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 수기를 청하다
1
이때, 아난과 라후라가 이런 생각을 하였다.
「우리들도 만일 이런 수기를 받게 되면 얼마나 좋을까.」
그들은 곧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 앞에 나아가 머리를 숙여 발을 받들어 예배하고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도 저 사리불이나 가섭과 같은 경지에 갈 자격이 있을 듯 하나이다. 저희들은 부처님의 제자가 되어 지금까지 오랫동안 가르침을 받아 왔으므로 그러한 경지에 갈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나이다. 저희들이 부처님께 깊이 귀의해 있음을 모든 세간의 하늘과 사람과 아수라까지도 보고 잘 알고 있나이다.
아난은 항상 시자가 되어 부처님을 모시면서 부처님께서 설하신 많은 가르침을 잘 기억하고 수호해서 후세에 전해지도록 노력해왔고 라후라는 부처님의 아들이오니, 부처님께서 저희들에게 위없이 높고 바른 깨달음의 수기를 주신다면 저희들의 오랫동안 바라던 소원이 이루어 질 것이요 다른 사람들의 소망도 또한 만족하오리다.”
2
이때, 배우는 이 다 배운 이 성문제자 이천 명이 다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쪽 어깨를 걷어 올리고 부처님 앞에 나아가 일심으로 합장하고 부처님을 우러러보면서 “저희들도 아난과 라후라의 소원과 같나이다.”하고 한쪽에 물러나 서 있었다.
2장 수기를 받다
1
이때,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시었다.
“너는 오는 세상에 부처를 이룰 것이니, 그 이름은 산해혜자재통왕여래·응공·정변지·명행족·선서·세간해·무상사·조어장부·천인사·불세존이리라.
육십이억의 많은 부처님께 공양하고 그 부처님의 가르치심을 후세에 전하는데 노력하면 너는 부처님과 같은 지혜를 갖추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십천만억 항하의 모래수와 같이 많은 보살들을 교화하여 그 많은 사람들이 다 부처님과 같은 지혜를 갖추게 하리라.
그 나라의 이름은 상립승번이요, 그 국토는 맑고 깨끗하여 유리로 땅이 되며 겁의 이름은 묘음변만이리라. 그 부처님의 수명은 한량없는 천만억 아승지 겁이니, 만일 어떤 사람이 천만억 무량 아승지 겁 동안에 산수로 계산하여도 능히 알 수 없으리라. 그 부처님의 가르치심이 올바르게 행해지는 정법이 세상에 머물기는 부처님 수명의 두 배가 되고, 그 가르치심이 전해지고 수행되는 상법은 전법의 두 배를 세상에 머무리라.
아난아, 이 산해혜자재통왕 부처님은 시방세계의 한량없는 천만억 항하의 모래수와 같은 여러 부처님들께서 함께 그 공덕을 찬탄하고 칭찬하시리라.”
이때, 부처님께서는 이 뜻을 거듭 널리 펴시려고 게송으로 말씀하시었다.
나는지금 여기모인 대중에게 말하노라
나의제자 아난은 부처님법 받들어서
여러부처 공양하고 그후정각 이루리니
부처님의 그이름은 산해혜자재통왕불
그부처님 국토항상 깨끗하고 고요하며
나라이름 상립승번 모든보살 교화하니
그수효는 한량없어 항하강의 모래같네
훌륭하신 그부처님 크신위덕 아름답고
높으신 그이름이 시방세계 널리퍼져
끝없이 누리시는 부처님의 그수명은
불쌍하고 어리석은 중생들을 위함이니
정법세상 머물기는 부처수명 곱절이고
상법세상 머물기는 다시정법 두곱이라
항하강의 모래같은 한량없는 여러중생
이부처님 법안에서 성불인연 심으리라
2
이때, 대중 가운데 있던 새로 발심한 보살 팔천 인이 이러한 생각을 하였다.
「우리들은 큰 보살들도 수기 받았다는 말을 아직 듣지 못하였는데 무슨 인연으로 여러 성문들이 이와 같은 훌륭한 수기를 받는가.」
3
이때, 세존께서 여러 보살들의 마음에 생각하는 바를 아시고 그들에게 말씀하시었다.
“여러 선남자들아, 내가 아난과 함께 공왕부처님 계신 곳에 있을 때 위없이 높고 바른 완전한 깨달음을 얻으려는 마음을 동시에 내었느니라. 아난은 많이 듣기를 좋아하였고, 나는 부지런히 정진하였으므로, 나는 이미 깨달아서 부처님의 지혜를 이루었고, 아난은 나의 법을 받들어 지키며 또 장차 오는 세상의 여러 부처님 법을 받들어 지켜서 많은 보살들을 교화하여 성취시키리라. 그의 본래 서원이 이와 같으므로 이런 수기를 받은 것이니라.”
4
아난이 부처님 앞에서 자기의 수기 주심과 그 국토의 장엄함을 친히 듣고 소원하던 바가 만족되고 마음이 크게 기쁘고 즐거워서 전에 없던 귀중함을 얻었다.
이때, 과거의 한량없는 천만억 여러 부처님의 법장을 기억하고 생각해내니 통달하여 막힘이 없고 걸림없는 것이 이제 막 듣는 것과 같으며 또 본래의 서원도 알게 되었다.
이때, 아난이 게송으로 말하였다.
거룩하고 높은세존 보기드문 분이시라
지난세상 한량없는 부처님의 크신법을
오늘듣는 바와같이 생각하게 해주시니
나는이제 의심풀려 부처님도 편히들어
방편으로 시자되어 모든불법 보호하리
5
그때, 부처님께서 라후라에게 말씀하시었다.
“너는 오는 세상에 반드시 성불하리니, 그 이름은 도칠보화여래·응공·정변지·명행족·선서·세간해·무상사·조어장부·천인사·불세존이리라. 마땅히 시방세계의 가는 티끌과 같이 많은 부처님께 공양하고 항상 여러 부처님의 장자가 되어 지금과 같으리라.
이 도칠보화 부처님의 국토는 아름답게 꾸며지고 수명의 겁 수와 교화하는 제자와 정법과 상법이 산해혜자재통왕여래와 같으며 또한 이 부처님의 장자가 되리니, 이런 수행을 거친 뒤에 반드시 위없이 높고 바른 깨달음을 얻을 것이니라.”
이때, 세존께서 이 뜻을 거듭 펴시려고 게송으로 말씀하시었다.
내가태자 였을적에 라후라는 나의장자
내가이제 성불하니 법을받아 아들되네
미래오는 세상에서 한량없는 무량억의
부처님을 친히뵙고 그부처님 장자되어
일심으로 정성다해 부처님법 구하리니
라후라가 행한밀행 내가오직 아느니라
지금나의 장자되어 중생에게 보이나니
억천만의 무량공덕 헤아릴수 없지마는
부처님법 편히들어 높은도를 구하니라
6
이때, 세존께서 배우는 이와 다 배운 이 이천 사람을 보니 그 뜻이 부드럽고 고요하고 청정하여 일심으로 부처님을 우러러보는지라,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시었다.
“아난아, 너는 이 배우는 이와 다 배운 이 이천 명을 보느냐.”
“예, 이미 보았나이다.”
“아난아, 이 모든 사람들은 오십 세계의 가는 티끌과 같은 수의 부처님을 공양하고 공경하고 존중하며 법장을 받들어 지키다가 나중에 시방세계에서 한꺼번에 부처님이 되리니, 이름이 모두 같아서 보상여래·응공·정변지·명행족·선서·세간해·무상사·조어장부·천인사·불세존이리라. 그 부처님의 수명은 일 겁이요, 국토의 장엄과 성문과 보살과 정법과 상법이 다 같으리라.”
이때, 세존께서 이 뜻을 거듭 펴시려고 게송으로 말씀하시었다.
내앞에서 법을듣는 배우는이 다배운이
이천명의 성문들은 큰수기를 모두받아
미래오는 세상에서 부처님을 이루리니
한량없는 많은부처 찾아뵙고 공양하며
그부처님 깊은법장 받들어서 지키다가
그런후에 반드시 깨달음을 성취하리
그부처님 시방국토 모두다가 같은이름
그도량에 같이앉아 높은지혜 얻으리니
그들이름 보상이요 국토제자 정법상법
모두다들 똑같아서 다름하나 없으리라
여러가지 신통으로 시방중생 제도하니
높은이름 널리퍼져 열반으로 점점드네
7
이때, 배우는 이와 다 배운 이 이천 명이 부처님께서 수기 주심을 듣고 뛸듯이 기뻐하며 게송으로 말하였다.
부처님의 참지혜는 밝고환한 등불이라
수기주는 그음성을 저희들이 이제듣고
기쁜마음 충만하고 즐거움이 가득하여
감로수를 마신듯이 시원하고 상쾌하네
<수학무학인기품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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