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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권 제39 입법계품 4)


 * 미가 장자를 찾다 

 그 때 선재동자는 한결같은 마음으로 법의 광명인 법문을 바로 생각하여, 깊은 믿음으로 나아가 들어가서 부처님을 오로지 생각하여 삼보를 끊이지 않게 하며, 욕심을 여읜 성품을 찬탄하고 선지식을 생각하며, 삼세를 널리 비추어 큰 서원을 기억하며, 중생들을 두루 제도하되 함이 있는 데 집착하지 않고 필경까지 모든 법의 성품을 생각하며, 모든 세계를 다 깨끗이 장엄하고, 여러 부처님의 도량에 모인 대중에게 마음이 집착하지 아니하면서 점점 남쪽으로 가다가 자재성에 이르러 미가를 찾다가 보니, 그 사람이 시장 가운데서 법을 말하는 사자좌에 앉았는데, 십천 사람들에게 둘러싸이어 바퀴 윤자 장엄 법문을 연설하고 있었다. 
 그 때 선재동자가 그의 발 아래 엎드려 절하고 한량없이 돌고 앞에서 합장하고 말하였다. 
 “거룩하신 이여, 저는 이미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었습니다. 그러나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배우며, 어떻게 보살의 도를 닦으며, 어떻게 하여 여러 생사의 길에 헤매면서도 보리심을 항상 잊지 아니하며, 어떻게 평등한 뜻을 얻어 견고하여 흔들리지 않으며, 어떻게 청정한 마음을 얻고 능히 파괴할 이 없으며, 어떻게 크게 가엾이 여기는 힘을 내어 항상 고달프지 않으며, 어떻게 다라니에 들어가서 두루 청정함을 얻으며, 어떻게 지혜의 광대한 광명을 내어 모든 법에 어둠을 여의며, 어떻게 걸림없는 이해와 변재의 힘을 얻어 모든 깊은 이치의 광을 결정하며, 어떻게 바로 기억하는 힘을 얻어 모든 차별한 법륜을 기억하여 가지며, 어떻게 길을 깨끗케 하는 힘을 얻어 모든 길에서 법을 두루 연설하며, 어떻게 지혜의 힘을 얻어 모든 법을 능히 결정하고 이치를 분별하는지를 알지 못합니다.”
 그 때 미가는 선재에게 말하였다. 
 “선남자여, 그대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이미 내었는가?”
 “그러합니다. 저는 아뇩다라삼먁보리심을 이미 내었습니다.”
 미가는 문득 사자좌에서 내려와 선재가 있는 데서 땅에 엎드리고, 금꽃·은꽃과 값 많은 보배와 훌륭한 가루 전단향을 흩으며, 한량없는 여러 가지 옷을 그 위에 덮고, 또 한량없는 가지가지 향과 꽃과 갖가지 공양거리를 흩어서 공양하고, 일어서서 칭찬하였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선남자여, 그대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능히 내었도다. 
 선남자여, 만일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는 이는 모든 부처의 종자를 끊지 않게 함이며, 모든 부처의 세계를 깨끗이 함이며, 모든 중생을 성숙케 함이며, 모든 법의 성품을 통달함이며, 모든 업의 종자를 깨달음이며, 모든 행을 원만함이며, 모든 서원을 끊지 않음이며, 탐욕을 여읜 성품을 사실대로 이해함이며, 능히 삼세에 차별한 것을 분명히 보고, 믿는 지혜를 영원히 견고케 함이니라. 
 곧 모든 여래의 거두어 주심이 되며, 모든 부처님의 생각함이 되며, 모든 보살과 평등하며, 모든 성현의 찬탄함이 되며, 모든 범천왕이 절하여 뵈옴이 되며, 모든 천왕이 공양함이 되며, 모든 야차의 수호함이 되며, 모든 나찰의 호위함이 되며, 모든 용왕의 영접함이 되며, 모든 긴나라왕의 노래하여 찬탄함이 되며, 모든 세상 임금의 칭찬하고 경축함이 되느리라. 
 모든 중생 세계를 편안케 하나니, 이른바 나쁜 길을 버리게 하는 연고며, 어려운 데서 벗어나게 하는 연고며, 모든 가난의 근본을 끊는 연고며, 모든 하늘들이 쾌락하는 연고며, 선지식을 만나 친근하는 연고며, 광대한 법을 듣고 받아 지니는 연고며, 보리심을 내는 연고며, 보리심을 청정케 하는 연고며, 보살의 길을 비추는 연고며, 보살의 지혜에 들어가는 연고며, 보살의 지위에 머무는 연고니라. 
 선남자여, 그대는 알아라. 보살의 하는 일이 매우 어려우니, 나기도 어렵고 만나기도 어려우며, 보살을 보기는 곱이나 더 어려우니라. 
 보살은 모든 중생의 믿을 데가 되나니, 낳고 기르고 성취하는 연고며, 모든 중생을 건짐이 되나니, 여러 괴로움에서 빼어내는 연고며, 모든 중생의 의지할 곳이니, 세간을 수호하는 연고며, 모든 중생을 구호함이 되나니, 공포에서 면해 나게 하는 연고며, 보살은 바람 둘레와 같으니, 세간을 유지하여 나쁜 길에 떨어지지 않게 하는 연고며, 땅과 같으니, 중생들의 선근을 증장케 하는 연고며, 큰 바다와 같으니, 복덕이 충만하여 다하지 않는 연고니라. 
 밝은 해와 같으니, 지혜의 광명이 널리 비추는 연고며, 수미산과 같으니, 선근이 높이 솟아난 연고며, 밝은 달과 같으니, 지혜의 빛이 나타나는 연고며, 용맹한 장수와 같으니, 마의 군중을 굴복하는 연고며, 임금과 같으니, 불법의 성중에서 마음대로 하는 연고며, 맹렬한 불과 같으니, 중생들의 애착하는 마음을 태우는 연고며, 큰 구름과 같으니, 한량없는 법 비를 내리는 연고며, 때 맞춰 오는 비와 같으니, 모든 믿음의 싹을 자라게 하는 연고며, 뱃사공과 같으니, 법 바다의 나루를 보여 인도하는 연고며, 다리와 같나니, 생사의 흐름을 건너게 하는 연고니라.”
 미가는 이렇게 선재동자를 찬탄하여 여러 보살을 기쁘게 하고, 얼굴로써 갖가지 광명을 놓아 삼천대천세계를 비추니, 그 가운데 있는 중생들이 이 광명을 만나고는, 용과 귀신과 내지 범천들이 모두 미가의 있는 데로 모여왔다. 미가 대사는 곧 방편으로 바퀴 윤자 품의 장엄 법문을 보여서 연설하고 분별하여 해석하니, 저 중생들이 그 법문을 듣고는 모두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물러가지 않게 되었다. 
 그리고는 미가가 다시 자리에 올라 앉아 선재에게 말하였다. 
 “선남자여, 나는 이미 묘한 음성 다라니를 얻었으므로, 삼천대천세계에 있는 모든 하늘들의 말과 용·야차·건달바·아수라·가루라·긴나라·마후라가 등의 사람인 듯 사람 아닌 듯한 이들과 범천들의 말을 모두 분별하여 아노라. 이 삼천대천세계와 같이, 시방의 수가 없는 세계와 내지 말할 수없고 말할 수 없는 세계들도 역시 그러하니라. 
 선남자여, 나는 다만 이 보살의 묘한 음성 다라니 광명 법문만을 알거니와 저 여러 보살마하살은 모든 중생의 여러 가지 생각 바다와 여러 가지 시설 바다와 여러 가지 이름 바다와 여러 가지 말씀 바다에 들어가고, 모든 비밀을 말하는 법구 바다와 모든 끝까지를 말하는 법구 바다와 모든 반연할 것 가운데 온갖 삼세에서 반연할 것을 말하는 법구 바다와 상품을 말하는 법구 바다와 상상품을 말하는 법구 바다와 차별을 말하는 법구 바다와 온갖 차별을 말하는 법구 바다에 두루 들어가며, 모든 세간의 주문 바다와 모든 음성의 장엄한 바퀴와 모든 차별한 글자 바퀴의 짬에 두루 들어가나니, 이러한 공덕이야 내가 어떻게 알고 말하겠는가. 
 선남자여, 여기서 남방으로 가면 한 마을이 있으니 이름이 주림이요, 거기 장자가 있으니 이름이 해탈입니다. 그대는 그에게 가서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닦으며,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이루며,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모으며,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생각하는가'라고 물으라.”
 그 때 선재동자는 선지식으로 말미암아 온갖 지혜의 법에 존중한 마음을 내고 깨끗한 신심을 심고 매우 더 이익하여 미가의 발에 예배하고 눈물을 흘리며 수없이 돌고 사모하고 앙모하면서 하직하고 물러갔다. 

 
 * 해탈 장자를 찾다 

 이 때 선재동자는 보살의 걸림없는 지해 다라니의 광명으로 장엄한 문을 생각하여, 보살들의 말씀 바다 문에 깊이 들어갔고, 보살들의 모든 중생을 아는 미세한 방편물을 기억하고, 보살들의 청정한 마음의 문을 관찰하고, 보살들의 선근의 광명문을 성취하고, 보살들의 중생을 교화하는 문을 깨끗이 다스리고, 보살들이 중생을 거둬 주는 지혜의 문을 밝히고, 보살들의 광대하게 좋아하는 문을 견고히 하고, 보살들의 훌륭하게 좋아하는 문에 머물러 지니고, 보살들의 가지가지로 믿고 이해하는 문을 깨끗이 다스리고, 보살들의 한량없는 착한 마음의 문을 생각하였다. 
 그래서 서원이 견고하여 고달픈 생각이 없고, 여러 갑주로 스스로 장엄하며, 정진하는 깊은 마음을 물리칠 수 없으며 깨뜨릴 수 없는 신심을 갖추고 마음이 견고하기가 금강이나 나라연과 같아서 파괴할 이 없으며, 여러 선지식의 가르침을 지니어 모든 경계에서 깨뜨릴 수 없는 지혜를 얻었으며, 넓은 문이 청정하여 행하는 데 걸림이 없으며, 지혜의 광명이 원만하여 모든 것을 두루 비추며, 모든 지위의 모두 지니는 광명을 구족하여 법계의 가지가지 차별을 알며, 의지함도 없고 머무름도 없어 평등하여 둘이 없으며, 저 성품이 청정하여 두루 장엄하고 여러 행하는 것이 끝까지 이르렀으며, 지혜가 청정하여 집착을 여의었다. 
 시방의 차별한 법을 알매 지혜가 걸림없으며, 시방의 차별한 곳에 가되 몸이 고달프지 않으며, 시방의 차별한 업을 다 분명히 알며, 시방의 차별한 부처님을 모두 보며, 시방의 차별한 시간에 깊이 들어갔으며, 청정한 묘한 법이 마음에 가득 차고 넓은 지혜의 삼매가 마음을 밝게 비추며, 마음이 평등한 경계에 항상 들어가 여래의 지혜를 비추어 알며, 온갖 지혜의 흐름이 계속하여 끊어지지 않으며, 몸과 마음이 불법을 떠나지 않았으며, 모든 부처님의 신통으로 가피하고, 모든 여래의 광명으로 비추어서 큰 서원을 성취하고, 서원의 몸이 모든 세계에 두루하며, 온갖 법계가 다 그 몸에 들어가는 것이다. 
 점점 걸어서 12년 동안을 다니다가 주림성에 이르러 해탈장자를 두루 찾다가 장자를 보고는 땅에 엎드려 절하고 일어서서 합장하고 말하였다. 
 “거룩하신 이여, 제가 이제 선지식과 한데 모였으니, 이는 제가 광대한 좋은 이익을 얻음입니다. 왜냐하면 선지식은 보기도 어렵고 듣기도 어렵고 나타나기도 어려우며, 받들어 섬기기도 어렵고 가까이 모시기도 어렵고, 대하여 뵈옵기도 어렵고 만나기도 어렵고, 함께 있기도 어려우며 기쁘게 하기도 어렵고 따라다니기도 어렵사온데, 저는 이제 만났사오니 이것이 좋은 이익을 얻은 것입니다. 
 거룩하신 이여, 저는 이미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었사오니, 모든 부처님을 섬기기 위함이며, 모든 부처님을 만나기 위함이며, 모든 부처님을 뵈옵기 위함이며, 모든 부처님을 관찰하기 위함이며, 모든 부처님을 알기 위함이며, 모든 부처의 평등함을 증득하기 위함이며, 모든 부처의 큰 서원을 내기 위함이며, 모든 부처의 큰 서원을 채우기 위함이며, 모든 부처의 지혜 빛을 갖추기 위함이며, 모든 부처의 여러 가지 행을 이루기 위함이며, 모든 부처의 신통을 얻기 위함이며, 모든 부처의 여러 힘을 갖추기 위함이며, 모든 부처의 두려움 없음을 얻기 위함입니다. 
 또 모든 부처의 법을 듣기 위함이며, 모든 부처의 법을 받기 위함이며, 모든 부처의 법을 지니기 위함이며, 모든 부처의 법을 이해하기 위함이며, 모든 부처의 법을 보호하기 위함이며, 모든 보살 대중과 한 몸이 같기 위함이며, 모든 보살의 선근과 평등하여 다름이 없기 위함이며, 모든 보살의 바라밀을 원만하기 위함이며, 모든 보살의 수행을 성취하기 위함이며, 모든 보살의 청정한 서원을 내기 위함이며, 모든 보살의 위신의 장을 얻기 위함입니다. 
 모든 보살의 법장의 끝이 없는 지혜와 큰 광명을 얻기 위함이며, 모든 보살의 삼매인 광대한 장을 얻기 위함이며, 모든 보살의 한량없고 수가 없는 신통의 장을 성취하기 위함이며, 크게 가엾이 여기는 장으로 모든 중생을 교화하고 조복하여 모두 필경에 저 가에 이르게 하기 위함이며, 신통 변화의 장을 나타내기 위함이며, 모든 자유자재한 장에서 자기의 마음으로 자재함을 얻기 위함이며, 청정한 장 속에 들어가서 온갖 모습으로 장엄하기 위함입니다. 
 거룩하신 이여, 저는 이제 이런 마음·이런 뜻·이런 낙·이런 욕망·이런 희망·이런 사상·이런 존경·이런 방편·이런 끝닿은 데·이런 겸양으로 거룩하신 이의 계신 데 왔습니다. 
 제가 듣자온즉 거룩하신 이께서는 보살들을 잘 가르치어, 방편으로써 얻은 바를 열어 밝히며, 길을 보이며 나루터를 일러 주며 법문을 주시오며, 아득한 장애를 제거하고 망설이는 살을 뽑고 의혹의 그물을 찢고 마음의 숲을 비추고 마음의 때를 씻어서, 마음을 결백케 하고 마음을 청정케 하고 마음의 아첨을 바로 하고 마음의 생사를 끊고 마음의 착하지 못함을 멈추고 마음의 집착을 풀고, 집착한 데서 마음을 해탈케 하고 물든 애욕에서 마음을 돌리게 하며, 온갖 지혜의 경계에 빨리 들어가게 하고, 위없는 법성에 빨리 이르게 하고 크게 가엾이 여김에 머물게 하고, 크게 인자함에 머물게 하고, 보살의 행에 들어가게 하고 삼매의 문을 닦게 하고 증득하는 지위에 들게 하고, 법의 성품을 보게 하고 힘을 증장케 하고 행을 익히게 하여 온갖 것에 마음을 평등케 하신다 하더이다. 
 원하옵건대 거룩하신 이여,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배우며 보살의 도를 닦으며, 닦아 익힌 것이 빨리 청정해지며, 빨리 분명하여지는 것을 저에게 말씀하여 주소서.”
 그 때 해탈 장자는 과거의 선근의 힘과 부처님 위신의 힘과 문수사리동자의 생각하는 힘으로써 보살의 삼매의 문에 들어갔으니, 삼매의 이름을 모든 부처의 세계를 두루 거두어 그지없이 도는 다라니다. 
 이 삼매에 들어가서는 청정한 몸을 얻었다. 그 몸에서는 시방으로 각각 열 부처님 세계의 티끌 수 부처님과 부처님의 국토와 여럿이 모인 도량과 가지가지 광명으로 장엄한 것을 나타내고, 또 저 부처님들이 옛적에 행하시던 신통 변화와 모든 서원과 도를 돕는 법과 벗어나는 행과 청정한 장엄을 나타내며, 또 부처님들이 등정각을 이루고 묘한 법륜을 굴리어 중생을 교화함을 보겠으며, 이런 일들이 그 몸 가운데 나타나지만 조금도 장애되지 아니하였다. 
 가지가지 형상과 가지가지 차례로 본래와 같이 머물면서도 섞이거나 혼란하지 아니하니, 이른바 갖가지 국토·갖가지 모인 대중·갖가지 도량·갖가지 장엄들이며, 그 가운데 계시는 부처님이 갖가지 신통한 힘을 나타내고, 갖가지 법의 길을 세우고, 갖가지 서원의 문을 보이었다. 
 한 세계에서 도솔천궁에 계시어 불사를 짓기도 하고, 한 세계의 도솔천궁에서 죽어서 불사를 짓기도 하는데, 태중에 있기도 하고, 탄생도 하고, 궁중에 계시기도 하고, 출가도 하고, 도량에 나아가기도 하고, 마의 군중을 깨뜨리기도 하고, 하늘과 용들이 공경하여 둘러 모시기도 하고, 세상 임금들이 법 말씀하기를 청하기도 하고, 법륜을 굴리기도 하고, 열반에 들기도 하고, 사리를 나누기도 하고, 탑을 쌓기도 하였다. 
 저 여래께서 가지가지 대중의 모임과 가지가지 세간과 가지가지 태어나는 길과 가지가지 가족과 가지가지 욕망과 가지가지 업과 가지가지 말과 가지가지 근성과 가지가지 번뇌와 습기를 가진 중생들 가운데서, 작은 도량에 있기도 하고 넓은 도량에 있기도 하고, 1유순 되는 도량에 있기도 하고 10유순 되는 도량에 있기도 하고,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세계의 티끌 수 유순되는 도량에 있기도 하면서, 갖가지 신통과 갖가지 말과 갖가지 음성과 갖가지 법문과 갖가지 다라니 문과 갖가지 변재의 문으로써, 여러 가지 성인의 참 이치 바다에서 여러 가지 두려움 없는 대사자후로 중생의 가지가지 선근과 가지가지 생각을 말하며, 여러 가지 보살의 수기를 주며, 여러 가지 부처의 법을 말하였다. 
 저 모든 여래의 말씀을 선재동자가 다 들었으며, 부처님들과 보살들이 부사의한 삼매와 신통 변화를 보기도 하였다. 
 이 때 해탈 장자가 삼매에서 일어나 선재동자에게 말하였다. 
 “선남자여, 나는 이미 여래의 걸림없는 장엄 해탈문에 들어갔다 나왔노라. 선남자여, 내가 이 해탈문에 들었다 나올 적에 동방의 염부단금 광명 세계의 용자재왕 여래·응공·정등각을 도량에 모인 대중이 둘러쌌는데 비로자나장보살이 우두머리가 되었음을 보았노라. 
 또 남방의 속질력 세계의 보향 여래·응공·정등각을 도량에 모인 대중이 둘러쌌는데 심왕보살이 우두머리가 되었음을 보았노라. 
 또 서방의 향광 세계의 수미등왕 여래·응공·정등각을 도량에 모인 대중이 둘러쌌는데 무애심보살이 우두머리가 되었음을 보았노라. 
 또 북방의 가사당 세계의 불가괴금강 여래·응공·정등각을 도량에 모인 대중이 둘러쌌는데 금강보용맹보살이 우두머리가 되었음을 보았노라. 
 또 동북방의 일체상묘보 세계의 무소득경계안 여래·응공·정등각을 도량에 모인 대중이 둘러쌌는데 무소득선변화보살이 우두머리가 되었음을 보았노라. 
 또 동남방의 향염광음 세계의 향등 여래·응공·정등각을 도량에 모인 대중이 둘러쌌는데 금강염해보살이 우두머리가 되었음을 보았노라. 
 또 서남방의 지혜일보광명 세계의 법계윤당 여래·응공·정등각을 도량에 모인 대중이 둘러쌌는데 현일체변화당보살이 우두머리가 되었음을 보았노라. 
 또 서북방의 보청정 세계의 일체불보고승당 여래·응공·정등각을 도량에 모인 대중이 둘러쌌는데 법당왕보살이 우두머리가 되었음을 보았노라. 
 또 상방의 불차제출현무진 세계의 무변지혜광원만당 여래·응공·정등각을 도량에 모인 대중이 둘러쌌는데 법계문당왕보살이 우두머리가 되었음을 보았노라. 
 또 하방의 불광명 세계의 무애지당 여래·응공·정등각을 도량에 모인 대중이 둘러쌌는데 일체세간찰당왕보살이 우두머리가 되었음을 보았노라. 
 선남자여, 내가 이렇게 시방으로 각각 열 부처님 세계의 티끌 수 여래를 보지만, 저 여래들이 여기 오시지도 아니하고 내가 저기 가지도 아니하느니라. 
 내가 안락 세계의 아미타여래를 뵈오려 하면 마음대로 보고, 내가 전단 세계의 금강광명여래나, 묘향 세계의 보광명여래나, 연화 세계의 보련화광명여래나, 묘금 세계의 적정광여래나, 묘희 세계의 부동여래나, 선주 세계의 사자여래나, 경광명 세계의 월각 여래나, 보사자장엄 세계의 비로자나여래를 뵈오려 하면 이런 부처님을 다 보게 되느니라. 
 그러나 저 여래께서 여기 오시지도 않고 내 몸이 거기 가지도 않나니, 모든 부처님이나 내 마음이 모두 꿈과 같음을 알며, 모든 부처님은 그림자 같고 내 마음은 물 같은 줄을 알며, 모든 부처님의 모습과 내 마음이 눈어리 같음을 알며, 모든 부처님과 내 마음이 메아리 같음을 아나니, 나는 이렇게 알고 이렇게 뵈옵는 부처님이 제 마음으로 말미암음인 줄을 생각하노라. 
 선남자여, 그렇게 알아라. 보살들이 부처의 법을 닦아 부처의 세계를 청정케 하며, 묘한 행을 쌓아 중생을 조복하며, 큰 서원을 내고 온갖 지혜에 들어가 자재하게 유희하며, 부사의한 해탈문으로 부처의 보리를 얻으며, 큰 신통을 나타내고 모든 시방세계에 두루 가며, 미세한 지혜로 여러 겁에 널리 들어가는 이런 것들이 모두 자기의 마음으로 말미암느니라. 
 그러기에 선남자여, 마땅히 착한 법으로 제 마음을 붙들며, 법의 물로 제 마음을 윤택케 하며, 모든 경계에서 제 마음을 깨끗이 다스리며, 꾸준히 노력하므로 제 마음을 굳게 하며, 참으므로 제 마음을 평탄케 하며, 지혜로 증득하여 제 마음을 결백케 하며, 지혜로써 제 마음을 명랑케 하며, 부처의 자재함으로 제 마음을 개발하며, 부처의 평등으로 제 마음을 너그럽게 하며,부처의 십력으로 제 마음으로 비추어 살필 것이니라. 
 선남자여, 나는 다만 이 여래의 걸림없는 장엄 해탈문에서 드나들거니와 여러 보살마하살들이 걸림없는 지혜를 얻고 걸림없는 행에 머물며, 모든 부처를 항상 보는 삼매를 얻으며, 열반의 짬에 머물지 않는 삼매를 얻으며, 삼매의 넓은 문 경계를 통달하며, 삼세 법이 다 평등하며, 능히 몸을 나누어 여러 세계에 두루 이르며, 부처님의 평등한 경계에 머물러 시방의 경계가 앞에 나타나거든 지혜로 관찰하여 분명히 알며, 몸 가운데 모든 세계가 이루어지고 무너짐을 나타내어도 자기의 몸과 여러 세계가 둘이란 생각을 내지 아니하나니, 이렇게 미묘한 행이야 내가 어떻게 알며 어떻게 보겠는가. 
 선남자여, 여기서 남방으로 가서 염부제의 경계선에 이르면 한 나라가 있으니 이름이 마리가라요, 그 나라에 비구가 있으니 이름은 해당입니다. 그대는 그에게 가서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배우며 보살의 도를 닦느냐'고 물으라.”
 이 때 선재동자는 해탈 장자의 발에 예배하고 오른쪽으로 돌며 관찰하고, 일컬어 찬탄하여 생각하여 앙모하고 슬프게 울어 눈물을 흘리면서 생각하기를 '선지식을 의지하며 선지식을 섬기고 선지식을 공경하며, 선지식을 말미암아 온갖 지혜를 보았으니, 선지식에게 거스리는 생각을 내지 아니하며, 선지식에 아첨하거나 속이는 마음이 없으며, 마음으로 선지식을 항상 순종하며, 선지식에게 어머니란 생각을 일으킬 것이니 모든 무익한 법을 버리는 연고며, 선지식에게 아버지란 생각을 일으킬 것이니, 모든 선한 법을 내게 하는 연고입니다' 하면서 하직하고 물러갔다. 

 
* 해당 비구를 찾다 

 그 때 선재동자는 일심으로 저 장자의 가르침을 바로 생각하며, 장자의 가르침을 관찰하며, 저 부사의한 보살의 해탈문을 기억하며, 저 부사의한 보살의 지혜 광명을 생각하며, 저 부사의한 법계문에 깊이 들어갔고, 저 부사의한 보살의 널리 들어가는 문에 향하여 나아가며, 저 부사의한 여래의 신통 변화를 밝혀 보고, 저 부사의하게 널리 들어가는 문을 이해하며, 저 부사의한 부처의 힘으로 장엄함을 분별하며, 저 부사의한 보살의 삼매 해탈 경계의 나뉘는 자리를 생각하며, 저 부사의한 차별한 세계가 필경에 걸림이 없음을 통달하며, 저 부사의한 보살의 견고하고 깊은 마음을 닦아 행하며, 저 부사의한 보살의 큰 서원과 깨끗한 업을 발기하였다. 
 점점 남방으로 가서 염부제 경계선인 마리 마을에 이르러 해당 비구를 두루 찾다가, 문득 보니 그가 거니는 장소 곁에서 가부좌하고 삼매에 들었는데, 숨을 쉬지 아니하고 별로 생각함이 없어서 몸이 편안히 있고 동하지 아니하였다. 
 그 발바닥에서 수없는 백천억 장자·거사·바라문들이 나오는데, 모두 갖가지 장엄거리로 몸을 장엄하였고, 보배 관을 쓰고 정수리에 밝은 구슬을 매었으며, 시방의 모든 세계로 가서 모든 보배·모든 영락·모든 의복·법답게 맛있는 모든 음식·모든 꽃·모든 화만·모든 향·모든 바르는 향과 여러 가지 좋아하고 필요한 물건들을 내리며, 여러 곳에서 여러 빈궁한 중생을 제도하여 거둬 주고, 모든 고통 받는 중생을 위로하여 환희케 하며 마음이 청정하여 위없는 보리의 도를 성취케 하였다. 
 두 무릎에서는 수없는 백천억 찰제리·바라문들이 나오니, 모두 총명하고 슬기로우며, 가지가지 빛깔·가지가지 형상·가지가지 의복으로 훌륭하게 장엄하고, 시방의 모든 세계에 두루 퍼져 사랑스러운 말과 일을 같이 함으로 중생들을 거두어 주니, 이른바 가난한 이는 넉넉케 하고 병든 이는 낫게 하고 위태한 이는 편안케 하고 무서워하는 이는 무섭지 않게 하고, 근심하는 이는 쾌락케 하며, 또 방편으로 권장하고 인도하여 나쁜 짓을 버리고 선한 법에 머물게 하였다. 
 허리에서는 중생의 수효와 같은 한량없는 신선들이 나오는데, 풀 옷을 입기도 하고 나무껍질 옷을 입기도 하며, 물병을 들고 위의가 조용하여 시방세계로 다니면서 공중에서 부처의 묘한 음성으로 여래를 칭찬하고 법을 연설하며, 청정한 범행도 말하며 닦아 익히고, 여러 감관을 조복케 하며, 모든 법이 제 성품이 없다고 말하여 자세히 살피고 지혜를 내게 하며, 세간의 논란하는 법을 말하기도 하고 온갖 지혜와 벗어나는 방편을 말하여 차례대로 업을 닦게 하기도 하였다. 
 두 옆구리로는 부사의한 용과 부사의한 용의 여자를 내며, 부사의한 용의 신통 변화를 보이니, 이른바 부사의한 향 구름, 부사의한 꽃 구름, 부사의한 화만 구름·부사의한 보배 일산 구름·부사의한 보배 번기 구름·부사의한 보배 장엄거리 구름·부사의한 큰 마니보배 구름·부사의한 보배 영락 구름·부사의한 보배 자리 구름·부사의한 보배 궁전 구름·부사의한 보배 연꽃 구름·부사의한 보배 관 구름·부사의한 하늘 몸 구름·부사의한 채녀 구름을 비내리어, 허공에 두루 장엄하고 모든 시방세계의 부처님 도량에 가득하여 공양하며, 중생들로 하여금 기쁜 마음을 내게 하였다. 
 가슴의 만(卍)자에서는 수없는 백천억 아수라왕을 내니, 모두 헤아릴 수 없는 자유자재한 눈어리를 보여서 백천 세계를 진동케 하며, 모든 바닷물은 저절로 뒤솟고 모든 산들은 서로 부딪치며, 하늘의 궁전은 모두 흔들리고, 마의 광명은 모두 가리워지고 마의 군중들은 모두 부서지며, 중생들로 하여금 교만한 마음을 버리고 성내는 마음을 없애고 번뇌의 산을 파괴하고 나쁜 법들을 쉬게 하여 투쟁은 없어지고, 영원히 화평하게 하였다. 
 또 눈어리의 힘으로 중생들을 깨우쳐서 죄악은 소멸하고, 생사를 무서워하며, 여러 길에서 벗어나고 물드는 고집을 여의어 위없는 보리심에 머물게 하며, 모든 보살의 행을 닦아 모든 바라밀에 머물게 하며, 모든 보살의 지위에 들어가서 모든 미묘한 법문을 관찰하고 모든 부처님의 방편을 알게 하니, 이렇게 하는 일이 법계에 두루하였다. 
 등으로부터는 이승으로 제도할 이를 위하여 수없는 백천억 성문과 독각을 내나니, 나에 집착한 이에게는 나가 없다고 말하며, 항상하다고 집착하는 이에게는 모든 변천하는 법이 다 무상하다고 말하며, 탐심이 많은 이에게는 부정한 관을 하라 말하며, 성내는 일이 많은 이에게는 인자한 관을 하라 말하며, 어리석은 이에게는 인연으로 일어남을 관하라 말하며, 셋이 균등한 이에게는 지혜와 서로 응하는 경계를 말하며, 경계에 애착한 이에게는 아무 것도 없는 법을 말하며, 고요한 처소에 집착한 이에게는 큰 서원을 내어 모든 중생을 두루 이익케 하는 법을 말하나니, 이런 일들이 법계에 두루하였다. 
 두 어깨에서는 수없는 백천억 야차왕과 나찰왕들이 나오는데, 갖가지 빛깔로서 크기도 하고 짧기도 하여 한량없이 무서운 권속에게 둘러싸여서, 착한 일을 하는 모든 중생과 여러 성현과 보살 대중으로서 바르게 머무는 데로 향하는 이나 바르게 머무는 이를 수호하며, 어떤 때는 집금강신으로 나타나서 부처님과 부처님 계신 데를 수호하며, 어떤 때는 모든 세간을 두루 수호하되, 무서워하는 이는 편안케 하고, 병난 이는 쾌차케 하고, 번뇌가 있는 이는 여의게 하고, 허물이 있는 이는 뉘우치게 하고, 횡액이 있는 이는 없어지게 하나니, 이렇게 모든 중생을 이익케 하여 그들로 하여금 죽살이 바퀴를 버리고 바른 법륜을 굴리게 하였다. 
 배에서는 수없는 백천억 긴나라왕이 나오는데, 각각 무수한 긴나라 여인들이 앞뒤로 둘러싸며, 또 수없는 백천억 건달바왕이 나오는데, 각각 무수한 건달바 여인들이 앞뒤로 둘러싸고 있으면서, 각각 수없는 백천 하늘 풍류를 잡히어 법의 참 성품을 노래하며 찬탄하고, 모든 부처님을 노래하며 찬탄하고, 보리심 내는 것을 노래하며 찬탄하고, 보살의 행을 닦음을 노래하며 찬탄하고, 모든 부처님이 바른 깨달음 이루는 문을 노래하며 찬탄하고, 모든 부처님이 법륜 굴리는 문을 노래하며 찬탄하고, 모든 부처님이 신통 변화 나투는 문을 노래하며 찬탄하였다. 
 모든 부처님이 열반에 드시는 문을 열어 보이며 연설하고, 모든 부처의 가르침을 수호하는 문을 열어 보이며 연설하고, 모든 중생을 기쁘게 하는 문을 열어 보이며 찬탄하고, 모든 부처님 세계를 깨끗이 하는 문을 열어 보이며 연설하고, 모든 미묘한 법을 드러내는 것을 열어 보이며 연설하고, 모든 장애를 여의는 문을 열어 보이며 연설하고, 모든 선근을 나게 하는 문을 열어 보이며 연설하여, 이렇게 시방 법계에 두루하였다. 
 얼굴로는 수없는 백천억 전륜성왕이 나오는데, 칠보가 구족하고 네 가지 군대가 둘러싸며, 크게 버리는 광명을 놓으며, 한량없는 보배를 비내려 가난한 이는 만족케 하여 영원히 훔치는 행을 끊게 하며, 단정한 수없는 백천 아가씨들에게 모두 보시하면서 마음에 집착함이 없어 영원히 음란한 행을 끊게 하며, 인자한 마음을 내어 생명을 죽이지 않게 하며, 진실한 말을 끝까지 하여 허황하고 쓸데없는 말을 하지 않게 하며, 남을 거두어 주는 말을 하고 이간질하지 않게 하며, 부드러운 말을 하게 하고 추악한 말이 없게 하며, 항상 깊고 결정하여 분명한 뜻을 연설하고 소용 없고 꾸미는 말을 하지 않게 하며, 욕심이 없을 것을 말하여 탐욕을 제하고 때 낀 마음이 없게 하며, 크게 가엾이 여김을 말하여 분함을 덜고 뜻이 청정케 하며, 진실한 이치를 말하여 모든 법을 관찰하고 인연을 깊이 알게 하며, 참된 이치를 밝게 알고 삿된 소견을 없애며, 의혹을 깨뜨리고 모든 장애를 다 제멸케 하여 이렇게 하는 일이 법계에 가득하였다. 
 두 눈에서는 수없는 백천억 해가 나오는데, 모든 대지옥과 나쁜 길을 널리 비추어 괴로움을 여의게 하며, 모든 세계의 중간을 비추어 어둠을 덜게 하며, 모든 시방의 중생에게 비추어 어리석은 장애를 여의게 하였다. 
 더러운 국토에는 청정한 광명을 놓고, 은빛 국토에는 황금빛 광명을 놓고, 황금빛 국토에는 은빛 광명을 놓으며, 유리 국토에는 파리빛 광명을 놓고, 파리 국토에는 유리빛 광명을 놓으며, 자거 국토에는 마노빛 광명을 놓고, 마노 국토에는 자거빛 광명을 놓으며, 제청보배 국토에는 일장마니왕빛 광명을 놓고, 일장마니왕 국토에는 제청보배빛 광명을 놓으며, 적진주 국토에는 월광망장마니왕빛 광명을 놓고, 월광망장마니왕 국토에는 적진주빛 광명을 놓았다. 
 한 보배로 된 국토에는 가지가지 보배빛 광명을 놓고, 가지가지 보배로 된 국토에는 한 보배빛 광명을 놓아서, 모든 중생의 마음 숲을 비추어 중생들의 한량없는 사업을 짓게 하며, 온갖 세간의 경계를 장엄하여 중생들의 마음이 맑아서 기쁨을 내게 하였으니, 이렇게 하는 일이 법계에 가득히 찼다. 
 미간의 흰 털에서는 수없는 백천억 제석이 나오는데, 모두 경계에 대하여 자유자재하게 되었고, 마니 구슬을 정수리에 매었으니 광명이 모든 하늘 궁전에 비치며 모든 수미산왕들을 진동하고, 모든 하늘 대중들을 깨우치며, 복덕의 힘을 찬탄하고 지혜의 힘을 말하며, 좋아하는 힘을 내고 뜻 두는 힘을 지니고 생각하는 힘을 깨끗이 하고 보리심을 내는 힘을 굳게 하며, 부처님 보기를 좋아한다고 찬탄하여 세상의 탐욕을 덜게 하며, 법문 듣기를 좋아한다고 찬탄하여 세상의 경계를 싫어하게 하며, 관찰하는 지혜를 좋아한다고 찬탄하여 세상의 물듦을 끊게 하며, 아수라의 전쟁을 그치고 번뇌의 다툼을 끊으며, 죽기를 두려워하는 마음을 없애고 마군 항복 받을 원을 내며, 바른 법의 수미산왕을 세우고 중생의 모든 사업을 마련하나니, 이렇게 하는 일이 법계에 두루하였다. 
 이마에서는 수없는 백천억 범천이 나오는데, 모습이 단정하며 세간에 비길 데 없고, 위의가 조용하고 음성이 아름다워 부처님께 권하여 법을 연설하며, 부처님의 공덕을 찬탄하여 보살들을 기쁘게 하며, 중생들의 한량없는 사업을 마련하여 모든 시방세계에 두루하였다. 
 머리 위에서는 한량없는 부처님 세계의 티끌 수 보살 대중이 나오는데, 모두 훌륭한 모습으로 몸을 장엄하고 그지 없는 광명을 놓으며, 가지가지 행을 말하였다. 이른바 보시를 찬탄하여 간탐을 버리고 묘한 보배들을 얻어 세계를 장엄케 하였다. 계율을 지니는 공덕을 찬탄하여 중생들로 하여금 나쁜 짓을 영원히 끊고 보살들이 크게 자비한 계율에 머물게 하였다. 모든 것이 꿈과 같다고 말하며, 모든 욕락이 재미가 없다고 말하여 중생들로 하여금 번뇌의 속박을 여의게 하였다. 
 참는 힘을 말하여 모든 법에 마음이 자재하게 하였다. 금빛 몸을 칭찬하여 중생들로 하여금 성내는 때를 떠나고 다스리는 행을 일으켜 축생의 길을 끊게 하였다. 꾸준히 노력하는 행을 찬탄하여 세간에서 방일하는 일을 여의고 한량없는 묘한 법을 부지런히 닦게 하였다. 또 선바라밀을 찬탄하여 모든 사람들로 하여금 자유자재함을 얻게 하였다. 또 반야바라밀을 연설하여 바른 소견을 열어 보이어 중생들로 하여금 자유자재한 지혜를 좋아하고 나쁜 소견의 독한 살을 뽑게 하였다. 
 또 세간을 따라서 가지가지 짓는 일을 말하여 중생들로 하여금 죽살이를 여의었으나 여러 길에서 뜻대로 태어나게 하였다. 또 신통 변화를 보이며 목숨에 자재함을 말하여 중생들로 하여금 큰 서원을 내게 하였다. 또 다라니를 성취하는 힘과 큰 서원을 내는 힘과 삼매를 깨끗이 다스리는 힘과 뜻대로 태어나는 힘을 말하며, 또 갖가지 지혜를 연설하니 중생들의 근성을 두루 아는 지혜·모든 이의 마음과 행을 두루 아는 지혜·여래의 십력을 아는 지혜·부처님들의 자재함을 아는 지혜들이었다. 이렇게 하는 일이 법계에 두루하였다. 
 정수리로부터는 수없는 백천억 여래의 몸이 나오는데, 그 몸은 같을 이가 없어 거룩한 모습과 잘생긴 모양으로 청정하게 장엄하였고, 위엄과 빛이 엄숙하고 찬란하여 금산과 같으며, 한량없는 광명이 시방에 두루 비치고 묘한 음성이 법계에 가득하며, 한량없는 큰 신통을 나타내며, 모든 세간을 위하여 널리 법 비를 내렸다. 
 이른바 보리 도량에 앉은 보살을 위해서는 평등을 두루 아는 법 비를 내리고, 정수리에 물붓는 지위의 보살을 위해서는 넓은 문에 들어가는 법 비를 내리고, 법왕자 지위의 보살을 위해서는 두루 장엄하는 법 비를 내리고, 동자의 지위에 있는 보살을 위해서는 견고한 산의 법 비를 내리고, 물러가지 않는 지위의 보살을 위해서는 바다광 법 비를 내리고, 바른 마음을 성취한 지위의 보살을 위해서는 넓은 경계의 법 비를 내리고, 방편이 구족한 지위의 보살을 위해서는 제 성품 문의 법 비를 내리고, 귀한 집에 태어나는 지위의 보살을 위해서는 세간을 따라주는 법 비를 내리고, 수행하는 지위의 보살을 위해서는 두루 가엾이 여기는 법 비를 내리고, 새로 배우는 보살에게는 모아 쌓은 광의 법 비를 내리고, 처음 마음을 낸 보살에게는 중생을 거둬 주는 법 비를 내리고, 믿고 이해하는 보살에게는 그지없는 경계가 앞에 나타나는 법 비를 내렸다. 
 항상 세계의 중생들에게는 넓은 문 법 비를 내리고, 범천들에게는 넓은 광 법 비를 내리고, 자재천에게는 힘을 내는 법 비를 내리고, 마군중에게는 마음 당기 법 비를 내리고, 화락천에는 깨끗한 생각 법 비를 내리고, 도솔천에는 뜻을 내는 법 비를 내리고, 야마천에는 환희한 법 비를 내리고, 도리천에는 허공계를 빨리 장엄하는 법 비를 내리고, 야차왕에게는 즐거운 법 비를 내리고, 건달바왕에게는 금강 바퀴 법 비를 내리고, 아수라왕에게는 큰 경계 법 비를 내리고, 가루라왕에게는 그지없는 광명 법 비를 내리고, 긴나라왕에게는 모든 세간의 훌륭한 지혜 법 비를 내리고, 사람의 왕에게는 즐거운 데 집착하지 않는 법 비를 내리고, 용왕들에게는 환희한 당기 법 비를 내리고, 마후라가왕에게는 크게 쉬는 법 비를 내리고, 지옥 중생에게는 바른 생각으로 장엄하는 법 비를 내리고, 축생들에게는 지혜 갈무리 법 비를 내리고, 염마라왕 세계의 중생들에게는 두려움 없는 법 비를 내리고, 액난이 있는 곳 중생에게는 널리 위로하는 법 비를 내리어서, 모두 성현의 무리에 들게 하여, 이렇게 하는 일이 법계에 가득하였다. 
 해당 비구는 그 몸에 있는 모든 털구멍마다 아승기 세계의 티끌 수 광명 그물을 내고, 광명 그물마다 아승기 빛깔과 아승기 장엄과 아승기 경계와 아승기 사업을 갖추어서 시방의 모든 법계에 가득하였다. 
 그 때 선재동자는 일심으로 해당 비구를 관찰하면서, 앙모하여 그 삼매의 해탈을 생각하고, 그 부사의한 보살의 삼매를 생각하고, 부사의하게 중생을 이익케 하는 방편 바다를 생각하고, 그 부사의하고 힘이 없는 널리 장엄하는 문을 생각하고, 그 법계를 장엄하는 청정한 지혜를 생각하고, 그의 부처님 가지를 받는 지혜를 생각하고, 그 보살의 자재함을 내는 힘을 생각하고, 그 보살의 큰 서원을 견고히 하는 힘을 생각하고, 그 보살의 모든 행을 증장하는 힘을 생각하였다. 
 이렇게 서서 생각하고 관찰하기를 하루 낮·하룻밤을 지내고, 7일 7야·보름·한 달·여섯 달을 지내고, 또 엿새를 지냈다. 이렇게 지낸 뒤에 해당 비구는 삼매에서 나왔다. 
 선재동자는 찬탄하였다. 
 “거룩하신 이여, 희한하시고 기특하십니다. 이런 삼매는 가장 깊고, 이런 삼매는 가장 광대하고, 이런 삼매는 경계가 한량없고, 이런 삼매는 신력을 생각하기 어렵고, 이런 삼매는 광명이 비길 데 없고, 이런 삼매는 장엄이 수가 없고, 이런 삼매는 힘을 제어하기 어렵고, 이런 삼매는 경계가 평등하고, 이런 삼매는 시방을 두루 비추고, 이런 삼매는 이익이 한이 없어서 능히 모든 중생의 한량없는 괴로움을 제합니다. 
 이른바 모든 중생으로 하여금 가난한 고통을 여의게 하며, 지옥에서 벗어나게 하며, 축생을 면하게 하며, 액난의 문을 닫으며, 사람과 하늘의 길을 열며, 천상 인간의 중생을 기쁘게 하며, 선정의 경계를 사랑하게 하며, 함이 있는 낙을 늘게 하며, 죽살이에서 벗어나는 낙을 나타내며, 보리심을 인도하여 내며, 복과 지혜의 행을 증장케 하며, 가엾이 여기는 마음을 증장케 하며, 큰 서원의 힘을 일으키게 하며, 보살의 도를 분명히 알게 하며, 가장 높은 지혜를 장엄케 하며, 대승의 경지에 나아가게 하며, 보현의 행을 환히 알게 하며, 보살 지위의 지혜 광명을 증득케 하며, 모든 보살의 원과 행을 성취케 하며, 온갖 지혜의 지혜 경계에 머물게 하는 연고입니다. 
 거룩하신 이여, 이 삼매의 이름은 무엇입니까?”
 해당 비구는 말하였다. 
 “선남자여, 이 삼매의 이름은 넓은 눈으로 얻음을 버림이라고도 하고, 반야바라밀 경계의 청정한 광명이라고도 하고, 두루 장엄한 청정한 문이라고도 합니다. 선남자여, 나는 반야바라밀을 닦았으므로 이 두루 장엄한, 청정한 삼매 등 백만 아승기 삼매를 얻었느니라.”
 선재동자가 말하였다. 
 “이 삼매의 경계는 필경에 이것뿐이옵니까?”
 해당 비구는 말하였다. 
 “선남자여, 이 삼매에 드는 때에는 모든 세계를 아는 데 장애가 없고, 모든 세계에 가는 데 장애가 없고, 모든 세계를 초과하는 데 장애가 없고, 모든 세계를 장엄하는 데 장애가 없고, 모든 세계를 다스리는 데 장애가 없고, 모든 세계를 깨끗이 하는 데 장애가 없고, 모든 부처님을 보는 데 장애가 없고, 모든 부처님의 광대한 위엄과 도덕을 관찰하는 데 장애가 없고, 모든 부처님의 자재한 신통의 힘을 아는 데 장애가 없고, 모든 부처님의 광대한 힘을 증득하는 데 장애가 없고, 모든 부처님의 공덕 바다에 들어가는 데 장애가 없고, 모든 부처님의 한량없는 묘한 법을 받는 데 장애가 없으며, 모든 부처님의 법 가운데 들어가서 묘한 행을 닦는 데 장애가 없고, 모든 부처님이 법륜을 굴리는 평등한 지혜를 증득하는 데 장애가 없고, 모든 부처님의 대중이 모인 도량 바다에 들어가는 데 장애가 없고, 시방 부처의 법을 관찰하는 데 장애가 없고, 크게 가엾이 여기므로 시방 중생을 거둬 주는 데 장애가 없고, 크게 인자함을 항상 일으켜 시방에 충만하는 데 장애가 없고, 시방 부처님을 보되 만족한 마음이 없는 데 장애가 없고, 모든 중생 바다에 들어가는 데 장애가 없고, 모든 중생의 근성 바다를 아는 데 장애가 없고, 모든 중생의 근기와 차별한 지혜를 아는 데 장애가 없느니라. 
 선남자여, 나는 오직 이 한 가지 반야바라밀 삼매의 광명만을 알거니와 보살들이 지혜 바다에 들어가 법계의 지경을 깨끗이 하며, 모든 길을 통달하며 한량없는 세계에 두루하며, 다라니에 자재하고 삼매가 청정하며, 신통이 광대하고 변재가 다하지 않으며, 여러 지위를 잘 말하며, 중생의 의지가 되는 일이야, 내가 어떻게 그 묘한 행을 알며 그 공덕을 말하며, 그 행할 것을 알며, 그 경계를 밝히며, 그 원력을 끝까지 마치며, 그 중요한 문에 들어가며, 그 증득한 것을 통달하며, 그 길의 부분을 말하며, 그 삼매에 머물며, 그 마음의 경지를 보며, 그 가진 바 평등한 지혜를 얻겠는가. 
 선남자여, 여기서 남으로 가면 한 곳이 있으니 이름이 바다 조수요, 거기 동산이 있으니 이름이 두루 장엄이며, 그 동산에 우바이가 있으니 이름이 휴사라 합니다. 그대는 그에게 가서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배우며 보살의 도를 닦느냐고 물으라.”
 그 때 선재동자는 해당 비구에게서 견고한 몸을 얻고 묘한 법의 재물을 얻었으며, 깊은 경계에 들어가서 지혜가 밝게 통달하고 삼매가 환히 비치며, 청정한 지해에 머물러 깊은 법을 보았고, 마음은 청정한 문에 편안히 머물고 지혜의 광명이 시방에 가득하여, 환희한 마음으로 한량없이 뛰놀며, 땅에 엎드려 발에 절하고 한량없이 돌고 공경하고 앙모하며, 생각하고 관찰하며, 찬탄하고 앙모하여 그 이름을 염하고 그 동작을 생각하고 그 음성을 기억하고, 그 삼매와 큰 서원과 행하는 경계를 생각하며, 그 지혜와 청정한 광명을 받으면서 하직하고 물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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