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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무량수경 2. 정종분 : 16가지 관법수행

 

■ 열 여섯가지 관(觀)

1) 해를 생각하는 관(日想觀)
부처님께서 위제희 부인에게 말씀하셨다.
“부인이여, 그대와 중생들은 마음을 가다듬고 생각을 한 곳에 집중하여 서쪽을 생각하시오. 그리고 어떠한 생각을 하는가 하면, 모든 중생들은 태어나면서부터 소경이 아니고 눈이 있는 사람은 누구나 해가 지는 것을 볼 것이니, 서쪽을 향하여 단정히 앉아서 해를 똑똑히 보도록 하시오. 그리고 나서 마음을 굳게 간직하여 생각을 움직이지 말고, 곧 지려는 해가 마치 서쪽 하늘에 매달린 북과 같음을 보도록 하시오. 그래서 해를 보고 난 후에도 눈을 감으나 눈을 뜨나 그 영상이 한결같이 분명히 보이도록 할 것입니다. 이러한 것을, 해를 관하는 일상관(日想觀)이라 하고 또한 첫째 관법(觀法)이라 말하느니라.

2) 물을 생각하는 관(水想觀)
다음에는 물을 생각하시오. 물이 맑아서 투명함을 생각하여 그 영상이 분명하게 남아서 흩어지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미 물을 보았으면 다음에는 얼음을 생각하시오. 그 얼음이 투명하게 비침을 보고 나서 다시 유리를 생각하도록 하시오. 그리고 이 생각 다음에는 유리로 된 땅의 안팎이 환히 꿰뚫어 비침을 생각하시오. 그리고 그 밑에는 금강과 칠보로 된 황금의 당(幢)이 유리 같은 대지를 팔방으로 받치고 있습니다. 또한 그 황금의 당은 팔모로 이루어지고 그 낱낱의 면마다 백 가지 보배로 꾸며져 있으며, 알알의 보배 구슬에서는 일천 가지 광명이 빛나고, 그 한 줄기의 광명마다 팔만 사천의 빛이 있어 유리의 대지에 비치는 것이 마치 억천의 해와 같이 빛나서 눈이 부시어 볼 수 없습니다.
그리고 유리의 땅 위에는 황금의 줄로 얼기설기 간(間)을 지어 七보의 경계가 분명히 구분되어 있습니다. 그 낱낱의 보배에는 五백 가지의 광명이 빛나는데, 그것은 아름다운 꽃과도 같고, 무수한 별이나 달 같기도 하여, 허공 중에 찬란한 광명대(光明臺)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광명대 위에는 온갖 보배로 된 천만의 누각이 있으며, 광명대의 양편에는 각기 백억의 꽃송이로 꾸며진 화려한 당(幢)과 헤아릴 수 없는 악기로 장식되어 있습니다. 여기에 찬란한 광명에서 저절로 여덟 가지 맑은 바람이 일어나서 무량한 악기를 울리면, 그 선율은 자연히 인생의 진리를 아뢰어 괴롭고 연기이고 무상(無常)하고 무아(無我)한 도리를 연주합니다. 이와 같이 분명히 생각하고 보는 것을 물을 생각하는 수상관(水想觀)이라 하고 둘째 관법(觀法)이라 말하느니라.

3) 땅을 생각하는 관(地想觀)
이러한 유리 땅의 관조(觀照)가 이루어지면 그 낱낱을 더욱 분명하게 관조하도록 해야 합니다. 그래서 눈을 감으나 눈을 뜨나 그 영상이 흩어져 스러지지 않도록 하며, 다만 잠 잘 때 외에는 항상 이 일을 깊이 생각해야 합니다. 이와같이 생각하면 극락세계를 대강은 보았다고 하겠으나, 더욱 깊이 관조하여 마침내 삼매(三昧)를 얻으면 실제로 저 극락세계를 분명히 보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것을 다 갖추어 말할 수는 없습니다. 이러한 것을 땅 생각하는 관이라 하고 셋째 관법(觀法)이라 말하느니라.”
부처님께서 다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아난아, 그대는 내 말을 마음에 깊이 간직하였다가 미래 세상의 중생들 중에서 고통을 벗어나고자 하는 이들을 위하여 이러한 <땅 관하는 법>을 말하여 주어라 그런데 만약 이와같이 땅을 관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는 팔십억겁 동안 생사에 윤회하는 죄업을 없애고 수명이 다할 때는 반드시 극락세계에 태어날 것이니, 결코 마음에 의심을 품어서는 안되느니라. 그래서 이와같이 관조(觀照)하는 것을 올바른 정관(正觀)이라 하고, 달리 관조함을 삿된 사관(邪觀)이라 하느니라.”

4) 보배나무 생각하는 관(寶수觀)
부처님께서 다시 아난과 위제희 부인에게 말씀하셨다.
“유리 땅에 대한 관조(觀照)를 한 다음에는 보배 나무를 관(觀)하여라. 보배 나무를 관할 때는 먼저 보배 나무 하나하나를 관하여 그 보배 나무가 일곱 줄로 늘어서 있음을 생각하여라. 그 보배 나무는 나무마다 높이가 팔천 유순이나 되며, 모든 보배 나무는 칠보의 꽃과 잎을 달고 있느니라. 그리고 낱낱의 꽃과 잎은 또한 여러 가지 보배의 빛깔로 이루어졌는데, 유리에서는 황금 빛이 나고, 수정에서는 붉은 빛이 나고, 마노에서는 자거의 빛이, 자거에서는 푸른 진주 빛이 나느니라. 그 밖에 산호와 호박과 모든 여러 보배로 꾸며져 있느니라.
그리고 미묘한 진주의 그물이 보배 나무 위에 두루 덮혀 있는데, 그 진주 그물은 나무마다에 일곱 겹으로 둘러 있느니라. 그 그물 사이마다 오백 억의 아름다운 꽃 궁전이 있는데 마치 범천의 궁전과 같으니라. 그 안에는 천상의 동자들이 천연스럽게 노닐고 있는데 그들은 제 각기 오백 억의 마니보주로 이루어진 영락 구슬을 걸고 있느니라. 그런데 그 마니보주의 광명은 백 유순이나 멀리 비쳐 마치 백억의 해와 달을 한데 모아 놓은 것과 같아서 이루 말할 수 없느니라. 이와같이 온갖 보배가 사이사이 섞이어 그 빛깔은 어디에도 비교할 수 없느니라.
이러한 보배 나무들이 알맞게 줄지어 서 있고 잎사귀마다 서로 이어져 있으며 잎새 사이마다 미묘한 꽃이 피고 그 꽃에는 자연히 일곱 가지 보배 열매가 열려 있느니라. 그리고 그 낱낱의 나뭇잎은 가로 세로가 한결같이 25유순이나 되며, 그 잎은 천 가지 색깔에 백 가지 무늬가 아롱져 마치 천상의 영락과 같으니라. 이러한 아름다운 꽃송이들은 염부단금(閻浮檀金)의 찬란한 금빛으로 빛나며 불바퀴(火輪)처럼 잎 사이를 선연하게 돌고 있느니라. 그리고 꽃봉오리에서 온갖 열매가 솟아남이 흡사, 무엇이든 원하는 대로 나오는 제석천의 보배 병과도 같으니라.
그런데 이러한 모든 눈부신 광명은 그대로 깃발로 변화하여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보배 일산이 되느니라. 그리고 보배 일산 속에는 삼천대천 세계의 모든 불사(佛事)가 비치어 나타나고 시방세계의 불국토도 또한 그 안에 나타나 있느니라.
이와 같이 보배 나무를 관조(觀照)하고 나서, 다시금 차례대로 낱낱이 이를 관(觀)하되 보배 나무의 줄기나 가지나 잎과 꽃·열매 등의 영상을 분명히 지녀야 하느니라. 이러한 것을 보배나무 생각하는 보수관(寶樹觀)이라 하고 넷째 관법(觀法)이라 말하느니라.

5) 팔공덕수 생각하는 관(寶地觀)
다음에는 보배 못의 물을 생각하여라. 보배 못 물을 관조(觀照)한다는 것은, 저 극락세계에 여덟 가지 공덕을 갖춘 보배 못 물이 있는데, 못 물마다 일곱 가지 보배로 이루어지고 그 보배는 부드럽고 연하여, 구슬의 왕인 여의보주에서 흘러나왔느니라. 그리고 그 보배 못 물은 나뉘어 열네 갈래가 되느니라. 그 개울 밑바닥은 눈부신 금강석이 깔리고 황금의 개울마다 60억의 일곱 가지 보배 연꽃이 피었는데, 그 연꽃은 둥글고 탐스러워 모두 한결같이 십이 유순이나 되느니라.
또한 마니보주에서 흘러나온 황금의 물줄기는 연꽃 사이사이로 흐르며 보보 나무를 따라 오르내리고 있느니라. 그런데 그 물소리는 지극히 미묘하여 인생의 진리인 괴롭(苦)고 공허(空)하고 무상(無常)·무아(無我)한 도리를 아뢰기도 하고, 또는 모든 부처님의 상호와 공덕을 찬탄하기도 하느니라.
그리고 그 보배의 왕인 여의보주에서 미묘한 금색 광명이 솟아나와 백 가지 보배 빛깔의 새(鳥)로 변화하여 노래하는데, 그 소리는 평화롭고 애틋하고 그윽하여 항시, 부처님과 불법과 승가(僧伽)를 생각하는 공덕을 찬양하고 있느니라. 이러한 것을 팔공덕수를 관조하는 보지관(寶池觀)이라 하고 다섯째 관법(觀法)이라 말하느니라.

6) 보배누각 생각하는 관(寶樓觀)
온갖 보배로 장엄된 국토의 경계마다 五백 억의 보배로 된 누각이 있으며, 그 누각에는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천상 사람들이 천상 음악을 연주하고 있느니라. 그런데 그 악기들은 천상의 보배 깃발처럼 허공에 매달려 저절로 미묘하게 울리는데, 그 온갖 음률은 모두 부처님을 생각하고 불법을 생각하고 승가(僧伽)를 생각할 것을 아뢰고 있느니라.
그래서 이러한 생각이 이루어지면 이것을, 극락세계의 보배나무와 보배땅과 보배 못을 대강 보았다고 말하며, 또한 이를 가리켜 극락세계의 경계를 모두 관조(觀照)하는 총관상(總觀想)이라 하고 여섯째 관법(觀法)이라 말하느니라.
그리고 만약 이와 같이 관조하는 사람은 무량 억겁 동안의 무거운 악업을 없애고 수명이 다하면 반드시 저 극락세계에 태어나느니라. 그래서 이와 같이 관조함을 바른 정관(正觀)이라 하고 달리 관(觀)함을 그릇된 사관(邪觀)이라 하느니라.”

7) 연화대 생각하는 관(華座觀)
부처님께서는 다시 아난과 위제희 부인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들은 자세히 듣고 이를 깊이 명심하여라. 나는 그대들을 위하여 고뇌를 없애는 법을 분별하여 해설하겠으니, 그대들은 착실히 기억하였다가 널리 여러 사람들을 위하여 잘 풀이하여 설명해 주도록 하여라.”
이와 같이 말씀하셨을 때 어느새 아미타불이 허공 중에서 계시고 관세음보살 대세지보살이 좌우로 모시고 있었다. 그 광명은 눈부시게 빛나서 바라볼 수 없었으며 백천의 염부단금을 합한 찬란한 금빛도 이와 비교할 수 없으리라. 그때 위제희 부인은 아미타불을 뵈옵고 그 발 아래 공손히 큰 절을 하고 나서 부처님께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지금 부처님의 위신력에 의지하여 아미타 부처님과 두분의 보살님을 뵈올 수 있었사옵니다. 그러나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신 뒤에 미래 세상의 중생들은 어떻게 하여야 아미타 부처님과 두 분의 보살님을 뵈올 수 있겠사옵니까?”
부처님께서 위제희 부인에게 말씀하셨다.
“저 아미타불을 뵈옵고자 하면 마땅히 다음과 같은 생각을 일으켜야 합니다. 먼저 칠보로 된 땅 위에 피어 있는 연꽃을 생각하시오. 그리고 그 연꽃의 꽃잎마다 백 가지 보배의 빛깔이 있고, 그 꽃잎에는 팔만 사천 줄의 엽맥(葉脈)이 있는데, 마치 천상의 그림같이 아름다우며, 그 엽맥에는 또한 팔만 사천의 광명이 빛나고 있음을 분명하게 보도록 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작은 꽃잎이라도 길이와 넓이가 250유순이나 되는데, 한 연꽃에는 팔만 사천의 꽃잎이 있고, 꽃잎 사이마다 백억의 마니보주로 장식되어 있습니다. 낱낱의 마니보주는 또한 일천의 광명을 발하여 일산과 같으며, 칠보로 합성되어 두루 땅 위를 덮고 있습니다.
그리고 마니보주로 이루어진 연화대는 팔만의 금강석과 견숙가보와 법마니보와 묘진주의 그물로 장엄되어 있고, 그 연화대 위에는 자연히 네 개의 보배 당번(幢幡)이 세워졌는데, 그 하나하나가 마치 백천만 억의 수미산과 같습니다. 그리고 그 당번 위의 보배 휘장은 야마천의 궁전과 같으며, 오백 억의 미묘한 보배 구슬로 찬란하게 꾸며져 있습니다.
그리고 그 보배 구슬마다 팔만 사천의 광명이 빛나고, 그 낱낱의 광명은 또한 팔만 사천의 색다른 금색을 지니고 있는데, 이러한 헤아릴 수 없는 찬란한 금색 광명이 보배 땅 위에 두루 펼쳐 있습니다. 그리고 그 광명은 곳곳마다 변화하여 가지가지의 다른 형상을 이루는데, 혹은 금강대가 되고, 혹은 진주의 그물이 되고, 혹은 여러 가지 꽃구름이 되기도 하여 온갖 방면에서 마음대로 변화하여 불사(佛事)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러한 것을 연화대를 관조(觀照)하는 화좌관(華座觀)이라 하고 일곱째 관법(觀法)이라 말하느니라.”
부처님께서는 다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아난아, 이와같은 미묘한 꽃은 본시 아미타불께서 법장비구였을 적에 세운 서원의 힘으로 이루어진 것이니라. 그러니 만약 아미타불을 생각하고자 하면 마땅히 먼저 이 연화대의 생각을 지어야 하느니라. 그런데 연화대를 생각할 때는 다른 번잡한 관(觀)을 하지 말고 하나하나의 꽃잎, 알알의 구슬, 낱낱의 광명, 하나하나의 꽃받침, 낱낱의 당번(幢幡) 등을 생각하여 마치 거울 속에서 자신의 얼굴을 보듯이 그 영상을 분명히 해야 하느니라.
그런데 이러한 생각이 이루어진 사람은 능히 오만겁 동안 생사 윤회하는 죄업을 없애고, 반드시 결정코 극락세계에 왕생할 수 있느니라. 이와같이 관조(觀照)함을 바른 정관(正觀)이라 하고 달리 관(觀)함을 그릇된 사관(邪觀)이라 하느니라.”

8) 형상 생각하는 관(像觀)
부처님께서 아난과 위제희 부인에게 말씀하셨다.
“이미 연화대를 관조하였으면 다음에는 부처님을 생각하여라. 어째 그런가하면 모든 부처님은 바로 온 세계인 법계를 몸으로 하는 것이니, 일체 중생의 마음 속에 들어 계시느니라. 그러므로 그대들의 마음에 부처님을 생각하면 그 마음이 바로 부처님의 32상(相)과 80종호인 것이니라. 그래서 이 마음으로 부처님을 이루고 또한 이 마음이 바로 부처님이니라. 모든 부처님의 위없는 바른 지혜는 마음에서 새기는 것이니, 마땅히 일심으로 생각을 골똘히 하여 저 아미타불과 그 지혜 공덕인 여래(如來) 응공(應功) 정변지(正遍智)를 깊이 관조(觀照)해야 하느니라.
그런데 저 아미타불을 생각하고자 하는 사람은 먼저 부처님의 형상을 생각해야 하느니라. 눈을 뜨거나 감거나 마음을 한결같이 하여 염부단금의 자마금색과 같이 찬란한 하나의 부처님 형상이 저 연꽃 위에 앉아 있는 모습을 관조해야 하느니라.
그리고 이와같은 부처님의 형상을 보고 나면 마음의 눈이 열려서 저 극락세계의 七보로 장엄된 보배 땅과 보배 연못과 줄지어 서 있는 보배 나무와 그리고 그 위를 덮고 있는 천상의 보배 휘장과 또한 온갖 보배로 아롱진 보배 그물이 허공에 가득함을 분명히 보게 될 것이니라. 그리고 이러한 영상을 마치 자기 손바닥을 보듯이 더욱 뚜렷하게 관조해야 하느니라.
그리고 이와같이 보고 난 다음에는 다시 한 송이의 커다란 연꽃이 부처님상(像)의 왼편에 있는 것을 생각하여라. 그것은 부처님 상의 연꽃과 같아서 조금도 다르지 않느니라. 또한 그와 똑같은 연꽃이 또 한 송이 부처님 상의 오른편에 있는 것을 생각하여라. 그리고 한 관세음보살의 상(像)이 왼쪽 연꽃 위에 앉아 있고, 한 대세지보살의 상이 오른쪽 연꽃 위에 앉아 있는데, 그 금색 광명은 한결같이 부처님의 상(像)과 같음을 생각하여라.
그리하여 이러한 생각이 이루어지면 부처님의 상과 두 보살의 상은 모두 광명을 발하느니라. 그래서 그 찬란한 금색 광명은 모든 보배 나무를 비추느니라. 그리고 그 낱낱 보배 나무 밑에는 또한, 세 송이의 큰 연꽃이 있고 연꽃 위에는 각각 한 부처님의 상과 두 보살의 상이 있는데, 이렇듯 아미타불의 상과 두 보살의 상이 저 극락세계에 두루 가득 하느니라.
그리하여 이와같은 생각이 성취되었을 때, 관(觀)하는 수행자는 극락세계의 흐르는 물과 광명과 모든 보배 나무와 기러기와 원앙새 등이 모두 미묘한 법문을 아뢰고 있음을 알아듣게 되느니라.
그래서 선정에 들 때나 선정에서 나올 때나 항상 미묘한 법문을 들을 것이니, 수행하는 선정에 들었을 때 들은 바를 잘 기억하였다가, 선정에서 나온 뒤에 경전의 가르침과 맞추어보도록 해야 하느니라. 그것이 만약 경전과 맞지 않으면 이를 망상이라 하고 경전과 합당하면 이를 거친 생각으로 극락세계를 보는 것이라 하느니라.
그런데 이와같이 부처님과 보살의 형상을 생각하고 관조(觀照)함을 상상관(像想觀)이라 하고 또한 여덟째 관(觀)이라 하느니라. 그리고 이러한 관조를 하는 사람은 무량 억겁 동안 생사에 헤매는 악업을 없애고 현재의 이 몸으로 염불삼매(念佛三昧)를 얻게 되느니라.”

9) 부처님의 몸 생각하는 관(眞身觀)
부처님께서 다시 아난과 위제희 부인에게 말씀하셨다.
“이러한 생각이 이루어지면 다음에는 아미타불(무량수불)의 몸과 그 광명을 관조(觀照)하여라. 아난아, 잘 알아두어라. 아미타불의 몸은 백천만억 야마천(夜摩天)의 자마금색(紫磨金色)과 같이 빛나고, 부처님의 키는 육십만억 나유타 항하사 유순이니라. 그리고 미간의 백호(白毫)는 오른쪽으로 우아하게 돌고 있는데 마치 다섯 수미산을 합한 것과 같고, 부처님의 눈은 4대해의 바닷물처럼 그윽하여 푸르고 흰 동자가 분명하느니라. 
몸의 모든 모공에서는 수미산과 같은 큰 광명이 흘러나오고 부처님의 원광(圓光)은 백억 삼천대천 세계와 같으니라. 그리고 그 원광 속에는 백만 억 나유타 항하사의 화신불(化身佛)이 계시고 그 화신불마다 헤아릴 수 없이 많은 화신보살들이 모시고 있느니라.
그리고 아미타불에게는 팔만 사천 가지의 상(相)이 있고, 그 하나하나의 상에는 각각 八만 四천의 수형호(隨形好)가 있으며, 그 낱낱 수형호마다 또 한 팔만 사천의 광명이 있느니라. 그리고 그 광명은 두루 시방세계를 비추어 부처님을 생각하고 부처님의 명호를 부르는 염불 중생들을 받아들여 그 한 사람도 버리지 않느니라. 그런데 이러한 모든 광명과 상호와 화신불을 이루 다 말할 수는 없는 것이니, 다만 깊이깊이 생각하여 마음의 눈으로 보도록 하여라. 
이와 같이 볼 수 있는 사람은 바로 시방의 일체 모든 부처님을 볼 수 있으며, 모든 부처님을 볼 수 있으므로 염불삼매라 하느니라. 그래서 이와 같이 관조(觀照)함을 “모든 부처님의 몸을 관(觀)한다”고 말하느니라. 그런데 부처님의 몸을 볼 수 있으면 또한 부처님의 마음도 볼 수 있는 것이니, 부처님의 마음 곧 불심(佛心)이란 바로 대자대비(大慈大悲)이며 모든 부처님들은 이러한 무연자비(無緣慈悲)로써 모든 중생을 섭수(攝受)하시느니라. 이와 같이 관조할 수 있는 사람은 내생에는 여러 부처님의 회상에 태어나, 생사(生死)를 깨닫는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얻게 되느니라.
그러므로 지혜로운 사람은 마음을 오로지 하여 착실히 아미타불을 관조(觀照)해야 하느니라. 그리고 아미타불을 관조할 때는 한 가지 상호로부터 보아 들어가야 하는데, 다만 미간 백호만을 관조하여 그 영상이 분명하도록 관(觀)하기도 하느니라. 그래서 미간 백호를 볼 수 있으면 부처님의 팔만 사천 상호가 저절로 앞에 나타나는데 이렇듯 아미타불을 볼 수 있는 사람은 시방세계의 헤아릴 수 없는 모든 부처님을 볼 수 있느니라. 또한 무수한 부처님을 볼 수 있으므로 부처님으로부터 미래에 성불한다는 수기(授記)를 받게 되느니라. 이러한 것을 일체 부처님의 몸을 관조(觀照)하는 진신관(眞身觀)이라 하고 또한 아홉째 관(觀)이라 하느니라. 그리고 이와같이 관조함을 바른 정관(正觀)이라 하고 달리 관(觀)함을 그릇된 사관(邪觀)이라 하느니라.”

10) 관세음보살 생각하는 관(觀音觀)
부처님께서 다시 아난과 위제희 부인에게 말씀하셨다.
“아미타불을 분명하게 뵈온 다음에는 관세음보살을 관조(觀照)하여라. 이 보살은 키가 팔십만 억 나유타 유순이며, 몸은 자마금색(紫磨金色)으로 빛나고, 정수리에는 상투같이 솟은 육계가 있으며, 목에는 원광(圓光)이 있는데, 그 지름이 백천 유순이나 되느니라. 그 원광 속에는 오백의 화신불(化身佛)이 계시는데 모두 나와 같으니라. 그리고 한 분의 화신불마다 각기 오백의 화신보살과 헤아릴 수 없는 천인들이 모시고 있느니라.
그리고 관세음보살의 온몸에서 발하는 광명 속에는 지옥·아귀·축생·인간·천상의 중생의 일체 모든 현상이 나타나 있느니라. 관세음보살의 머리 위에는 마니보주로 된 천관(天冠)이 있고 그 천관 속에는 화신불 한 분이 서 계시는데, 높이가 25유순이니라.
관세음보살의 얼굴은 자마금색으로 빛나고 미간의 백호는 칠보의 빛깔을 지녔는데 팔만 사천의 광명이 흘러나오느니라.
그리고 그 낱낱 광명 속에는 헤아릴 수 없이 많은 화신불이 계시는데, 그 화신불들은 또한 각기 수없이 많은 화신보살들이 모시고 있느니라.
이와같이 자재로 변화하여 시방세계에 가득함이 마치 찬란한 붉은 연꽃이 수없이 피어 있는 것과 같으니라.
또한 관세음보살은 팔십억 광명으로 된 영락 목걸이를 걸고 있는데, 그 영락 구슬 속에는 모든 장엄한 일들이 모조리 나타나 있느니라. 그 손바닥은 오백억 가지 연꽃 빛을 띠고 그 손가락 끝마다 팔만 사천의 그림 무늬가 있는데, 마치 도장의 인빨과 같으니라. 그 그림 무늬마다 팔만 사천의 빛깔이 있고 빛깔마다 또한 팔만 사천의 광명이 있느니라. 그런데 그 광명은 부드럽고 상냥하여 두루 모든 것을 비추는데, 관세음보살은 이러한 보배 손으로 중생들을 인도하느니라.
또한 관세음보살이 발을 들 적에는 발바닥에 있는 천복륜(千輻輪)의 발금이 저절로 五백 억의 광명대로 변화하고 발을 디디면 그것이 금광마니 보(寶)의 꽃으로 변하여 온 땅 위에 흩어져 그득하게 되느니라. 그런데 관세음보살의 모든 상호는 부처님과 똑같이 갖추어져서 조금도 다름이 없으나, 다만 정수리에 솟은 육계와 그 위를 볼 수 없는 무견정상(無見頂上)만이 부처님에게 마치지 못하느니라. 이와같이 관조(觀照)함을 관세음보살의 몸을 관(觀)하는 관음진신관(觀音眞身觀)이라 하고 또한 열째 관법(觀法)이라 말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다시 이르시기를,
“만약 관세음보살을 보고자 한다면 마땅히 내가 말한 것과 같이 관조해야 하느니라. 이러한 관(觀)을 하는 사람은 모든 재앙을 만나지 않고 업장을 말끔히 소멸하여 헤아릴 수 없는 많은 겁동안 생사에 헤매는 죄업을 없애느니라. 그래서 관세음보살은 다만 그 이름만을 들어도 무량한 복을 얻을 수 있는데 하물며 그 모습을 분명히 관조하는 큰 공덕에 있어서랴.
그런데 만약 관세음보살을 관조하고자 하는 사람은 먼저 정수리의 육계를 관(觀)하고 다음에는 천관(天冠)을 관하고 그 나머지 여러 상호를 차례차례로 관조하되 뚜렷하기가 마치 손바닥을 보는 것과 같이 분명히 해야 하느니라. 이와 같이 관조함을 바른 정관(正觀)이라 하고 달리 관(觀)함을 그릇된 사관(邪觀)이라 하느니라.

11) 대세지보살 생각하는 관(勢至觀)
다음에는 대세지보살을 관조하여라. 이 보살의 크기는 관세음보살과 같으며 그 원광의 지름은 백 25유순이며 250유순을 비추느니라. 온몸에서 발하는 광명은 자마금색(紫磨金色)으로서 시방세계의 모든 나라를 비추는데 인연이 있는 중생들은 다 볼 수 있느니라. 그리고 이 보살의 한 모공에서 나오는 광명만 보아도 시방세계의 무량한 모든 부처님의 청정하고 미묘한 광명을 볼 수 있느니라. 그러므로 이 보살의 이름을 끝없는 광명인 무변광(無邊光)이라 말하며 또한 지혜의 광명으로써 두루 일체 중생을 비추어 지옥·아귀·축생 등 삼악도의 고난을 여의게 하는 위없는 힘을 지니고 있으므로, 이 보살을 큰 힘을 얻은 이, 곧 대세지(大勢至)라 하느니라.
그리고 이 보살의 보배관은 오백 보배 꽃받침이 있는데, 그 낱낱의 꽃받침에는 시방세계의 모든 청정 미묘한 불국토의 광대한 모양이 나타나 있느니라. 또한 정수리의 육계는 찬란한 홍련화와 같으며, 그 위에 하나의 보배 병이 있는데, 온갖 광명이 가득하여 두루 부처님 일(佛事)을 나투고 있느니라. 그리고 이 밖에 여러 가지 몸의 형상은 관세음보살과 다름이 없느니라.
그리고 이 보살이 다닐 적에는 시방세계의 일체 모든 것이 진동하며, 진동하는 곳마다 바로 오백 억의 보배꽃이 피고, 꽃마다 크고 장엄함이 극락세계와 같으니라. 또한 이 보살이 앉을 때에는 칠보로 된 국토가 일시에 흔들리는데 그것은 아래쪽의 금광불 국토에서 위에 있는 광명불 국토까지 이르느니라. 그리고 그 중간에는 무량 무수한 아미타불의 분신(分身)과 관세음보살과 대세지보살의 분신들이 구름같이 극락세계에 모여 허공 가득히 연화대에 앉아서 미묘한 불법을 연설하여 고해 중생을 제도하시느니라.
이와 같이 관조(觀照)함을 바른 정관(正觀)이라 하고 달리 관(觀)함을 그릇된 사관(邪觀)이라 하느니라. 또한 이러한 것이 대세지보살의 색신을 생각하는 관(觀)이며 열한 번째의 관(觀)이니라. 그리고 이 대세지보살을 관조하는 사람은 헤아릴 수 없이 오랜 아승지겁 동안 생사에 헤매는 죄업을 없애며, 또한 다시는 태중(胎中)에 들지 않고, 언제나 모든 부처님의 청정 미묘한 국토에 노닐게 되는 것이니, 이와같은 관(觀)이 성취되면 온전히, 관세음보살과 대세지보살을 보았다고 할 수 있느니라.

12) 두루 생각하는 관(普觀)
이 두루 생각하는 관을 할 때에는 다시 자기 마음을 일깨워, 자기가 서방극락세계에 태어나서 연꽃 속에서 가부좌를 하고 앉았는데, 그 연꽃 봉오리가 오므라졌다가 활짝 피어나는 생각을 해야 하느니라. 그리고 그 연꽃이 피어날 때는 그 속에서 오백 가지의 광명이 나와 자기 몸을 비추고 자기 눈을 뜨이게 한다고 생각해야 하느니라.
그리하여 부처님과 보살들이 허공에 가득함을 볼 수 있으며 극락세계의 흐르는 물 소리와 지저귀는 새들의 노래와 보배 숲에 살랑거리는 바람소리와 부처님의 음성 등은 모두 한결같이 십이부경과 똑같은 미묘한 법문을 연설함을 알 수 있느니라. 그리고 선정에서 나온 뒤에도 그러한 생각을 깊이 기억하여 잊지 않도록 해야 하느니라.
그래서 이와같이 관조(觀照)할 수 있게 되면 아미타불과 극락세계를 볼 수 있느니라. 그리고 이러한 것을 두루 관조함을 보관(普觀)이라 하고 열두째 관(觀)이라 하느니라. 그런데 이와같이 수행하는 사람은 아미타불의 무수한 화신(化身)이 관세음보살과 대세지보살과 더불어 항상 그 수행인의 처소에 나투시느니라.”

13) 섞어 생각하는 관(雜想觀)
부처님께서 다시 아난과 위제희 부인에게 말씀하셨다.
“지극한 정성으로 극락세계에 태어나고자 하는 사람은 먼저 일장 여섯자 되는 불상(佛像)이 보배 연못 위에 계심을 관조해야 하느니라.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아미타불은 그 몸이 우주에 가득하여 끝이 없으니, 범부의 마음으로는 미칠 수가 없느니라. 그러나 아미타불께서 과거 숙세에 세우신 큰 서원의 힘에 의하여, 깊이 관조(觀照)하는 사람은 반드시 성취할 수 있느니라. 다만 부처님의 형상만을 생각해도 무량한 복을 받을 수가 있는데, 하물며 원만히 갖추어진 부처님의 모습을 관조하는 큰 공덕에 있어서랴.
아미타불께서는 신통력이 자재하시어 시방세계의 모든 국토에 마음대로 변화하여 나투시는데, 혹은 크게 나투시어 끝없는 허공에 가득 차시고 혹은 작은 몸으로 나투시어, 때로는 일장 여섯 자로 또는 여덟자의 몸으로 나투시느니라. 그리고 나투시는 몸의 형상은 모두가 자마금색의 광명으로 빛나고 원광(圓光) 속의 화신불(化身佛)이나 보배 연꽃 등은 모두가 먼저 말한 바와 같으니라.
그리고 관세음보살과 대세지보살은 어디에서나 같은 모양으로 나투는데, 중생들은 다만 그 머리만을 보아도 알 수 있나니, 그 머리의 보배관에 부처님이 계시면 관세음보살이고, 보배 병이 있으면 대세지보살이니라. 그런데 이 두 보살은 언제나 아미타불을 도와서 두루 일체 중생을 교화하느니라. 이렇게 생각하는 법을, 섞어 생각하는 잡상관(雜想觀)이라 하고 열세째 관법(觀法)이라 말하느니라.”

14) 상배관(上輩觀)

■ 상품상생(上品上生)
부처님께서 다시 아난과 위제희 부인에게 말씀하셨다.
“상품 상생이라 하는 것은 저 극락세계에 태어나기를 원하는 중생들이 세 가지의 마음을 일으켜 극락세계에 왕생하는 것을 말하느니라. 그런데 그 세 가지란 첫째로 지극히 정성스러운 마음이요, 둘째는 깊은 신앙심이며, 셋째는 모든 선행을 회향하여 극락세계에 태어나기를 바라는 회향발원심(回向發願心)이니라. 이러한 세 가지 마음을 갖추면 반드시 저 극락세계에 태어나게 되느니라.
그리고 세 종류의 중생이 극락세계에 왕생할 수 있는데, 그 첫째는 자비심이 깊어서 산 목숨을 죽이지 않고 모든 계율을 갖추어 행동이 올바르며, 둘째는 대승 경전을 지성으로 독송하는 사람이며, 셋째로는 여섯 가지 염원(六念), 곧 부처님과 불법과 불제자와 계율과 보시와 천상 등을 염원(念願)하는 수행을 말하느니라. 그래서 이러한 선근 공덕을 회향하여 저 극락세계에 태어나고자 서원하고, 이러한 공덕을 갖추어 하루에서 이레까지 이르면 바로 극락세계에 왕생할 수 있느니라.
이와 같이 극락세계에 태어날 때 이들은 용맹하게 정진하였기 때문에, 아미타불께서 관세음보살·대세지보살과 무수한 화신불(化身佛)과 수많은 비구 등 성문 대중과 여러 천인들과 함께 칠보 궁전과 더불어 나투시느니라. 그 중에 관세음보살은 금강대(金剛臺)를 가지고 대세지보살과 함께 그 수행자 앞에 가까이 이르고, 아미타불께서는 찬란한 광명을 발하시어 그 수행자의 몸을 비추시며 여러 보살들과 함께 손을 내미시어 수행자를 영접하시느니라.
그때 관세음보살과 대세지보살은 수많은 보살들과 함께 그 수행자를 찬탄하고 그 마음을 더욱 격려하느니라. 그래서 수행자는 환희에 넘쳐 뛰놀듯 기뻐하며 스스로 자기 몸을 돌아보면, 자기는 이미 금강대를 타고 부처님의 뒤를 따르고 있으며 순식간에 극락세계에 왕생하게 되느니라.
그래서 극락세계에 태어나면 상호가 원만하신 부처님의 모습을 뵈옵고 또한 여러 보살들의 훌륭한 모양을 보게 되느니라. 그리하여 광명이 찬란한 보배 나무 숲에서 울려나오는 미묘한 법문을 들으면 생사를 깨닫는 무생법인(無生法忍)의 진리를 깨닫게 되느니라.
그리고 잠시 동안에 두루 시방세계를 다니면서 여러 부처님들을 예배 공경하고, 여러 부처님 앞에서 차례대로 장차 부처가 될 것을 예언하는 수기(授記)를 받고는 다시금 극락세계에 돌아와서,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신통 지혜인 다라니문을 얻느니라. 이러한 것을 상품상생(上品上生)하는 것이라 하느니라.

■ 상품중생(上品中生)
상품 중생이란, 반드시 대승 경전을 배우고 독송함 외우지는 않는다고 하더라도, 능히 대승의 뜻을 알고 그 근본 진리에 있어서 마음이 놀라거나 두려워하지 않고, 깊이 인과의 도리를 믿어 대승을 비방하지 않으며, 이러한 공덕을 회향하여 극락세계에 태어나기를 서원하는 이를 말하느니라. 이와같은 수행자가 그 목숨이 다하려 할 때, 아미타불께서 관세음보살·대세지보살과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대중 권속들에 둘러싸여 자마금(紫磨金)의 연화대를 가지고 수행자 앞에 나투시느니라.
그리고 칭찬하시기를 “진리의 아들아, 그대는 대승법을 행하고 그 근본 뜻을 알았으니, 이제 내가 와서 그대를 영접하느니라”고 말씀하시며 일천의 화신불과 함께 일시에 손을 내미시느니라. 그때 수행자가 스스로 돌아보면 자기는 이미 자마금의 연화대에 앉아 있느니라. 수행자는 합장하여 여러 부처님을 찬탄하고, 한 생각 동안에 바로 저 극락세계의 칠보 연못 연화대 위에 태어나느니라.
이 자마금의 연화대는 큰 보배 꽃과 같은데, 하룻밤 사이에 그 보배 꽃이 피어나면 수행자의 몸은 자마금색으로 빛나고 그 발밑에도 또한 칠보의 연꽃이 있느니라. 그리고 부처님과 보살들이 다 함께 광명을 발하시어 수행자의 몸을 비추면, 바로 눈이 열리고 마음이 밝아지느니라. 그리고 과거 숙세에 대승법을 익혀 온 공덕으로 말미암아, 극락세계의 바람소리·새소리·물소리들이 다 한결같이 깊고 위없는 법문을 연설함을 알아들을 수 있느니라.
그래서 수행자는 바로 연화대에서 내려와 부처님을 합장 예배하며 찬탄하여 마지않느니라. 이와 같이하여 칠일이 지나면 바로 위없는 바른 진리를 깨닫고, 다시 물러남이 없는 불퇴전의 자리에 들게 되느니라. 그리고 자유자재로 시방세계에 두루 날아다니며 여러 부처님을 섬기고, 또한 여러 부처님 처소에서 모든 삼매를 닦아서, 일소겁이 지나면 무생법인을 얻느니라. 그래서 친히 부처님으로부터 장차 성불하는 수기(授記)를 받느니라. 이러한 것을 상품 중생이라 하느니라.

■ 상품하생(上品下生)
상품 하생하는 이란 인과의 도리를 믿고 대승의 가르침을 비방하지 않으며, 오직 위없는 도를 구하는 마음을 일으키고 이러한 공덕을 회향하여 극락세계에 태어나고자 원하는 이를 말하느니라. 이러한 수행자가 목숨이 다하려 할 때는 아미타불께서 관세음보살·대세지보살을 비롯한 여러 권속들과 함께 황금의 연꽃을 가지고 오백의 화신불(化身佛)을 나투시어 그를 영접하시느니라.
그때 오백의 화신불은 다 함께 일시에 손을 내미시어 칭찬하여 말씀하시기를 “진리의 아들아, 그대는 이제 청정하게 위없는 진리를 구하는 마음을 내었기에 내가 와서 맞이하느니라”고 하시느니라. 수행자가 이러한 일을 뵈옵고 자기 몸을 돌아보면 이미 황금의 연꽃 위에 앉아 있느니라. 그러나 그 순간 연꽃은 오므라들고 부처님을 따라서 바로 칠보 연못에 왕생하느니라.
그리하여 밤낮 하루를 지나서 연꽃은 다시 피어나고, 칠일 동안에 부처님을 뵈올 수 있느니라. 그러나 아직 부처님의 모든 상호를 분명히 뵈올 수는 없으며, 21일이 지난 다음에야 비로소 분명히 뵈올 수 있느니라. 그리고 들려오는 모든 음성들이 다 한결같이 미묘한 법문을 연설함을 알아들을 수 있느니라.
그리고 시방세계를 두루 다니면서 여러 부처님을 공양하고 부처님으로부터 깊고 미묘한 법문을 듣느니라. 이와같이 하여 삼소겁이 지나면 온갖 도리를 깨닫고 환희지(歡喜地)에 머물게 되느니라. 이러한 것을 상품 하생(上品下生)이라 말하며, 위에 말한 바 상품 상생과 상품 중생과 상품하생의 세 갈래로 왕생함을 상배관(上輩觀)이라 하고 열네 째 관법(觀法)이라 말하느니라.”

15) 중배관(中輩觀)

■ 중품상생(中品上生)
부처님께서 다시 아난과 위제희 부인에게 말씀하셨다.
“중품 상생하는 이란 오계와 팔계와 다른 모든 청정한 계율을 지키며 오역죄를 범하지 않고, 아무런 허물이 없는 이러한 공덕을 회향하여 저 극락세계에 태어나고자 원하는 사람을 말하느니라. 이와 같은 수행자가 목숨을 바치려 할 때, 아미타불께서 여러 비구들과 권속들에 둘러싸여, 금색 광명을 비추시려 그 사람 앞에 나투시느니라.
그리고 현세의 괴롭고 허무하고 무상(無常)하며 무아(無我)인 진리를 연설하시고, 진리를 구하여 출가한 이가 모든 괴로움을 벗어나는 일을 찬탄하시느니라. 그 수행자는 부처님을 뵈옵고 법문을 듣고 나서 환희에 사무쳐 스스로 자기 몸을 돌아보면, 자신은 이미 연화대에 앉아 있느니라. 수행자는 곧 무릎을 꿇고 합장하여 부처님께 예배를 드리느니라.
수행자가 미처 머리를 들기도 전에 벌써 극락세계에 왕생하였으며, 그때 바로 그를 싸고 있던 연꽃이 피어나는데, 연꽃이 활짝 열리자 바람소리와 물소리와 새소리 등 모든 음성들이 한결같이 사성제의 미묘한 법문을 찬탄함을 알아들을 수 있느니라. 이때 수행자는 곧 아라한의 깨달음을 얻고 삼명(明)과 육신통이 열리며 여덟 가지 걸림이 없는 해탈(八解脫)을 갖추게 되느니라. 이러한 것을 중품상생(中品上生)하는 것이라 하느니라.

■ 중품중생(中品中生)
중품 중생하는 이란 밤낮 하루 동안 八재계(齋戒)나 사미계(沙彌戒)를 지키거나 또는 밤낮 하루동안 구족계(具足戒)를 지켜서 그 거동과 예의가 조금도 부족함이 없는, 이러한 공덕을 회향하여 극락세계에 태어나고자 원하는 사람을 말하느니라. 이와 같은 계행의 향기가 몸에 밴 수행자가 목숨을 마치려 할 때는 아미타불께서 많은 권속을 거느리시고 금색 광명을 비추시며 칠보의 연꽃을 가지고 수행자 앞에 나투심을 뵈올 수 있느니라.
그때 수행하는 허공에서 그를 칭찬하는 소리가 들리는데 “착한 이여, 그대와 같이 선량한 사람은 시방삼세 모든 부처님의 가르침에 순종하고 따랐기 때문에 내가 와서 그대를 맞이하노라”하시느니라. 그 말을 듣고 수행자가 스스로를 돌아보면, 자신은 이미 연꽃 위에 앉아 있으며, 그 순간 연꽃은 이내 오므라져 서방 극락세계의 보배 연못 가운데 태어나느니라.
그래서 칠일이 지나면 연꽃은 다시 피어나는데, 그 연꽃이 피어나자 수행자의 마음의 눈도 열리느니라. 수행자는 합장하여 부처님을 찬탄하고 예배하며 법문을 듣고 나서 기쁨에 넘쳐 수타원(須陀洹)의 깨달음을 얻고 반겁(劫)이 지난 뒤에는 아라한이 되느니라. 이러한 것을 중품 중생(中品中生)하는 것이라 하느니라.

■ 중품하생(中品下生)
중품 하생하는 이란 선량한 이가 부모에게 효도하고 세상 사람들에게 인자하게 행세한 사람을 말하느니라. 이러한 사람이 그 목숨이 다하려 할 때 선지식을 만나서, 자세히 아미타불의 국토인 극락세계의 안락하고 장엄한 일들과, 법장비구의 48원에 대한 설법을 듣고 목숨을 마치면, 마치 힘센 장사가 팔 한번 굽혔다가 펴는 잠깐 동안에 바로 극락세계에 태어나느니라.
그리고 태어나서 칠일이 지나면 관세음보살과 대세지보살을 만나서 법문을 듣고 기쁨에 넘치며, 다시 일소 겁(劫)이 지나면 아라한이 되느니라. 이러한 것을 중품하생(中品下生)하는 것이라 말하며, 앞에 말한 바, 중품상생과 중품 중생과 중품 하생의 세 갈래로 왕생함을 중배관(中輩觀)이라 하고, 또한 열다섯째 관법(觀法)이라 말하느니라.”

16) 하배관(下輩觀)

■ 하품상생(下品上生)
부처님께서 아난과 위제희 부인에게 말씀하셨다.
“하품 상생하는 이란 가지가지의 악업을 짓는 중생으로서, 비록 대승의 경전을 비방하지는 않는다고 하더라도, 어리석은 탓으로 온갖 나쁜 짓을 하면서도 참회하고 부끄러워할 줄 모르는 사람을 말하느니라. 이러한 사람이 목숨이 다하려고 할 때, 선지식을 만나서 대승 십이부 경전의 제목을 찬탄함을 듣게 되느니라.
그래서 그는 여러 경전의 이름을 들은 공덕으로, 천겁 동안 지은 지극히 무거운 죄업을 없애느니라. 또한 지혜 있는 이가 그에게 가르치기를 합장 공경하고 “아미타불”을 부르도록 권하여, 그 말대로 정성껏 부처님의 명호인 아미타불을 부르면, 그 염불 공덕으로 50억 겁 동안 생사에 헤매는 무거운 죄를 없애느니라.
그때 아미타불께서는 곧 화신불과 화신 관세음보살과 화신 대세지보살을 이 사람 앞에 보내시어 그를 칭찬하시기를 “착한 이여, 그대는 부처님의 명호를 부른 공덕으로 여러 가지 많은 죄업이 소멸되어 내가 그대를 맞이하러 왔노라”고 하시느니라.
이 말씀이 끝나자 수행하는 홀연, 화신불의 광명이 그의 방안에 가득함을 보고 기쁨에 넘쳐 이내 목숨을 마치느니라. 그리하여 보배 연꽃을 타고 화신불의 뒤를 따라 보배 연못 가운데 태어나느니라. 그래서 49일이 지나면 그 연꽃이 피느니라. 연꽃이 피어나면 자비한 관세음보살과 대세지보살이 찬란한 광명을 비추며 그 사람 앞에 와서 그를 위하여 깊고 미묘한 12부경을 설법하느니라.
그는 법문을 듣고 나서 깊이 믿고 받들며 위없는 보리심을 내느니라. 그리고 다시 십소겁(劫)을 지나서, 모든 도리를 밝게 깨닫는 지혜인 백법명문(百法明門)을 갖추고, 보살 십지(地)의 첫 자리인 환희지(歡喜地)에 들게 되느니라. 이러한 것을 하품상생(下品上生)하는 것이라 말하는데, 이와같이 부처님과 불법과 불제자 등 三보의 이름을 듣고 그 三보의 이름을 들은 공덕으로 바로 극락세계에 왕생하느니라.”

■ 하품중생(下品中生)
부처님께서 다시 아난과 위제희 부인에게 말씀하셨다.
“하품 중생하는 이란 오계나 팔재계나 구족계 등 모든 계율을 범하고 또한 어리석은 탓으로 승단이나 스님네의 물품을 훔치며, 또는 자기의 명예와 이욕을 위하여 허무맹랑한 부정설법(不淨說法)을 하면서도 뉘우치고 부끄러워할 줄을 모르며, 가지가지의 악업을 짓고도 도리어 자기 스스로는 옳고 장하다고 뽐내는 사람을 말하느니라. 이와 같은 죄많은 사람은 그 악업의 과보로 마땅히 지옥에 떨어질 수밖에 없으며, 그래서 그 목숨이 마치려 할 때는 지옥의 맹렬한 불길이 일시에 몰려들게 되느니라.
그러나 이때 선지식을 만나게 되어, 선지식이 큰 자비로써 이 사람을 위하여 아미타불의 열 가지 위덕과 그 광명의 부사의한 신통력을 말해 주고, 또한 계율과 선정과 지혜와 해탈과 해탈지견(解脫知見)등을 찬탄하느니라. 그래서 이 사람은 그 법문을 듣고 팔십억 겁(劫)동안 생사에 헤매는 무거운 죄업을 벗어나게 되느니라. 그리하여 지옥의 맹렬한 불길은 맑고 시원한 미풍으로 변하여, 가지가지 천상의 꽃을 날리느니라. 그리고 그 모든 꽃 위에 마다 화신불과 화신보살들이 있어서 이 사람을 맞이하느니라.
그래서 그는 순식간에 바로 극락세계에 왕생하여 칠보 연못의 연꽃 속에 태어나느니라. 그리하여 그 속에서 여섯 겁(劫)이 지나면 연꽃이 피는데, 그때 관세음보살과 대세지보살이 청정한 음성으로 그를 안위하고, 그를 위하여 대승의 깊고 미묘한 경전을 설법하느니라. 그는 이 법문을 듣고 불현듯 위없는 진리를 깨닫고자 하는 보리심을 내느니라. 이러한 것을 하품중생(下品中生)이라 하느니라.”

■ 하품하생(下品下生)
부처님께서 아난과 위제희 부인에게 말씀하셨다.
“하품하생하는 이란 매양 악업을 짓는 중생으로서, 오역죄와 십악 등 가지가지의 악업을 지어 그 무거운 죄업의 과보로 응당 지옥·아귀·축생 등 삼악도에 떨어져 오랜 겁 동안 한량없는 괴로움을 받을 사람을 말하느니라. 그러나 이와같은 어리석은 사람도 목숨이 다하려 할 때 선지식을 만나게 되어, 선지식이 그를 위하여 여러 가지로 안위하여 주고 미묘한 법문을 들려주어 지성으로 부처님을 생각하도록 가르쳐주느니라.
그러나 그는 괴로움이 극심하여 부처님을 생각할 경황이 없느니라. 그래서 선지식이 다시 그에게 “그대가 만약 부처님을 생각할 수가 없다면 다만 아미타불을 부르도록 하여라”고 타이르느니라. 그래서 이 사람이 지성으로 소리를 끊이지 않고 아미타불을 열 번만 온전히 부르면, 그는 부처님의 명호(이름)를 부른 공덕으로, 염불하는 동안에 80억겁 동안 생사에 헤매는 무거운 죄업을 없애느니라. 그리고 목숨을 마칠 때는 마치 태양과 같은 찬란한 황금의 연꽃이 그 사람 앞에 나타나, 그는 순식간에 바로 극락세계의 보배 연못 연꽃 속에 태어나느니라.
그 연꽃은 12대 겁이 지나면 피어나는데, 그때 관세음보살과 대세지보살은 자비로운 음성으로, 그를 위하여 일체 만법의 참다운 실상(實相)과, 모든 죄업을 소멸하는 법문을 자세히 일러 주느니라. 그래서 그는 미묘한 진리를 듣고 기쁨에 넘쳐, 불현듯 위없는 진리를 구하는 보리심을 내느니라. 이러한 것을 하품하생(下品下生)이라 말하고, 앞에 말한 바 하품상생과 하품중생과 하품하생 등 세 갈래로 왕생하는 법을 하배관(下輩觀)이라 하며, 또한 열여섯째 관법(觀法)이라 말하느니라.”

17) 법문을 들은 공덕

부처님께서 이와같이, 극락세계를 관조(觀照)하는 16관법(觀法)의 법문을 하셨을 때, 위제희 부인은 오백 시녀들과 함께 부처님의 설법을 듣고 바로 극락세계의 광대하고 장엄한 모양을 보았다. 그리고 아미타불과 관세음보살·대세지보살을 뵈옵고 마음이 환희에 넘쳐, 일찍이 없었던 거룩한 일이라 찬탄하며 훤히 마음이 열리고 크게 깨달아서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얻었다. 또한 오백의 시녀들도 위없는 진리를 구하는 보리심을 내고 극락세계에 왕생하기를 간절히 서원하였다.
그때 부처님께서는 시녀들에게 말씀하시기를 “그대들도 마땅히 극락세계에 왕생할 것이며, 그 곳에 태어나면 모든 부처님이 앞에 나투시는 삼매를 얻게 되느니라”고 수기(授記)하셨다. 이때 헤아릴 수 없는 천인(天人)들도 위없는 진리를 구하는 보리심을 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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