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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무념, 무상, 무주

「선지식 여러분, 수행법에는 단박에 닦는다거나 점차로 닦는다는 돈점은 없지만 사람에게는 예리함도 있고 둔함도 있어서, 헤메는 사람은 점차로 들어맞고, 깨달은 사람은 단박에 닦는 것입니다. 
자신의 본래 마음을 깨달으면 바로 본래의 성품을 보는데, 깨달으면 원래 차별이 없고, 깨닫지 못하면 오랜 겁을 윤회하는 것입니다.
선지식 여러분, 이 법문은 예전부터 돈점의 가르침을 모두 전하고 있는데,
무념을 으뜸으로 하고, 무상을 본체로 삼고, 무주를 근본으로 합니다.

무상과 무념, 무주란 어떤 것입니까? 
무상이란 [마음에 자리잡은 모습이나 이미지와 같은] 상에서도 상을 벗어나는 것입니다. 
무념이란 [온갖 생각이나 번뇌와 같이 찰나찰나 순간적으로 일으키는] 념에서 념을 떠나는 것입니다.

(무주)

 무주라는 것은 사람의 본성이 찰나찰나 생각마다 머무르지는 않더라도 찰나 직전의 생각과 바로 지금의 생각과 곧바로 이어지는 다음 생각이 순간순간 서로 이어져서 한순간도 끊어짐이 없는데, 만약 일념이 끊어져버리면, 법신이 바로 색신의 몸뚱이를 여의게 됩니다.
순간순간 알아채는 가운데 일체의 어느 것에도 머물지 않아야 합니다. 한 생각 머무르면 생각생각 머무르게 되어서 얽매였다고 하는데, 일체법에서 찰나찰나 머물지 않으면 얽매임도 없어지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무주를 근본으로 하는 것입니다.

(무상)

선지식 여러분, 밖으로 일체의 상을 여의는 것이 무상입니다.  [고착화된 생각이나 이미지 등의] 상을 떠난다는 것은 자성의 본체가 청정하다는 것이고, 그렇기에 무상을 체로 삼는 것입니다.


(무념)

일체 경계 위에서도 물들지 않는 것을 무념이라 합니다. 한 찰나 일으킨 생각에서 경계를 여의면, 일체법 위에서도 념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온갖 것들을 생각하지 않아야 념이 다 없어진 것이라 하지 마십시오. 한 생각이 끊는다는 것이 죽어서 다른 곳에 태어나는 꼴이 됩니다. 도를 배우는 사람은 마음을 잘 써야지, 법을 모르면 혼자 착각하는 것은 그럴 수 있지만, 다른 사람들까지도 잘못되게 만듭니다. 스스로 어리석음을 보지도 못하고 경전의 가르침을 비방하기 때문에 무념을 종지로 세운 것입니다.
어리석은 사람은 경계에서 망념이 있고, 망념 위에서 다시 사견을 일으키기 때문에, 일체의 번뇌망상의 생각들이 여기서부터 생기게 된 것입니다. 그러나 여기서는 무념 내세워 종지로 삼고 있습니다. 세상사람들은 견해를 떠나서는 망념을 일으키지 못합니다. 망념이 생길 것도 없으면 망념을 없앤다는 것도 성립되지 않습니다.
없다는 것은 무엇이 없다는 것입니까? 념이란 무엇을 념한다는 것입니까?
없다는 것은 [주관과 객관으로 나누어진] 두 가지 분별상에서 모든 번뇌망상이 떨어져 나간 것입니다.
념이란 것은 진여의 본성을 [있는 그대로 온전히 자각하여] 알아차리는 것입니다. 진여가 바로 알아차림을 가능케 하는 본체이며, [알아차리는] 념이 바로 진여의 작용인 것입니다. 진여자성에서 알아차리는 한 생각 일으켜야 보고 듣고 깨달아 알게되는 것입니다. 진여자성은 어떤 경계에도 물들지 않고 항상 자재한 신통묘용을 갖추고 있습니다.
유마경에서 말씀하셨습니다.
“제법의 실상을 잘 분별해내면서도, 제일의제에서 흔들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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