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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 문답 1)법해 : 즉심시불


대사가 황매로부터 법을 얻으시고 소주의 조후촌으로 돌아오시니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는데 선비인 유지략이 매우 두터운 대접을 하였다.
지략의 고모가 비구니였는데 이름은 무진장이었다.
항상 대열반경을 외웠는데 대사께서 잠깐 들으시고는 곧 그 심오한 뜻을 아시고 해설하여 주시니 그 비구니가 책을 잡고 글자를 묻기에 대사가 말씀하시길 “글자를 알지 못하니 뜻을 물어라.” 하시니. 비구니가 말하기를 “글자도 알지 못하는데 뜻을 어떻게 압니까?” 하므로 대사가 말씀하시길 “모든 부처님의 묘한 진리는 문자와 관계가 없느니라.”하셨다. 
비구니가 놀라고 이상히 여겨서 마을을 두루 다니며 덕이 높은 노인들에게 말하기를「이 사람은 반드시 도가 있는 선비이니 마땅히 청하여 공양하십시오.」하였기에 진무후의 현손인 조숙량과 주민들이 다투어 와서 뵈었다.
그때 보림사라는 옛 절이 수나라 말기의 병화로 폐허가 되어 있었는데 이 빈터에 다시 법당을 세우고 맞이하여 지내시게 하니 얼마 안 되어 사찰이 이룩되었다.

대사가 머무신지 9개월쯤, 또 나쁜 무리에게 쫓기게 되어 대사가 앞산으로 피하시자 그들이 불을 질러 초목을 다 태웠다.
대사는 돌 틈에 몸을 숨겨 화를 면하셨는데 그때 대사께서 가부자 하셨던 돌에 무릎 흔적과 옷자락 무늬가 남아 있어 피난석이라고 이름 하였다.
대사는 오조께서 회(懷)를 만나면 머물고 회(會)를 만나면 숨으라고 당부하시던 것을 기억하시고 이 두 고을에 몸을 숨기셨다. 


법해라는 스님은 소주의 곡강 사람이다. 처음 조사를 참례하고 묻기를 “지금 이 마음이 곧 부처다 하는 것을 원하옵건대 가르쳐 주십시오.”하니 대사가 말씀하셨다.
“앞생각이 나지 않는 것이 곧 마음이요, 뒷생각이 없어지지 않는 것이 곧 부처이며 일체의 상(相)을 이루는 것이 곧 마음이요, 일체의 상을 여의는 것이 곧 부처인데 내가 만일 이를 다 말하려면 겁이 다 하여도 다하지 못하느니라.” 나의 게송을 들어 보라.

마음이 곧 혜요, 
부처가 곧 정(定)이니
정과 혜가 서로 같으면 
그 뜻이 청정하리라.
나의 이 법문을 깨달음은 
너의 습성을 말미암음이니
용(用)은 본래 나는 것이 아니므로 
쌍으로 닦음이 옳으리라.

법해가 말씀 아래 크게 깨달아 게송으로 찬탄하였다.

지금 이 마음이 원래 부처인 것을
깨닫지 못하고 스스로 바르지 못하였는데
나는 이제 정과 혜의 원인을 알았으니 
쌍으로 닦아 모든 물건을 여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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