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량수경 5. 극락왕생을 위한다면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아난아, 저 극락세계에 왕생하는 중생들은 모두 반드시 성불이 결정된 정정취(正定聚)에 머물게 되느니라. 그 까닭은 극락에서는 성불하는 데 잘못 결정된 사정취(邪定聚)나 성불이 결정된 바 없는 부정취(不定聚)가 없기 때문이니라. 그리하여 항하강 모래 수만큼이나 무수한 시방세계의 여러 부처님들도 모두 한결같이 무량수불의 위신력과 공덕이 불가사의함을 찬탄하시느니라.
그런데 어떤 중생이라도 그 명호를 듣고 신심을 내어 환희하는 마음을 일으키거나 내지는 한생각만이라도 지극한 마음으로 회향하여 그 국토에 태어나기를 발원한다면 곧 왕생하여 불퇴전(不退轉)의 지위에 머물게 되느니라. 다만 5역죄(逆罪)를 저지른 자와 정법을 비방하는 자는 제외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시방세계에 있는 여러 천신과 인간들로서 지극한 마음으로 그 나라에 태어나기를 원하는 데 무릇 세 가지 무리가 있느니라. 그 중에서 상배자(上輩者)란 출가하여 욕심을 버리고 사문이 되고 보리심을 일으켜 오로지 한결같은 마음으로 무량수불을 염하며 여러 가지 공덕을 쌓아 극락세계에 왕생하기를 원하는 사람들이니라. 이들 중생이 임종할 때는 무량수불께서 여러 대중들과 함께 그 사람의 앞에 나투시느니라. 그는 곧바로 그 부처님을 따라서 극락국토에 왕생하여 문득 7보로 된 꽃 가운데 자연히 화생(化生)하여 불퇴전의 지위에 머물게 되고 지혜를 갖추고 용맹하게 되고 신통력이 자재하게 되느니라.
그런 까닭에 아난아, 어떤 중생으로서 지금 세상에서 무량수불을 친견하고자 원하는 자는 마땅히 위없는 보리(無上菩提)의 마음을 일으켜 공덕을 닦고 그 국토에 태어나기를 원해야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그 중에서 중배자(中輩者)란 시방세계에 있는 여러 천신과 인간들로서 지극한 마음으로 그 나라에 태어나기를 원하여 비록 사문이 되어서 큰 공덕을 쌓지 못하였지만, 마땅히 위없는 보리심을 일으켜 오로지 한결같은 마음으로 무량수불을 염하는 자이니라. 그리고 다소라도 선을 닦고, 계율을 받들어 지키며, 탑과 불상을 세우고 조성하며, 사문에게 밥과 음식을 공양하고, 부처님전에 비단 일산을 바치고, 등불을 밝히고, 꽃을 흩고 향을 사르느니라.
이와 같이 그 공덕을 회향하고 극락세계에 태어나기를 원한다면, 그 사람이 임종할 때는 무량수불께서 화신으로 그 모습을 나투시는데, 그 광명과 상호가 구족되어 실제의 부처님과 같은 모습으로 여러 대중들과 함께 그 사람의 앞에 나타나시느니라. 그러면 그는 곧바로 화현하신 부처님을 따라서 극락국에 왕생하여 불퇴전의 지위에 머물게 되니, 그 공덕과 지혜는 상배자 다음으로 수승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그 중에서 하배자(下輩者)란 시방세계에 있는 여러 천신과 인간들로서 지극한 마음으로 그 나라에 태어나기를 원한다면, 설령 온갖 공덕을 짓지 못하였지만, 마땅히 위없는 보리심을 일으키고 오로지 한결같은 마음으로 단 10념(念)만이라도 무량수불을 염하면서 그 국토에 태어나기를 원해야 하느니라.
혹은 심오한 법을 듣고 환희심으로 믿고 즐거워하여 의혹을 일으키지 않으며, 한 생각만이라도 저 무량수불을 생각하여 지극한 마음으로 그 국토에 태어나기를 원하는 사람들이니라. 이 사람이 임종할 때에 꿈결에서 부처님을 뵙고 왕생하게 되며, 그 공덕과 지혜는 중배자 다음으로 수승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아난아, 무량수불의 위신력은 한량이 없어서 시방세계의 한량없이 많은 모든 부처님들께서 칭송하지 않고 찬탄하지 않으시는 분이 없느니라. 저 동방에 있는 항하의 모래알처럼 많은 불국토에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여러 보살들이 모두 무량수불께서 계신 곳에 와서 뵙고 공경하고 공양하느니라. 그리고 모든 보살들과 성문 대중들은 무량수불께서 말씀하시는 가르침을 듣고서 널리 중생을 교화하느니라. 남방과 서방과 북방과 그 사이의 방향인 4유(維)와 상하 역시 그와 같으니라.”
그 때에 세존께서 게송을 읊으며 말씀하셨다.
동방에 있는 여러 불국토는
그 수효는 항하의 모래알처럼 많네.
그 국토의 보살들이
무량수불을 친견하네.
남방과 서방과 북방과 4유와
위쪽과 아래쪽도 그러하네.
그 국토의 보살들이
무량수불을 친견하네.
일체의 여러 보살들이
하늘의 미묘한 꽃과 향과 보배와
한량없는 하늘 옷을 가지고 와서
무량수불께 공양 올리네.
모두가 천상의 음악을 연주하고
온화하고 아름다운 노래 불러
가장 수승하고 존귀하신 부처님을 찬탄하며
무량수불께 공양 올리네.
신통과 지혜 모두 통달하여
깊은 법문에 들어 노닐면서
공덕장(功德藏)을 구족하니
미묘한 지혜는 비길 자 없네.
지혜의 태양이 세상을 비추고
생사의 구름을 없애 주니
보살들이 공경하여 세 번 돌고
위없이 부처님께 머리 숙여 예배하네.
장엄하고 청정한 국토를 보니
미묘하여 감히 생각하고 헤아리기 어려워
무상심을 발하는 인연으로
우리 국토도 그와 같이 되길 발원하네.
그 때에 무량수불 아미타불께서
기쁜 얼굴로 은은한 미소를 지으시니
입으로부터 무량한 광명이 나와서
시방세계에 두루 비추네.
그 광명 돌아서 몸을 감싸고
세 번 돌고 다시 정수리로 들어가나니
일체의 천인 대중들
뛰고 솟으며 모두 함께 환희하네.
그때 관세음보살이
옷깃 여미고 머리 숙여 여쭙기를
부처님께서 무슨 일로 미소지으시나이까?
바라옵나니 그 뜻을 설해 주소서.
우레와 같은 우렁찬 범음성(梵音聲)이여
여덟 가지 미묘한 소리로 널리 울려
마땅히 보살에게 수기를 줄 것이니
이 말을 잘 명심하여라.
시방세계에 모인 저 보살들
내가 그들의 원하는 바를 모두 알고 있으니
지성으로 장엄하고 청정한 국토 발원하면
반드시 기별을 받아 미래에 부처 이루리라.
일체의 법이 꿈과 같고 허깨비와 같으며
메아리와 같은 줄 밝게 깨닫고
온갖 미묘한 원을 만족시키면
반드시 그와 같은 국토를 이루리라.
법은 번개와 그림자 같음을 깨닫고
끝까지 보살도 닦아 행하여
여러 가지 공덕 두루 갖추고
반드시 기별을 받아 마땅히 성불하리라.
모든 법의 성품이 공하며
또한 무아임을 통달하여
오로지 청정한 불국토를 구하면
반드시 그러한 국토를 이루리라.
여러 부처님께서 보살에게 말씀하시니
안양국(安養國)의 부처님을 친견하고
법문 듣고 즐거이 받아 행하면
청정한 저 국토 하루 속히 얻으리라.
장엄하고 청정한 국토에 이르면
문득 재빠르게 신통력을 두루 갖추고
반드시 무량수불께 기별 받아서
위없는 깨달음 성취하리라.
저 부처님 본원력으로 말미암아
그 이름만 듣고도 왕생하길 원하는 자는
모두 다 빠짐없이 그 국토에 이르러
저절로 불퇴전(不退轉)의 지위에 오르리.
보살들이 지극한 원을 세워
자신의 국토도 안양국과 다를 바가 없기를 원하며
일체 중생을 제도하려 한다면
그 이름 시방세계에 두루 떨치리라.
수많은 부처님 받들어 섬기고
두루 여러 국토를 날아다니며
공경하고 환희하며 나아갔다가
되돌아서 안양국에 돌아오리라.
전생에 착한 공덕 못 쌓은 이는
이 경의 가르침 들을 길 없으며
청정하게 계율을 지키는 자라야
부처님 바른 법문 들을 수 있네.
일찍이 부처님을 친견한 이는
곧바로 능히 이 일을 믿고
겸손하고 공경하여 듣고 받들어 실천하고
뛰고 솟으며 크게 환희한다네.
교만하고 삿되고 게으른 자는
이 법 만나도 믿기가 어렵고
과거세에 여러 부처님을 친견했던 이는
즐거이 이러한 가르침을 듣는다.
성문 또는 보살이라도
능히 부처님의 거룩한 마음 다 알지 못하네.
비유하면 태어나면서부터 눈먼 자가
길을 가며 사람들을 인도하려 하는 것과 같네.
여래의 크신 지혜의 바다는
깊고 넓어서 그 끝이 없으니
성문이나 보살로서 헤아릴 수 없으며
오로지 부처님만이 홀로 명료히 아시네.
가령 모든 사람들이
모두 부처님의 도를 구족하여 얻고
청정한 지혜로 본래 공함을 깨닫고
억 겁 동안 부처님의 지혜를 사유하고
있는 힘 다해 끝까지 강설하여도
목숨이 다하도록 오히려 알지 못하니
부처님의 지혜는 한량이 없어
이와 같이 청정함에 도달하리라.
이 목숨 오래 살기 매우 어렵고
부처님 만나 뵙기 더욱 어려우며
사람으로 믿음과 지혜를 갖추기도 어려우니
좋은 법문 들었다면 힘써 정진하라.
법문을 듣고서 절대 잊지 않으며
친견하고 공경하여 큰 경사 얻으면
그는 바로 나의 선한 친구이니
그런 까닭에 마땅히 발심하여라.
설령 세계를 가득 채우는 불이라도
반드시 뚫고 나아가 불법을 들으면
마침내 부처님 도를 이루어
생사를 헤매는 중생들 제도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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