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권 제35 여래수호광명공덕품
그 때 세존께서 보수보살에게 말씀하였다.
“불자여, 여래·응공·정등각에게 따라서 잘생긴 모습이 있으니, 이름은 원만왕이요, 이 잘생긴 모습에서 큰 광명이 나오니 이름이 치성이라, 칠백만 아승기 광명으로 권속이 되었느니라.
불자여, 내가 보살이었을 때에 도솔천궁에서 큰 광명을 놓았으니 이름이 광명 당기왕이며 열 부처님 세계의 티끌 수 세계를 비추었느니라.
그 세계의 지옥 중생으로서 이 광명을 만난 이는 모든 고통이 쉬고 열 가지 청정한 눈을 얻었으며, 귀·코·혀·몸·뜻도 그와 같아서 즐거운 마음으로 뛰놀며 좋아하였느니라.
거기서 목숨을 마치고는 도솔천에 태어났는데, 그 하늘에 북이 있으니 이름이 매우 사랑스러움이라. 저 천자가 태어난 뒤에 이 북이 소리를 내어 말하였느니라.
'여러 천자들아, 저는 마음이 방일하지 않고, 여래 계신 데서 선근을 심었으며, 지난 세상에 여러 선지식을 친근히 하였으므로 비로자나의 위신력으로 저기서 목숨을 마치고 이 하늘에 태어났다.'
불자여, 보살의 발바닥의 천 살 바퀴는 이름이 광명 두루 비추는 왕이요, 여기에 따라 잘생긴 모습이 있으니 이름이 원만왕인데 항상 마흔 가지 광명을 놓으며, 그 가운데 한 광명의 이름은 청정한 공덕인데 능히 억 나유타 부처님 세계의 티끌 수 세계에 비추며, 중생들의 가지가지 업의 행과 가지가지 좋아함을 따라 모두 성취하게 하며, 아비지옥에서 극심한 고통을 받는 중생이 이 광명을 만나면 모두 목숨이 마치고는 도솔천에 태어나느니라.
이미 그 하늘에 나서는 이러한 하늘 북 소리를 듣느니라.
'착하고 착하다, 여러 천자들이여. 비로자나보살이 때를 여읜 삼매에 들었으니 너는 마땅히 경례하라.'
이 때 천자들은 하늘 북이 이렇게 권하는 소리를 듣고 모두 이런 생각을 하였느니라.
'기특하고 희유하다. 무슨 인연으로 이렇게 미묘한 소리를 내는가.'
그 때 하늘 북은 여러 천자들에게 말하였느니라.
'내가 내는 소리는 여러 선근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니, 여러 천자여, 내가 나라고 말하여도 나에 집착하지도 않고 내 것에 집착하지도 않는 것같이, 모든 부처님들도 그와 같아서 스스로 부처라 말하여도 나에 집착하지도 않고 내 것에 집착하지도 않는다.
여러 천자들이여, 마치 내 음성이 동방에서 오는 것도 아니고, 남방·서방·북방과 네 간방과 위와 아래서 오는 것도 아니듯이, 업과 과보와 성불하는 것도 그와 같아서 시방에서 오는 것이 아니다.
천자들이여, 마치 너희들이 지난 세상에 지옥에 있었을 적에, 지옥과 몸이 시방에서 온 것이 아니고, 다만 너의 뒤바뀐 나쁜 업과 어리석음에 얽매여서 지옥과 몸이 생겼으므로, 그것은 근본도 없고 온 데도 없는 것과 같다.
여러 천자여, 비로자나보살이 위엄과 공덕의 힘으로 큰 광명을 놓거니와 이 광명이 시방에서 오는 것이 아니니 천자들이여, 나의 하늘 북 소리도 그와 같아서 시방에서 오는 것이 아니고, 다만 삼매란 선근의 힘으로 반야바라밀의 위엄과 공덕의 힘으로 이렇게 청정한 음성을 내며 이렇게 가지가지 자유자재함을 나타내는 것이다.
천자들이여, 마치 수미산에 삼십삼천과 가장 묘한 궁전과 갖가지 오락거리가 있거니와 이 오락거리가 시방에서 온 것이 아니듯이, 나 하늘 북소리도 그와 같아서 시방에서 오는 것이 아니다.
천자들이여, 저 억 나유타 부처님 세계의 티끌 수 세계를 모두 부수어 티끌 을 만들었거든, 내가 티끌 수 같은 중생들을 위하여 법을 연설하여 매우 즐겁게 하거니와 나는 저들에 대하여 고달픈 생각도 내지 않고 겁나서 물러갈 생각도 내지 않고 교만한 생각도 내지 않고 방일한 생각도 내지 않는다. 천자들이여, 비로자나보살이 때를 여읜 삼매에 머무르는 것도 그와 같아서, 오른 손바닥에 있는 한 가지 수호에서 한 광명을 놓아 한량없이 자유자재한 신통를 나타내는 것을 일체 성문과 벽지불도 능히 알지 못하거든 하물며 중생이겠느냐.
여러 천자들이여, 너희들은 저 보살에게 가서 가까이 모시고 공양할지언정 오욕락에 탐착하지 말라.
오욕락에 탐착하면 모든 선근을 장애하게 된다. 천자들이여, 마치 겁말의 화재가 수미산을 태울 적에 모두 태워 버리고 남는 것이 없는 것과 같으니, 탐욕이 마음을 얽는 것도 그와 같아서 마침내 염불할 뜻을 내지 못한다.
천자들이여, 너희들은 마땅히 은혜를 알고 은혜를 갚아야 한다. 천자들이여, 어떤 중생이나 은혜 갚을 줄을 알지 못하면 흔히 횡사를 만나서 지옥에 태어나게 된다. 천자들이여, 너희들이 지난 세상에 지옥에 있다가 광명이 몸에 비침을 받고 그 곳을 버리고 여기 났으니, 너희들은 빨리 회향하여 선근을 늘게 해야 할 것이다.
천자들이여, 나 하늘 북이 남자도 아니고 여자도 아니지마는, 능히 한량없고 그지없는 부사의한 일을 내나니 너희 천자 천녀들도 그와 같아서, 남자도 아니고 여자도 아니지마는, 가지가지 훌륭한 궁전과 동산을 받아 쓰게 되었다. 나 하늘 북이 나지도 않고 사라지지도 않듯이, 물질·생각·지어감도 그와 같아서 나지도 않고 사라지지도 않는다. 너희들이 만일 이것을 깨달으면 의지한 데 없는 인장인 삼매에 들어갈 것이다.'
이 때 천자들이 이 소리를 듣고 일찍이 없던 일이라 하고 즉시에 일만 꽃 구름·일만 향 구름·일만 음악 구름·일만 당기 구름·일만 일산 구름·일만 찬송하는 구름을 변화하여 만들었느니라. 그리고는 함께 비로자나보살이 있는 궁전에 가서 합장하고 공경하고 한 곁에 서서 문안하려 하였으나 볼 수가 없었느니라.
그 때 어떤 천자가 이렇게 말하였느니라.
'비로자나보살은 여기서 떠나서 인간에 있는 정반왕 집에 나는데 전단 누각을 타고 마야부인의 태에 계신다.'
이 때 천자들이 하늘 눈으로 보니, 보살이 인간의 정반왕 집에 있는데 범천과 욕심 세계 하늘들이 받들어 섬기며 공양하고 있어 여러 천자들은 이렇게 생각하였느니라.
'우리들이 만일 보살의 계신 데 가서 문안하지 않고 잠깐이라도 이 천궁에 미련을 낸다면 옳지 못하리라.'
그리고 낱낱 천자가 열 나유타 권속과 함께 염부제로 내려가려 하는 때에 하늘 북에서 소리가 울려 말하였느니라.
'천자들이여, 보살마하살이 여기서 죽어서 저 인간에 난 것이 아니다. 다만 신통으로써 중생들의 마음을 따라서 그들로 하여금 보게 한 것이다. 천자들이여, 내가 지금 눈으로 보는 것 아니지마는 능히 소리를 내듯이, 보살마하살이 때를 여읜 삼매에 든 것도 그와 같아서 눈으로 보는 것 아니지마는, 능히 간 데마다 태어나서 분별을 여의고 교만을 제하여 물들지 않음을 보이는 것이다.
천자들이여, 너희들은 마땅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 마음을 내고 뜻을 깨끗이 하여 좋은 위의에 머무르며, 모든 업의 장애와 번뇌의 장애와 과보의 장애와 소견의 장애를 뉘우쳐야 하리니, 온 법계 중생의 수와 같은 몸과 온 법계 중생의 수와 같은 머리와 온 법계 중생의 수와 같은 혀와 온 법계 중생의 수와 같은 착한 몸의 업·착한 말의 업·착한 뜻의 업으로 여러 가지 장애 되는 허물을 참회하라.'
때에 모든 천자가 이 말을 듣고 희유한 일이라 하며 매우 환희하여 물었느니라.
'보살마하살이 어떻게 모든 허물을 참회하는가.'
그 때 하늘 북은 보살 삼매의 선근의 힘으로 말을 내었느니라.
'천자들이여, 보살은 모든 업이 동방으로 오는 것 아니고 남방·서방·북방과 네 간방과 상방 하방으로 오는 것이 아니지마는, 함께 쌓이어 마음에 머무르는 것은 다만 뒤바뀜으로 생기는 것이며, 머무르는 데가 없는 줄을 아나니 보살이 이와 같이 밝게 보고 의혹이 없는 것이다.
천자들이여, 마치 나 하늘 북이 업을 말하고 과보를 말하고 행을 말하고 계를 말하고 기쁨을 말하고 편안함을 말하고 모든 삼매를 말하는 것처럼, 부처님과 보살들도 나를 말하고 내 것을 말하고 중생을 말하고 탐욕·성내는 일·어리석음의 여러 가지 업을 말하지마는, 실로는 나도 없고 내 것도 없어서, 여러 가지 지은 업과 여섯 길의 과보를 시방으로 찾아보아도 얻을 수 없다.
천자들이여, 마치 나의 소리는 나지도 않고 사라지지도 않으나, 나쁜 짓을 한 천인은 다른 소리는 듣지 못하고, 오직 지옥으로써 깨우치는 소리만 듣는 것같이, 모든 업도 그러하여 나는 것도 아니고 사라지는 것도 아니지마는 닦아 모음을 따라서 그 과보를 받는다.
천자들이여, 나 하늘 북에서 나는 음성은 한량없는 겁에도 다하지 아니하여 끊어지지 아니하며, 온다고도 간다고도 할 수 없다. 천자들이여, 만일 가고 오는 것이 있다면 아주 없거나 항상함이 있으려니와 모든 부처님은 마침내 아주 없거나 항상한 법을 말씀하지 아니하나니, 방편으로 중생을 교화하는 일은 제한다.
천자들이여, 마치 내 소리가 한량없는 세계에서 중생의 마음을 따라 모두 듣게 하듯이, 모든 부처님도 그와 같아서 중생의 마음을 따라 모두 보게 한다.
천자들이여, 여기 파려 거울이 있어 이름을 잘 비침이라 하나니, 청정하게 사무쳐 비치는 것이 열 세계와 분량이 같으며, 한량없고 그지없는 여러 국토에 있는 모든 산천과 모든 중생과 내지 지옥·축생·아귀들의 영상이 그 속에 나타난다. 천자들이여, 어떻게 생각하는가. 저 영상들이 와서 거울 속에 들어가고 거울에서 나와 다른 데로 간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그러할 수 없다고 대답하자 하늘 북은 말하였느니라.
'천자들이여, 모든 업도 그와 같아서, 비록 과보를 낸다 하거니와 오는 일도 없고 가는 일도 없다. 천자들이여, 마치 요술쟁이가 사람들의 눈을 속이듯이 모든 업도 그와 같다. 만일 이와 같이 알면 이것은 진실한 참회라, 모든 죄악이 한꺼번에 청정하여질 것이다.'
이런 법을 말할 때에 백천억 나유타 부처님 세계의 티끌 수 세계에 있는 도솔천 천자들은 죽살이 없는 법 지혜를 얻고, 한량없고 헤아릴 수 없는 아승기 욕심 세계 천자들은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내었고, 육욕천에 있는 모든 천녀들은 모두 여자의 몸을 버리고 위없는 보리의 마음을 내었느니라.
그 때 천자들이 보현보살의 광대한 회향을 들었으므로 십지를 얻고, 모든 힘으로 장엄한 삼매를 얻었으며, 중생 수와 같은 청정한 삼업으로써 모든 무거운 업장을 참회하였으므로 곧 백천억 나유타 부처님 세계의 티끌 수와 같은 칠보 연꽃을 보았으니, 낱낱 꽃 위에 모두 보살이 가부하고 앉아서 큰 광명을 놓았으며, 저 보살의 잘생긴 모습마다 중생 수와 같은 광명을 놓고, 그 광명 속에 중생 수와 같은 부처님들이 가부하고 앉아서 중생의 마음을 따라 법을 말하지마는 오히려 때를 여읜 삼매의 일부분 힘도 나타내지 못하였느니라.
그 때 저 천자들은 위에 말한 여러 가지 꽃을 가졌고 또 낱낱 털구멍에서 중생 수와 같은 묘한 꽃 구름을 변화해 내어서 비로자나여래께 공양하며 부처님께 흩으니 모든 꽃이 부처님 몸 위에 머물러 있었고, 그 향기 구름이 한량없는 부처님 세계의 티끌 수 세계에 풍기니, 어떤 중생의 몸에 향기가 쐬이기만 하면 그 몸이 쾌락한 것이 마치 제사선정에 들어간 비구와 같아서 모든 업장이 다 소멸되었고, 향기를 맡으면 그 중생들이 빛·소리·향기·맛·닿임에 대하여 안에도 오백 번뇌가 있고 밖에도 오백 번뇌가 있어서 탐욕이 많은 이는 이만 일천이요, 성냄이 많은 이도 이만 일천이요, 어리석음이 많은 이도 이만 일천이요, 셋이 같은 이도 이만 일천이니, 이런 것이 모두 허망한 줄을 알며, 그렇게 알고는 향 당기 구름 자유자재한 광명의 청정한 선근을 성취하였느니라.
만일 중생이 그 일산을 보는 이는 청정한 금망전륜왕등 한 항하 모래 수의 선근을 심느니라.
불자여, 보살이 전륜왕 지위에 머물러서는 백천억 나유타 부처님 세계 티끌 수 세계에서 중생을 교화하나니, 불자여, 마치 명경 세계의 월지여래에게는 한량없는 세계의 비구·비구니·우바새·우바이들이 몸을 변화하여 가지고 항상 와서 법을 듣거든, 본생의 일을 널리 연설하여 잠깐도 끊어지지 않느니라. 만일 중생이 그 부처님 이름을 들으면 반드시 그 부처님 국토에 왕생하게 되는 것같이, 보살이 청정한 금망전륜왕 지위에 머무름도 그와 같아서 잠깐이라도 그 광명을 만나는 이는 반드시 보살의 제십지 자리를 얻게 되나니, 먼저 수행한 선근의 힘이니라.
불자여, 마치 첫째 선정을 얻은 이는 목숨이 마치지 않았더라도 범천에 있는 궁전들을 보고 범천 세상의 즐거움을 받을 수 있는 것처럼, 모든 선정을 얻은 이들도 그와 같으니라. 보살마하살이 청정한 금망전륜왕 지위에 머물러서 마니 상투의 청정한 광명을 놓으면 중생으로서 이 광명을 만나는 이는 다 제십지의 자리를 얻어 한량없는 지혜 광명을 성취하고, 열 가지 청정한 눈과 내지 열 가지 청정한 뜻을 얻으며, 한량없는 깊고 깊은 삼매를 구족하여 이러한 청정한 육안을 성취하느니라.
불자여, 어떤 사람이 억 나유타 세계를 부수어 티끌을 만들고 한 티끌을 한 세계라 하며, 다시 그러한 티끌 수의 세계를 모두 부수어 티끌을 만들어서, 그런 티끌들을 왼손에 들고 동방으로 가면서, 그와 같은 티끌 수 세계를 지나가서 한 티끌을 내리키되, 이렇게 하면서 동방으로 가기를 이 티끌이 다하도록 하고, 또 남방·서방·북방과 네 간방과 위와 아래로도 그렇게 하였다 하고, 이와 같이 시방에 있는 세계들을 티끌이 내리켜진 것이나 티끌이 내리켜지지 않은 것이나 모두 모아서 한 부처님 국토를 만든다 하면, 보수여, 그대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와 같은 부처님 국토가 엄청나서 한량없는 것을 헤아릴 수 있겠는가?”
보수보살이 대답하였다.
“헤아릴 수 없나이다. 이러한 부처님 국토는 엄청나고 한량없으며, 희유하고 기특하여 헤아릴 수 없사오니, 만일 어떤 중생이 이 비유를 듣고 신심과 이해를 내는 이는 더욱 희유하고 기특하겠나이다.”
부처님께서 보수보살에게 말씀하셨다.
“그러하니라. 그대의 말과 같나니, 만일 선남자나 선여인이 이 비유를 듣고 신심을 낸다면 내가 그 사람에게 수기하되 결정코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이루며 마땅히 여래의 더없는 지혜를 얻으리라 하리라. 보수여, 가령 어떤 사람이 천억 세계의 티끌 수 같은 많은, 위에서 말한 엄청난 부처님 국토를 모두 부수어 티끌을 만들고, 이러한 티끌을 가지고 앞에 비유한 대로 하나씩 내리켜서 모두 다하고, 내지 그런 세계를 모두 모아서 한 부처님 국토를 만들며, 또 그 세계들을 부수어 티끌을 만들고, 이렇게 차례차례로 되풀이하기를 내지 여든 번을 하였다 하고, 이렇게 엄청나게 많은 모든 국토에 있는 티끌들을 보살의 업보로 얻은 청정한 육안으로 잠깐 동안에 분명하게 다 보느니라.
또 백억이나 되는 광대한 세계의 티끌 수 같은 부처님 보기를, 비유리 거울의 청정한 광명이 열 부처님 세계의 티끌 수 세계를 비추듯 하느니라.
보수여, 이러한 것이 모두 청정한 금망전륜왕의 매우 깊은 삼매와 복덕과 선근으로 이루어진 것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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