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 현덕 - 똑똑함을 경계하고 대도를 따른다
옛부터 훌륭하게 도를 행했던 사람들은
백성들을 똑똑하게 하지않고 오히려 우직하도록 하니,
백성을 다스리기 어려운 것은 아는 것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지략으로 나라를 다스리면 나라의 역적이 되고,
지략으로 나라를 다스리지 않으면 흥복이 된다.
이러한 두 가지를 알아야 도의 방식에 부합하니
항상 도의 방식에 맞추어 아는 것을 바로 현덕이라 한다.
현덕은 깊고도 아득한지라
천지만물과 더불어 함께하니,
거스르는 듯하여도
나중에는 결국 대도를 따른다.
66. 겸하 - 겸허히 낮추기에 다투지 않는다
강과 바다가 온갖 골짜기를 거느릴 수 있는 까닭은
자신을 선하게 낮추기 때문이니,
그렇기에 온갖 골짜기의 왕이 될 수 있다.
그러므로 성인은
백성의 위에 있어도 언사는 겸하해야 하고,
백성의 앞에 있어도 몸은 뒤로 물려야 한다.
그러므로 성인은
위에 있어도 백성들은 무거운 줄 모르고
앞에 있어도 백성들은 방해받지 않으니,
그렇기에 천하가 기꺼이 추천하면서도 싫어하지 않는다.
다투지 않기때문에 천하에 성인과 다툴 이가 없다.
67. 불초 - 불초함에도 인자함과 검소함과 겸허함을 갖춘다
천하의 모두가 나의 도가 크다고 하지만,
도를 흉내 낸 것이라 부족하기 짝이 없다.
크기만 할뿐이라 불초하니,
여지껏 ‘도’를 닮아보려 했는데, 정말 미미할 뿐이구나!
〔다행히 〕
내가 가진 세 가지 보배가 지키고 도와주니,
첫째 인자함이요
둘째 검소함이요
셋째 구태여 세상을 앞서려 하지 않음이다.
인자하기 때문에 과감할 수 있고,
검소하기 때문에 도와줄 수 있고,
굳이 세상을 앞서려 하지 않기 때문에 근기를 키울 수 있다.
요즘 사람들은
인자하지 않으면서 용맹하려 하며
검소하지 않으면서 도와주려 하며
뒤따르지 않으면서 앞장서려 하니
죽음밖에 없다.
‘자비’란
자비로써 싸우면 승리하고
자비로써 지키면 견고해진다.
하늘도 누군가 도우려 할 때
자비로써 지켜주는 것이다.
68. 스스로 낮추기에 천하와 다투지 않는다
뛰어난 선비는 사납지 않고
뛰어난 전사는 화내지 않고
뛰어난 승자는 맞붙지 않고
사람 쓰는데 뛰어난 자는 스스로를 낮출 줄 안다.
이것이 바로 다투지 않는 덕이며,
이것이 바로 남을 부리는 힘이며,
이것이 바로 천도에 걸맞다 하니,
옛부터 내려온 지극한 이치이다.
69. 전쟁을 슬퍼하며 진중하기에 승리한다
병사를 쓸 때 이런 말이 있다.
나는 굳이 주도하려 하지 않고 손님처럼 수동적으로 임하며,
굳이 한치 전진하지 않고 한척 물러선다.
이것이 일러
걷지 않고도 나아가고
팔이 없어도 소매를 걷어붙이고
적이 없이도 깨부수고
무기 없어도 집어든다고 한다.
적을 가벼이 여기는 것보다 더 큰 재앙은 없으니,
적을 가벼이 여기는 것은 나의 보물을 잃을 조짐이다.
그러므로 거병하여 서로 맞붙더라도
전쟁의 비애를 알아 진중히 임하는 자가 승리한다.
70. 성인은 알아보기 힘들다
내가 하는 말은 정말 알기 쉽고, 정말 행하기 쉬운데도
세상 누구도 알지 못하고, 행하지 못한다.
말에는 핵심이 있고, 일에는 통솔자가 있거늘
대게 이런 이치를 모르니 나를 모르는 것이다.
나를 아는 이가 드물기에 나를 따르는 이도 희귀하다.
그러하니 성인이란
거친 삼베옷을 걸치고 옥구슬을 품고 있는 셈이다.
71. 부지지병 - 모르는 것을 모르기에 병통이다
모른다는 것을 아는 것이 최상이며
무엇을 아는지 모르는 것은 병통이다.
보통 병을 병으로 알기만 하면 병통이라 하지 않는다.
성인도 병통이 없다함은 병이 병인줄 알기 때문이다.
그런 까닭에 성인에게는 병통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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