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권 제39 입법계품 6)
* 자행 동녀를 찾다
그 때 선재동자는 선지식에게 가장 존중하는 마음을 내며, 광대하고 청정한 이해를 내어, 항상 대승을 생각하고 부처 지혜를 일심으로 구하며, 부처님 뵈옵기를 원하고 법의 경계를 관찰하며, 걸림없는 지혜가 항상 앞에 나타나서, 모든 법의 참된 짬과 항상 머물러 있는 짬과 모든 삼세와 찰나의 짬과 허공과 같은 짬과 둘이 없는 짬과 모든 법의 분별이 없는 짬과 모든 이치의 걸림이 없는 짬과 모든 겁의 무너지지 않는 짬과 모든 여래의 짬이 없는 짬을 결정하게 알며, 모든 부처에게 분별하는 마음이 없고, 모든 생각의 그물을 깨뜨려 집착이 없으며, 부처님들의 대중이 모인 도량도 취하지 않고, 부처님의 청정한 국토도 취하지 않으며, 중생들은 모두 나가 없음을 알고, 모든 소리는 다 메아리와 같음을 알고, 모든 빛은 다 그림자와 같은 줄 알았다.
점점 남쪽으로 가다가 사자분신성에 이르러 여러 곳으로 다니면서 자행 동녀를 찾았다.
이 동녀는 사자당왕의 딸로서 5백 동녀가 시종이 되고 비로자나장 궁전에 있으며, 용승전단이 발이 되고 금실 그물을 두루고 하늘옷을 깐 자리에 앉아 묘한 법을 연설한다는 말을 들었다.
이 말을 듣고 선재동자는 왕궁에 나아가 자행 동녀를 찾았는데, 한량없는 사람들이 궁중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 선재동자는 “당신들은 어디로 가느냐?????고 물으니, 그 사람들은 “우리는 자행 동녀에게 가서 묘한 법을 들으려 한다????고 대답하였다.
선재동자는 생각하기를 '이 왕궁의 문은 제한이 없으니 나도 들어가리라' 하고 들어가서 비로자나장 궁전을 보았다.
파리로 땅이 되고 유리로 기둥을 만들고 금강으로 벽이 되었으며, 염부단금으로 담을 쌓았고, 백천 광명은 창호가 되고 아승기 보배로 꾸미었으며, 보장마니 거울로 장엄하고 세상에 제일가는 마니보배로 장식하였는데, 수없는 보배 그물이 위에 덮였으며, 백천의 황금 풍경에서는 아름다운 소리가 나와서, 이렇게 부사의한 보배로 훌륭하게 꾸몄으며, 자행 동녀는 살갗이 금빛이요 눈은 자주빛이고 머리카락은 검푸르며, 범천의 음성으로 법을 연설하고 있었다.
선재는 앞에 나아가 발에 엎드려 절하고 수없이 돌고 합장하고 서서 말하였다.
“거룩하신 이여, 저는 이미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었사오나,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배우며 어떻게 보살의 도를 닦는지를 알지 못합니다. 듣자온즉 거룩한 이께서 잘 가르치신다 하오니 바라건대 말씀하여 주소서.”
그 때 자행 동녀가 선재에게 말하였다.
“선남자여, 그대는 나의 궁전에 장엄한 것을 보라.”
선재동자는 엎드려 절하고 두루 살펴보았다.
낱낱 벽과 낱낱 기둥과 낱낱 거울과 낱낱 모양과 낱낱 형상과 낱낱 마니보배와 낱낱 장엄거리와 낱낱 황금 풍경과 낱낱 보배 나무와 낱낱 보배 형상과 낱낱 보배 영락에 온 법계의 여러 여래께서 처음 마음을 내고 보살의 행을 닦고 큰 서원을 만족하고 공덕을 갖추고 정등각을 이루는 일과 묘한 법륜을 굴리다가 열반에 드시는 일이 영상처럼 나타나니, 마치 깨끗한 물 속에 일월성신과 모든 물상이 비치는 듯하였다. 이런 것이 모두 자행 동녀가 지난 세상에 심은 선근의 힘이었다.
이 때 선재동자는 궁전의 장엄에서, 본 부처님들의 여러 가지 모양을 생각하면서 합장하고 자행 동녀를 쳐다보았다.
자행 동녀는 선재에게 말하였다.
“선남자여, 이것은 반야바라밀의 두루 장엄하는 문이니, 내가 36항하사의 부처님 계신 데서 이 법을 얻었는데, 저 여래들이 각각 다른 문으로써 나로 하여금 이 반야바라밀로 두루 장엄하는 문에 들어가게 하였으며, 한 부처님이 말씀한 것은 다른 부처님이 다시 말하지 아니하였느니라.”
선재동자는 여쭈었다.
“거룩하신 이여, 이 반야바라밀로 두루 장엄하는 문의 경계는 어떠합니까?”
동녀는 대답하였다.
“선남자여, 내가 이 반야바라밀로 두루 장엄하는 문에 들어가서 따라 나아가면서 생각하고 관찰하고 기억하고 분별할 적에 넓은 문 다라니를 얻으니, 백만 아승기 다라니문이 앞에 나타났느니라.
이른바 부처님 세계 다라니문·부처 다라니문·법 다라니문·중생 다라니문·과거 다라니문·미래 다라니문·현재 다라니문·항상 머무는 짬 다라니문이며, 복덕 다라니문·복덕으로 도를 돕는 거리 다라니문·지혜 다라니문·지혜로 도를 돕는 거리 다라니문·여러 소원 다라니문·여러 소원을 분별하는 다라니문·모든 행을 모으는 다라니문·행을 청정케 하는 다라니문·행을 원만케 하는 다라니문이며, 업 다라니문·업이 없어지지 않는 다라니문·업이 흐르는 다라니문·업으로 짓는 다라니문·나쁜 업 버리는 다라니문·바른 업 닦는 다라니문·업이 자재한 다라니문·착한 행 다라니문·착한 행 유지하는 다라니문이며, 삼매 다라니문·삼매를 따르는 다라니문·삼매를 관찰하는 다라니문·삼매의 경계 다라니문·삼매에서 일어나는 다라니문·신통한 다라니문이며, 마음 바다 다라니문·갖가지 마음 다라니문·곧은 마음 다라니문·마음 숲을 비추는 다라니문·마음을 조복하여 청정케 하는 다라니문이며, 중생의 나는 데를 아는 다라니문·중생의 번뇌 행을 아는 다라니문·중생의 번뇌 습기를 아는 다라니문·번뇌의 방편을 아는 다라니문·중생의 지해를 아는 다라니문·중생의 행을 아는 다라니문·중생의 행이 같지 않음을 아는 다라니문·중생의 성품을 아는 다라니문·중생의 욕망을 아는 다라니문·중생의 생각을 아는 다라니문이며, 시방을 두루 보는 다라니문·법을 말하는 다라니문·크게 가엾이 여기는 다라니문·크게 인자한 다라니문·고요한 다라니문·말하는 길 다라니문·방편과 방편 아닌 다라니문·따라 주는 다라니문·차별한 다라니문·널리 들어가는 다라니문·걸림없는 짬 다라니문·널리 두루하는 다라니문·부처의 법 다라니문·보살의 법 다라니문·성문의 법 다라니문·독각의 법 다라니문·세간의 법 다라니문이며, 세계가 이루어지는 다라니문·세계가 무너지는 다라니문·세계가 머무는 다라니문·깨끗한 세계 다라니문·더러운 세계 다라니문·더러운 세계에 깨끗한 세계를 나타내는 다라니문·깨끗한 세계에 더러운 세계를 나타내는 다라니문·순전히 더러운 세계 다라니문·순전히 깨끗한 세계 다라니문·평탄한 세계 다라니문·평탄치 못한 세계 다라니문·엎어진 세계 다라니문·인다라 그물 세계 다라니문·세계가 구르는 다라니문·생각을 의지해서 머무름을 아는 다라니문·작은 것이 큰 데 들어가는 다라니문·큰 것이 작은 데 들어가는 다라니문이며, 부처님들을 보는 다라니문·부처님 몸을 분별하는 다라니문·부처의 광명으로 장엄하는 다라니문·부처의 원만한 음성 다라니문·부처의 법륜 다라니문·부처의 법륜을 성취하는 다라니문·차별한 부처의 법륜 다라니문·차별 없는 부처의 법륜 다라니문·부처의 법륜을 해석하는 다라니문·부처의 법륜을 굴리는 다라니문·불사를 짓는 다라니문·부처의 대중 모임을 분별하는 다라니문·부처의 대중이 모임에 들어가는 다라니문이며, 부처의 힘을 두루 비추는 다라니문·부처님들의 삼매 다라니문·부처님들 삼매의 자재한 작용 다라니문·부처님들 머무시는 다라니문·부처님의 지니는 다라니문·부처님의 변화하는 다라니문·부처님이 중생의 마음과 행을 아는 다라니문·부처의 신통으로 변해 나타나는 다라니문·도솔천궁에 머무시며 내지 열반에 듦을 보이시는 다라니문·한량없는 중생을 이익하는 다라니문·매우 깊은 법에 들어가는 다라니문·미묘한 법에 들어가는 다라니문이며, 보리심 다라니문·보리심 일으키는 다라니문·보리심을 도와 주는 다라니문·모든 서원 다라니문·모든 행 다라니문·신통 다라니문·벗어나는 다라니문·다 지님이 청정한 다라니문·지혜 바퀴 청정한 다라니문·지혜가 청정한 다라니문·보리가 한량없는 다라니문·제 마음이 청정한 다라니문입니다.
선남자여, 나는 다만 이 반야바라밀 두루 장엄하는 해탈문을 알거니와 저 보살마하살의 마음이 광대하기 허공과 같고, 법계에 들어가 복덕이 만족하며, 출세간 법에 머물러 세간의 행을 멀리하며, 지혜 눈이 걸림없어 법계를 두루 관찰하며, 지혜 마음이 광대하여 허공과 같으며, 모든 경계를 다 분명히 보며, 걸림없는 지위의 큰 광명장을 얻어서 온갖 법과 뜻을 잘 분별하며, 세간의 행을 행하여도 세간 법에 물들지 않으며, 능히 세상을 이익하고, 세간에서 파괴한 것이 아니며, 모든 세상의 의지가 되고 모든 중생의 마음을 두루 알며, 그들에게 알맞게 법을 말하여 온갖 시기에 항상 자유자재함이야 내가 어떻게 알며 그 공덕의 행을 말하겠는가.
선남자여, 여기서 남쪽에 한 나라가 있으니 이름이 세 눈이요, 거기 비구가 있으니 이름이 선견입니다. 그대는 그에게 가서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배우며 보살의 도를 닦느냐고 물으라.”
그 때 선재동자는 그의 발에 절하고 수없이 돌고 사모하여 우러러보면서 하직하고 떠났다.
* 선견 비구를 찾다
이 때 선재동자는 보살의 머물러 있는 행이 깊음을 생각하고, 보살의 증득한 법이 깊음을 생각하고, 보살의 들어간 곳이 깊음을 생각하고, 중생의 미세한 지혜가 깊음을 생각하고, 세간의 생각을 의지하여 있음이 깊음을 생각하고, 중생의 짓는 행이 깊음을 생각하고, 중생의 마음 흐름이 깊음을 생각하고, 중생의 그림자 같음이 깊음을 생각하고, 중생의 이름이 깊음을 생각하고, 중생의 말이 깊음을 생각하고, 장엄한 법계가 깊음을 생각하고, 가지가지 업과 행이 깊음을 생각하고, 업으로 장식한 세간이 깊음을 생각하면서 점점 남쪽으로 갔다.
세 눈이 나라에 이르러서는 도성과 마을과 골목과 저자와 내와 평원과 산골짜기 등에서 두루 다니며 선견 비구를 찾다가 숲 속에서 거닐며 갔다 왔다 함을 보았다.
한창 나이에 용모가 아름답고 단정하여 보기에 반가우며, 검푸른 머리카락이 오른쪽으로 돌아 어지럽지 아니하고, 정수리에는 살 상투가 있고, 피부가 금빛이요, 목에는 세 줄 무늬가 있고, 이마는 넓고 번듯하며, 눈은 길고도 넓어 청련화 같고, 입술은 붉고 깨끗하여 빈바 나무 열매 같으며, 가슴에는 만(卍)자가 있고, 일곱 군데가 평평하며, 팔은 가늘고도 길고 손가락에는 그물 막이 있으며, 손바닥과 발바닥에는 금강 같은 바퀴 금이 있고, 몸은 유난히 아름다워 정거천인 같고, 위와 아래가 곧고 단정하여 니구타 나무 같으며, 거룩한 모습과 잘생긴 모양이 모두 원만하여 설산과 같아 가지가지로 꾸몄고, 눈은 깜짝이지 않고 둥근 광명이 한 길이었다.
지혜는 넓어 큰 바다와 같아 여러 경계에 마음이 흔들리지 않으며, 잠기듯 일어나는 듯, 지혜도 같고 지혜 아님도 같으며, 움직임과 희롱거리 언론이 모두 쉬었고, 부처님이 행하던 평등한 경계를 얻었으며, 크게 가엾이 여김으로 중생들을 교화하여 잠깐도 버리지 않으며, 일체 중생을 이익하기 위하며, 여래의 법눈을 열어 보이기 위하며, 여래의 행하던 길을 밟기 위하여 느리지도 빠르지도 않게 자세히 살피며 지나가는 것이다.
한량없는 하늘·용·야차·건달바·아수라·가루라·긴나라·마후라가·제석·범천왕·사천왕·사람·사람 아닌 이들이 앞뒤에 호위하였고, 방위 맡은 신이 방위를 따라 돌아다니면서 앞을 인도하며, 발로 다니는 신은 보배 연꽃을 들고 발을 받들고, 그지없는 광명 신장은 빛을 내어 어둠을 깨뜨리며, 염부제 숲 맡은 이는 여러 가지 꽃을 내리고, 부동장 땅 맡은 신은 보배광을 나타내며, 두루 빛난 허공 맡은 신은 허공을 장엄하고, 성취덕 바다 맡은 신은 마니보배를 비내리며, 때 없는 광 수미산신은 엎드려 예배하고 허리 굽혀 합장하며, 걸림없는 힘 바람 맡은 신은 묘한 향과 꽃을 내리고, 춘화 밤 맡은 신은 몸을 장엄하고 온몸을 땅에 엎드리며, 항상 깨달은 낮 맡은 신은 여러 방위를 두루 비추는 당기를 들고 허공에 있으면서 큰 광명을 놓았다.
이 때 선재동자는 비구에게 나아가 엎드려 발에 절하고 허리 굽혀 합장하고 말하였다.
“거룩하신 이여, 저는 이미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었고, 보살의 행을 구하옵니다. 듣자온즉 거룩하신 이께서 보살의 도를 잘 열어 보이신다 하오니, 바라건대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배우며, 어떻게 보살의 도를 닦는지를 저에게 말씀하여 주소서.”
선견 비구는 대답하였다.
“선남자여, 나는 나이도 젊었고 출가한 지도 오래되지 않거니와 이승에서 38항하의 모래 수 부처님 처소에서 범행을 깨끗이 닦았으니, 어떤 부처님 처소에서는 하루 낮·하룻밤 동안 범행을 닦았고, 어떤 부처님 처소에서는 7일 7야 동안 범행을 닦았으며, 어떤 부처님 처소에서는 반달·한 달·일 년·백 년·만 년·억 년·나유타 년·내지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해·한 소겁·반 대겁·한 대겁·백 대겁·내지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대겁을 지냈노라.
그동안에 묘한 법을 듣고 그 가르침을 받들어 행하며 모든 서원을 장엄하고 증득할 곳에 들어가 모든 행을 닦아서 육바라밀을 만족하였으며, 또 그 부처님들이 성도하고 법을 말하심이 각각 차별하여 어지럽지 아니하며, 남기신 교를 호지하여 열반하는 데까지 이름을 보았으며, 또 저 부처님이 본래 세운 서원과 삼매의 원력으로 모든 부처의 국토를 깨끗이 장엄하며, 일체행삼매에 들어간 힘으로 모든 보살의 행을 깨끗이 닦으며, 보현의 법으로 뛰어나는 힘으로써 여러 부처의 바라밀을 청정히 하심을 알았느니라.
또 선남자여, 내가 거닐 적에 잠깐 동안에 모든 시방이 다 앞에 나타났으니 지혜가 청정한 연고며, 잠깐 동안에 모든 세계가 앞에 나타났으니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세계를 경과한 연고며, 잠깐 동안에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부처의 세계가 깨끗이 장엄하였으니 큰 서원을 성취한 연고며, 잠깐 동안에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중생의 차별한 행이 앞에 나타났으니, 십력의 지혜를 만족한 연고며, 잠깐 동안에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부처님들의 청정한 몸이 앞에 나타났으니 보현의 행과 원을 성취한 연고니라.
잠깐 동안에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부처님 세계의 티끌 수 여래께 공경하고 공양하였으니 부드러운 마음으로 여래께 공양하려는 서원을 성취한 연고며, 잠깐 동안에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여래의 법을 받나니, 아승기의 차별한 법을 증득하여 법륜을 유지하는 다라니의 힘을 얻은 연고며, 잠깐동안에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보살의 수행 바다가 앞에 나타나나니, 모든 행을 깨끗이 하여 인다라 그물과 같은 서원의 힘을 얻은 연고며, 잠깐 동안에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삼매 바다가 앞에 나타나나니, 한 삼매문으로 모든 삼매문에 들어가서 서원의 힘을 청정케 하는 연고니라.
잠깐 동안에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여러 근성 바다가 앞에 나타나나니, 모든 근성의 짬을 알고 한 근성에서 여러 근성을 보는 서원의 힘을 얻은 연고며, 잠깐 동안에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부처님 세계의 티끌 수 시간이 앞에 나타나나니, 모든 시간에 법륜을 굴리는데 중생계는 다하여도 법륜은 다함이 없는 원력을 얻은 연고며, 잠깐 동안에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모든 삼세 바다가 앞에 나타나나니, 모든 세계에서 모든 삼세의 나뉘는 지위를 분명히 아는 지혜 광명과 원력을 얻은 연고니라.
선남자여, 나는 다만 이 보살이 따라 주는 등불의 해탈문을 알거니와 저 보살마하살들이 금강등과 같아서 여래의 가문에 진정하게 태어나서 죽지 않는 목숨을 성취하면 지혜의 등불을 항상 켜서 꺼질 적이 없으며, 몸이 견고하여 파괴할 수 없고, 눈어리 같은 육신을 나타냄이 마치 인연으로 생기는 법이 한량없이 차별한 것 같거든, 중생의 마음을 따라 제각기 형상과 모습을 나타내어 세상에 짝할 이 없으며, 독한 칼이나 화재로도 해할 수 없음이 금강산과 같아서 파괴할 수 없으며, 모든 마와 외도를 항복 받고, 몸이 훌륭하기는 황금산과 같아서 인간 천상에 가장 제일이며, 소문이 멀리 퍼져서 듣지 못한 이가 없고, 세간을 보되 눈앞에 대한 듯하며, 깊은 법장을 연설함이 바다가 다하지 않는 것 같고, 큰 광명을 놓아 시방에 두루 비치니, 만일 보는 이가 있으면 모든 장애의 산을 헐고 모든 착하지 못한 근본을 뽑아 버리고 광대한 선근을 심으리니, 이런 사람은 보기도 어렵고 세상에 나기도 어렵거늘, 내가 어떻게 알며 그 공덕의 행을 말하겠는가.
선남자여, 여기서 남쪽으로 가면 한 나라가 있으니 이름은 소문난 나라요, 물가에 한 동자가 있으니 이름은 자재주니라. 그대는 그에게 가서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배우며 보살의 도를 닦느냐고 물으라.”
그 때 선재동자는 보살의 용맹하고 청정한 행을 끝마치려 하고, 보살의 큰 힘과 광명을 얻으려 하며, 보살의 이길 이 없고 다함이 없는 공덕의 행을 닦으려 하고, 보살의 견고한 큰 원을 만족하려 하며, 보살의 넓고 크고 깊은 마음을 이루려 하고, 보살의 한량없이 훌륭한 행을 가지려 하며, 보살의 법에 만족한 생각이 없고 모든 보살의 공덕에 들어가려 하며, 모든 중생을 거두어 제어하려 하고, 죽살이의 숲과 벌판에서 초월하려 하며, 선지식을 항상 뵈옵고 듣잡고 섬기고 공양하는 데 게으른 생각이 없어서, 그의 발에 절하고 한량없이 돌고 은근하게 앙모하면서 하직하고 물러갔다.
* 자재주 동자를 찾다
이 때 선재동자는 선견 비구의 가르침을 받고 기억하고 외우며 생각하고 익혀서 분명하게 결정하였으며 그 법문에 깨달아 들어가고, 하늘·용·야차·건달바 무리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여 소문난 나라로 향하면서 자재주 동자를 두루 찾았다.
이 때 하늘·용·건달바들이 공중에서 선재에게 말하기를 “선남자여, 이 동자는 지금 물가에 있느니라????고 하였다.
그 때 선재동자는 그곳에 나아가 이 동자를 보니, 십천 동자에게 둘러싸여 모래를 모아 장난하고 있었다. 선재는 그 발에 절하고 한량없이 돌고 합장하고 공경하면서 한 곁에 서서 말하였다.
“거룩하신 이여, 저는 이미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었사오나,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배우며 보살의 도를 닦는지를 알지 못하오니 원컨대 말씀하여 주소서.”
자재주 동자가 말하였다.
“선남자여, 나는 옛날에 문수사리동자에게서 서법·산수법·인법 등의 법을 배워서 온갖 공교한 신통과 지혜의 법문에 들어갔노라.
선남자여, 나는 이 법문을 인하여 세간의 서법·산수법·인법·계·처 등의 법을 알았으며, 또 풍병·간질·조갈·헛것 들리는 모든 병을 치료하며, 또 성시·마을·동산·누각·궁전·가옥들을 세우기도 하고, 갖가지 약을 만들기도 하고, 전장·농사·장사하는 직업을 경영하기도 하며, 짓고 버리고 나아가고 물러가는 일에 모두 적당하게 하였으며, 또 중생들의 모습을 잘 분별하여, 선을 짓고 악을 지어 착한 길에 태어나고 나쁜 길에 태어날 것을 알며, 이 사람은 성문의 법을 얻고 이 사람은 연각의 법을 얻고 이 사람은 온갖 지혜에 들어가는 일들을 다 잘 알고, 중생들에게 이런 법을 배우도록 하며, 증장하고 결정하여 끝까지 청정케 하였노라.
선남자여, 나는 또 보살의 계산하는 법을 알았으니 일백 락차가 한 구지요, 구지씩 구지가 한 아유다요, 아유다씩 아유다가 한 나유타요, 나유타씩 나유타가 한 빈바라요, 빈바라씩 빈바라가 한 긍갈라요,(자세히 말하고) 내지 우발라씩 우발라가 한 파두마요, 파두마씩 파두마가 한 아승기요, 아승기씩 아승기가 한 취요, 취씩 취가 한 비유요, 비유씩 비유가 한 무수니라.
무수씩 무수가 한 무수 곱이요, 무수 곱씩 무수 곱이 한 한량없음이요, 한량없음씩 한량없음이 한 한량없음 곱이요, 한량없음 곱씩 한량없음 곱이 한 그지없음이요, 그지없음씩 그지없음이 한 그지없음 곱이요, 그지없음 곱씩 그지없음 곱이 한 같을 이 없음이요, 같을 이 없음씩 같을 이 없음이 한 같을 이 없음 곱이요, 같을 이 없음 곱씩 같을 이 없음 곱이 한 셀 수 없음입니다.
셀 수 없음씩 셀 수 없음이 한 셀 수 없는 곱이요, 셀 수 없음 곱씩 셀 수 없음 곱이 한 일컬을 수 없음이요, 일컬을 수 없음씩 일컬을 수 없음이 한 일컬을 수 없음 곱이요, 일컬을 수 없음 곱씩 일컬을 수 없음 곱이 한 생각할 수 없음이요, 생각할 수 없음씩 생각할 수 없음이 한 생각할 수 없음 곱이요, 생각할 수 없음 곱씩 생각할 수 없음 곱이 한 헤아릴 수 없음이요, 헤아릴 수 없음씩 헤아릴 수 없음이 한 헤아릴 수 없음 곱이요, 헤아릴 수 없음 곱씩 헤아릴 수 없음 곱이 한 말할 수 없음이니라.
말할 수 없음씩 말할 수 없음이 한 말할 수 없음 곱이요, 말할 수 없음 곱씩 말할 수 없음 곱이 한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음이요. 이것을 또 말할 수 없이 곱한 것이 한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음 곱이니라.
선남자여, 나는 이 보살의 산수하는 법으로 한량없는 유순의 광대한 모래 더미를 계산하여 그 안에 있는 알맹이 수효를 다 알고, 또 동방에 있는 모든 세계의 가지가지 차별과 차례로 머물러 있음을 계산하여 알며, 남방·서방·북방과 네 간방과 상방·하방도 그와 같이 알고 시방에 있는 모든 세계의 넓고 좁고 크고 작은 것과 이름과 그 가운데 있는 모든 겁의 이름·모든 부처님 이름·모든 법의 이름·모든 중생의 이름·모든 업의 이름·모든 보살의 이름·모든 진리의 이름을 다 분명히 아노라.
선남자여, 나는 다만 이 온갖 공교한 큰 신통과 지혜의 광명 법문만을 알거니와 저 보살마하살이 모든 중생의 수효를 알며, 모든 법의 종류와 수효도 알고, 모든 법의 차별한 수효를 알고, 모든 삼세 수효를 알고, 모든 중생 이름의 수효를 알고, 모든 법 이름의 수효를 알고 모든 여래의 수를 알고, 모든 부처님의 이름의 수를 알고, 모든 보살의 수를 알고, 모든 보살 이름의 수를 아는 것이야, 내가 어떻게 그 공덕을 말하며 그 수행을 보이며 그 경계를 드러내며 그 훌륭한 힘을 말하며, 그 좋아함을 말하며 그 도를 돕는 것을 말하며, 그 큰 원을 나타내며 그 묘한 행을 찬탄하며 그 바라밀을 열어 보이며 그 청정함을 연설하며 그 훌륭한 지혜의 광명을 드러내겠는가.
선남자여, 여기서 남쪽에 큰 성이 있으니 이름이 바다에 머무름이요, 거기 우바이가 있으니 이름이 구족입니다. 그대는 그에게 가서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배우며 보살의 도를 닦는가라고 물으라.”
이 때 선재동자는 이 말을 듣고 온몸에 털이 곤두서며 기쁘고 뛰놀아 희유하게 믿고 좋아하는 마음을 얻었고, 널리 중생을 이익케 하려는 마음을 성취하였으며, 모든 부처님이 세상에 나시는 차례를 분명히 보고, 깊은 지혜와 청정한 법륜을 다 통달하였으며, 모든 길에 몸을 나타내고 삼세가 평등한 경계를 잘 알며, 다하지 않은 공덕의 바다를 내고 큰 지혜의 자재한 광명을 놓으며 세 세계의 성에 감긴 쇠통을 열고는, 그의 발에 엎드려 절하고 한량없이 돌고 은근하게 앙모하면서 하직하고 물러갔다.
* 구족 우바이를 찾다
이 때 선재동자는 선지식의 가르침이 큰 바다와 같아서 큰 비를 받아들여도 만족함이 없음을 관찰하고, 이렇게 생각하였다.
'선지식의 가르침은 봄 날씨와 같아서 모든 착한 법의 싹을 자라게 하며, 선지식의 가르침은 보름달과 같아서 비치는 곳마다 서늘케 하며, 선지식의 가르침은 여름의 설산과 같아서 모든 짐승의 갈증을 제하며, 선지식의 가르침은 연못에 비치는 해와 같아서 모든 착한 마음의 연꽃을 피게 하며, 선지식의 가르침은 대보주와 같아 가지가지 법보가 그 마음에 충만하며, 선지식의 가르침은 염부 나무와 같아서 모든 복과 지혜의 꽃과 열매를 모으며, 선지식의 가르침은 큰 용왕과 같아서 허공에서 자재하게 유희하며, 선지식의 가르침은 수미산과 같아서 한량없는 선한 법의 삼십삼천이 그 가운데 머무르며, 선지식의 가르침은 제석과 같아서 모든 대중이 둘러 호위하여 가릴 이가 없고 능히 외도의 아수라 군중을 항복 받는다.'
이렇게 생각하면서 점점 나아갔다.
바다에 머무르는 성에 이르러 곳곳으로 다니며 이 우바이를 찾았다. 그 때 여러 사람이 말하기를 “선남자여, 그 우바이는 지금 이 성 중에 있는 그의 집에 있느니라????고 하였다.
선재는 그 말을 듣고 그 문 밖에 나아가 합장하고 섰다. 그 집은 매우 넓은데 가지가지로 장엄하였고, 보배로 쌓은 담이 둘렸고 사면에는 보배로 장엄한 문이 있었다.
선재가 들어가니 그 우바이가 보배 자리에 앉았는데, 젊은 나이에 살결이 아름답고 단정하며, 소복 단장에 머리카락이 드리웠고, 몸에는 영락이 있으며 거룩한 모습에는 위덕과 광명이 있어 불보살을 제하고는 미칠 이가 없으며, 그 집안에는 십억의 자리를 깔았는데 천상·인간에 뛰어났으니 모두 보살의 업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집안에는 의복이나 음식이나 살림살이 도구는 없고, 앞에는 조그만 그릇 하나가 놓여 있다.
또 1만의 동녀가 둘러 모셨으니 위의와 몸매가 천상의 채녀들과 같고, 묘한 장엄거리로 몸을 단장하였으며, 음성이 아름다워 듣는 이가 기뻐하는 이들이 좌우에 모시고 있으면서 앙모하고 생각하고 허리를 굽히며 머리를 숙이고 시중을 들고 있었다.
그 동녀들의 몸에서는 묘한 향기가 나서 모든 곳에 풍기니, 중생들이 이 향기를 맡기만 하면 물러가지 아니하여, 성내는 마음도 없고 원수가 맺히지도 않으며, 간탐하는 마음·아첨하는 마음·구부러진 마음·미워하고 사랑하는 마음·성내는 마음·못난이 마음·교만한 마음이 없고, 평등한 마음을 내고 자비한 마음을 일으키고 이익케 하는 마음을 내며, 계율을 지니는 마음에 머물러 탐하는 마음이 없으매, 그 소리를 들은 이는 기뻐하고 그 모습을 보는 이는 탐욕이 없어지는 것이다.
그 때 선재동자는 구족 우바이를 보고 그 발에 절하고 공경하여 두루 돌고 합장하고 서서 말하였다.
“거룩하신 이여, 저는 이미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었사오나,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배우며 어떻게 보살의 도를 닦는지를 알지 못하나이다. 듣자온즉 거룩하신 이께서 잘 가르치신다 하오니 바라옵건대 말씀하여 주소서.”
구족 우바이는 말하였다.
“선남자여, 나는 보살의 다하지 않는 복덕장해탈문을 얻었으므로, 이렇게 작은 그릇에서도 중생들의 갖가지 욕망을 따라서 가지가지 맛좋은 음식을 모두 배부르게 하나니, 가령 백 중생·천 중생·백천 중생·억 중생·백억 중생·천억 중생·백천억 나유타 중생과 내지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중생이거나, 가령 염부제 티끌 수 중생·한 사천하 티끌 수 중생이거나, 소천 세계·중천 세계·대천 세계·내지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부처님 세계의 티끌 수 중생이거나, 가령 시방세계의 모든 중생들이라도 그들의 욕망을 따라 모두 배부르게 하여도, 그 음식은 끝나지도 않고 적어지지도 않느니라.
음식이 그러한 것처럼 갖가지 좋은 맛·갖가지 자리·갖가지 의복·갖가지 이부자리·갖가지 수레·갖가지 꽃·갖가지 화만·갖가지 향·갖가지 바르는 향·갖가지 사르는 향·갖가지 가루향·갖가지 보배·갖가지 영락·갖가지 당기·갖가지 번기·갖가지 일산·갖가지 살림살이 기구들도 좋아하는 대로 모두 만족케 하느니라.
또 선남자여, 가령 동방의 어떤 세계에 있는 성문이나 독각이 나의 음식을 먹으면 모두 성문이나 벽지불과를 얻어 맨 나중 몸에 머무느니라. 한 세계가 그런 것처럼 백 세계·천 세계·백천 세계·억 세계·백억 세계·천억 세계·백천억 세계·백천억 나유타 세계와 염부제 티끌 수 세계·한 사천하 티끌 수 세계·소천국토 티끌 수 세계·중천국토 티끌 수 세계·삼천대천국토 티끌 수 세계, 내지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부처님 세계의 티끌 수 세계에 있는 모든 성문과 연각이 내 음식을 먹으면 모두 성문이나 벽지불과를 얻어 맨 나중 몸에 머무느니라.
동방이 그런 것 같이 남방·서방·북방과 네 간방과 상방·하방도 그와 같으니라.
또 선남자여, 동방의 한 세계나, 내지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부처님 세계의 티끌 수 세계에 있는 일생보처 보살이 나의 음식을 먹으면 모두 보리수 아래서 도량에 앉아 마음을 항복 받고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이루나니, 동방과 같이 남방·서방·북방과 네 간방과 상방·하방도 그와 같으니라.
선남자여, 그대는 나의 이 십천 동녀들을 보는가?”
“보나이다.”
우바이는 말하였다.
“선남자여, 이 십천 동녀가 우두머리가 되는 것처럼, 이런 아승기 권속들이 모두 나와 더불어 행이 같고 원이 같고 선근이 같고, 벗어나는 길이 같고 청정한 이해가 같고 청정한 생각이 같고 청정한 길이 같고, 한량없는 깨달음이 같고 모든 감관 얻음이 같고, 광대한 마음이 같고 행하는 경계가 같고, 이치가 같고 뜻이 같고 분명히 아는 법이 같고, 깨끗한 모습이 같고 한량없는 힘이 같고, 끝까지 정진함이 같고 바른 법의 음성이 같고 종류를 따르는 음성이 같고 청정하고 제일가는 음성이 같으니라.
한량없이 청정한 공덕을 찬탄함이 같고 청정한 업이 같고 청정한 과보가 같고, 크게 인자함이 두루하여 모든 것을 구호함이 같고, 크게 가엾이 여김이 두루하여 중생들을 성숙함이 같고, 청정한 몸의 업이 연을 따라 모은 것이 보는 이를 기쁘게 함이 같고, 청정한 입의 업으로 세상의 말을 따라서 법으로 교화함이 같고, 모든 부처님의 대중이 모인 도량에 나아감이 같고, 모든 부처님 세계에 가서 부처님들께 공양함이 같고, 모든 법문을 나타내어 보임이 같고 보살의 청정한 행에 머무름이 같으니라.
선남자여, 이 십천 동녀들은 이 그릇에 좋은 음식을 담아 가지고 한 찰나 동안에 시방에 두루 가서 모든 뒷몸을 받은 보살과 성문과 독각들에게 공양하며, 내지 여러 아귀들에까지 배를 채우게 하느니라.
선남자여, 이 십천 동녀들은 나의 이 그릇을 가지고 천상에 가면 하늘들을 만족하게 먹이고 인간에 가면 사람들을 만족하게 먹이느니라. 선남자여, 잠깐만 기다리면 그대가 스스로 보리라.”
이렇게 말할 적에 한량없는 중생이 네 문으로 들어오니 모두 이 우바이의 본래의 소원으로 청한 것이었다. 모여 오는 대로 자리를 펴고 앉게 하고, 그들이 달라는 대로 음식을 주어 배부르게 하였다.
그리고 선재동자에게 말하였다.
“선남자여, 나는 다만 이 다하지 않는 복덕장 해탈문을 알거니와 저 보살마하살들의 모든 공덕은 큰 바다와 같아서 깊이가 한이 없고, 허공과 같아서 광대하기 가이없으며, 여의주와 같아서 중생의 소원을 만족케 하고, 큰 마을과 같아서 구하는 대로 얻게 되며, 수미산과 같아서 모든 보배가 두루 모이었고, 깊은 고방과 같아서 법의 재물을 항상 쌓아 두며, 밝은 등불과 같아서 어둠을 깨뜨리고, 높은 일산과 같아서 여러 중생을 가리어 주는 일이야 내가 어떻게 알며 그의 공덕을 어떻게 말하겠는가.
선남자여, 남쪽에 성이 있으니 이름이 대흥이요, 거기 거사가 있으니 이름이 명지니라. 그대는 그에게 가서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배우며 보살의 도를 닦느냐고 물으라.”
그 때 선재동자는 그의 발에 절하고 한량없이 돌고 앙모하여 만족한 줄 모르며 하직하고 떠났다.
* 명지 거사를 찾다
이 때 선재동자는 다함이 없이 장엄한 복덕장 해탈의 광명을 얻고, 저 복덕의 큰 바다를 생각하고, 복덕의 허공을 관찰하고, 복덕의 마을에 나아가고, 복덕의 산에 오르고, 복덕의 광을 붙들고, 복덕의 못에 들어가고, 복덕의 연못에 노닐고, 복덕의 바퀴를 깨끗이 하고, 복덕의 장을 보고, 복덕의 문에 들어가고, 복덕의 길에 다니고, 복덕의 종자를 닦으면서 점점 걸어서 대흥성에 이르러 명지 장자를 두루 찾았다.
선지식에게 갈앙하는 마음을 내고 선지식으로 마음을 닦고 선지식에게 뜻이 견고하여지고, 방편으로 선지식을 구하는 마음이 물러가지 않고, 선지식을 섬기려는 마음이 게으르지 아니하였으며, 선지식을 의지하므로 모든 착한 일이 원만해지고, 선지식을 의지하므로 모든 복이 생기고 선지식을 의지하므로 모든 행이 증장하고, 선지식을 의지하므로 다른 이의 가르침을 받지 않고도 모든 선지식을 섬기게 되는 줄을 알았다.
이렇게 생각할 때에 선근이 자라고 깊은 마음을 깨끗이 하고 근기와 성품을 늘게 하고 덕의 근본을 더하게 하고 큰 소원이 많아지고 큰 자비가 넓어지며, 온갖 지혜에 가깝고 보현의 도를 갖추며, 모든 부처님의 바른 법을 밝게 비추고 여래의 십력과 광명이 증장하였다.
이 때 선재동자는 그 거사가 그 성안의 네 길거리 칠보대 위에서 무수한 보배로 장엄한 자리에 앉은 것을 보았다. 그 자리가 훌륭하여 청정한 마니보배로 자체가 되고 금강 제청보배로 다리가 되었으며, 보배 노끈으로 두루 얽었고 5백 가지 보배로 장식하였는데, 하늘 옷을 깔고 하늘 당기와 번기를 세우고 큰 보배 그물을 덮고 보배 휘장을 쳤으며, 염부단금으로 일산을 만드니, 비유리보배로 일산대가 되어 사람들이 그 위에 받고 있었다.
청정한 거위의 깃으로 부채가 되었으며, 여러 묘한 향을 풍기고 여러 하늘 꽃을 내렸으며, 좌우에서는 5백 가지 음악을 연주하니 그 소리 아름답기가 하늘 풍류보다 뛰어나서 듣는 중생들이 모두 기뻐하며, 십천 권속이 앞뒤에 둘러섰는데, 모습이 단정하여 사람들이 보기를 좋아하며 하늘의 장엄으로 훌륭하게 꾸몄으니, 하늘 사람 가운데 가장 수승하여 비길 데 없으며, 보살의 뜻을 이미 성취하였고, 명지 거사와 더불어 옛날의 선근이 같은 이들이라, 시위하고 서서 명령을 받고 있었다.
그 때 선재동자는 그의 발에 엎드려 절하고 한량없이 돌고 합장하고 서서 여쭈었다.
“거룩하신 이여, 저는 모든 중생을 이익케 하려고, 모든 중생을 괴로움에서 벗어나게 하려고, 모든 중생을 끝까지 안락케 하려고, 모든 중생을 생사의 바다에서 뛰쳐 나오게 하려고, 모든 중생을 법의 보배섬에 머물게 하려고, 모든 중생의 사랑의 물결을 말리게 하려고, 모든 중생들이 큰 자비심을 일으키게 하려고, 모든 중생이 애욕을 버리게 하려고, 모든 중생이 부처 지혜를 앙모하게 하려고, 모든 중생이 생사의 거친 벌판에서 벗어나게 하려고, 모든 중생이 부처의 공덕을 좋아하게 하려고, 모든 중생이 삼계의 성에서 나오게 하려고, 모든 중생을 온갖 지혜의 성에 들어가게 하려고,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었사오니,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배우며, 어떻게 보살의 도를 닦으며, 모든 중생의 의지할 곳이 될지 알지 못하옵니다.”
장자는 말하였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선남자여, 그대가 능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었도다.
선남자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는 것은 그 사람을 만나기 어려우니라. 만일 이 마음을 내면, 그 사람은 능히 보살의 행을 구하리니, 선지식을 만나는 데 만족함이 없을 것이며, 선지식을 친근하는 데 게으름이 없을 것이며, 선지식을 공양하는 데 고달프지 않을 것이며, 선지식을 시중하는 데 근심을 내지 않을 것이며, 선지식을 찾는 데 물러가지 않을 것이며, 선지식을 생각하여 버리지 않을 것이며, 선지식을 섬기어 쉬지 않을 것이며, 선지식을 앙모하여 그칠 때가 없을 것이며, 선지식의 가르침을 행하여 게으르지 않을 것이며, 선지식의 마음을 받자와 그르침이 없을 것이니라.
선남자여, 그대는 나의 이 대중을 보는가?”
선재는 대답하였다.
“예, 봅니다.”
거사는 말하였다.
“선남자여, 나는 그들로 하여금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게 하였더니, 여래의 가문에 나서 흰 법을 증장하고 한량없는 바라밀에 편안히 있으며, 부처의 십력을 배워 세간의 종자를 여의었으며, 여래의 종성에 머물러 죽살이의 바퀴를 버리고, 바른 법륜을 굴리어 삼악취를 없애며, 바른 법에 머물러 보살들과 같이 모든 중생을 구원하느니라.
선남자여, 나는 마음대로 복덕이 나오는 광의 해탈문을 얻었으므로 무릇 필요한 것은 다 소원대로 되나니, 이른바 의복·영락·코끼리·말·수레·꽃·향·당기·일산·음식·탕약·방·집·평상·등불·하인·소·양과 시중꾼들의 모든 살림살이에 필요한 물건이 찾는 대로 만족되며, 내지 진실한 법문까지 연설하느니라.
선남자여, 잠깐만 기다려라. 그대가 마땅히 보게 되리라.”
이렇게 말할 적에 한량없는 중생이 갖가지 방위·갖가지 세계·갖가지 국토·갖가지 도시로부터 오는데, 종류가 각각 다르고 욕망이 같지 않지만, 과거의 서원으로 그지없는 중생들이 모두 와서 제각기 자기의 욕망대로 청구하였다.
그 때 거사는 여러 중생이 모인 줄을 알고 잠깐 생각하면서 허공을 우러러보니, 그들의 요구하는 것들이 허공에서 내려와서 모든 대중의 뜻을 만족케 하였다.
그리고 다시 가지가지 법을 연설하니 이른바 맛난 음식을 얻어 만족한 이에게는 가지가지 복덕을 모으는 행과 빈궁을 여의는 행과 모든 법을 아는 행과 법으로 기쁘고 선정으로 즐거운 음식을 성취하는 행과 모든 거룩한 모습을 닦아 구족하는 행과 굴복하기 어려움을 증장하여 성취하는 행과 위없는 음식을 잘 통달하는 행과 다함이 없는 큰 위엄과 덕의 힘을 성취하여 마와 원수를 항복 받는 행이요, 좋은 마실 것을 얻어 만족한 이에게는 법을 말하여 나고 죽는 데서 애착을 버리고 부처의 법맛에 들어가게 하며, 가지가지 좋은 맛을 얻은 이에게는 법을 말하여 부처님 여래의 맛좋은 모양을 얻게 하고 수레를 얻어 만족한 이에게는 가지가지 법문을 말하여 마하연 수레를 타게 하며, 의복을 얻어 만족한 이에게는 법을 말하여 청정한 부끄러움의 옷과 내지 여래의 청정한 모습을 얻게 하였으며, 이와 같이 모든 것을 만족케 한 뒤에 마땅한 대로 법을 연설하니, 법문을 듣고는 본고장으로 돌아갔다.
그 때 거사는 선재동자에게 보살의 불가사의한 해탈의 경계를 보이고 말하였다.
“선남자여, 나는 다만 이 뜻대로 복덕을 내는 광 해탈문을 알거니와 저 보살마하살들이 보배 손을 성취하여 모든 시방의 국토를 두루 덮고, 자유자재한 힘으로 모든 살림살이 도구를 비내리나니, 이른바 가지각색 보배·가지각색 영락·가지각색 보배관·가지각색 의복·가지각색 음악·가지각색 꽃·가지각색 향·가지각색 가루향·가지각색 사르는 향·가지각색 보배 일산·가지각색 당기 번기를 비내려, 모든 중생의 있는 곳과 여래의 대중이 모인 도량에 가득하여, 모든 중생을 성숙하기도 하고 모든 부처님께 공양하기도 하는 것이야, 내가 어떻게 알며 그 공덕과 자재한 신통의 힘을 말하겠는가.
선남자여, 여기서 남쪽에 큰 성이 있으니 이름은 사자궁이요, 거기 장자가 있으니 이름이 법보계니라. 그대는 그에게 가서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배우며, 보살의 도를 닦느냐고 물으라.”
이 때 선재동자는 환희하여 뛰놀면서 공경하고 존중하며 제자의 예를 극진히 하고 생각하기를, '이 거사가 나를 생각하시므로 내가 온갖 지혜의 길을 보게 되었으니 선지식을 사랑하는 소견을 끊지 아니하고, 선지식을 존중하는 마음을 무너뜨리지 않고, 선지식의 가르침을 항상 따르고, 선지식의 말씀을 결정하게 믿고, 선지식을 섬기는 마음을 항상 내리라' 하면서, 그의 발에 엎드려 절하고 한량없이 돌고 은근하게 앙모하면서 하직하고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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