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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수명을 놓아버림에 대한 경

1.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한 때에 세존께서는 베살리 근처 큰 숲에 있는 박공으로 된 집의 강당에 머물고 계셨다. 그 무렵 세존께서는
오전 중에 옷차림을 바르게 하시고 발우와 가사를 지니시고 탁발을 하러 베살리로 들어가셨다. 탁발을 하러 베살리에서 걸어 다니시고 공양을 마친 뒤 돌아오신 뒤 아난다 존자에게 이와 같이 말씀하셨다.
“아난다여! 좌구를 챙기도록 하라. 한 낮 동안에 차팔라 탑묘에 가서 머물고 싶구나.”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라고 아난다 존자는 세존께 대답한 뒤 좌구를 챙겨서 세존의 뒤를 따라갔다.

2. 세존께서는 차팔라 탑묘에 도착하시자 아난다 존자가 마련해 드린 자리에 앉으셨다. 아난다 존자도 세존께 경의를 표하고 난 뒤에 한 곁에 앉았다. 세존께서는 한 곁에 앉은 아난다 존자에게 이와 같이 말씀하셨다.
“아난다여! 베살리는 아름답고 호감이 가는 곳이다. 우데나 사당, 고타마카 사당, 사탐바 사당, 바흐풋타 사당, 사란다다 사당과 차팔라 사당은 아름답고 호감이 가는 곳이다. 
아난다여, 누구든지 네 가지 성취수단(四如意足)을 익히고, 닦고, 많이 행하고, 정통하고, 철저히 실천하고, 따라 이루고, 축적하고, 노력을 잘 다진 사람은 원하기만 하면 일 겁[劫 겁]을 머물 수도 있고, 겁이 다 하도록 머물 수도 있다. 
아난다여, 여래는 네 가지 성취수단을 익히고, 닦고, 많이 행하고, 정통하고, 철저히 실천하고, 따라 이루고, 축적하고 노력을 잘 다졌다. 여래는 원하기만 하면 일 겁을 머물 수도 있고 겁이 다하도록 머물 수도 있다.” 
그러나 세존께서 해 주신 그렇게도 분명한 암시에도 불구하고 아난다 존자는 그것 암시의 내용을 바르게 보고 알아차릴 수 없었다. 그의 마음이 악마에게 사로잡혀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난다 존자는 세존께 “세존이시여, 많은 사람들의 안녕과 행복을 위해, 세상에 대한 자애심으로, 신들과 인간의 이익과 안녕을 위하여 일 겁을 머물러 주소서."라고 말씀을 드리며 간청 드리지 못했다.
  
3. 두 번 그리고 세 번째로 세존께서 아난다 존자에게 말씀하셨다.
“아난다여, 베살리는 아름답고 호감이 가는 곳이다. 우데나 탑묘, 고타마카 탑묘, 사탐바 탑묘, 바흐풋타 탑묘, 사란다다 탑묘와 차팔라 탑묘는 아름답고 호감이 가는 곳이다. 
아난다여, 누구든지 네 가지 성취수단을 익히고, 닦고, 많이 행하고, 정통하고, 철저히 실천하고, 따라 이루고, 축적하고, 노력을 잘 다진 사람은 원하기만 하면 일 겁[劫]을 머물 수도 있고, 겁이 다 하도록 머물 수도 있다. 
아난다여, 여래는 네 가지 성취수단을 익히고, 닦고, 많이 행하고, 정통하고, 철저히 실천하고, 따라 이루고, 축적하고 노력을 잘 다졌다. 여래는 원하기만 하면 일 겁을 머물 수도 있고 겁이 다하도록 머물 수도 있다.라고.” 
그러나 두 번 그리고 세 번째 말씀으로 세존께서 해 주신 그렇게도 분명한 암시에도 불구하고 아난다 존자는 그것 암시의 내용을 바르게 보고 알아차릴 수 없었다. 그의 마음이 악마에게 사로잡혀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난다 존자는 세존께 “세존이시여, 많은 사람들의 안녕과 행복을 위해, 세상에 대한 자애심으로, 신들과 인간의 이익과 안녕을 위하여 일 겁을 머물러 주소서."라고 말씀을 드리며 간청 드리지 못했다.
그러자 세존께서 아난다 존자에게 말씀하셨다.
“아난다여, 다른 곳에 가서 머물거라. 이제 그대에게 맞는다고 생각하는 대로 하도록 하라.” 
“세존이시여, 잘 알겠습니다.”라고 대답을 했다.
그리고 아난자 존자는 자기 자리에서 일어나 세존 앞에 무릎을 꿇어 경의를 표하고 난 뒤에 공경의 의미로 세존의 오른쪽으로 돌아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나무 아래로 가서 앉았다. 
 
4. 아난다 존자가 떠나고 얼마 되지 않아 악마가 세존께 다가왔다. 그리고 한 쪽에 떨어져 서서 마라가 세존께 말씀 드렸다. 
“세존이시여, 이제 세존께서는 반열반를 성취하시옵소서. 
선서께서는 마지막 닙바나를 성취하시옵소서. 이제 세존께서 닙바나에 드실 때가 되었습니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는 전에 제가 반열반에 드시도록 권유했을 때 제게 이런 말을 하셨습니다. 
'나의 비구 제자들이 진실한 제자가 되어 현명하고 규율이 바르며 확신이 서고 속박에서 벗어나 안전해지며 이해력을 갖추고 진리법에 있어 조예가 깊어지며 진리 법에 따라 실천 수행하고 적절한 수행 규칙을 지키면서 법을 따라 살아가고, 또한 그들 자신의 스승들의 말씀을 배우고 잘 파악하고 나서 그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말하고 상세하게 설명하며 분명하게 할 수 있을 때까지는, 또한 다른 사람들의 적대적인 견해가 일어나면 법으로 논파하며, 이 믿을 수 있는 법을 설법할 수 있을 때까지는 닙바나를 성취하지 않을 것이다’고. 
세존이시여, 그렇지만 이제 세존의 비구 제자들은 현명하고 진실한 제자가 되어 현명하고 규율이 바르며 확신이 서고 속박에서 벗어나 안전해지며 이해력을 갖추고 진리 법에 있어 조예가 깊어지며 법에 따라 실천 수행하고 적절한 수행 규칙을 지키면서 진리 법을 따라 살아가고, 또한 그들 자신의 스승들의 말씀을 배우고 잘 파악하고 나서 그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말하고 상세하게 설명하며 분명하게 할 수 있을 때까지는, 또한 다른 사람들의 적대적인 견해가 일어나면 법으로 논파하며, 이 믿을 수 있는 진리 법을 설법할 수 있습니다. 
세존이시여, 이제 세존의 모든 바람은 이루어 졌습니다. 그러니 세존께서는 닙바나를 성취하시옵소서. 원만한 분께서는 마지막 닙바나를 성취하시옵소서. 
세존이시여, 이제 세존께서 닙바나에 드실 때가 되었습니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는 제게 이런 말을 하셨습니다. 
'나의 비구니 제자들이 진실한 제자가 되어 현명하고 규율이 바르며 확신이 서고 속박에서 벗어나 안전해지며 이해력을 갖추고 진리 법에 있어 조예가 깊어지며 진리 법에 따라 실천 수행하고 적절한 수행 규칙을 지키면서 법을 따라 살아가고, 또한 그들 자신의 스승들의 말씀을 배우고 잘 파악하고 나서 그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말하고 상세하게 설명하며 분명하게 할 수 있을 때까지는, 또한 다른 사람들의 적대적인 견해가 일어나면 법으로 논파하며, 이 믿을 수 있는 법을 설법할 수 있을 때까지는 닙바나를 성취하지 않을 것이다’고. 
세존이시여, 그렇지만 이제 세존의 비구니 제자들은 현명하고 진실한 제자가 되어 현명하고 규율이 바르며 확신이 서고 속박에서 벗어나 안전해지며 이해력을 갖추고 진리 법에 있어 조예가 깊어지며 법에 따라 실천 수행하고 적절한 수행 규칙을 지키면서 진리 법을 따라 살아가고, 또한 그들 자신의 스승들의 말씀을 배우고 잘 파악하고 나서 그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말하고 상세하게 설명하며 분명하게 할 수 있을 때까지는, 또한 다른 사람들의 적대적인 견해가 일어나면 법으로 논파하며, 이 믿을 수 있는 진리 법을 설법할 수 있습니다. 
세존이시여, 이제 세존의 모든 바람은 이루어 졌습니다. 그러니 세존께서는 닙바나를 성취하시옵소서. 원만한 분께서는 마지막 닙바나를 성취하시옵소서. 
세존이시여, 이제 세존께서 닙바나에 드실 때가 되었습니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는 제게 이런 말을 하셨습니다. 
'나의 재가 남자신도들이 진실한 제자가 되어 현명하고 규율이 바르며 확신이 서고 속박에서 벗어나 안전해지며 이해력을 갖추고 진리 법에 있어 조예가 깊어지며 진리 법에 따라 실천 수행하고 적절한 수행 규칙을 지키면서 법을 따라 살아가고, 또한 그들 자신의 스승들의 말씀을 배우고 잘 파악하고 나서 그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말하고 상세하게 설명하며 분명하게 할 수 있을 때까지는, 또한 다른 사람들의 적대적인 견해가 일어나면 법으로 논파하며, 이 믿을 수 있는 법을 설법할 수 있을 때까지는 닙바나를 성취하지 않을 것이다’고. 
세존이시여, 그렇지만 이제 세존의 청신사들은 현명하고 진실한 제자가 되어 현명하고 규율이 바르며 확신이 서고 속박에서 벗어나 안전해지며 이해력을 갖추고 진리 법에 있어 조예가 깊어지며 법에 따라 실천 수행하고 적절한 수행 규칙을 지키면서 진리 법을 따라 살아가고, 또한 그들 자신의 스승들의 말씀을 배우고 잘 파악하고 나서 그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말하고 상세하게 설명하며 분명하게 할 수 있을 때까지는, 또한 다른 사람들의 적대적인 견해가 일어나면 법으로 논파하며, 이 믿을 수 있는 진리 법을 설법할 수 있습니다. 
세존이시여, 이제 세존의 모든 바람은 이루어 졌습니다. 그러니 세존께서는 닙바나를 성취하시옵소서. 원만한 분께서는 마지막 닙바나를 성취하시옵소서. 
세존이시여, 이제 세존께서 닙바나에 드실 때가 되었습니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는 제게 이런 말을 하셨습니다. 
'나의 청신녀(재가 여자신도)들이 진실한 제자가 되어 현명하고 규율이 바르며 확신이 서고 속박에서 벗어나 안전해지며 이해력을 갖추고 진리 법에 있어 조예가 깊어지며 진리 법에 따라 실천 수행하고 적절한 수행 규칙을 지키면서 법을 따라 살아가고, 또한 그들 자신의 스승들의 말씀을 배우고 잘 파악하고 나서 그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말하고 상세하게 설명하며 분명하게 할 수 있을 때까지는, 또한 다른 사람들의 적대적인 견해가 일어나면 법으로 논파하며, 이 믿을 수 있는 법을 설법할 수 있을 때까지는 닙바나를 성취하지 않을 것이다’고. 
세존이시여, 그렇지만 이제 세존의 청신녀(재가 여자신도)들은 현명하고 진실한 제자가 되어 현명하고 규율이 바르며 확신이 서고 속박에서 벗어나 안전해지며 이해력을 갖추고 진리 법에 있어 조예가 깊어지며 법에 따라 실천 수행하고 적절한 수행 규칙을 지키면서 진리 법을 따라 살아가고, 또한 그들 자신의 스승들의 말씀을 배우고 잘 파악하고 나서 그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말하고 상세하게 설명하며 분명하게 할 수 있을 때까지는, 또한 다른 사람들의 적대적인 견해가 일어나면 법으로 논파하며, 이 믿을 수 있는 진리 법을 설법할 수 있습니다. 
세존이시여, 이제 세존의 모든 바람은 이루어 졌습니다. 그러니 세존께서는 닙바나를 성취하시옵소서. 원만한 분께서는 마지막 닙바나를 성취하시옵소서. 
세존이시여, 이제 세존께서 닙바나에 드실 때가 되었습니다.

세존께서는 제게 이런 말을 하셨습니다. 
‘내가 가르친 이 성스러운 삶이 성공하고 번창하며 널리 퍼지고 많은 사람들 사이에 보급되며, 그것이 신들과 인간 사이에서 제대로 설명될 때까지는 닙바나를 성취하지 않을 것이다.’ 
세존이시여, 그렇지만 이제 세존께서 가르치신 성스러운 삶은 성공하고 번창하며 널리 퍼지고 많은 사람들 사이에 보급되었으며, 신들과 인간 사이에서 제대로 설명되고 있습니다. 
세존이시여, 이제 세존께서 닙바나에 드실 때가 되었습니다.” 
이런 말을 했을 때에 세존께서 마라에게 말씀하셨다.
“마라여, 그대가 편안히 쉴 수도 있을 것이다. 오래지 않아 여래는 반열반에 들 것이다. 지금부터 세 달이 넘지 않아서 여래는 닙바나에 들 것이다.” 
그리고 나서 세존께서는 차팔라 탑묘에서 그같이 마음을 챙기고 분명하게 알아차리면서 더 사시겠다는 생명력을 놓아버리셨다. 세존께서 더 사시겠다는 생명력을 포기하시자 마자 큰 지진이 일어났고 두려워서 머리카락을 솟구치게 하는 천둥번개의 굉음이 하늘에 울러 퍼졌다.

5. 그러자 세존께서는 그 뜻을 헤아려, 때 맞춰 이와 같은 감흥어린 시구를 읊으셨다.
 
헤아릴 수 있는 것과 헤아릴 수 없는 것들을 일으키는
존재의 힘을 성자께서 포기하셨네.
내적으로 평화를 얻어 행복하고 마음이 고요해진 그 분
마치 갑옷을 찢어버리듯이 자신의 생존을 분리해내었네.


6-2. 결발 수행자들 

1.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한 때 세존께서는 사밧티의 동쪽 공원에 있는 미가라 어머니의 저택에 머물고 계셨다. 그 무렵 세존께서는 홀로 삼매에 드셨다가 저녁 무렵에 깨어 일어나시어 문 밖에 앉아 계셨다. 그리고 코살라의 파세나디 왕이 세존께 다가와 경의를 표하고 난 뒤에 한 쪽에 떨어져 앉았다.
 
2. 바로 그 때 세존에게서 멀지 않은 곳에서 결발수행자 일곱 명, 니간타 자이나교도 일곱 명, 나체 수행자 일곱 명, 옷을 한 벌 입은 수행자 일곱명과 편력 수행자 일곱 명이 지나가고 있었는데, 그들은 모두 온 몸이 털로 뒤덮이고 손톱·발톱을 길게 기른 채 어깨에 멘 막대에 달린 짐 보따리에 생활필수품들을 나르고 있었다. 그들 일곱 명의 그룹들이 세존에게서 멀지 않은 곳으로 지나가고 있는 것을 코살라의 파세나디 왕이 보았다. 그들을 보자 그는 자기 자리에서 일어나 옷을 한 쪽 어깨에 걸치고 오른 쪽 무릎을 땅에 대고서 그들 일곱 명의 그룹들에게 합장한 손을 들어 인사를 하고 이와 같이 자기 이름을 세 번 알렸다. 
“존자들이시여, 나는 코살라의 파세나디 왕입니다.” 
그리고 나서 그들 일곱 명의 그룹들이 떠나고 나서 곧바로 코살라의 파세나디 왕이 세존께 다가와 경의를 표하고 난 뒤에 한 쪽에 떨어져 앉아 이와 같이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저들 가운데 어떤 사람이 이 세상에서 아라한들 아니면 아라한과를 성취하는 길에 들어선 사람들이 될 수 있겠습니까?”
“대왕이시여! 감각적 쾌락을 만끽하고, 아이 자식들 같은 부양가족들과 함께 집에서 살며, 카시 산의 전단나무 향을 사용하고, 꽃다발·가루 향과 연고 바르는 향 화장품를 걸치고 바르며 그리고 금·은을 지니는 재가자들이 저들이 아라한들인지 아닌지 아니면 그들이 아라한과를 성취하는 길에 들어선 사람들인지 알기는 어렵습니다. 
대왕이시여, 한 사람의 덕행을 알게 되는 것은 잠시 동안이 아니라 오랜 동안 그 사람과 생활을 해보아야 하며, 심사숙고를 하지 않으면 안 되고 그것을 곰곰 따져 보아야만 하며, 어리석은 사람이 아니라 현명한 사람만이 할 수 있습니다. 
대왕이시여, 한 사람의 청정함을 알게 되는 것은 잠시 동안이 아니라 오랜 동안 그 사람과 생활을 해보아야 하며, 심사숙고를 하지 않으면 안 되고 그것을 곰곰 따져 보아야만 하며, 어리석은 사람이 아니라 현명한 사람만이 할 수 있습니다. 
대왕이시여, 한 사람의 인내력을 알게 되는 것은 잠시 동안이 아니라 오랜 동안 그 사람이 역경에 처해 있을 때이며, 심사숙고를 하지 않으면 안 되고 그것을 곰곰 따져 보아야만 하며, 어리석은 사람이 아니라 현명한 사람만이 할 수 있습니다. 
대왕이시여! 한 사람의 지혜를 알게 되는 것은, 잠시 동안이 아니라 오랜 동안 그 사람과 대화를 나누어보아야 하며, 심사숙고를 하지 않으면 안 되고 그것을 곰곰 따져 보아야만 하며, 어리석은 사람이 아니라 현명한 사람만이 할 수 있습니다.”
  
3. “세존이시여여, 불가사의한 일이옵니다! 세존이시여, 경탄할 만한 일이옵니다! 
세존께서는 아주 훌륭하게 이것을 말씀하셨습니다. 
세존이시여, 이들은 나라 구석구석을 정찰한 뒤에 돌아오는 첩자, 변장한 제 부하들입니다. 제1차 정보는 그들이 수집하고 그 뒤에 제가 그것 필요한 정보을 찾아낼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이제 그들이 먼지와 흙투성이를 씻어낸 뒤에 깨끗이 목욕을 하고 향수를 뿌리고 머리와 수염을 다듬고 흰옷을 차려 입고서는 다섯 가지 감각적 쾌락을 즐기기 위하여 돌아다니게 될 것입니다.”

4. 그러자 세존께서는 그 뜻을 헤아려, 때 맞춰 이와 같은 감흥어린 시구를 읊으셨다.
 
가리지 않고 아무 곳에서나 노력을 하면 안 되고
다른 사람의 말을 무조건 듣는 부하가 되면 안된다.
다른 사람에 의존해서 살아가면 안 되고
진리 법을 돈벌이 사업으로 삼으면 안된다.


6-3. 회상·회고함

1.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한 때에 세존께서는 사밧티의 젯타 숲에 있는 아나타핀디카의 승원에 머물고 계셨다. 그 무렵 세존께서는 예전에 버리신 이런 저런 좋지 않은 일들과 삼매를 닦고 익혀 완성에 이르게 하신 다양한 좋은 일들을 회상하며 앉아 계셨다.

2. 세존께서는 이런 저런 좋지 않은 일들을 버려 오셨으며 다양한 좋은 일들과 삼매를 닦고 익혀 완성에 이르게 하셨음을 아시고 그리고 세존께서는 그 뜻을 헤아려, 때 맞춰 이와 같은 감흥어린 시구를 읊으셨다.

예전에 있었던 것이 이후에는 없고
예전에는 없었던 것이 이후에는 있으니,
그것은 앞서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며
지금도 존재하지 않는다. 
 

6-4. 다양한 종파교도들(1)

1.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한 때에 세존께서 사밧티의 젯타 숲에 있는 아나타핀디카의 승원에 머물고 계셨다. 그 무렵 다양한 종파의 유행자들인 수많은 사문들과 바라문들이 사밧티 주위에 살고 있었다. 그들은 다양한 견해, 다양한 신앙, 다양한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었고, 사람들의 지지를 받기 위해 다양한 주장에 의지하고 있었다. 이런 견해를 확신하고 견지하는 사문들과 바라문들이 있었다. 

이 세상은 영원하다. 이것만이 진실하고 다른 견해는 거짓이다.
세상은 한계가 있다. 이것만이 진실하고 다른 견해는 거짓이다.
세상은 무한하다. 이것만이 진실하고 다른 견해는 거짓이다.
생명과 육체는 동일하다. 이것만이 진실하고 다른 견해는 거짓이다.
생명과 육체는 다르다. 이것만이 진실하고 다른 견해는 거짓이다.
여래는 죽은 뒤에도 존재한다. 이것만이 진실하고 다른 견해는 거짓이다.
여래는 죽음뒤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것만이 진실하고 다른 견해는 거짓이다.
여래는 죽은 뒤에 존재하기도 하고 존재하지 않기도 한다. 이것만이 진실하고 다른 견해는 거짓이다.
여래는 죽은 뒤에 존재하지 않기도 하고 존재하기도 한다. 이것만이 진실하고 다른 견해는 거짓이다. 라고.

그리고 그들은 말다툼을 하고 논쟁을 벌이고, 또 “진리는 이와 같은 것이고, 진리는 저런 것이 아니다. 진리는 이런 것이 아니고 진리는 저런 것이다.”라고 하면서 혀를 무기로 삼아 혀의 화살로 서로 언쟁하며 상처를 입히며 살아가고 있었다.
 
2. 많은 비구들이 오전 중에 옷차림을 바르게 하고 발우와 가사를 지니고 탁발을 하러 사밧티로 들어갔다. 탁발을 하기 위해 사밧티에서 걸어 다니고 공양을 마친 뒤 돌아온 그들은 세존께 다가가 경의를 표하고 난 뒤에 한 쪽에 떨어져 앉아 세존께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지금 다양한 종파의 편력자들인 많은 사문들과 바라문들이 사밧티 주위에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진리는 이런 것이다. 진리는 저런 것이다,’라고 말하면서 다양한 견해를 가진 사람들입니다.”
“비구들이여, 다른 종파[外道]의 유행자들은 눈이 멀었고 앞을 보지 못하는 것이다. 그들은 무엇이 선한 것인지 알지 못하고 무엇이 선하지 않은 것인지 알지 못한다. 그들은 무엇이 진리인지 알지 못하고 무엇이 진리가 아닌지 알지 못한다. 무엇이 선한 것인지 그리고 무엇이 선하지 않은 것인지 알지 못하며 무엇이 진리이고 무엇이 진리가 아닌지 알지 못하기 때문에, 그들은 ‘진리 는 이런 것이다! 진리는 저런 것이다! 라고 말하면서 말다툼을 벌이고 서로 언쟁하며 상처를 입히며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3. "비구들이여, 예전에 바로 이 사밧티에 어떤 왕이 있었다. 그 왕이 한 신하에게 말하였다.
‘지금 가서 태어날 때부터 눈이 멀었던 사람들을 모두 불러 오도록 하시오.’
‘예, 왕이시여’
그 신하는 왕에게 대답하고 사밧티에 있는 눈 먼 사람들을 모두 불러서 모은 뒤에 왕에게 말하였다.
‘왕이시여, 사밧티에 있는 눈 먼 사람들을 모두 함께 모이게 했습니다.’
‘알았소. 이제 눈 먼 사람들에게 코끼리를 보여주시오.'
'왕이시여, 잘 알겠습니다.'
그 신하는 눈 먼 사람들에게 ‘눈 먼 이들이여, 이것이 코끼리요.’라고 말하면서 코끼리를 만지게 해주었다. 일부 눈 먼 사람들에게 그는 ‘이것이 코끼리요.’라고 말하면서 코끼리 머리를 만지게 해 주었지다. 어떤 이들에게 그는 ‘이것이 코끼리요.’라고 말하면서 코끼리 귀를 만지게 해 주었다. ‘이것이 코끼리요.’라고 말하면서 일부에게는 상아를 만지게 해주었다. ‘이것이 코끼리요.’라고 말하면서 일부에게는 코를 만지게 해주었다. ‘이것이 코끼리요.’라고 말하면서 일부에게는 몸통을 만지게 해주었다. ‘이것이 코끼리요.’라고 말하면서 일부에게는 다리를 만지게 해주었다. ‘이것이 코끼리요.’라고 말하면서 일부에게는 후반신을 만지게 해주었다. ‘이것이 코끼리요.’라고 말하면서 일부에게는 꼬리를 만지게 해주었다. ‘이것이 코끼리요.’라고 말하면서 일부에게는 꼬리 끝을 만지게 해주었다.
 
비구들이여, 그 신하는 그리고 나서 눈 먼 사람들에게 코끼리를 보여주었으므로 왕에게 가서 ‘왕이시여, 눈 먼 사람들에게 코끼리를 보여주었습니다. 왕께서 적당하다고 생각하시는 일을 하시옵소서.’라고 보고하였다. 그러자 왕이 그들 눈 먼 사람들에게 다가가 ‘그대들은 코끼리를 보았습니까?’라고 물었다.
‘예, 왕이시여, 저희들은 코끼리를 보았습니다.’ 
‘눈 먼 이들이여, 말해보시오. 코끼리는 무엇과 같이 생겼습니까?’  
코끼리 머리를 더듬어 본 눈 먼 사람들은 ‘왕이시여, 코끼리는 마치 물 항아리 같습니다.’고 대답했다. 코끼리 귀를 더듬어 본 눈 먼 사람들은 ‘왕이시여, 코끼리는 마치 곡식을 까부르는 키와 같습니다.’고 대답했다. 코끼리 긴 이빨을 더듬어 본 눈 먼 사람들은 ‘왕이시여, 코끼리는 마치 쟁기 날과 같습니다.’고 대답했다. 코끼리 코를 더듬어 본 눈 먼 사람들은 ‘왕이시여, 코끼리는 마치 쟁기 막대와 같습니다.’고 대답했다. 코끼리 몸을 더듬어 본 눈 먼 사람들은 ‘왕이시여, 코끼리는 마치 창고와 같습니다.’고 대답했다. 코끼리 다리를 더듬어 본 눈 먼 사람들은 ‘왕이시여, 코끼리는 마치 기둥과 같습니다.’고 대답했다. 코끼리 후반신을 더듬어 본 눈 먼 사람들은 ‘왕이시여, 코끼리는 마치 막자 사발과 같습니다.’고 대답했다. 코끼리 꼬리를 더듬어 본 눈 먼 사람들은 ‘왕이시여, 코끼리는 마치 절굿공이와 같습니다.’고 대답했다. 코끼리 꼬리 끝을 더듬어 본 눈 먼 사람들은 ‘왕이시여, 코끼리는 마치 빗자루와 같습니다.’고 대답했다. 
그들은 ‘코끼리는 이와 같은 것이고, 저와 같은 것이 아니다. 코끼리는 이와 같은 것이 아니고 저와 같은 것이다’고 말하면서 서로 언쟁을 하며 말다툼을 하였다. 그리고 왕은 그 광경을 보며 즐거워했다.
 
비구들이여, 다양한 종파에 속한 유행승들도 그와 같아서 ‘진리는 이런 것이다. 진리는 저런 것이다’고 말하면서 말다툼을 하고 눈이 멀었고 앞을 보지 못하는 것이다.”

5. 그리고 세존께서는 그 뜻을 헤아려, 때 맞춰 이와 같은 감흥어린 시구를 읊으셨다.
 
사문과 바라문이라 하는 사람들도 일부
자기 자신의 견해에 깊이 집착하고 있다.
사물 법, 현상의 한 쪽 면만 보는 사람들은
말다툼과 논쟁에 끼어든다. 


6-5. 다양한 종파교도들(2) 

1.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한 때에 세존께서는 사밧티의 젯타 숲에 있는 아나타핀디카의 승원에 머물고 계셨다. 그 무렵 다양한 종파의 편력자들인 많은 사문들과 바라문들이 사밧티 주위에 살고 있었다. 그들은 다양한 견해, 다양한 신앙, 다양한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었고, 사람들의 지지를 받기 위해 다양한 견해에 의지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런 견해를 확신하고 견지하는 사문들과 바라문들이 있었다. 

'나[自我]와 세계는 영원하다. 이것만이 진실하고 다른 견해는 거짓이다.'
'나와 세계는 영원하지 않다. 이것만이 진실하고 다른 견해는 거짓이다.'
'나와 세계는 영원하기도 하고 영원하지 않기도 하다. 이것만이 진실하고 다른 견해는 거짓이다.'
'나와 세계는 영원한 것도 아니고 영원하지 않은 것도 아니다. 이것만이 진실하고 다른 견해는 거짓이다.'라고 주장하는 이들도 일부 있었다.

'나와 세계는 스스로 이루어진 것이다. 이것만이 진실하고 다른 견해는 거짓이다.'
'나와 세계는 다른 것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다. 이것만이 진실하고 다른 견해는 거짓이다.'
'나와 세계는 스스로 이루어지기도 하였고 동시에 다른 것에 의해 만들어지기도 하였다. 이것만이 진실하고 다른 견해는 거짓이다.'
'나와 세계는 스스로 이루어진 것도 아니고 다른 것에 의해 만들어진 것도 아니며, 다만 원인 없이 생겨난 것이다. 이것만이 진실하고 다른 견해는 거짓이다.'라고 주장하는 이들도 일부 있었다.
 
'쾌락과 고통, 나와 세계는 스스로 이루어진 것이다. 이것만이 진실하고 다른 견해는 거짓이다.'
'쾌락과 고통, 나와 세계는 다른 것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다. 이것만이 진실하고 다른 견해는 거짓이다.'
'쾌락과 고통, 나와 세계는 스스로 이루어지기도 하였고 동시에 다른 것에 의해 만들어지기도 하였다. 이것만이 진실하고 다른 견해는 거짓이다.'
'쾌락과 고통, 나와 세계는 스스로 이루어진 것도 아니고 다른 것에 의해 만들어진 것도 아니며, 다만 원인 없이 생겨난 것이다. 이것만이 진실하고 다른 어떤 견해도 거짓이다.'라고 주장하는 이들도 일부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말다툼을 하고 논쟁을 벌이고, 또 “진리는 이와 같은 것이고, 진리는 저런 것이 아니다. 진리는 이런 것이 아니고 진리는 저런 것이다.”라고 하면서 말을 무기로 삼아 말의 화살로 서로 언쟁하며 상처를 입히며 살아가고 있었다.
 
2. 많은 비구들이 오전 중에 옷차림을 바르게 하고 발우와 가사를 지니고 탁발을 하러 사밧티로 들어갔다. 탁발을 하기 위해 사밧티에서 걸어 다니고 공양을 마친 뒤 돌아온 그들은 세존께 다가가 경의를 표하고 난 뒤에 한 쪽에 떨어져 앉아 세존께 이와 같이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지금 다양한 종파의 편력자들인 많은 사문들과 바라문들이 사밧티 주위에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다양한 견해, 다양한 신앙, 다양한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고, 사람들의 지지를 받기 위해 다양한 견해에 의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견해를 확신하고 완고하게 고집하는 사문들과 바라문들이 있습니다. 

'나[自我]와 세계는 영원하다. 이것만이 진실하고 다른 견해는 거짓이다.'
'나와 세계는 영원하지 않다. 이것만이 진실하고 다른 견해는 거짓이다.'
'나와 세계는 영원하기도 하고 영원하지 않기도 하다. 이것만이 진실하고 다른 견해는 거짓이다.'
'나와 세계는 영원한 것도 아니고 영원하지 않은 것도 아니다. 이것만이 진실하고 다른 견해는 거짓이다.'라고 주장하는 이들도 일부 있습니다.
 
'나와 세계는 스스로 이루어진 것이다. 이것만이 진실하고 다른 견해는 거짓이다.'
'나와 세계는 다른 것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다. 이것만이 진실하고 다른 견해는 거짓이다.'
'나와 세계는 스스로 이루어지기도 하였고 동시에 다른 것에 의해 만들어지기도 하였다. 이것만이 진실하고 다른 견해는 거짓이다.'
'나와 세계는 스스로 이루어진 것도 아니고 다른 것에 의해 만들어진 것도 아니며, 다만 원인 없이 생겨난 것이다. 이것만이 진실하고 다른 견해는 거짓이다.'라고 주장하는 이들도 일부 있습니다.
 
'쾌락과 고통, 나와 세계는 스스로 이루어진 것이다. 이것만이 진실하고 다른 견해는 거짓이다.'
'쾌락과 고통, 나와 세계는 다른 것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다. 이것만이 진실하고 다른 견해는 거짓이다.'
'쾌락과 고통, 나와 세계는 스스로 이루어지기도 하였고 동시에 다른 것에 의해 만들어지기도 하였다. 이것만이 진실하고 다른 견해는 거짓이다.'
'쾌락과 고통, 나와 세계는 스스로 이루어진 것도 아니고 다른 것에 의해 만들어진 것도 아니며, 다만 원인 없이 생겨난 것이다. 이것만이 진실하고 다른 어떤 견해도 거짓이다.'라고 주장하는 이들도 일부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말다툼을 하고 논쟁을 벌이고, 또 “진리는 이와 같은 것이고, 진리는 저런 것이 아니다. 진리는 이런 것이 아니고 진리는 저런 것이다.”라고 하면서 혀를 무기로 삼아 혀의 화살로 서로 언쟁하며 상처를 입히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비구들이여, 다른 종파의 편력자들은 눈이 멀었고 앞을 보지 못하는 것이다. 그들은 무엇이 선한 것인지 알지 못하고 무엇이 선하지 않은 것인지 알지 못한다. 그들은 무엇이 진리인지 알지 못하고 무엇이 진리가 아닌지 알지 못한다. 무엇이 선한 것인지 그리고 무엇이 선하지 않은 것인지 알지 못하며 무엇이 진리이고 무엇이 진리가 아닌지 알지 못하기 때문에, 그들은 ‘진리 는 이런 것이다! 진리는 저런 것이다! 라고 말하면서 말다툼을 벌이고 서로 언쟁하며 상처를 입히며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3. 그리고 세존께서는 그 뜻을 헤아려, 때 맞춰 이와 같은 감흥어린 시구를 읊으셨다.
 
사문과 바라문이라 하는 사람들도 일부
자기 자신의 견해에 깊이 집착하고 있다.
확고한 발판을 찾지 못하여
잘못된 견해의 흐름 가운데 빠져든다.


6-6. 다양한 종파교도들(3) 

1.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한 때에 세존께서는 사밧티의 젯타 숲에 있는 아나타핀디카 승원에 머물고 계셨다. 그 무렵 다양한 종파의 편력자들인 많은 사문들과 바라문들이 사밧티 주위에 살고 있었다. 그들은 다양한 견해, 다양한 신앙, 다양한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었고, 사람들의 지지를 받기 위해 다양한 견해에 의지하고 있었다. 이런 견해를 확신하고 견지하는 사문들과 바라문들이 있었다. 

'나와 세계는 영원하다. 이것만이 진실하고 다른 견해는 거짓이다.'
'나와 세계는 영원하지 않다. 이것만이 진실하고 다른 견해는 거짓이다.'
'나와 세계는 영원하기도 하고 영원하지 않기도 하다. 이것만이 진실하고 다른 견해는 거짓이다.'
'나와 세계는 영원한 것도 아니고 영원하지 않은 것도 아니다 이것만이 진실하고 다른 견해는 거짓이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일부 있었다.
 
'나와 세계는 스스로 이루어진 것이다. 이것만이 진실하고 다른 견해는 거짓이다.'
'나와 세계는 다른 것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다. 이것만이 진실하고 다른 견해는 거짓이다.'
'나와 세계는 스스로 이루어지기도 하였고 동시에 다른 것에 의해 만들어지기도 하였다. 이것만이 진실하고 다른 견해는 거짓이다.'
'나와 세계는 스스로 이루어진 것도 아니고 다른 것에 의해 만들어진 것도 아니며, 다만 원인 없이 생겨난 것이다. 이것만이 진실하고 다른 견해는 거짓이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일부 있었다.
 
'쾌락과 고통, 나와 세계는 스스로 이루어진 것이다. 이것만이 진실하고 다른 견해는 거짓이다.'
'쾌락과 고통, 나와 세계는 다른 것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다. 이것만이 진실하고 다른 견해는 거짓이다.'
'쾌락과 고통, 나와 세계는 스스로 이루어지기도 하였고 동시에 다른 것에 의해 만들어지기도 하였다. 이것만이 진실하고 다른 견해는 거짓이다.'
'쾌락과 고통, 나와 세계는 스스로 이루어진 것도 아니고 다른 것에 의해 만들어진 것도 아니며, 다만 원인 없이 생겨난 것이다. 이것만이 진실하고 다른 어떤 견해도 거짓이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일부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말다툼을 하고 논쟁을 벌이고, 또 “진리 법은 이와 같은 것이고, 진리 법은 저런 것이 아니다. 진리 법은 이런 것이 아니고 진리 법은 저런 것이다.”라고 하면서 혀를 무기로 삼아 혀의 화살로 서로 언쟁하며 상처를 입히며 살아가고 있었다.

2. 그리고 세존께서는 그 뜻을 헤아려, 때 맞춰 이와 같은 감흥어린 시구를 읊으셨다.
  
이 인간은 ‘스스로 이루어졌다’는 생각에 집착하거나
‘다른 것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관념을 끌어안고 있다.
이것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그것이 자신을 다치게 하는 화살임을 보지 못하였다.

그러나 화살을 끄집어 내고서
이것을 있는 그대로 보는 사람은
“내가 행위자· 스스로 업을 짓고 같은 사람이다”라고 생각하지 않고
“다른 것이 행위자· 다른 사람이 짓고 같은 사람이 아니다”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이 인간은 자만심에 사로 잡히고,
이 자만심에 속박되고 자만심에 묶여서,
자기 견해 때문에 집념 강하게 말을 해댈 뿐
태어남과 죽음 속에서 영원히 헤매인다.


6-7. 수붓티(Subhuti) 

1.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한 때에 세존께서는 사밧티의 젯타 숲에 있는 아나타핀디카 승원에 머물고 계셨다. 

2. 그 무렵 수붓티 존자가 세존에게서 멀지 않은 곳에서 가부좌를 하고 앉아서 몸을 곧추 세우고 마음이 산만하지 않은 삼매를 성취하고 있었다.
세존께서는 수붓티 존자가 멀지 않은 곳에서 가부좌를 하고 앉아서 몸을 곧추 세우고 마음이 산만하지 않은 삼매를 성취하고 있는 것을 보셨다. 
 
3. 그리고 세존께서는 그 뜻을 헤아려, 때 맞춰 이와 같은 감흥어린 시구를 읊었다. 
 
자기 내부에서 산만한 생각을 모두 태워 없애고
자기 안에서 완전히 끊어버린 사람,
그 속박을 극복하고 그것이 본래 형체가 없음을 지각하며
네 가지 구속을 이겨 내었으니, 그는 절대로 돌아오지 않는다.
 

6-8. 유녀(遊女) 

1.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한 때에 세존께서 라자가하의 대나무 숲에 있는 다람쥐 기르는 곳에 머물고 계셨다. 그 무렵 어떤 한 유녀에게 매혹되고 얼이 빠진 두 무리가 있었다. 그들은 말다툼을 하고 논쟁을 벌이고 있었으며, 서로 주먹·흙덩어리·막대기와 창칼로 공격하여 죽음에 이르거나 죽을 정도로 심한 고통을 겪었다.
 
2. 많은 비구들이 오전 중에 옷차림을 바르게 하고 발우와 가사를 지니고 탁발을 하러 라자가하로 들어갔다. 탁발을 하기 위해 라자가하에서 걸어 다니고 공양을 마친 뒤 돌아온 그들은 세존께 다가가 경의를 표하고 난 뒤에 한 쪽에 떨어져 앉아 이와 같이 말씀 드렸다.
“세존이시여, 어떤 한 유녀에게 매혹되고 얼이 빠진 두 무리가 있는데 그들은 말다툼을 하고 논쟁을 벌이고 있었으며, 서로 주먹·흙덩어리·막대기와 창칼로 공격하여 죽음에 이르거나 죽을 정도로 심한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3. 그러자 세존께서는 그 뜻을 헤아려, 때 맞춰 이와 같은 감흥어린 시구를 읊으셨다.
 
이미 얻은 것과 아직 얻어야 할 것 
잘못된 견해를 가진 사람을 따라 수행하는 허약한 사람에게는 
이 둘이 다 티끌로 뒤덮어져 있다. 
수행을 요체로 여기는 사람들 아니면 계와 서원·청정한 생활·금욕 생활순결과 봉사를 요체로 삼는 사람들 – 이것이 하나의 극단이다. 
'관능적 욕망에는 잘못이 없다'와 같은 이론과 견해를 가진 사람들 – 이것이 두 번째 극단이다. 
이 두 극단은 갈애와 어리석음의 무덤을 자라나게 하는 원인이고, 갈애와 어리석음의 무덤이 
잘못된 견해를 커나가게 하는 원인이다. 
이들 두 극단을 철저히 알지 못하여, 어떤 사람들은 망설이고 어떤 사람들은 너무 멀리까지 간다. 
그렇지만 그것들을 철저히 알아 더 이상 그것들 안에 머물지 않는 사람들과 이것에 기대를 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그것들을 드러내 줄 순환이 하나도 없다. 


6-9. 벌레, 비천한 인간들 

1.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한 때에 세존께서는 사밧티의 젯타 숲에 있는 아나타핀디카 승원에 머물고 계셨다. 그 무렵 매우 어두운 밤에 세존께서 승원 밖에 앉아 계셨는데 기름등잔이 타고 있었다. 마침 많은 날벌레들이 날아와 그 기름등잔들에 떨어져서 불운과 파멸을 맞고 있었다.

2. 그리고 세존께서는 그 뜻을 헤아려, 때 맞춰 이와 같은 감흥어린 시구를 읊었다.
  
앞뒤를 헤아리지 않고 달려들어 본질을 잃어버리고,
그들은 새로운 속박을 일어나게 한다.
불꽃 속으로 떨어지는 벌레들처럼
어떤 사람들은 눈에 보이고 귀로 들리는 것들에만 몰두하고 있다.


6-10. 여래의 출현 

1.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한 때에 세존께서는 사밧티의 젯타 숲에 있는 아나타핀디카 승원에 머물고 계셨다. 

2. 그 무렵 아난다 존자가 세존께 다가와 경의를 표하고 난 뒤에 한 쪽에 떨어져 앉아서 세존께 이와 같이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아라한들, 원만하게 깨달으신 분들인 여래님들께서 세상에 출현하지 않으시는 한, 다른 종파의 편력 수행자들이 존경·공경·경배·예배를 받고 의복·공양 음식·숙소와 의약품 등의 필수품을 얻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아라한들, 원만하게 깨달으신 분들인 여래님들께서 세상에 출현하신다면 그 때에는 다른 종파의 편력 수행자들이 존경·공경·경배·예배를 받지 못하고 의복·공양 음식·숙소와 의약품 등의 필수품을 얻지 못할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이제는 세존만이 존경·공경·경배·예배를 받고 의복·공양 음식·숙소와 의약품 등의 필수품을 얻을 것입니다. 비구들의 승단도 존경·공경·경배·예배를 받고 의복·공양 음식·숙소와 의약품 등의 필수품을 얻을 것입니다.”
“아난다여, 그렇다. 아라한들, 원만하게 깨달으신 분들인 여래님들께서 세상에 출현하지 않으시는 한, 다른 종파의 편력 수행자들이 존경·공경·경배·예배를 받고 의복·공양 음식·숙소와 의약품 등의 필수품을 얻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아라한들, 원만하게 깨달으신 분들인 여래님들께서 세상에 출현한다면 그 때에는 다른 종파의 편력 수행자들이 존경·공경·경배·예배를 받지 못하고 의복·공양 음식·숙소와 의약품 등의 필수품을 얻지 못할 것이다. 이제는 여래만이 존경·공경·경배·예배를 받고 의복·공양 음식·숙소와 의약품 등의 필수품을 얻을 것이다. 비구들의 승단도 존경·공경·경배·예배를 받고 의복·공양 음식·숙소와 의약품 등의 필수품을 얻을 것이다.”

3. 그리고 세존께서는 그 뜻을 헤아려, 때 맞춰 이와 같은 감흥어린 시구를 읊으셨다.
 
태양이 떠오르지 않았을 동안에는 반딧불이 빛났지만, 
그 찬란한 빛이 떠오르면 반딧불의 빛은 사그러들어 더 이상 빛을 내지 않는다. 
그와 똑같이 편력 수행자들도 원만하게 깨달으신 분들이 세상에 출현하지 않는 한 빛을 낸다. 
비뚤어진 견해를 가진 사람들은 고통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에,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들은 청정하지도 못하고 그들의 제자들도 그러하다.
 

* 생명력을 포기하심 품이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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