곳 보여 주고
참는 갑옷과 해탈의 수레
지혜의 잘 드는 검으로
세 가지 존재한 세계에서
번뇌의 도적 깨뜨리네.
선재는 법 배의 사공
모든 중생 널리 건지어
알아야 할 바다 지나서
보배 섬에 빨리 이르고
선재는 바로 깨달은 해
지혜의 광명과 서원 바퀴로
법계의 허공에 두루 다니며
중생의 굴택 두루 비추네.
선재는 바로 깨달은 달
흰 법이 다 원만하여
인자한 선정 청량한 빛으로
중생의 마음 평등히 하고
선재는 훌륭한 지혜의 바다
정직한 마음 의지해 있으며
보리의 행 점점 깊어서
모든 법 보배 내는 것이며
선재라는 큰 마음 용이
법계의 허공에 올라가서
구름 덮이고 비를 내려
모든 열매를 성숙케 하네.
선재가 법 등불 켜니
믿음은 심지, 자비는 기름
생각은 그릇, 공덕 빛으로
세 가지 독한 어둠 없애며
깨닫는 마음은 가라라
가엾음은 태요, 인자는 살
보리의 부분인 팔다리
여래장에서 자라고
복덕 갈무리 증장하고
지혜 갈무리 청정하며
방편 갈무리 열어 헤치고
큰 서원 갈무리 내네.
이러한 큰 장엄
중생들을 구호하나니
모든 천상과 인간에서
듣기 어렵고 보기 어려워
이러한 지혜의 나무
뿌리 깊어 동하지 않고
모든 행이 점점 증장해
여러 중생 가리어 주네.
모든 공덕 내려고
모든 법 물으려고
모든 의심 끊으려고
선지식을 전력해 찾으며
의혹의 마군 깨뜨리려고
여러 소견의 때 없애려고
중생의 속박 풀어주려고
선지식을 전력해 구하네.
나쁜 길 소멸하려면
인간과 천상의 길 보이려면
공덕의 행을 닦아
열반성에 빨리 들어가고
여러 소견의 어려움 건너려면
여러 소견의 그물 찢으려면
애욕의 강을 말리려면
세 가지 존재의 길 보이려면
세간의 의지가 되려면
세간의 광명이 되려면
삼계의 스승이 되어
해탈할 곳을 보이라.
세간의 중생들로 하여금
여러 시방의 집착 여의고
번뇌의 졸음 깨닫고
애욕의 수렁에서 뛰어나게 하려면
갖가지 법을 알고
갖가지 세계를 깨끗케 하여
모든 것 끝까지 이르면
그 마음 매우 즐거우리.
너의 수행 매우 조화롭고
너의 마음 매우 청정하니
닦으려는 공덕이
모든 것 원만하리라.
오래잖아 부처님 뵙고
모든 법 통달해 알고
모든 세계 바다 깨끗이 하여
큰 보리를 이루리라.
모든 수행 바다 채우려고
모든 법 바다 알려고
중생 바다를 제도하려고
이렇게 행을 닦으며,
공덕 언덕에 이르려고
모든 착한 일 내려고
여러 불자들과 함께
이런 마음을 결정하네.
모든 번뇌 끊어야 하고
모든 업 깨끗해야 하고
모든 마 굴복해야 하나니
이런 소원 만족해야 하고
묘한 지혜의 길 내고
바른 법의 길 열고
오래잖아 번뇌와 업과
괴로운 길 버려야 하네.
모든 중생의 바퀴
모든 존재의 바퀴에서 헤매니
네가 법의 바퀴 굴려서
그들의 고통 끊게 하며
네 부처님 종자 가지고
너의 법 종자 깨끗이 하고
너의 승가 종자 모아서
삼세에 두루하네.
모든 애욕의 그물 끊고
모든 소견의 그물 찢고
모든 고통의 그물 구호하여
이 서원의 그물 이루네.
중생 세계를 제도하고
국토 세계를 깨끗이 하고
지혜 세계를 모아서
이 마음 세계 이루네.
중생들을 기쁘게 하고
보살들을 기쁘게 하고
부처님들 기쁘게 하여
이 기쁨을 이루네.
모든 길을 보고
모든 세계를 보고
모든 법을 보아서
이 부처님 견해 이루네.
어둠을 깨는 광명 놓고
뜨거움 쉬는 광명 놓고
나쁜 일 없애는 광명 놓아
삼계의 괴로움 씻으며
하늘 길의 문 열고
부처님 도의 문 열고
해탈의 문을 보여서
중생들 모두 들어가게 하네.
바른 길 보여 주고
삿된 길 끊게 하여
이렇게 부지런히 닦으면
보리의 길 성취하리.
공덕 바다를 닦고
삼유의 바다 건너서
중생 바다로 하여금
고통 바다에서 뛰어나게 하며
중생 바다에서
번뇌 바다 소멸하고
수행 바다 닦아서
큰 지혜 바다에 들게 하네.
너의 지혜 바다 늘리고
너의 수행 바다 닦아서
부처님의 큰 서원 바다를
네가 다 만족하며
네가 세계 바다에 들어가
네가 중생 바다 관찰하고
너의 지혜의 힘으로
모든 법 바다를 마시네.
모든 부처님 구름 뵈옵고
공양 구름 일으키고
묘한 법 구름 듣고
이 서원 구름 일으키며
삼유의 집에 놀고
모든 번뇌의 집 부수고
여래의 집에 들어가
이러한 도를 행하네.
삼매문에 두루 들어가고
해탈문에 두루 노닐고
신통문에 두루 머물러
법계에 두루 다니며
중생들 앞에 널리 나타나고
부처님 앞에 널리 대하되
마치 해와 달의 광명처럼
이런 힘을 이루네.
행하는 일 흔들리지 않고
행하는 일 물들지 않아
새가 허공에 날 듯이
이 묘한 작용 이루며
인다라의 그물처럼
세계 그물 그와 같나니
너는 다 나아가 보라.
바람처럼 걸리지 않으리.
너는 법계에 들어가
모든 세계에 두루 이르러
삼세의 부처님 뵈옵고
매우 즐거운 마음 내라.
너는 여러 가지 법문
얻었거나 얻을 것이니
마땅히 기뻐 뛰놀되
탐하지 말고 싫어 말아라.
너는 공덕의 그릇
능히 부처님 교법 따르고
보살의 행을 닦으면
이렇게 기특한 일 볼 수 있으리.
이러한 불자들
억 겁에도 만나기 어렵거든
하물며 그러한 공덕과
닦은 도를 볼 수 있으랴.
너는 사람으로 태어나
좋은 이익 얻었으매
문수보살 같은 이의
한량없는 공덕 보는 것이다.
모든 나쁜 길 여의었고
여러 가지 어려운 곳 벗어났으며
근심 걱정 뛰어났으니
착하도다 게으르지 말아야 하네.
범부의 지위를 여의었고
보살 지위에 머물렀으니
지혜의 지위를 만족하여
여래의 지위에 들어가라.
보살의 행 바다와 같고
부처님의 지혜 허공 같은데
너의 소원도 그러하니
마땅히 경사롭게 생각하라.
여러 감관 게으르지 말고
바라는 지원 결정하여서
선지식을 가까이하면
오래잖아 원만히 이루리.
보살의 갖가지 행은
모두 중생을 조복하는 것이니
여러 가지 법문 널리 행하여
행여나 의심내지 말라.
그대는 부사의한 복과
진실한 믿음 갖추었으니
그리하여 오늘날
여러 불자를 만났느니라.
여러 불자를 그대가 보라
광대한 이익 얻었나니
하나하나의 큰 서원
모두 믿고 받자오라.
그대 삼유 가운데
보살의 행 닦았으므로
여러 불자들이
그대에게 해탈문 보였느니라.
법 그릇 이룰 사람 아니면
불자들과 함께 있어서
한량없는 겁 지내어도
그 경계 알지 못하나니
네가 여러 보살 보고
이런 법 들을 것은
세간에서 어려운 일이니
크게 다행한 생각 내어라.
법이 너를 보호하며 생각하고
보살이 너를 거두어 주어
네가 그 가르침 순종하니
참 좋은 일이다, 오래 살리라.
보살의 집에 태어났고
보살의 덕을 갖추었으며
여래 종자 자랐으니
정수리에 물 붓는 지위에 오르리.
오래잖아서 그대는
여러 불자와 같이 되어서
고통 받는 중생들 보고
편안한 곳에 있게 하리라.
이러한 씨를 심으면
이러한 열매 거두리라.
내 이제 너를 위로하노니
너는 마땅히 기뻐하라.
한량없는 보살들
한량없는 겁에 도를 행했으나
이런 행을 이루지 못하지만
너는 이제 모두 얻었네.
믿고 좋아하고 굳은 정진으로
선재는 이런 행 이루었으니
공경하고 사모하는 맘 있으면
마땅히 이렇게 배워라.
모든 공덕의 행
다 소원에서 생기는 것
선재동자 분명히 알고
항상 부지런히 닦네.
용왕이 구름 일으키면
반드시 비를 내리나니
보살이 소원과 지혜 일으키면
결정코 여러 가지 행을 닦네.
어떤 선지식이나
네게 보현의 행 가르치거든
기쁘게 받들어 섬기고
의혹을 내지 말라.
네가 한량없는 겁에
욕심을 위하여 몸을 버렸거니와
이제 보리를 구하는 데는
이 버리는 것이 좋은 일
네가 한량없는 겁에
나고 죽는 고통 받느라고
부처님 섬기지도 못하고
이런 행을 듣지도 못했거늘
이제 사람의 몸 되어
부처님과 선지식 만나
보리의 행 들었으니
어찌 기쁘지 않으리.
비록 부처님을 만나고
선지식을 만났더라도
마음이 청정치 못하면
이런 법 듣지 못하지만
만일 선지식에게
믿고 존중하고
의심 없고 고달프지 않아야
이런 법 듣게 되나니
이러한 법을 듣고
서원하는 마음 내면
이런 사람은
큰 이익 얻으리.
이렇게 마음이 청정하고
항상 부처님 가까이 모시고
모든 보살 친근하면
결정코 보리 이루며
만일 이 법문에 들어가면
모든 공덕 갖추고
나쁜 길 영원히 여의어
모든 고통 받지 않으리.
오래잖아 이 몸 버리고
부처님의 국토에 나서
시방의 부처님들과
여러 보살 항상 보리니
지나간 원인 분명히 알고
선지식을 섬긴 힘으로
모든 공덕 증장하는 일
물에서 연꽃 나듯이.
선지식 섬기기 좋아하고
부처님을 부지런히 공양하며
전일한 마음으로 법을 들어
항상 행하고 게으르지 말라.
그대는 참된 법 그릇
모든 법 갖추고
온갖 도 닦으며
모든 소원 만족케
그대 믿는 마음으로
내게 와서 예경하고
모든 부처님 회중에
오래잖아 들어가리라.
착하다, 참 불자여
모든 부처님 공경하나니
오래잖아 모든 행 갖추고
부처님 공덕 언덕에 이르리.
그대는 큰 지혜 있는
문수사리에게 가라.
그이는 너로 하여금
보현의 묘한 행 얻게 하리라.
그 때 미륵보살마하살이 여러 대중 앞에서 선재동자의 큰 공덕장을 칭찬하였다.
선재동자는 이 게송을 듣고 기뻐 뛰놀면서 털이 곤두서고 슬피 울어 흐느끼며 일어서서 합장하고, 공경하고 우러러보며, 한량없이 돌았다. 문수사리의 염려한 힘으로, 여러 가지 꽃과 영락과 갖가지 보배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손에 가득하였다. 선재동자는 기뻐하며 이것을 미륵보살마하살께 받들어 흩었다.
미륵보살마하살은 선재동자의 정수리를 만지면서 게송을 말하였다.
착하도다, 참된 불자여
감관을 책려하여 게으르지 않으니
오래잖아 모든 공덕 구족하여서
내 몸이나 문수보살같이 되리라.
선재동자는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내 생각엔 억 겁 지내도
선지식을 못 만나려든
내 이제 친근하여서
높으신 슬하에 왔나이다.
나는 문수보살의 인연으로
뵙기 어려운 이 뵈었사오니
큰 공덕 가지신 이여
또 빨리 뵈어지이다.
0개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