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 세존께서 광명을 놓아 보살을 부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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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아름다운 몸매인 머리 정수리에서 육계광명을 놓으시고, 또한 눈썹 사이의 흰 터럭 끝에서도 밝은 광명을 놓으시어 동방 백팔만억 나유타 항하 모래수와 같은 여러 부처님의 세계를 두루 비추시었다.
이 많은 수의 세계를 지나가서 다시 한 세계가 있으니 그 이름이 정광장엄이요, 그 나라에 부처님이 계시니 이름이 정화수왕지여래·응공·정변지·명행족·선서·세간해·무상사·조어장부·천인사·불세존이시라. 한량없고 가이없는 보살대중에게 둘러싸여 공경을 받으시면서 그들을 위하여 법을 설하시는데, 석가모니 부처님 눈썹 사이의 백호광명이 그 국토를 두루 비추시었다.
2장 묘음보살이 먼 곳에서 응하다
1
이때, 일체정광장엄국토 가운데 한 보살이 있으니 이름이 묘음이라. 오랜 옛날부터 많은 덕의 근본을 심어서 한량없는 백천만억의 여러 부처님을 공양하고 친근하여 매우 깊은 지혜를 성취하였고, 묘당상삼매·법화삼매·정덕삼매·수왕희삼매·무연삼매·지인삼매·해일체중생어언삼매·집일체공덕삼매·청정삼매·신통유희삼매·혜거삼매·장엄왕삼매·정광명삼매·정장삼매·불공삼매·일선삼매 등의 이와 같은 백천만억 항하의 모래수와 같은 여러 큰 삼매를 얻었다.
2
석가모니 부처님의 밝은 광명이 그 몸을 비추시니 묘음보살은 곧 정화수왕지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제가 반드시 사바세계에 가서 석가모니 부처님께 예배하고 친근하고 공양하고, 문수사리법왕자보살과 약왕보살과 용시보살과 수왕화보살과 상행의보살과 장엄왕보살과 약상보살을 만나보겠나이다.”
이때, 정화수왕지 부처님께서 묘음보살에게 말씀하시었다.
“너는 저 국토를 업신여기거나 하열하다고 생각하지 말라. 선남자야, 저 사바세계는 높은 곳과 낮은 곳이 있어 땅이 평탄하지 않고 흙과 돌이 많은 여러 산에는 더러움과 나쁜 것이 가득차 있으며, 부처님의 몸은 보잘것없이 작고 모든 보살들의 몸도 또한 작으니라.
너의 몸은 사만 이천 유순이고 나의 몸은 육백팔십만 유순이며, 너의 몸은 제일 단정하고 백천만억의 복이 있어 밝은 광명은 특히 뛰어나게 좋으니라. 그러므로 너는 저 나라에 가더라도 가볍게 여기거나 또는 그 나라 부처님과 보살과 국토를 하열하다고 업신여기는 생각을 하지마라.”
묘음보살이 그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제가 지금 사바세계에 가는 것은 다 여래의 힘이오며, 여래의 신통력의 유희이며, 여래의 공덕과 지혜와 장엄이옵니다.”
3
이에 묘음보살이 자리에서 일어나지도 않고 몸을 움직이지도 않고 삼매에 들었으며, 이 삼매의 힘으로 기사굴산의 부처님 법좌에서 거리가 멀지 않은 곳에 팔만 사천의 보배스러운 연꽃을 신통력으로 만드니, 염부단금으로 줄기가 되고 백은으로 꽃잎이 되고 다이아몬드로 꽃술이 되고 루비로 꽃받침이 되었다.
4
이때, 문수사리법왕자는 이 연꽃을 보고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무슨 인연으로 이러한 상서가 나타납니까. 수천만의 연꽃이 있는데, 염부단금으로 줄기가 되고 백은으로 꽃잎이 되고 다이아몬드로 꽃술이 되고 루비로 꽃받침이 되었나이다.”
5
이때,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문수사리에게 말씀하시었다.
“이는 묘음보살마하살이 정화수왕지 부처님의 국토에서 팔만 사천 보살에게 둘러싸여 함께 이 사바세계에 와서 나에게 공양하고 친근하고 예배하고 또한 <법화경>을 공양하고 들으려 함이니라.”
6
이때, 문수사리가 다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제가 지금 사바세계에 가는 것은 다 여래의 힘이오며, 여래의 신통력의 유희이며, 여래의 공덕과 지혜와 장엄이옵니다.”
이에 묘음보살이 자리에서 일어나지도 않고 몸을 움직이지도 않고 삼매에 들었으며, 이 삼매의 힘으로 기사굴산의 부처님 법좌에서 거리가 멀지 않은 곳에 팔만 사천의 보배스러운 연꽃을 신통력으로 만드니, 염부단금으로 줄기가 되고 백은으로 꽃잎이 되고 다이아몬드로 꽃술이 되고 루비로 꽃받침이 되었다.
이때, 문수사리법왕자는 이 연꽃을 보고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무슨 인연으로 이러한 상서가 나타납니까. 수천만의 연꽃이 있는데, 염부단금으로 줄기가 되고 백은으로 꽃잎이 되고 다이아몬드로 꽃술이 되고 루비로 꽃받침이 되었나이다.”
이때, 문수사리가 다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이 보살은 무슨 선근을 심었으며 무슨 공덕을 닦았기에 이런 큰 신통력이 있으며 또 무슨 삼매를 행하나이까.
원하옵나니 저희들에게 이 삼매의 이름을 말씀하여 주옵소서. 저희들도 부지런히 이를 닦고 행하겠나이다. 이 삼매를 수행하여서 이 보살의 모습의 크고 작음과 위엄있는 몸가짐과 나아가고 머무름을 보려 하나이다. 오직 원하옵나니, 세존께서는 신통한 힘으로써 저 보살이 오는 것을 저희들이 볼 수 있게 하옵소서.”
7
이때,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문수사리에게 말씀하시었다.
“여기 오래전에 열반하신 다보여래께서 너희들을 위하여 반드시 묘음보살의 모습을 나타나게 하시리라.”
이때, 다보 부처님께서 저 묘음보살에게 말씀하시었다.
“선남자야, 어서 오너라. 문수사리법왕자가 너의 몸을 보고자 하노라.”
8
이때, 묘음보살이 자기 나라를 떠나 팔만 사천 보살들과 함께 오니, 지나오는 국토마다 여섯 가지로 진동하고 모두 칠보로 된 연꽃이 비 오듯이 내리며 백천 가지의 하늘풍악과 북이 저절로 울려 퍼지었다.
이 보살은 눈이 넓고 크기가 푸른 연꽃잎과 같으며 백천만 개의 달을 모아 놓은 것보다도 그 얼굴이 더 단정하며, 몸은 황금빛인데 한량없는 백천의 공덕으로 장엄하여 그 위세와 덕망이 훌륭하고 광명이 찬란하게 비치며, 여러가지 모습을 다 갖추어 하늘의 장사인 나라연처럼 견고한 몸을 하고 있었다. 칠보로 된 법상에 앉아 허공에 오르니 땅으로부터 그 높이가 일곱 다라수라. 여러 보살들의 공경을 받으며 둘러싸여서 이 사바세계의 기사굴산으로 와서는, 칠보법상에서 내려와 값이 백천이나 되는 영락을 가지고 석가모니 부처님 계신 곳에 이르러, 머리를 숙이고 부처님 발을 받들어 예배하고 그 영락을 부처님께 받들어 올리며 이렇게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정화수왕지 부처님께서 세존께 문안하시었나이다.
「병도 없으시고 괴로움도 없나이까. 기거하시는 일이 편안하시며 즐겁고 기쁘게 생활하시나이까. 사대육신이 잘 조화되고 세상일이 참고 견딜만 하나이까. 또 중생을 제도하기가 쉽나이까.
그 중생은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과 질투와 인색함과 교만함이 많지 않나이까. 부모님에게 불효하고 스님들을 공경하지 않거나 업신여기는 일은 없나이까. 삿된 소견과 착하지 못한 마음을 가진 이가 없으며 다섯 가지 정욕을 거두어 들이나이까.
세존이시여, 중생들이 모든 마구니와 원수를 잘 항복시키나이까. 또 오래전에 열반하신 다보 부처님께서 칠보탑 속에 계시며 법을 들으러 오시나이까.」하시며 또 다보 부처님께 문안 하시기를 「안온하시며 번거로움이 없이 참고 견디시어 오래 머무시나이까.」하시었나이다.
세존이시여, 제가 이제 다보 부처님 몸을 친히 뵙고자 하오니 원컨대 세존께서는 저로 하여금 친히 뵙도록 하옵소서.”
이때,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다보 부처님께 말씀하시었다.
“이 묘음보살이 뵙고자 하나이다.”
이때, 다보 부처님께서 묘음보살에게 말씀하시었다.
“착하고 착하다. 그대가 석가모니 부처님을 공양하고 법화경을 듣고 아울러 문수보살을 보기 위하여 여기 왔구나.”
3장 화덕보살에게 대답하시다
1
이때, 화덕보살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이 묘음보살은 무슨 선근을 심었으며 무슨 공덕을 닦았기에 이런 신통한 힘이 있나이까.”
2
부처님께서 화덕보살에게 말씀하시었다.
“과거에 부처님이 계셨으니 이름이 운뇌음왕 다타아가도·아라하·삼먁삼불타이시라. 나라의 이름은 현일체세간이고 겁의 이름은 희견이었느니라.
그때, 묘음보살이 일만 이천 년 동안을 십만가지의 기악으로 운뇌음왕 부처님께 공양하고 아울러 팔만 사천 칠보로 된 발우를 받들어 올렸느니라. 이러한 인연의 과보로 지금 정화수왕지 부처님 국토에 나서 이런 신통한 힘이 있느니라.
3
화덕아,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그때 운뇌음왕 부처님 계신 곳에서 기악으로 공양하고 보배발우를 받들어 올린 이가 어찌 다른 사람이랴. 지금 이 묘음보살마하살이 바로 그이니라.
4
화덕아, 이 묘음보살은 일찍이 한량없는 여러 부처님을 공양하고 친히 뵙고 오래도록 덕의 근본을 심었으며 또 항하의 모래수와 같은 백천만억 나유타 부처님을 만나 뵈었느니라.
5
화덕아, 너는 묘음보살의 몸이 여기에만 있는 줄 아느냐. 이 보살은 가지가지의 몸을 나타내어 여러 곳에서 모든 중생들을 위하여 이 법화경을 설하느니라.
6
혹은 범천왕의 몸을 나타내고 혹은 제석천의 몸을 나타내며 혹은 자재천의 몸을 나타내고 혹은 대자재천의 몸을 나타내며 혹은 천대장군의 몸을 나타내고 혹은 비사문천왕의 몸을 나타내기도 하느니라.
혹은 전륜성왕의 몸을 나타내고 혹은 여러 작은 나라 왕의 몸을 나타내며 혹은 장자의 몸을 나타내고 혹은 거사의 몸을 나타내며 혹은 재상의 몸을 나타내고 혹은 관리의 몸을 나타내며 혹은 바라문의 몸을 나타내기도 하느니라.
혹은 비구·비구니·남자신도·여자신도의 몸을 나타내고 혹은 장자나 거사의 부인으로 몸을 나타내며 혹은 재상이나 관리의 부인으로 몸을 나타내고 혹은 바라문의 부인으로 몸을 나타내며 혹은 동남·동녀의 몸으로 나타내고 혹은 하늘·용·야차·건달바·아수라·가루라·긴나라·마후라가·사람과 사람 아닌 이들의 몸을 나타내어 이 법화경을 설하느니라.
또는 모든 지옥·아귀·축생과 여러 가지 근심과 고통이 있는 어려운 곳에 나타나서 능히 다 구제하며 또는 왕의 후궁에서 여자의 몸으로 변화하여 나타나서 이 법화경을 설하느니라.
7
화덕아, 이 묘음보살은 능히 사바세계의 모든 중생을 구원하고 지키는 보살이니라. 이 묘음보살이 이와 같은 가지가지의 변화하는 몸을 나타내어 사바세계의 국토에 있으면서 여러 중생을 위하여 이 법화경을 설하되 그 신통변화와 지혜는 조금도 줄어들지 않느니라. 이 보살은 많은 지혜로 사바세계를 밝게 비추어 모든 중생으로 하여금 각각 근기에 따라 알게하며 시방의 항하 모래수와 같은 세계에서도 또한 이와 같이 하느니라.
8
만일 성문의 몸으로 제도할 이에게는 성문의 몸을 나타내어 법을 설하고, 벽지불의 몸으로 제도할 이에게는 벽지불의 몸을 나타내어 법을 설하고, 보살의 몸으로 제도할 이에게는 보살의 몸을 나타내어 법을 설하고, 부처님의 몸으로 제도할 이에게는 부처님의 몸을 나타내어 법을 설해 주느니라.
이와 같이 그 제도할 바를 따라서 여러 가지의 모습을 나타내며 열반함으로써 제도할 이에게는 열반함을 나타내어 보이느니라.
화덕아, 묘음보살마하살이 큰 신통과 지혜의 힘을 성취한 일이 이와 같으니라.”
9
이때, 화덕보살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이 묘음보살은 선근을 깊이 심었나이다.
세존이시여, 이 보살은 무슨 삼매에 머물러서 이와 같이 여러 곳에서 변화를 나타내어 중생을 제도하여 해탈케 하나이까.”
10
부처님께서 화덕보살에게 말씀하시었다.
“선남자야, 그 삼매의 이름은 현일체색신이니라. 묘음보살은 이 삼매 가운데 머물면서 이렇게 한량없는 중생을 능히 이익되게 하느니라.”
11
이 <묘음보살품>을 설하실 때에 묘음보살과 함께 왔던 팔만 사천 사람들이 다 현일체색신 삼매를 얻었으며, 이 사바세계의 한량없는 보살들도 또한 이런 삼매와 다라니를 얻었다.
12
이때, 묘음보살마하살이 석가모니 부처님과 다보 부처님 탑에 공양함을 마치고 그 본국으로 돌아가니, 지나는 모든 나라는 여섯 가지로 진동하고 보배의 연꽃이 비 내리듯 하며 백천만억의 기악이 저절로 울려 퍼졌다.
본국에 돌아가서는 팔만 사천 보살에게 둘러싸여 정화수왕지 부처님이 계신 곳에 이르러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제가 사바세계에 가서 중생을 이익되게 하고 석가모니 부처님을 친히 뵙고 또 다보 부처님 탑을 뵈옵고 예배 공양하였나이다. 또 문수사리법왕자보살도 만나보고 약왕보살과 득근정진력보살과 용시보살 등을 만나 보았나이다. 또한 이 팔만 사천의 보살들로 하여금 모두 현일체색신삼매를 얻게 하였나이다.”
13
이 <묘음보살내왕품>을 설할 때 사만 이천의 천자들은 무생법인을 얻었고 화덕보살은 법화삼매를 얻었다.
<묘음보살품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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