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Ⅱ. 수두시대 -대단군왕검의 건국 

 

조선 최초의 일반 신앙인 단군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조선족이 각 '아리라'에 분포하여 각 '불'을 개척하는 동시에 한 커다란 공동의 신앙이 유행하였으니, 이른바 단군인 것이다.

원시 인민은 우주의 형상을 과학적으로 해석할 지식이 없었으므로 상상으로 우주에 신이 있다고 정하고 모든 것을 신의 조작으로 돌려 신을 숭배하였다. 이와 동시에 각기 자연환경에 따라 혹은 모든 물건을 다 신으로 인정하여 이를 예배하고, 혹은 모든 물건 위에 한 신이 있다 하여 이를 예배하였으니, 이것이 이른바 종교요, 원시 시대 각 민족 사회가 각기 고유한 종교를 가진 실재인 것이다.

조선족은 우주의 광명(제1장 참고)을 숭배의 대상으로 삼아 태백산의 숲을 광명신이 살고 있는 곳으로 믿었다. 그 뒤 인구가 번식하여 각지에 분포하자 각기 그 살고 있는 곳에 숲을 길러서 태백산의 숲을 모방하고, 그 숲을 이름하여 '수두'라 하였으니, 수두란 신단이라는 뜻이다. 해마다 5월과 10월에 백성들이 수두에 나아가 제사를 지내는데, 한 사람을 뽑아 제주를 삼아서 수두의 중앙에 앉히고 하느님 천신이라 이름하여 여러 사람이 제사를 드리고 수두의 주위에 금줄을 매어 한인(閑人)의 출입을 금한 것이다.

전쟁이나 그 밖의 큰 일이 있으면 비록 5월과 10월의 제사 지낼 시기가 아니라도 소를 잡아 수두에 제사를 지내고, 소의 굽으로 그 앞에서 길흉을 점쳤는데, 굽이 떨어지면 흉하다 하고 붙어 있으면 길하다고 하였으니, 이것은 중국의 팔괘음획 양획의 기원이 되는 것이다.

강적이 침입하면 수두 소속의 부락들이 연합하여서 이를 방어하고 가장 공이 많은 부락의 수두를 첫째로 받들어 '신수두'라 이름하였으니, '신'은 최고 최상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밖의 각 수두는 그 아래 딸려 있었으니, 삼한사에 보이는 '소도'는 '수두'의 음역이고, '신소도'는 '신수두'의 음역이요, 진단고변국도에 보이는 '진단'의 '진'은 '신'의 음역이고, '단'은 수두의 의역이요, 단군은 곧 '수두 하느님'의 의역인 것이다. 수두는 작은 단(小檀)이요, 신수두는 큰 단(大檀)이니, 수두에 단군이 있었으니까 수두의 단군은 작은 단군(小檀君)이요, 신수두의 단군은 큰 단군(大檀君)인 것이다.

 

대단군왕검이 창작한 신설

고기(古記)에 이르기를, "환군제석이 삼위·태백을 내려다보고 널리 인간 세상에 이익을 끼칠 만한 곳이라 하여, 아들 웅을 보내 천부와 인세의 가르침을 가지고 가 다스리게 하였다. 웅은 무리 3천을 거느리고 태백산 신단수 아래에 내려와서 신시라 일컬으니, 이른바 환웅천왕이다. 웅은 풍백·우사·운사를 지휘하여 곡식·생명·질병·형벌·선·악 등 세상의 360여 가지 일을 다스렸다. 이때 곰 한 마리와 범 한 마리가 있어 한 굴속에 살면서 사람이 되기를 빌었다. 웅이 쑥 한 줌과 마늘 스무 쪽을 주면서 이것을 먹고 백날 동안 햇빛을 보지 않으면 사람의 모양을 얻을 것이라고 하였는데, 범은 그대로 하지 못하고 곰은 삼칠일 동안 그대로 하여 여자가 되었다. 그러나 결혼할 남자가 없으므로 매양 신단을 향해 아이 가지기를 원하므로 웅이 남자의 몸으로 화하여 이와 결혼해서 단군 왕검을 낳았다"고 하였다.

그러나 '제석'이니 '웅'이니 '천부'니 하는 따위가 거의 불경에서 나온 명사이고, 또 삼국사기에는 초기의 사회에서도 여성을 매우 존중하였다고 했는데, 이제 남자는 신의 화신이고 여자는 짐승의 화신이라 하여 너무 여성을 낮게 평가하였으니, 이것이 순수한 조선 고유의 신화가 아니요, 불교 수입 이후에 불교도의 윤색이 적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평양의 옛 이름이 왕검성이요, 신라의 선사(仙史)에도 "평양은 선인 왕검의 집"이라고 했고, 위서에도 "지난 2천년 전 단군 왕검이라는 이가 있어 아사달에 나라를 세우고, 국호를 조선이라 하였다"고 하였으니, 그러면 조선 고대에 단군 왕검을 종교의 교조로 받들어왔음이 사실인 것이다. 왕검을 이두자의 읽는 법으로 해독하면 '임금'이 될 것이니, 대개 '임금'이라 이름한 사람이 당시에 유행한 '수두'의 미신을 이용하여 태백산의 '수두'에 출현하여 스스로 상제의 화신이라 일컫고 조선을 건국하였으므로, 이를 기념하여 역대 제왕의 칭호를 '임금'이라 하고, 역대 서울의 명칭도 '임금'이라고 한 것이다.

'선인왕검'이라 함은 삼국 시대에 수두 교도의 단체를 '선배'라 일컫고, 선배를 이두로 '선인' 혹은 '선인'이라 기록한 것이고, 선사는 곧 왕검의 설교 이래 역대 선배의 사적을 기록한 것이다. 후세에 유교와 불교 양교가 서로 왕성해지면서 '수두'의 교가 쇠퇴하고, 선사도 없어져서 그 자세한 것은 알 수 없으나, 중국의 고서인 굴원의 초사, 사마천의 사기, 반고의 한서에 여기저기 보이는 것으로써 오히려 그 대강을 알 수 있는 것이다.

사기의 봉선서에 나오는 삼일신이란 천일·지일·태일인데, 그 중에 태일이 가장 존귀하고, 오제(동·서·남·북·중 다섯 방향의 신)는 태일의 보좌라 하였다. 진시황 본기의 천황·지황·태황 가운데 태황이 가장 존귀하다고 하였으며, 초사에는 동황태일이란 노래 이름이 있고, 한서예문지에는 태일잡자라는 책 이름이 있으니, 삼일신과 삼황은 곧 고기에 있는 삼신·삼성 등의 유형인 것이다.

삼일신을 다시 우리의 옛 말로 번역하면 천일은 '말한'이니 상제를 의미하는 것이요, 태일은 '신한'이니 '신'은 최고 최상이라는 말로, 신한은 곧 '하늘 위 하늘 아래에 하나이고 둘이 없다'는 뜻이다. 말한·불한·신한을 이두로 마한·변한·진한이라 적은 것이고, 오제는 돗가·개가·소가·말가·신가 등 다섯 '가' 곧 오방신을 가리킨 것이다.

차례로 말하면 말한이 불한을 낳고 불한이 신한을 낳았으나, 권위로 말하면 신한이 신계와 인계의 대권을 모두 차지하여 말한과 불한보다 고귀하므로 삼일 중에서 태일이 가장 고귀하다 하는 것이다. '오제는 곧 태일의 보좌이다'라고 하였으니, 신가가 다섯 가의 수위임은 '신'의 어의로 말미암아 명백한 것이니, 거북의 삼신·오제는 곧 왕검이 만든 전설인 것이다.

신수두의 삼경오부제도

대단군왕검이 이에 삼신·오제의 신설로 우주의 조직을 설명하고, 그 신설에 의하여 인간 세상 일반의 제도를 정하매, 신한·말한·불한의 세 한을 세워 대단군이 신한이 되니 신한은 곧 대왕이요, 말한과 불한은 곧 좌우의 두 부왕으로 신한을 보좌하는 것이다.

삼경을 두어 세 한이 나뉘어 머무르고 세 한의 아래에 돗가·개가·소가·말가·신가의 다섯 가를 두고 전국을 동·서·남·북·중 다섯 부에 나누어 다섯 가가 중앙의 다섯 국무대신이 되는 동시에, 다섯 부를 나누어 다스리는 다섯 지방장관이 되고, 신가는 다섯 가의 우두머리가 되는 것이다.

전시에는 다섯 부의 인민으로써 중·전·후·좌·우의 오군을 조직하여 신가가 중군대원수가 되고, 그 밖의 네 가가 전·후·좌·우의 네 원수가 되어 출전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유행하고 있는 윷판이 곧 다섯 가의 출진도이니, 그림 가운데 도·개·걸·유·모는 곧 이두 글자로 쓴 다섯 가의 칭호인 것이다. 도는 돗가요, 개는 개가요, 유는 옛 음에 소니 소가요, 모는 말가요, 걸은 신가이니, 걸로 신가를 기록함은 그 의의를 알 수 없으나 부여 시대에 견사라는 관명이 있으니, 대개 견사는 신가의 별칭이므로 걸은 곧 견사의 견을 의역한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다.

돼지·개·소·말 등 가축들로 오방의 신의 이름을 삼는 동시에, 이로써 벼슬 이름을 삼은 것은 수렵 시대가 지나고 농목시대가 된 증거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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