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장 이 경을 설한 인연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한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왕사성의 기수급고독원에서 큰 비구 삼만 팔천 명과 여러 보살마하살과 함께 계셨다.
제 2장 마른 뼈의 가르침
그 때에 부처님께서 대중들과 함께 남방으로 가시다가 한 무더기의 마른 뼈를 보셨다. 부처님께서는 오체투지로 마른 뼈에 예배하셨다. 이를 보고 아난과 대중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부처님이시여, 여래께서는 삼계의 큰 스승이시며 사생의 자비로운 아버지이시며 여러 사람들이 귀의해 존경하옵는데, 어찌하여 마른 뼈에 예배하시옵니까?"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비록 나의 뛰어난 제자이고, 출가한 지도 오래되었지만 아직 널리 알지는 못하는 구나. 이 한 무더기의 뼈가 혹시 나의 전생의 오랜 조상이나 부모의 뼈일 수도 있기에 내가 지금 예배를 하는 것이니라."
부처님께서 다시 아난에게 이르셨다.
"네가 이제 한 무더기의 마른 뼈를 둘로 나누어 보아라. 만일 남자의 뼈라면 희고 무거울 것이며, 여자의 뼈라면 검고 가벼울 것이니라."
아난은 의문이 풀리지 않아 부처님께 다시 여쭈었다.
"부처님이시여, 남자는 이 세상에 살아있을 때 큰 옷을 입고 띠를 두르고 신을 신고, 사모로 장식하고 다니기에 남자의 몸인 줄 압니다. 또한 여자는 세상에 살아있을 때 연지와 곤지를 곱게 찍고 난초와 사향으로 치장하고 다니기에 여인의 몸인 줄 알게 됩니다. 그러나 지금처럼 죽은 후의 백골은 모두 같사온데 저에게로 하여금 어떻게 구별해보라고 하시옵니까?"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남자라면 세상에 있을 때에 절에 가서 강의도 듣고 경도 외우며, 삼보에 예배하고 부처님의 이름도 생각했을 것이다. 그 뼈는 희고 또한 무거울 것이다. 그러나 반대로 여자라면 세상에 있을 때 음욕이나 뜻을 두고, 아들 딸을 낳고 키움에 있어, 한 번 아이를 낳을 때 마다 서 말 서 되나 되는 엉킨 피를 흘리며 자식에게 여덟 섬 너 말이나 되는 흰 젖을 먹여야 한다. 그런 까닭으로 뼈가 검고 가벼우니라."
아난이 이 말씀을 듣고 어머님 생각에 마음이 마치 칼로 베이는 것처럼 아파서 슬프게 눈물을 흘리며 부처님께 여쭈었다.
"부처님이시여, 어머니의 은덕을 어떻게 갚아야 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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