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권 제39 입법계품 15)
* 룸비니숲 신을 찾다
이 때 선재동자는 큰 서원 정진하는 힘으로 모든 중생 구호하는 밤 맡은 신에게서 해탈문을 얻고는 생각하고 닦으며 분명히 알고 정진하면서, 점점 나아가다가 람비니 숲에 이르러 묘한 덕이 원만한 신을 두루 찾았다.
그는 온갖 보배 나무로 장엄한 누각 가운데 보배 연꽃 사자좌에 앉았는데, 20억 나유타 하늘들이 둘러 모시고 공경하며 그들에게 보살의 태어나는 바다의 경전을 말씀하여 여래의 가문에 나서 보살의 큰 공덕을 증장하게 하는 것을 보았다.
선재동자가 보고는 그의 발에 절하고 합장하고 서서 말하였다.
“거룩하신 이여, 저는 이미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었사오나,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닦으며 여래의 가문에 나서 세상의 큰 광명이 되는지를 알지 못하나이다.”
그 신이 대답하였다.
“선남자여, 보살의 열 가지 태어나는 장이 있나니, 만일 보살이 이 법을 성취하면 여래의 가문에 태어나서 잠깐잠깐에 보살의 선근을 증장하되, 고달프지도 않고 게으르지도 않으며, 싫지도 않고 물러가지도 않으며, 끊김도 없고 잃음도 없으며, 모든 의혹을 여의어 겁약하거나 후회하는 마음을 내지 않고, 온갖 지혜에 나아가 법계의 문에 들어가며, 광대한 마음을 내고 모든 바라밀을 증장하여 부처님의 위없는 보리를 성취하며, 세상 길을 버리고 여래의 지위에 들어가 훌륭한 신통을 얻으며 부처님의 법이 항상 앞에 나타나서 온갖 지혜의 진실한 이치를 따르게 되느니라.
무엇이 열인가. 첫 번째는 모든 부처님께 항상 공양하기를 원하여 태어나는 장이요, 두 번째는 보리심을 내어 태어나는 장이요, 세 번째는 여러 법문을 관찰하고 부지런히 행을 닦아 태어나는 장이요, 네 번째는 깊고 청정한 마음으로 삼세를 두루 비추어 태어나는 장이요, 다섯 번째는 평등한 광명으로 태어나는 장이요, 여섯 번째는 여래의 가문에 나게 되는 태어나는 장이요, 일곱 번째는 부처님 힘의 광명으로 태어나는 장이요, 여덟 번째는 넓은 지혜의 문을 관찰하여 태어나는 장이요, 아홉 번째는 장엄을 널리 나투어 태어나는 장이요, 열 번째는 여래의 지위에 들어가 태어나는 장이니라.
선남자여, 어찌하여 모든 부처님께 항상 공양하기를 원하여 태어나는 장이라 하는가. 선남자여, 보살이 처음 마음 낼 적에 원하기를 '나는 마땅히 모든 부처님을 존중하고 공경하고 공양하며, 부처님을 뵈옵되 만족함이 없으며, 여러 부처님에게 항상 사모하고 좋아하며 깊은 믿음을 내고 모든 공덕을 닦아 항상 쉬지 않으리라' 하나니, 이것이 보살이 온갖 지혜를 위하여 첫 번째로 선근을 모으는 태어나는 장이니라.
어찌하여 보리심을 내어 태어나는 장이라 하는가. 선남자여, 이 보살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는 것은 이른바 크게 가엾이 여기는 마음을 내나니, 모든 중생을 구호하려는 연고며, 부처님께 공양하려는 마음을 내나니, 끝까지 받자와 섬기려는 연고며, 바른 법을 널리 구하려는 마음을 내나니, 모든 것을 아끼지 않는 연고며, 광대하게 향하여 나아가려는 마음을 내나니, 온갖 지혜를 구하는 연고며, 한량없이 인자한 마음을 내나니, 중생을 널리 거두어 주는 연고니라.
모든 중생을 버리지 않으려는 마음을 내나니 온갖 지혜를 구하는 서원인 갑옷을 입는 연고며, 아첨이 없으려는 마음을 내나니 실제와 같은 지혜를 얻는 연고며, 말씀과 같이 실행하려는 마음을 내나니 보살의 도를 닦는 연고며, 부처님을 속이지 않으려는 마음을 내나니 보살의 도를 닦는 연고며, 부처님을 속이지 않으려는 마음을 내나니 모든 부처님의 큰 서원을 수호하는 연고며, 온갖 지혜로 원하는 마음을 내나니 오는 세월이 끝나도록 중생 교화하기를 쉬지 않으려는 연고며, 보살이 이러한 세계의 티끌 수 보리심의 공덕으로 여래의 가문에 태어나나니 이것이 보살의 두 번째 태어나는 장이니라.
어찌하여 여러 법문을 관찰하고 부지런히 행을 닦아 태어나는 장이라 하는가. 선남자여, 이 보살마하살이 모든 법문 바다를 관찰하려는 마음을 일으키고, 온갖 지혜의 원만한 길에 회향하려는 마음을 일으키고, 바른 생각으로 잘못된 업이 없으려는 마음을 일으키고, 모든 보살의 삼매 바다의 청정한 마음을 일으키고, 모든 보살의 공덕을 닦아 이루려는 마음을 일으키고, 모든 보살의 도를 장엄하려는 마음을 일으키고, 온갖 지혜를 구하여 크게 정진하는 행으로 모든 공덕을 닦을 적에 겁말의 불이 치성하듯이, 쉬는 일이 없으려는 마음을 일으키고, 보현의 행을 닦아 모든 중생을 교화하려는 마음을 일으키고, 모든 위의를 잘 배우고 보살의 공덕을 닦아 모든 있는 것을 버리고 아무것도 없는 데 머물려는 진실한 마음을 일으키나니, 이것이 보살의 세 번째 태어나는 장이니라.
어찌하여 깊고 청정한 마음으로 삼세를 두루 비추어 태어나는 장이라 하는가. 선남자여, 이 보살이 청정하여 더 나아가는 마음을 갖추고 여래의 보리의 광명을 얻으며, 보살의 방편 바다에 들어가 마음이 견고하기 금강과 같으며, 모든 생사의 길에 나는 것을 등지고 모든 부처님의 자재한 힘을 이룩하며, 썩 나은 행을 닦아 보살의 근기를 갖추며, 마음이 밝고 깨끗하고 서원하는 힘이 흔들리지 아니하여 부처님들의 보호하고 생각하심이 되며, 모든 장애의 산을 깨뜨리고 중생들의 의지할 곳이 되려 하나니, 이것이 보살의 네 번째 태어나는 장이니라.
어찌하여 평등한 광명으로 태어나는 장이라 하는가. 선남자여, 이 보살이 여러 가지 행을 구족하고 중생을 널리 교화하되, 모든 가진 것을 능히 버리고, 부처님의 끝까지 청정한 계율의 경계에 머물며, 참는 법을 구족하여 부처님들의 법 지혜의 광명을 얻으며, 큰 정진으로 온갖 지혜에 나아가 저 언덕에 이르며, 선정을 닦아 넓은 문의 삼매를 얻으며, 깨끗한 지혜가 원만하여 지혜의 해로 모든 법을 밝히 비추며, 장애 없는 눈을 얻어 부처님 바다를 보고 모든 진실한 법의 성품에 깨달아 들어가며, 모든 세간의 보는 이들이 환희하여 실제와 같은 법문을 닦나니, 이것이 보살의 다섯 번째 태어나는 장이니라.
어찌하여 여래의 가문에 나서 태어나는 장이라 하는가. 선남자여, 이 보살이 여래의 가문에 나서 부처님들을 따라 머물며, 모든 깊고 깊은 법문을 성취하고 삼세 부처님들의 청정한 큰 서원을 갖추며, 모든 부처님과 같은 선근을 얻어 모든 여래와 자체의 성품이 같으며, 세상에서 벗어나는 행과 희고 깨끗한 법을 갖추어 광대한 공덕의 법문에 편안히 머물며, 모든 삼매에 들어가 부처님의 신통한 힘을 보며, 교화할 이를 따라 중생들을 청정하게 하며, 묻는 대로 대답하여 변재가 다함이 없나니, 이것이 보살의 여섯 번째 태어나는 장이니라.
어찌하여 부처님 힘의 광명으로 태어나는 장이라 하는가. 선남자여, 이 보살이 부처님 힘에 깊이 들어가 여러 부처님의 세계에 노닐어도 물러가는 생각이 없으며, 보살 대중을 공양하며 받들어 섬겨도 고달프지 아니하며, 모든 법이 눈어리처럼 일어난 줄을 알며, 모든 세간이 꿈과 같음을 알며, 눈에 보이는 모든 형상이 빛과 같으며, 신통으로 짓는 일이 모두 변화함과 같으며, 모든 태어나는 것이 그림자와 같으며, 부처님의 말씀하는 법이 메아리와 같은 줄을 알고, 법계를 열어 보여 다 필경에 이르게 하나니, 이것이 보살의 일곱 번째 태어나는 장이니라.
어찌하여 넓은 지혜의 문을 관찰하여 태어나는 장이라 하는가. 선남자여, 이 보살이 동진의 지위에 머물러 있으면서 온갖 지혜를 관찰하고, 낱낱 지혜의 문에서 한량없는 겁이 다하도록 모든 보살의 행을 연설하며, 모든 보살의 깊은 삼매에 마음이 자재하여지고, 잠깐잠깐마다 시방세계의 여래가 계신 데 태어나며, 차별이 있는 경계에서 차별이 없는 선정에 들어가고, 차별이 없는 법에 차별이 있는 지혜를 나타내며, 한량없는 경계에서 경계가 없음을 알고, 적은 경계에서 한량없는 경계에 들어가며, 법의 성품이 광대하여 짬이 없음을 통달하고, 모든 세간이 다 거짓 시설이어서 모든 것이 인식하는 마음으로 생긴 줄을 아니니, 이것이 보살의 여덟 번째 태어나는 장이니라.
어찌하여 장엄을 널리 나투어 태어나는 장이라 하는가. 선남자여, 이 보살이 한량없는 부처님 세계를 여러 가지로 장엄하며, 모든 중생과 부처님들의 몸을 널리 변화하여 나타내되 두려움이 없으며, 청정한 법을 연설하여 법계에 두루 다니되 걸림이 없으며, 그들의 마음에 좋아하는 대로 모두 알고 보게 하고, 가지가지로 보리의 행을 이루는 것을 나타내어 보리에 걸림이 없는 온갖 지혜의 길을 내게 하며, 이렇게 하는 일이 때를 놓치지 아니하면서 항상 삼매와 비로자나 지혜의 장에 있나니, 이것이 보살의 아홉 번째 태어나는 장이니라.
어찌하여 여래의 지위에 들어가 태어나는 장이라 하는가. 선남자여, 이 보살이 삼세 여래의 처소에서 정수리에 물 붓는 법을 받고 모든 경계의 차례를 두루 아느니라. 이른바 모든 중생이 앞 세상과 뒷 세상에서 죽고 나는 차례와 모든 보살의 수행하는 차례와 모든 중생의 마음으로 생각하는 차례와 삼세 여래의 성불하는 차례와 교묘한 방편으로 법문 말씀하는 차례를 알며, 앞 세상과 뒷 세상의 모든 겁이 이룩되고 망그러지는 이름의 차례도 알고, 교화를 받을 만한 중생을 따라서 도를 이루는 공덕과 장엄을 나타내며, 신통으로 법을 말하고 방편으로 조복하나니, 이것이 보살의 열 번째 태어나는 장이니라.
불자여, 만일 보살마하살이 이 열 가지 법을 닦아 익히고 증장하며 원만하게 성취하면, 능히 한 가지 장엄 속에 갖가지 장엄을 나타내며, 이렇게 모든 국토를 장엄하며, 모든 중생을 인도하고 깨우쳐서 오는 세월이 끝나도록 쉬지 아니하며, 모든 부처님 법 바다를 연설하며, 여러 가지 경계를 여러 가지로 성숙하여 한량없는 법을 차츰차츰 전하여 오며, 헤아릴 수 없는 부처님의 자재한 힘을 나타내어 모든 허공과 법계에 가득하며, 중생의 마음으로 행하는 바다에서 법륜을 굴리며, 모든 세계에서 성불함을 나타내되 항상 사이가 끊이지 아니하며, 말할 수 없이 청정한 음성으로 모든 법을 말하여 한량없는 곳에 머무르되 통달하여 걸림이 없으며, 온갖 법으로 도량을 장엄하고, 중생의 욕망과 이해하는 차별을 따라 성불함을 나타내고, 한량없는 깊은 법장을 열어 모든 세간을 교화하고 성취하느니라.”
이 때 람비니 숲 맡은 신이 이 뜻을 거듭 펴려고 부처님의 신통으로 시방을 관찰하고 게송을 말하였다.
가장 높고 때 없이 청정한 마음
부처님들 뵈옵기 싫은 줄 몰라
오는 세월 끝나도록 공양하고자
이는 지혜 밝은 이 태어나는 장.
삼세의 수없는 국토 가운데
살고 있는 중생들과 여러 부처님
제도하고 받드옵기 항상 원하니
부사의한 이들의 태어나는 장.
법 듣기 싫지 않고 관찰 좋아해
삼세에 두루하여 걸림없으며
몸과 마음 깨끗하기 허공 같나니
이는 명망 있는 이들의 태어나는 장.
마음은 자비 바다 항상 머물고
굳기로는 금강과 보배산 같아
온갖 가지 지혜문을 통달했으니
이는 가장 높은 이의 태어나는 장.
인자함이 모든 것에 두루 덮이고
묘한 행은 바라밀을 항상 더하여
법의 광명 삼라만상 두루 비추니
이는 용맹한 이의 태어나는 장.
법의 성품 통달하여 걸림이 없고
삼세 부처님들 가문에 나서
시방의 법계 바다 널리 드나니
이는 슬기 있는 이의 태어나는 장.
법의 몸 깨끗하고 마음 트이어
시방의 모든 국토 두루 나아가
부처님의 모든 힘 다 이루나니
헤아릴 수 없는 이 태어나는 장.
깊은 지혜 들어가 자재하였고
여러 가지 삼매도 다 끝났으며
온갖 지혜 진실한 문 다 보았으니
이는 참 몸 가진 생각 태어나는 장.
부처님의 모든 국토 잘 다스리고
중생 교화하는 법 닦아 이루어
여래의 자재한 힘 나타내나니
큰 이름 떨친 이가 태어나는 장.
오래부터 살바야 닦아 행하고
여래의 높은 지위 빨리 들어가
법계를 밝게 알아 걸림없나니
이는 여러 불자들이 태어나는 장.
“선남자여, 보살이 이 열 가지 법을 갖추고 여래의 가문에 태어나면 모든 세간의 청정한 광명이 되느니라. 선남자여, 나는 한량없이 오랜 겁으로부터 이 자재하게 태어나는 해탈문을 얻었노라.”
선재동자는 말하였다.
“거룩하신 이여, 이 해탈문의 경계는 어떠하오니까?”
신은 대답하였다.
“선남자여, 나는 먼저 발원하기를 '모든 보살이 태어날 적마다 다 친근하게 하여지이다. 비로자나 여래의 한량없이 태어나는 바다에 들어가지이다' 하였고, 이런 서원의 힘으로 이 세계의 염부제에 있는 람비니 숲 동산에 나서 '보살이 언제나 내려 오실는가' 하고 생각하였노라.
백 년을 지난 뒤에 세존이 도솔타천으로부터 내려오시는데, 그 때 이 숲 속에는 열 가지 상서가 나타났으니, 무엇이 열인가. 첫 번째는 이 동산의 땅이 홀연히 평탄해지고 구렁이나 등성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두 번째는 금강으로 땅이 되어 모든 보배로 장엄하고, 자갈과 가시덤불과 말뚝들이 없어졌다. 세 번째는 보배로 된 다라 나무가 줄을 지어 둘러서고 그 뿌리가 깊이 들어가 물 있는 짬에까지 이르렀다. 네 번째는 모든 향의 움이 돋고 향의 광이 나타났으며, 보배 향으로 된 나무가 수부룩하게 무성하여 모든 향기가 천상의 향기보다도 더 아름다웠다.
다섯 번째는 여러 묘한 화만과 보배 장엄거리가 줄지어 퍼져서 곳곳마다 가득하였다. 여섯 번째는 동산 안에 있는 나무에는 모두 마니보배 꽃이 저절로 피었다. 일곱 번째는 연못 속에는 자연히 꽃이 나는데, 땅 속에서 솟아올라서 물 위에 두루 덮였다. 여덟 번째는 이 숲 속에는 사바세계의 욕심 세계와 형상 세계에 있는 하늘·용·야차·건달바·아수라·가루라·긴나라·마후라가의 왕들이 모두 모여 와서 합장하고 있었다.
아홉 번째는 이 세계에 있는 하늘 여자와 내지 마후라가의 여자들이 모두 환희하여 여러 가지 공양거리를 받들고 필락차 나무를 향하여 공경하고 서 있었다. 열 번째는 시방의 모든 부처님 배꼽에서 '보살이 태어나는 자재한 등불이란 광명을 놓아 이 숲에 비추고, 낱낱 광명에서는 부처님이 태어나고 탄생하는 신통 변화와 보살들이 태어나는 공덕을 나타내었고, 또 여러 부처님의 가지가지 음성을 내었다. 이것이 이 숲 속의 열 가지 상서다.
이 상서가 나타날 때에 모든 천왕들은 보살이 내려오실 줄을 알았고, 나는 이 상서를 보고 한량없이 기뻐하였다. 선남자여, 마야부인이 가비라성에서 나와 이 숲에 들어올 때도, 열 가지 광명의 상서가 있어 중생들에게 법의 광명을 얻게 하였다.
무엇이 열인가. 이른바 모든 보배 꽃 광 광명, 보배 향 광 광명, 보배 연꽃이 피어 진실하고 묘한 음성을 연설하는 광명, 시방 보살이 처음으로 마음을 내는 광명, 모든 보살이 여러 지위에 들어가서 신통 변화를 나타내는 광명, 모든 보살이 바라밀의 원만한 지혜를 닦는 광명, 모든 보살이 중생을 교화하는 방편 지혜의 광명, 모든 보살이 법계를 증득하는 진실한 지혜의 광명, 모든 보살이 부처님의 자재하심을 얻어 태어나고 출가하여 정각을 이루는 광명이니, 이 열 가지 광명이 한량없는 중생들의 마음을 두루 비추느니라.
선남자여, 마야부인이 필락차 나무 아래 앉을 적에 다시 보살이 탄생하려는 열 가지 신통 변화를 나타내었느니라.
무엇이 열인가. 선남자여, 보살이 탄생하시려는 때에 욕심 세계의 하늘·천자·천녀와 형상 세계의 모든 하늘·용·야차·건달바·아수라·가루라·긴나라·마후라가와 그 권속들이 공양하기 위하여 구름같이 모여 왔고, 마야부인은 위엄과 덕이 썩 훌륭하여 여러 털구멍에서 광명을 놓아 삼천대천세계를 두루 비추어 막히는 데가 없었으며, 다른 광명들은 모두 나타나지 못하였고, 모든 중생의 번뇌와 나쁜 길의 고통을 말하였으니, 이것이 보살의 탄생하시려는 첫 번째의 신통 변화니라.
또 선남자여, 그 때에 마야부인의 복중에서 삼천대천세계의 모든 형상을 나타내었는데, 백억 염부제 안에 각각 나라가 있고 각각 숲 동산이 있어 이름이 같지 아니하였으며, 다 마야부인이 그 가운데 계시거든, 하늘 대중이 둘러 모셨으니, 보살이 장차 태어나시려 할 때의 부사의한 신통 변화를 나타내려는 것이다.
이것이 보살의 탄생하시려는 두 번째의 신통 변화니라.
또 선남자여, 마야부인의 모든 털구멍마다 여래께서 옛날 보살의 도를 수행할 적에 모든 부처님께 공경하고 공양하던 일과 부처님들의 법문 말씀하는 음성을 듣던 일을 나타내었느니라. 마치 밝은 거울이나 물 속에 허공과 해와 달과 별과 구름과 우레의 모양을 나타내듯이, 마야부인의 털구멍도 그와 같아서, 여래의 지난 세상 인연을 능히 나타내었으니, 이것이 보살의 탄생하시려는 세 번째의 신통 변화니라.
또 선남자여, 마야부인의 털구멍에는 여래께서 지난 세상 보살의 행을 닦을 적에 계시던 세계와 도시와 마을과 산과 숲과 강과 바다와 중생과 겁의 수효를 나타냈으며, 부처님이 세상에 나신 일과 깨끗한 국토에 들어가서 태어나는 일과 수명이 길고 짧음과 선지식을 의지하여 착한 법을 닦던 일과 모든 세계에서 태어날 적마다 마야부인이 어머니가 되시던 온갖 일이 모두 털구멍에 나타났으니, 이것이 보살의 탄생하시려는 네 번째의 신통 변화니라.
또 선남자여, 마야부인의 낱낱 털구멍마다 여래께서 지난 세상에 보살이 행을 닦으실 적에 나셨던 곳과 모습과 형상이 나타났으며, 의복과 음식과 괴롭고 즐거운 일이 낱낱이 나타나서 분명하게 볼 수 있었으니, 이것이 보살의 탄생하시려는 다섯 번째의 신통 변화니라.
또 선남자여, 마야부인의 털구멍마다 세존께서 지난 세상 보시하는 행을 닦을 적에 버리기 어려운 머리·눈·귀·코·입술·혀·치아·몸·손·발·피·살·힘줄·뼈와 아들·딸·아내·첩·도시·궁전·의복·영락·금·은·보화 따위의 안팎으로 모든 것을 버리던 일을 나타내었으며, 또 받는 이의 형상과 음성과 처소까지 보였으니, 이것이 보살의 탄생하시려는 여섯 번째의 신통 변화니라.
또 선남자여, 마야부인이 이 동산에 들어올 적에 이 숲에는 지난 세상의 부처님들이 모태에 드실 때의 국토·동산·의복·화만·바르는 향·가루향·번기·당기·깃발·일산과 모든 보배로 장엄한 것이 모두 나타났고, 풍류와 노래와 아름다운 음성을 모든 중생들이 다 듣고 보게 되었으니, 이것이 보살의 탄생하시려는 때의 일곱 번째 신통 변화니라.
또 선남자여, 마야부인이 이 동산에 들어올 적에 그 몸으로부터 보살이 거주하는 마니보배로 된 궁전과 누각을 내었는데, 모든 하늘·용·야차·건달바·아수라·가루라·긴나라·마후라가나 사람 왕의 거처하는 데보다 뛰어났으며, 보배 그물을 위에 덮고 묘한 향기가 두루 풍기며, 여러 보배로 장엄하여 안팎이 청정하고 제각기 달라서 서로 섞이지 않고 람비니 동산에 두루 가득하였으니, 이것이 보살의 탄생하시려는 때의 여덟 번째 신통 변화니라.
또 선남자여, 마야부인이 이 동산에 들어올 적에 그 몸에서 열 곱 말할 수 없는 백천억 나유타 세계의 티끌 수 보살을 내었는데, 그 보살들의 형상과 용모와 잘생긴 모습과 광명과 나아가고 멈추는 위의와 신통과 권속들이 모두 비로자나보살과 다르지 않았으며, 다 한꺼번에 여래를 찬탄하였으니, 이것이 보살의 탄생하시려는 때의 아홉 번째 신통 변화니라.
또 선남자여, 마야부인이 보살을 탄생하려 할 때에, 문득 그 앞에 금강의 짬으로부터 큰 연꽃이 솟아났으니, 이름은 온갖 보배로 장엄한 광이며, 금강으로 줄기가 되고 여러 보배로 꽃술이 되고 여의 보배로 꽃판이 되었다. 열 세계의 티끌 수 잎은 모두 마니로 되었고 보배 그물·보배 일산이 위에 덮였는데, 모든 천왕들이 함께 받들었고, 모든 용왕은 향 비를 내리고, 모든 야차왕은 공경하며 둘러싸고 하늘 꽃을 흩고, 모든 건달바왕은 아름다운 음성으로 지난 세상에 보살이 부처님께 공양하던 공덕을 찬탄하고, 모든 아수라왕은 교만한 마음을 버리고 머리를 조아려 경례하고, 모든 가루라왕은 보배 번기를 드리워 허공에 가득하고, 모든 긴나라왕은 환희하여 앙모하면서 보살의 공덕을 노래하며 찬탄하고, 모든 마후라가왕은 모두 환희하여 노래하고 찬탄하며 모든 보배 장엄 구름을 비내렸으니, 이것이 보살의 탄생하시려는 때의 열 번째 신통 변화니라.
선남자여, 람비니 동산에서 이 열 가지 모양이 나타난 뒤에 보살의 몸이 탄생하시니, 마치 공중에 찬란한 해가 뜨는 듯, 높은 산 위에서 좋은 구름이 일어나는 듯, 여러 겹 쌓인 구름 속에 번개가 비치는 듯, 어두운 밤에 횃불을 밝히는 듯이, 보살이 어머니의 옆구리로 나시는 모습과 광명도 그와 같았다.
선남자여, 보살이 그 때에 비록 처음으로 나심을 나타내었지만 모든 법이 꿈과 같고 눈어리 같고 그림자 같고 영상과 같아서 오는 것도 없고 가는 것도 없고 나지도 않고 멸하지도 않는 것임을 이미 통달하였느니라.
선남자여, 부처님이 이 사천하의 염부제에 있는 람비니 동산에서 처음으로 탄생하시면서 가지가지 신통 변화가 나타나는 것을 내가 보는 동시에, 여래께서 삼천대천세계의 백억 사천하의 염부제에 있는 람비니 동산에서 처음으로 탄생하시면서 가지가지 신통 변화를 나타내는 것도 보았고, 또 삼천대천세계의 낱낱 티끌 속에 있는 한량없는 세계에서도 그러함을 보았고, 또 백 부처님 세계, 천 부처님 세계와 내지 시방 모든 세계의 낱낱 티끌 속에 있는 한량없는 세계에서와 같이, 모든 부처님 세계에도 다 여래께서 탄생하시면서 가지가지 신통 변화를 나타내는 것을 보았나니, 이와 같이 잠깐잠깐도 항상 끊어지지 아니하였느니라.”
이 때 선재동자는 저 신에게 말하였다.
“큰 천신께서 이 해탈을 얻은 지는 얼마나 오래였나이까?”
신이 대답하였다.
“선남자여, 지나간 옛적 일억 세계의 티끌 수 겁을 지내고, 또 그만한 겁 전에 세계가 있었으니 이름이 두루한 보배요, 겁의 이름은 즐거움이었는데, 80나유타 부처님이 그 속에서 나시었느니라. 첫 부처님의 이름은 자재공덕당으로서 열 가지 호가 구족하였고, 그 세계에 묘한 빛 장엄이란 사천하가 있었느니라.
그 사천하의 염부제에 한 나라가 있으니 이름은 수미장엄당이요, 그 나라의 왕은 이름이 보배 불꽃 눈이며, 그 왕의 부인은 기쁜 빛이었느니라. 선남자여, 이 세계에서는 마야부인이 비로자나여래의 어머니가 되는 것처럼 저 세계에서는 기쁜 빛 부인이 첫 부처님의 어머니가 되었느니라.
선남자여, 그 기쁜 빛 부인이 보살을 탄생하려는 때에 20억 나유타 채녀들과 함께 금꽃 동산에 나아갔는데, 동산에 누각이 있으니 이름이 묘한 보배 봉우리요, 그 곁에 나무가 있으니 이름이 온갖 것 보시라, 기쁜 빛 부인이 그 나뭇가지를 더위잡고 보살을 낳으니, 여러 천왕들이 향수로써 목욕시켰다.
그 때 깨끗한 빛이란 유모가 그 곁에 있었는데, 천왕들이 보살을 목욕을 시키고는 유모에게 주었고, 유모는 보살을 받들고 매우 기뻐하면서 보살의 넓은 눈 삼매를 얻었다. 이 삼매를 얻고는 시방의 한량없는 여러 부처님을 뵈옵고 다시 보살이 여러 곳에서 일부러 태어나는 자재한 해탈을 얻었는데, 처음 태에 드는 의식이 걸림없이 빠른 것같이 하였고, 이 해탈을 얻은 연고로 모든 부처님들이 본래 서원한 힘으로 자재하게 태어나는 것을 보기도 그와 같이 하였다.
선남자여, 어떻게 생각하느냐. 그 유모는 다른 이가 아니라, 내 몸이었느니라.
나는 그 때부터 잠깐잠깐마다 비로자나불이 보살로 태어나는 바다와 중생을 조복하는 자재한 신통을 보았으며, 비로자나불이 본래의 서원한 힘으로 잠깐잠깐마다 이 삼천대천세계와 내지 시방 모든 세계의 티끌 속에서 보살로 태어나면서 신통 변화를 나타냄을 보는 것처럼, 모든 부처님도 그와 같이 보고, 공경하고 받자와 섬기면서 공양하고, 말씀하시는 법을 듣고 말씀하신 대로 수행하였노라.”
이 때 룸비니숲 신이 이 해탈의 뜻을 거듭 펴려고 부처님의 신통한 힘을 받들어 시방을 관찰하고 게송을 말하였다.
불자여, 그대가 물은
부처님의 깊은 경지를
내가 이제 그 인연 말하리니
그대여, 자세히 들으라.
일억 세계 티끌 수 겁 전에
즐거움이란 겁이 있으니
팔십 나유타 여래께서
그 세상에 나시었는데
그 첫 부처님이
자재공덕당이시니
나는 금꽃 동산에서
그가 탄생하심을 보았소.
나는 그 때 유모로서
지혜 있고 총명했는데
천왕들이 금빛 보살을
나에게 주었소.
나는 빨리 받잡고
살폈으나 정수리는 볼 수 없고
잘생긴 모습 모두 원만하여
낱낱이 끝 닿은 데 없었소.
때 없이 깨끗한 몸
거룩한 모습으로 장엄했으니
마치보배로 된 형상처럼
보고 스스로 기뻐하였소.
그 공덕 생각하니
모든 복 바다 빨리 더할 듯
이 신통한 일을 보고
큰 보리심 내어
부처의 공덕 구하고
큰 서원 넓히었으며
모든 세계 깨끗이 장엄
삼악도를 없애 제했소.
시방의 모든 국토에서
수없는 부처님 공양하며
본래의 서원 닦아 행하여
중생들의 고통 건져 주려고
나는 그 부처님에게
법문 듣고 해탈 얻어
일억 세계의 티끌 수처럼
한량없는 겁에 행을 닦았소.
그런 겁 동안 많은 부처님
나는 모두 공양하고
그의 바른 법 보호하여
이 해탈 바다 깨끗이 하고
나는 잠깐 동안에
세계의 티끌 속에 계시는
낱낱 여래께서 깨끗케 한
세계 바다를 보니
그 세계마다 부처님 계셔
동산에서 탄생하시며
부사의하고 광대한
신통을 제각기 나투었소.
어떤 헤아릴 수 없는
억만 세계의 여러 보살들
천궁에 계시면서
부처의 보리 증득하려고
한량없는 세계 바다에서
부처님들 탄생하시고
대중에 둘러싸여 설법하심을
여기서 모두 보았소.
나는 잠깐 동안에
억만 세계의 티끌 수 보살들
출가하여 도량에서
부처님 경계 나타냄을 보고
나는 또 세계의 티끌 속에서
한량없는 부처님 성도하시고
여러 가지 방편으로
괴로운 중생을 건지심 보고
모든 티끌 속에서
부처님들 법륜 굴리며
그지없는 음성으로
감로법을 비내리며
티끌 수 같은 억천 겁
낱낱 세계의 티끌 속에서
부처님이 열반에 드심을
나는 또 모두 보았소.
이렇게 한량없는 세계에
여래께서 탄생하는 대로
나는 몸을 나누어
그 앞에 공양하였고
부사의한 세계 바다
한량없는 길 각각 다른데
나는 그 앞에 나타나
큰 법 비를 내렸소.
불자여, 나는
이 부사의한 해탈문을
한량없는 겁에 말하여도
다하지 못할 줄을 아소.
“선남자여, 나는 다만 이 보살의 한량없는 겁, 모든 곳에서 가득히 태어나는 자재한 해탈을 알거니와 저 보살마하살들이 능히 잠깐 동안으로 여러 겁을 삼으며 온갖 법을 관찰하고, 좋은 방편으로 일부러 태어나서 모든 부처님께 공양하며, 모든 불법을 끝까지 통달하고 모든 길에 태어나서 여러 부처님 앞에서 연꽃 자리에 앉으며, 중생을 제도할 시기를 알고는 일부러 태어나서 방편으로 조복하며, 여러 세계에서 신통 변화를 나타내되 그림자와 같이 그 앞에 나타나는 일이야 내가 어떻게 알며 그 공덕의 행을 말하겠는가.
선남자여, 이 가비라성 중에 석가 아씨가 있으니 이름이 구파라. 그대는 그에게 가서 보살이 어떻게 나고 죽는 속에서 중생을 교화하느냐고 물으라.”
선재동자는 그의 발에 엎드려 절하고 수없이 돌고 은근하게 우러러보면서 하직하고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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