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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권 제9 광명각품 

 

 그 때 세존께서 두 발바닥으로 백억 광명을 놓아서 이 삼천대천세계를 비추니, 백억 염부제와 백억 불바제와 백억 구야니와 백억 울단월과 백억 큰 바다와 백억 윤위산과 백억 보살의 태어남과 백억 보살의 출가함과 백억 여래의 정각을 이룸과 백억 여래의 법바퀴를 굴림과 백억 여래의 열반에 드시는 것과 백억 수미산왕과 백억 사천왕천과 백억 삼십삼천과 백억 야마천과 백억 도솔천과 백억 화락천과 백억 타화자재천과 백억 범중천과 백억 광음천과 백억 변정천과 백억 광과천과 백억 색구경천과 그 가운데 있는 것들이 모두 다 분명하게 나타났다. 


 이 곳에서 부처님 세존이 연화장 사자좌에 앉으셨는데 열 부처님 세계 티끌 수 보살들이 함께 둘러싸고 계신 것처럼 그 백억 염부제의 백억 여래께서도 역시 그와 같이 앉으시었고, 다 부처님의 신통력으로 시방에 각각 큰 보살이 있고 낱낱 보살이 각각 열 부처님 세계 티끌 수 보살들과 함께 부처님 계신 데 나아갔다. 
 그 이름은 문수사리보살·각수보살·재수보살·보수보살·공덕수보살·목수보살·정진수보살·법수보살·지수보살·현수보살 들이다. 이 보살들이 떠나온 국토는 금색 세계·묘색 세계·연화색 세계·첨복화색 세계·우발라화색 세계·금색세계·보색 세계·금강색 세계·파려색 세계·평등색 세계였으며, 이 보살들이 각각 부처님 계신 데서 범행을 깨끗이 닦았으니 부동지불·무애지불·해탈지불·위의지불·명상지불·구경지불·최승지불·자재지불·범지불·관찰지불이었다. 
 그 때 온갖 곳에 있는 문수사리보살들이 각각 부처님 계신 데서 동시에 소리를 내어 이런 게송으로 말하였다. 
 
 어떤 이가 정각 보되 
 해탈하여 누가 없고 
 세간 집착 안한다고 
 도안 증득 아니니라. 
 
 여래께선 체와 모양 
 없는 줄을 다 아시니 
 닦아 익혀 깨달아야 
 이는 빨리 부처 되리. 
 
 이 세계를 보면서도 
 그 마음이 동치 않고 
 부처에도 그렇다면 
 수승 지혜 이루리라. 
 
 부처에도 법보에도 
 그 마음이 평등하여 
 두 생각이 안 생기면 
 부사의한 지위 얻네. 
 
 부처님과 제 몸 보고 
 평등하게 머무르면 
 머무름도 듬도 없어 
 못 만날 이 대하리라. 
 
 색음 수음 차별 없고 
 상과 행과 식도 그래 
 이러하게 알게 되면 
 큰 성자가 되오리라. 
 
 세간법과 출세간을 
 한꺼번에 초월하고 
 모든 법을 능히 알면 
 큰 광명을 성취하네. 
 
 누구거나 일체지에 
 회향하는 마음 내되 
 나는 마음 없을진댄 
 큰 명칭을 얻으리라. 
 
 중생이란 나도 않고 
 무너짐도 없는 것이 
 이런 지혜 얻게 되면 
 무상도를 이루리라. 
 
 하나에서 무량 알고 
 무량에서 하나 알아 
 서로 남을 알게 되면 
 두려움이 없게 되리. 
 
 이 때 광명이 이 세계를 지나서 동방으로 열 부처님 세계에 두루 비치었으니 남·서·북방과 네 간방과 상방·하방도 또한 그러하였다. 그 낱낱 세계에 모두 백억 염부제와 내지 백억 색구경천이 있으며, 그 가운데 있는 것들이 모두 분명하게 나타났다. 
 이곳에서 부처님 세존이 연화장 사자좌에 앉으셨는데 열 세계 티끌 수 보살들이 함께 둘러싸고 계신 것처럼, 저 낱낱 세계에도 각각 백억 염부제에 백억 여래가 계시어서 이와 같이 앉으셨다. 
 다 부처님의 신통력으로 시방에 각각 큰 보살이 있고 낱낱 보살이 각각 열 부처님 세계 티끌 수 보살들과 함께 부처님 계신 데 나아갔으니, 그 큰 보살은 문수사리 등이요, 그 떠나온 국토는 금색세계들이요 본래 섬기던 부처님은 부동지여래들이었다. 
 그 때 온갖 곳에 있는 문수사리보살 등이 각각 부처님 계신 데서 동시에 소리를 내어 이런 게송으로 말하였다. 
 
 중생들이 지혜 없어 
 사랑 가시 찔리울새 
 그들 위해 도를 구하니 
 부처님 법 이렇다네. 
 
 모든 법을 두루 보아 
 두 가지 끝 다 버리며 
 도를 이뤄 퇴전 않고 
 짝이 없는 법륜 굴러 
 
 부사의한 오랜 겁에 
 정진하여 행을 닦아 
 모든 중생 제도하니 
 큰 선인의 힘이라네. 
 
 마군들을 항복받아 
 용맹하기 제일이요 
 광명 속에 설법하니 
 자비하신 연고니라. 
 
 저런 지혜 마음으로 
 번뇌장을 깨뜨리고 
 한 생각에 모두 보니 
 부처님의 신력일세. 
 
 바른 법의 북을 치고 
 시방세계 깨우쳐서 
 보리도에 향하게 하니 
 자재하신 힘이니라. 
 
 무변 경계 깨지 않고 
 억만 세계 다니어도 
 아무 데고 집착 없어 
 부처님의 자재로다. 
 
 부처님들 허공마냥 
 항상하고 청정커늘 
 생각하고 환희하니 
 모든 서원 구족하네. 
 
 하나하나 지옥마다 
 무량겁을 보내면서 
 중생들을 제도하려 
 이런 고통 참으시네. 
 
 몸과 목숨 아끼잖고 
 부처님 법 두호하되 
 ‘나’가 없고 맘 편하니 
 여래의 도 얻으리라. 
 
 그 때 광명이 열 세계를 지나가서 동방으로 백 세계에 두루 비치었으며 남·서·북방과 네 간방과 상방 하방도 역시 그러하였다. 저 모든 세계에 모두 백억 염부제와 내지 백억 색구경천이 있으며, 그 가운데 있는 것들이 모두 분명하게 나타났다. 
 저 낱낱 염부제 가운데 여래께서 연화장 사자좌에 앉아 계셨는데, 열 부처님 세계 티끌 수 보살들이 함께 둘러싸고 있었으며, 모두 부처님의 신통력으로 시방에 각각 큰 보살이 있고, 낱낱 보살이 제각기 열 부처님 세계 티끌 수 보살들과 함께 부처님 계신 데 나아갔으니, 그 큰 보살들이 본래 섬기던 부처님은 부동지여래들이었다. 
 이 때 온갖 곳에 있는 문수사리보살 등이 각각 부처님 계신 데서 동시에 소리를 내어 이런 게송으로 말하였다. 
 
 부처님은 모든 법이 요술임 알아 
 통달하여 밝히심 장애가 없고 
 마음이 깨끗하여 애착 여의사 
 수많은 중생들을 조복하시다. 
 
 혹은 보니 처음 태어날 적에 
 묘한 빛이 금산과 같으시거든 
 나중 받는 이 몸에 머물러 있어 
 영원히 사람 중의 달이 되시다. 
 
 혹은 보니 일곱 걸음 걸으실 적에 
 한량없는 공덕을 모두 갖추고 
 생각이나 지혜나 다 공교하여 
 사자처럼 장부 걸음 걸으시도다. 
 
 혹은 보니 검푸르고 빛난 눈으로 
 시방세계 모든 것을 관찰하시되 
 어떤 때는 빙그레 웃으시는 건 
 중생들의 용맹을 따르시는 일. 
 
 혹은 보니 사자후 외치실 적에 
 짝할 이 없을 만큼 특수하신 몸 
 맨 나중 태어남을 보이시면서 
 하는 말씀 모두 다 진실하도다. 
 
 혹은 보니 있던 집 떠나시어서 
 온갖 가지 속박을 해탈하시고 
 부처님의 수행을 닦아 행하면 
 항상하고 고요한 적멸을 보네. 
 
 혹은 보니 도량에 앉으시어서 
 온갖 법을 깨달아 알으시고서 
 공덕의 저 언덕에 도달하시니 
 어리석은 번뇌가 모두 다했네. 
 
 혹은 보니 뛰어난 대장부로서 
 어여삐 여기는 맘 구족하시고 
 미묘한 법 바퀴를 운전하여서 
 한량없는 중생들 제도하시네. 
 
 혹은 보니 사자후 외치실 적에 
 위덕과 빛난 광명 특수하시며 
 일체의 세간에서 뛰어나시니 
 신통과 크신 힘은 짝할 이 없네. 
 
 혹은 보니 마음이 고요하시되 
 세간의 밝은 등불 없어지는 듯 
 가지가지 신통을 나타내심은 
 열 가지 힘으로써 그러하도다. 
 
 그 때 광명이 백 세계를 지나가서 동방으로 천 세계에 두루 비치었으며 남·서·북방과 네 간방과 상방 하방도 역시 그러하였다. 저 낱낱 세계에 모두 백억 염부제와 내지 백억 색구경천이 있으며, 그 가운데 있는 것들이 다 분명하게 나타났다. 
 저 낱낱 염부제 가운데 모두 여래께서 연화장 사자좌에 앉으셨는데 열 세계 티끌 수의 보살들이 함께 둘러싸고 있었으며, 모두 부처님의 신통력으로 시방에 각각 큰 보살이 있고 낱낱 보살이 제각기 열 부처님 세계 티끌 수 보살들과 함께 부처님 계신 데 나아갔으니, 그 큰 보살은 문수사리 등이요, 그 떠나온 국토는 금색세계들이요, 본래 섬기던 부처님은 부동지여래들이었다. 
 그 때 온갖 곳에 있는 문수사리보살 등이 각각 부처님 계신 데서 동시에 소리를 내어 이런 게송으로 말하였다. 
 
 부처님은 깊은 법을 
 통달하기 짝없는데 
 중생들이 모르므로 
 차례차례 열어 뵈네. 
 
 나란 성품 있지 않고 
 내 것들도 공적커늘 
 어찌하여 여래께서 
 그의 몸이 있으신고. 
 
 해탈이나 밝은 행은 
 수도 없고 짝도 없어 
 이 세간의 인과 양이 
 그 허물을 못 찾나니, 
 
 부처님은 오온법도 
 계도 처도 아니어서 
 셈으로는 성립 못해 
 사람 중의 사자라네. 
 
 성품 본래 공적하고 
 안과 밖을 모두 해탈 
 온갖 망상 떠났으니 
 짝 없는 법 이러니라. 
 
 자체 성품 동하잖고 
 나와 거래 다 없지만 
 세간 중생 깨쳐 주며 
 한량없이 조복하네. 
 
 적멸법을 관찰하니 
 한 모양에 둘 없으며 
 마음 증감 없지마는 
 신통력이 한량없네. 
 
 중생들의 업과 과보 
 인연행을 안 짓지만 
 걸림없음 아시나니 
 선서의 법 이러하다. 
 
 가지가지 모든 중생 
 시방세계 헤매거늘 
 여래 분별 않지마는 
 제도하심 그지없네. 
 
 부처님의 금색신은 
 유 아니며 유에 두루 
 중생들의 마음 따라 
 적멸한 법 말하시네. 
 
 그 때 광명이 천 세계를 지나가서 동방으로 십천 세계에 두루 비치었으며, 남·서·북방과 네 간방과 상방 하방도 역시 그러하였다. 저 낱낱 세계에 모두 백억 염부제와 내지 백억 색구경천이 있으며, 그 가운데 있는 것들이 다 분명하게 나타났다. 
 저 낱낱 염부제 가운데 모두 여래께서 연화장 사자좌에 앉으셨는데, 열 부처님 세계 티끌 수 보살들이 함께 둘러싸고 있으며, 모두 부처님의 신통력으로 시방에 각각 큰 보살이 있고, 낱낱 보살이 제각기 열 부처님 세계 티끌 수 보살들과 함께 부처님 계신 데 나아갔으니, 그 큰 보살은 문수사리 등이요, 그 떠나온 국토는 금색세계들이요 본래 섬기던 부처님은 부동지여래들이었다. 
 그 때 온갖 곳에 있는 문수사리보살 등이 각각 부처님 계신 데서 동시에 소리를 내어 이런 게송으로 말하였다. 
 
 대비심을 일으키고 
 모든 중생 구호하여 
 인․천에서 나게 하니 
 이런 업을 지어야 하네. 
 
 부처님을 항상 믿어 
 물러나지 않는 마음 
 여래에게 친근하니 
 이런 업을 지어야 하네. 
 
 부처 공덕 좋아하는 
 그 믿음이 퇴전 않고 
 청량 지혜 머무나니 
 이런 업을 지어야 하네. 
 
 앉고 눕고 다닐 적에 
 부처 공덕 생각하여 
 밤낮으로 안 잊나니 
 이런 업을 지어야 하네. 
 
 그지없는 세 세상에 
 부처 공덕 항상 배워 
 게으른 줄 모르나니 
 이런 업을 지어야 하네. 
 
 몸의 실상 관찰하니 
 온갖 것이 고요하여 
 나도 없고 내 것 없어 
 이런 업을 지어야 하네. 
 
 중생 마음 같이 보고 
 여러 분별 생기잖아 
 참 경계에 들어가니 
 이런 업을 지어야네. 
 
 끝이 없는 세계 들어 
 온 바닷물 다 마시니 
 신통하신 지혜의 힘 
 이런 업을 지어야 하네. 
 
 모든 국토 생각하니 
 색과 비색뿐이로다. 
 온갖 것을 다 아나니 
 이런 업을 지어야 하네. 
 
 시방 세계 많은 티끌 
 한 티끌이 한 부처님 
 그 수효를 다 아나니 
 이런 업을 지어야 하네. 
 
 그 때 광명이 십천 세계를 지나가서 동방으로 백천 세계에 두루 비치었으며, 남·서·북방과 네 간방과 상방 하방도 역시 그러하였다. 저 낱낱 세계에 모두 백억 염부제와 내지 백억 색구경천이 있으며, 그 가운데 있는 것들이 다 분명하게 나타났다. 
 저 낱낱 염부제 가운데 모두 여래께서 연화장 사자좌에 앉으셨는데 열 부처님 세계 티끌 수 보살들이 함께 둘러싸고 있었으며, 모두 부처님의 신통력으로 시방에 각각 큰 보살이 있고 낱낱 보살이 제각기 열 부처님 세계 티끌 수 보살들과 함께 부처님 계신 데 나아갔으니, 그 큰 보살은 문수사리 등이요 그 떠나온 국토는 금색세계들이요. 본래 섬기던 부처님은 부동지여래들이었다. 
 그 때 온갖 곳에 있는 문수사리보살 등이 각각 부처님 계신 데서 동시에 소리를 내어 이런 게송으로 말하였다. 
 
 위덕이나 모습이나 종족으로써 
 사람 중의 조어사를 본다고 하면 
 이것은 병난 눈이 잘못 봄이니 
 가장 좋고 훌륭한 법 그는 모르네. 
 
 여래의 빛과 모양 모든 상호를 
 온 세간의 중생들이 측량 못하니 
 억 나유타 겁을 두고 생각하여도 
 빛과 상호 위덕이 끝이 없나니. 
 
 여래 몸은 색상으로 된 것 아니매 
 형상 없고 적멸한 법이건마는 
 모든 색상 모든 위의 갖추어 있어 
 세간에서 마음대로 보게 되더라. 
 
 부처님 법 미묘하여 요량 못하며 
 여러 가지 말로써도 미칠 수 없어 
 화합도 불화합도 모두 아니니 
 그 성품이 적멸하여 형상이 없네. 
 
 부처님 몸 남이 없고 희론 뛰어나 
 오온의 차별법이 모두 아니라 
 자재한 힘 얻고서야 보게 되나니 
 가는 곳에 두렴 없어 말론 못하네. 
 
 몸과 마음 한결같이 평등하여서 
 안으로나 밖으로나 모두 다 해탈 
 오랜 세월 정념에 머물러 있어 
 집착도 없으시고 속박도 없네. 
 
 마음이 깨끗하고 밝은 사람은 
 간 데마다 조금도 물들지 않고 
 지혜 눈이 두루하지 않은 데 없어 
 넓고 크게 중생들을 이익 주리라. 
 
 한 몸으로 한량없는 몸이 되다가 
 한량없는 몸이 다시 한 몸 되나니 
 모든 세간 모든 일을 분명히 알고 
 온 세상에 온갖 형상 나타내도다. 
 
 이 몸은 어느 곳에 온 데도 없고 
 쌓이고 모여 된 것 아니지마는 
 중생들이 분별심을 내는 연고로 
 가지가지 부처님을 보게 되나니. 
 
 마음으로 세간을 분별하지만 
 이 마음도 본래부터 있지 않은 일 
 여래께선 이런 법을 환히 아나니 
 이러해야 부처님을 보게 되리라. 
 
 그 때 광명이 백천 세계를 지나가서 동방으로 백만 세계에 두루 비치었으며, 남·서·북방과 네 간방과 상방 하방도 역시 그러하였다. 저 낱낱 세계에 모두 백억 염부제와 내지 백억 색구경천이 있으며, 그 가운데 있는 것들이 다 분명하게 나타났다. 
 저 낱낱 염부제 가운데 모두 여래께서 연화장 사자좌에 앉으셨는데, 열 부처님 세계 티끌 수 보살들이 함께 둘러싸고 있었으며, 모두 부처님의 신통력으로 시방에 각각 큰 보살이 있고 낱낱 보살이 제각기 열 부처님 세계 티끌 수 보살들과 함께 부처님 계신 데 나아갔으니, 그 큰 보살은 문수사리 등이요 그 떠나온 국토는 금색세계 들이요, 본래 섬기던 부처님은 부동지여래 들이었다. 
 그 때 온갖 곳에 있는 문수사리보살 등이 각각 부처님 계신 데서 동시에 소리를 내어 이런 게송으로 말하였다. 
 
 여래는 가장 제일 자재하신 이 
 의지한 데가 없이 세상을 초월 
 일체의 모든 공덕 구족하시어 
 삼계의 중생들을 제도하시네. 
 
 집착도 없으시고 물들지 않고 
 생각도 없으시며 의지도 없어 
 자체 성품 헤아릴 수가 없지만 
 보는 이는 모두가 칭찬하도다. 
 
 밝은 광명 두루두루 청정하시고 
 티끌의 모든 번뇌 제멸하여서 
 두 끝을 여의시고 동하잖나니 
 이것을 부처님의 지혜라 하네. 
 
 누구라도 여래를 뵈옵게 될 제 
 몸으로나 마음에 분별 여의면 
 그 자리서 여러 가지 법에 대하여 
 영원히 모든 의심 뛰어나리라. 
 
 시방의 모든 세간 돌아다니며 
 간 데마다 법 바퀴 굴리더라도 
 자성도 없거니와 굴릴 것 없어 
 도사께서 방편으로 말씀하는 것. 
 
 모든 법에 의심과 의혹이 없고 
 여러 가지 희론을 영원히 끊어 
 분별하는 마음을 내지 않으면 
 부처님의 보리를 생각하는 것. 
 
 여러 가지 차별법을 분명히 알아 
 말에도 문자에도 집착 않으면 
 하나도 많은 것도 없어지리니 
 이를 일러 불교를 따름이라네. 
 
 여럿 중에 하나란 성품이 없고 
 하나에도 여럿이 또 없어서 
 이렇게 두 가지를 모두 버리면 
 부처님의 공덕에 두루 들리라. 
 
 중생이나 중생이 사는 국토나 
 온갖 것이 모두 다 적멸하여서 
 의지한 데도 없고 분별 없으면 
 부처님의 보리에 능히 들리라. 
 
 중생이나 중생이 사는 국토를 
 하나이다 다르다 할 수 없나니 
 이렇듯이 분명히 관찰한다면 
 부처님의 법과 뜻을 안다 하리라. 
 
 그 때 광명이 백만 세계를 지나가서 동방으로 1억 세계에 두루 비치었으며, 남·서·북방과 네 간방과 상방 하방도 역시 그러하였다. 저 낱낱 세계에 모두 백억 염부제와 내지 백억 색구경천이 있으며, 그 가운데 있는 것들이 다 분명하게 나타났다. 
 저 낱낱 염부제 가운데 각각 여래께서 연화장 사자좌에 앉으셨는데, 열 부처님 세계 티끌 수 보살들이 함께 둘러싸고 있었으며, 모두 부처님의 신통력으로 시방에 각각 큰 보살이 있고 낱낱 보살이 제각기 열 부처님 세계 티끌 수 보살들과 함께 부처님 계신 데 나아갔으니, 그 큰 보살은 문수사리 등이요, 그 떠나 온 국토는 금색세계 들이요, 본래 섬기던 부처님은 부동지여래 들이었다. 
 그 때 온갖 곳에 있는 문수사리보살 등이 각각 부처님 계신 데서 동시에 소리를 내어 이런 게송으로 말하였다. 
 
 같을 이 없는 지혜 끝없는 법문 
 생사 바다 뛰어나 저 언덕 가고 
 수량이며 광명이 짝이 없으니 
 공덕을 갖춘 이의 방편이니라. 
 
 있는 바 모든 불법 분명히 알고 
 삼세를 항상 보아 싫음 없으며 
 경계를 반연하되 분별 없으니 
 불가사의한 이의 방편이니라. 
 
 중생을 늘 보아도 중생이 없고 
 모든 갈래 두루 보나 갈래 없으며 
 선정에 머물러도 집착 않으니 
 걸림없는 지혜의 방편이니라. 
 
 온갖 법을 공교하게 통달하였고 
 정념으로 열반도를 항상 닦으며 
 해탈을 좋아하고 불평 없으니 
 적멸을 증한 이의 방편이니라. 
 
 보리도에 향하도록 능히 권하며 
 법계와 일체지에 들어간 뒤에 
 중생들을 교화하여 진리에 듦은 
 불심에 머문 이의 방편이니라. 
 
 부처님이 설한 법문 따라 들었고 
 크고 넓은 지혜가 걸림이 없어 
 온갖 곳에 다니는 일 모두 이르니 
 자재하게 닦은 이의 방편이니라. 
 
 열반에 늘 있어도 허공과 같고 
 마음대로 나타나서 두루하는 일 
 모양이 없는 데서 모양 삼나니 
 이르기 어려운 데 이른 이 방편 
 
 낮과 밤과 날과 달 해와 많은 겁 
 세계가 생겨나고 없어지는 일 
 이런 것을 기억하여 모두 아나니 
 시간 지혜 얻은 이의 방편이니라. 
 
 일체 중생 생겨나고 멸하는 일과 
 색과 비색, 생각 있고 생각 없는데 
 이 세상에 있는 이름 모두 아나니 
 부사의에 머문 이의 방편이니라. 
 
 지난 세상 지금 세상 오는 세상에 
 여러 가지 말씀들을 능히 다 알고 
 삼세가 평등함도 분명히 아니 
 비길 데 없는 이의 방편이니라. 
 
 그 때 광명이 1억 세계를 지나가서 동방으로 십억 세계에 두루 비치었으며, 남·서·북방과 네 간방과 상방 하방도 역시 그러하였다. 저 낱낱 세계에 모두 백억 염부제와 내지 백억 색구경천이 있으며, 그 가운데 있는 것들이 다 분명하게 나타났다. 
 저 낱낱 염부제 가운데 모두 여래께서 연화장 사자좌에 앉아 계셨는데, 열 부처님 세계 티끌 수 보살들이 함께 둘러싸고 있었으며, 모두 부처님의 신통력으로 시방에 각각 큰 보살이 있고, 낱낱 보살이 제각기 열 부처님 세계 티끌 수 보살들과 함께 부처님 계신 데 나아갔으니, 그 큰 보살은 문수사리 등이요, 떠나온 국토는 금색세계 들이요 본래 섬기던 부처님은 부동지여래 들이었다. 
 그 때 온갖 곳에 있는 문수사리보살 등이 각각 부처님 계신 데서 동시에 소리를 내어 이런 게송으로 말하였다. 
 
 엄청난 고행들을 닦아 익히고 
 밤낮으로 정근하여 싫음이 없어 
 천제들고 제도하는 사자후로써 
 모든 중생 교화함이 그의 행이라. 
 
 중생들이 애욕 바다 헤매이면서 
 무명 그물 덮이어서 근심하거늘 
 어지신 이 용맹하게 끊어버리니 
 서원도 그러함이 그의 행이라. 
 
 세상 사람 방일하고 오욕에 집착 
 옳게 분별 못하여서 고통받거늘 
 부처님 법 받들면서 마음 거두어 
 그를 제도하려 함이 그의 행이라. 
 
 중생들이 나에 집착 생사에 드니 
 끝간데를 구하려도 할 수 없거늘 
 여래를 섬기어서 묘한 법 얻고 
 그를 위해 설명함이 그의 행이라. 
 
 중생들 의지 없고 병에 얽히어 
 나쁜 갈래 헤매면서 삼독을 내니 
 맹렬한 큰 불길에 항상 타거늘 
 진심으로 제도함이 그의 행이라. 
 
 중생이 아득하여 바른 길 잃고 
 삿된 길로 캄캄한 집 들어가거늘 
 그를 위해 정법 등불 높이 들어서 
 영원하게 밝혀줌이 그의 행이라. 
 
 중생들이 생사 바다 빠져 들어가 
 근심 걱정 끝이 없어 있지 못할 데 
 그를 위해 큰 법배를 마련하여서 
 모두 다 제도함이 그의 행이라. 
 
 중생이 무지하여 근본 못 보고 
 미혹하여 험한 길로 달아나거늘 
 부처님이 자비로 법 다리 놓아 
 정념으로 가게 함이 그의 행이라. 
 
 중생들이 험난한 길 걸어가면서 
 늙고 병나 죽는 고통 그지없거늘 
 한량없는 모든 방편 고루 닦아서 
 그를 제도하려 함이 그의 행이라. 
 
 법을 듣고 믿어 알아 의심 없으며 
 공적한 성품 알고 놀라지 않아 
 여섯 갈래 태어나며 시방 국토에 
 많은 중생 교화함이 그의 행이라. 
 
 그 때 광명이 십억 세계를 지나가서 동방으로 백억 세계·천억 세계·백천억 세계·나유타억 세계·백 나유타억 세계·천 나유타억 세계·백천 나유타억 세계, 이와 같이 수없고 한량없고 그지없고 짝이 없고 셀 수 없고 일컬을 수 없고 생각할 수 없고 요량할 수 없고 말할 수 없는 온 법계 허공계에 있는 세계에 두루 비치었으며, 남·서·북방과 네 간방과 상방 하방도 역시 그러하였다. 저 낱낱 세계에 모두 백억 염부제와 내지 백억 색구경천이 있으며, 그 가운데 모두 여래께서 연화장 사자좌에 앉으셨는데, 열 부처님 세계 티끌 수 보살들이 함께 둘러싸고 있었으며, 모두 부처님의 신통력으로 시방에 각각 큰 보살이 있고 낱낱 보살이 제각기 열 부처님 세계 티끌 수 보살들과 함께 부처님 계신 데 나아갔으니, 그 큰 보살은 문수사리 등이요, 떠나온 국토는 금색세계 들이요 본래 섬기던 부처님은 부동지여래 들이었다. 
 그 때 온갖 곳에 있는 문수사리보살 등이 각각 부처님 계신 데서 동시에 소리를 내어 이런 게송으로 말하였다. 
 
 한 생각에 무량겁을 모두 다 보니 
 가도 않고 오도 않고 있지도 않아 
 이러하게 삼세 일을 분명히 아니 
 모든 방편 뛰어나서 십력 이루네. 
 
 시방세계 짝이 없는 훌륭한 이름 
 모든 장난 여의어 항상 기쁘며 
 온갖 세계 가운데 두루 나아가 
 이와 같은 법문을 널리 펴도다. 
 
 중생을 이익하려 부처님 공양 
 뜻한 대로 비슷한 과보를 얻고 
 온갖 법을 모두 다 따라 알아서 
 시방세계 가득히 신력 나투네. 
 
 공양하고 욕을 참아 뜻이 화평코 
 깊은 선정 들어가 법성을 보며 
 중생들을 권하여 보리심 내니 
 이리하여 위없는 과 빨리 이루네. 
 
 시방에 법 구하여 다름이 없고 
 공덕을 닦고 닦아 만족케 하여 
 있고 없는 두 모양 모두 멸하면 
 이런 사람 참으로 부처 보리라. 
 
 시방의 여러 세계 두루 다니며 
 이치와 이익 얻는 법을 말하되 
 실제에 머물러서 동치 않으면 
 이 사람의 공덕은 부처와 같네. 
 
 여래가 운전하는 묘한 법 수레 
 모두가 보리도에 나아가는 일 
 이를 듣고 법의 성품 깨닫는다면 
 이 사람은 언제나 부처님 보리. 
 
 십력도 아니 보면 요술과 같고 
 보아도 못 보는 건 장님의 단청 
 모양 따라 분별하면 부처 못 보니 
 집착을 여의고야 보게 되리라. 
 
 중생이 업을 따라 갖가지 차별 
 시방과 안과 밖을 다 못 보나니 
 시방세계 걸림없는 부처님 몸을 
 죄다 보지 못함도 그러하니라. 
 
 허공에 한량없이 많은 세계들 
 가고 옴이 없지만 시방에 가득 
 생겨나고 없어짐이 의지 없나니 
 널려 있는 부처 몸도 그러하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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