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권 제27 십정품 1)
1) 서론
그 때 세존께서 마갈제국 아란야법의 보리도량에서 비로소 바른 깨달음을 이루시고, 보광명전에서 여러 부처님의 찰나제 삼매에 드시었다. 온갖 지혜와 온갖 신통한 힘으로 여래의 몸을 나타내니 청정하여 걸림이 없으며 의지한 데가 없고 더위잡을 것이 없으며, 사마타에 머물러 가장 고요하며 큰 위엄과 덕을 갖추고 물들 것이 없으며, 보는 이로 하여금 모두 깨닫게 하며 마땅하게 태어나서 시기를 놓치지 아니하며, 항상 한 가지 모양에 머무시니 곧 모양 없는 것이었다.
열 부처님 세계의 작은 티끌 수 같은 보살마하살과 함께 계시었으니, 모두 정수리에 물 붓는 지위에 들어가 보살의 행을 갖추고, 법계와 평등하여 한량없고 그지없으며, 보살들의 두루 보는 삼매를 얻어 가엾이 여기는 마음으로 일체 중생을 편안케 하며, 신통이 자유로움이 여래와 같고, 지혜가 깊은 데까지 들어가 진실한 이치를 연설하고, 온갖 지혜를 갖추어 여러 마를 항복 받으며, 비록 세간에 들어갔으나 마음은 항상 고요하여 보살의 머문 데 없는 해탈에 머무른 이들이었다.
그 이름은 금강혜 보살·무등혜 보살·의어혜 보살·최승혜 보살·상사혜 보살·나가혜 보살·성취혜 보살·조순혜 보살·대력혜 보살·난사혜 보살·무애혜 보살·증상혜 보살·보공혜 보살·여리혜 보살·선교혜 보살·법자재혜 보살·법혜 보살·적정혜 보살·허공혜 보살·일상혜 보살·선혜 보살·여환혜 보살·광대혜 보살·세력혜 보살·세간혜 보살·불지혜 보살·진실혜 보살·존승혜 보살·지광혜 보살·무변혜보살과 염장엄 보살·달공제 보살·성장엄 보살·심심경 보살·선해처비처 보살·대광명 보살·상광명 보살·요불종 보살·심왕 보살·일행 보살·상현신통 보살·지혜아 보살·공덕처 보살·법등 보살·조세 보살·지세 보살·최안은 보살·최상 보살·무상 보살·무비 보살·초륜 보살·무애행 보살·광명염 보살·월광 보살·일진 보살·견고행 보살·주법우·최승당 보살·보장엄 보살·지안 보살·법안 보살·혜운 보살·총지왕 보살·무주원 보살·지장보살과 심왕 보살·내각혜 보살·주불지 보살·다라니 보살·용건력 보살·지지력 보살·묘월 보살·수미정 보살·보정 보살·보광조 보살·위덕왕 보살·지혜륜 보살·대위덕 보살·대용상 보살·질직행 보살·불퇴전 보살·지법당 보살·무망실 보살·섭제취 보살·부사의결정혜 보살·유희무변지 보살·무진묘법장 보살·지일 보살·법일 보살·지장 보살·지택 보살·보견 보살·불공견 보살·금강통 보살·금강지 보살·금강염 보살·금강혜 보살·보안 보살·불일 보살·지불금강비밀의 보살·보안경계 보살·지장엄보살 들이었다.
이런 보살마하살들이 열 부처님 세계의 작은 티끌 수와 같이 있으니, 옛날에 비로자나부처님과 함께 보살의 여러 가지 착한 행을 닦은 이들이다.
그 때 보안보살마하살이 부처님의 신력을 받잡고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 무릎을 땅에 대고 합장하고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제가 여래 아라하 삼먁삼보리께 묻자오려 하오니 어여삐 여겨 허락하시옵소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보안보살이여, 마음대로 물으라. 내 마땅히 그대에게 말하여 기쁘게 하리라.”
보안보살이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보현보살과 보현의 행과 서원에 머무른 보살들이 얼마나 많은 삼매와 해탈을 성취하였기에 보살의 여러 가지 큰 삼매에 들기도 하고 나기도 하며, 혹은 편안히 머물기도 하며, 보살의 부사의한 넓고 큰 삼매에 잘 들어가고 나옴으로써 모든 삼매에 자유로우며, 신통과 변화가 쉬지 않나이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착하다. 보안이여, 그대는 과거와 미래와 현재의 보살들을 이익케 하려고 이런 이치를 묻는구나.
보안이여, 보현보살이 지금 여기 있나니, 이미 헤아릴 수 없는 자유로운 신통을 성취하여 모든 보살의 위로 뛰어났으며 만나기 어렵고, 한량없는 보살의 행으로부터 났으며, 보살의 큰 서원을 이미 깨끗이 하였고, 수행하는 행은 모두 물러나지 아니하며, 한량없는 바라밀문과 걸림없는 다라니문과 다하지 않는 변재의 문을 모두 얻어서 청정하여 걸림이 없으며, 크게 어여삐 여기므로 일체 중생을 이익케 하고, 본래의 원력으로 오는 세월이 끝나도록 게으름이 없느니라. 그대는 저에게 청하라. 보살이 그대에게 삼매와 자유로운 해탈을 말하리라.”
그 때 모였던 보살들이 보현의 이름을 듣고 헤아릴 수 없고 한량없는 삼매를 얻었으므로 마음에 걸림이 없고 고요하여 동하지 아니하며, 지혜가 광대하여 헤아릴 수 없고 경계가 매우 깊어서 비등할 이가 없으며, 이 자리에서 수없는 부처님을 뵈옵고 여래의 힘을 얻어 여래의 성품과 같으며, 과거·미래·현재의 일을 밝히 비추지 못할 것이 없으며, 가지고 있는 복덕은 다할 수가 없고 모든 신통을 모두 구족하였다.
그 보살들이 보현보살에게 존중하는 마음을 내고 사모하여 뵈옵고자 하여 모인 대중을 두루 관찰하였으나 뵈올 수도 없고 앉은 자리도 볼 수 없으니, 이것은 여래의 위신력으로 그러한 것이며, 역시 보현보살의 신통이 자유자재하므로 그렇게 되는 것이다.
그 때 보안보살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보현보살이 지금 어디에 있나이까?”
“보안이여, 보현보살은 지금 이 도량에 모인 대중 가운데서 나에게 가까이 있으면서 조금도 이동하지 않았느니라.”
이 때 보안과 여러 보살들이 다시금 도량에 모인 이들을 살펴보면서 두루 찾다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이 여태도 보현보살이나 그의 앉은 자리도 보지 못하였나이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시었다.
“그러니라. 선남자여, 그대들이 보현보살을 보지 못함은 이런 까닭이니라. 선남자여, 보현보살의 머문 데가 매우 깊어서 말할 수 없는 연고니라. 보현보살은 그지없는 지혜문을 얻고 사자의 위엄 떨치는삼매에 들었으며, 위없이 자유로운 작용을 얻어 청정하기 그지없는 즈음에 들어갔으며, 여래의 열 가지 힘을 내어 법계 갈무리로 몸을 삼았으며, 일체 여래가 함께 두호하여 잠깐 동안에 삼세 부처님들의 차별 없는 지혜를 증득하였으니, 그러므로 그대들이 보지 못하느니라.”
이 때 보안보살이 여래께서 보현보살의 청정한 공덕 말씀하심을 듣고 십천 아승기 삼매를 얻고, 삼매의 힘으로 두루 살펴보고 앙모하며 보현보살을 보려 하였으나 보지 못하였다.
그 때 보안보살이 삼매에서 일어나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제가 십천 아승기 삼매에 들어서 보현보살을 보려 하였으나 보지 못하였으며, 그의 몸이나 몸으로 짓는 업이나 말이나 말로 짓는 업이나 뜻이나 뜻으로 짓는 업을 보지 못하오며, 자리와 있는 데도 보지 못하겠나이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러니라. 그러니라. 선남자여, 이것은 모두 보현보살이 헤아릴 수 없는 해탈에 머문 힘이니라. 보안이여, 어떻게 생각하는가. 어떤 사람이 요술하는 글자 가운데 있는 가지가지 요술의 모양이 있는 데를 말할 수 있겠느냐?”
“말할 수 없나이다.”
“보안이여, 요술 가운데 있는 요술의 모양도 말할 수 없거든, 하물며 보현보살의 비밀한 몸의 경지와 비밀한 뜻의 경지에 어떻게 들어갈 수 있으며 볼 수 있겠느냐.
무슨 까닭이냐, 보현보살의 깊은 경계는 헤아릴 수 없으며, 한정이 없고, 한정을 뛰어났으니, 요점을 들어 말하면 보현보살은 금강 같은 지혜로 법계에 두루 들어갔으며, 모든 세계에 갈 데도 없고 머물 데도 없으며, 일체 중생의 몸이 몸 아닌 줄을 알며, 갈 것도 없고 올 것도 없고 아주 끊어짐도 차별도 없으며, 자유자재한 신통이 의지함도 지음도 없으며, 옮겨지지도 아니하나 법계의 끝까지 이르니라.
선남자여, 어떤 이가 보현보살을 보거나 받들어 섬기거나 이름을 듣거나 생각하거나 기억하거나 믿고 이해하거나 부지런히 관찰하거나 향하여 나아가거나 찾아 다니거나 서원을 내어 계속하고 끊어지지 아니하면 모두 이익을 얻게 되고 헛되이 지나가지 아니하리라.”
이 때 보안과 여러 보살들이 보현보살에게 앙모하는 마음으로 뵈옵기를 원하여 “나무 일체 제불”“나무 보현보살”하면서 세 번 일컫고 땅에 엎드려 절하였다.
그 때 부처님께서 보안보살과 여러 대중에게 말씀하였다.
“불자들이여, 그대들은 다시 보현보살에게 절하고 은근하게 청하라. 또 지성으로 시방을 관찰하고 보현보살이 앞에 있는 줄로 생각하며, 이렇게 생각하여 법계에 두루하되 깊은 마음으로 믿고 이해하여 모든 것을 여의며, 보현보살로 더불어 행과 원이 같아서 둘이 아닌 진실한 법에 들어가며, 몸이 일체 세간에 나타나서 중생들의 차별된 근성을 다 알고 온갖 곳에서 보현의 도를 모으기를 서원하라. 만일 이러한 큰 소원을 일으키면 마땅히 보현보살을 보게 되리라.”
보안보살이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여러 보살과 함께 엎드려 절하고 보현보살 뵈옵기를 청하였다.
그 때 보현보살이 해탈과 신통의 힘으로 마땅하게 형상 몸을 나타내어 모든 보살들로 하여금 보현보살이 여래와 친근하게 이 보살 대중 가운데서 연꽃 자리에 앉았음을 보게 하며, 또 다른 모든 세계의 여러 부처님 계신 데서 차례차례 계속하여 오는 것을 보게 하며, 또 저 부처님들 계신 데서 다른 여러 보살의 행을 연설하며, 온갖 지혜의 지혜를 열어 보이며, 모든 보살의 신통을 밝히며, 모든 보살의 위엄과 공덕을 분별하며, 삼세의 모든 부처님을 나타냄을 보게 하였다.
이 때에 보안보살과 모든 보살들이 이러한 신통변화를 보고 기뻐 뛰놀며 크게 환희하여 보현보살에게 엎드려 절하고 존중하게 생각하여 시방의 모든 부처님을 뵈옵는듯이 하였다.
이 때에 부처님의 큰 위신의 힘과 보살들의 믿고 이해하는 힘과 보현보살의 본래의 서원한 힘으로써 십천 가지 구름이 저절로 내리니, 곧 가지가지 꽃 구름·가지가지 화만 구름·가지가지 향 구름·가지가지 가루향 구름·가지가지 일산 구름·가지가지 옷 구름·가지가지 꾸미개 구름·가지가지 보배 구름·가지가지 사르는 향 구름·가지가지 비단 구름 들이었다.
말할 수 없는 세계가 여섯 가지로 진동하며 하늘 풍류를 잡히니 그 소리가 말할 수 없는 세계에 멀리 들리고, 큰 광명을 놓으니 그 광명이 말할 수 없는 세계에 두루 비치며, 세 나쁜 길이 모두 없어져서 말할 수 없는 세계가 모두 깨끗하여지며, 말할 수 없는 보살로 하여금 보현의 행에 들게 하고, 말할 수 없는 보살이 보현의 행을 이루고, 말할 수 없는 보살이 보현의 행과 원을 원만하여 아뇩다라삼먁보리를 이루게 하였다.
그 때 보안보살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보현보살은 큰 위엄과 덕망에 머무른 이며, 같을 이 없는 데 머무른 이며, 지나갈 이 없는 데 머무른 이며, 물러나지 않는 데 머무른 이며, 평등한 데 머무른 이며, 헐어지지 않는 데 머무른 이며, 모든 차별한 법에 머무른 이며, 모든 차별이 없는 법에 머무른 이며, 일체 중생이 공교한 마음으로 머물러 있는 데 머무른 이며, 일체 법에 자유로운 해탈과 삼매에 머무른 이입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러하고 그러하니라. 보안이여, 그대의 말과 같이 보현보살은 아승기 청정한 공덕이 있으니, 이른바 같을 이 없이 장엄한 공덕과 한량없는 보배 공덕과 헤아릴 수 없는 바다 공덕과 한량없는 몸매 공덕과 그지없는 구름 공덕과 가이없고 칭찬할 수 없는 공덕과 다함 없은 법의 공덕과 말할 수 없는 공덕과 모든 부처님의 공덕과 칭찬으로 다할 수 없는 공덕이니라.”
그 때 부처님께서 보현보살에게 말씀하셨다.
“보현이여, 그대는 보안과 여기 모인 여러 보살들을 위하여 열 가지 삼매를 말하여서 그들로 하여금 보현의 온갖 행과 원에 들어가 원만히 이루게 하라.
모든 보살마하살이 이 열 가지 큰 삼매를 말함으로써 과거 보살들은 이미 뛰어났고, 현재 보살들은 지금 뛰어나고, 미래 보살들은 장차 뛰어나게 되리라. 무엇이 열인가. 하나는 넓은 광명 큰 삼매요, 둘은 묘한 광명 큰 삼매요, 셋은 여러 부처님 국토에 차례로 가는 큰 삼매요 넷은 청정하고 깊은 마음인 큰 삼매요, 다섯은 과거의 장엄한 갈무리를 아는 큰 삼매요, 여섯은 지혜 광명의 갈무리인 큰 삼매요, 일곱은 모든 세계의 부처님 장엄을 아는 큰 삼매요, 여덟은 중생의 차별한 몸인 큰 삼매요, 아홉은 법계에 자유자재하는 큰 삼매요, 열은 걸림없는 바퀴인 큰 삼매니라.
이 열 가지 큰 삼매는 여러 큰 보살들이 잘 들어갔으며, 과거·미래·현재의 부처님이 이미 말했고, 장차 말하고, 지금 말하느니라.
만일 여러 보살이 사랑하고 존중하여 닦아 익히고 게으르지 아니하면 곧 성취하게 되리니, 이런 사람을 이름하여 부처라 하고 여래라 하며, 열 가지 힘을 얻은 이라 하고 길잡이라 하며, 큰 길잡이라 하고 온갖 지혜라 하며, 온갖 것 보는 이라 하고 걸림없는 데 머문 이라 하며, 모든 경계를 통달한 이라 하고 온갖 법에 자유로운 이라 하느니라.
이 보살은 모든 세계에 두루 들어가되 세계에 집착하지 아니하며, 모든 중생계에 두루 들어가되 중생에 취하는 것이 없으며, 모든 몸에 두루 들어가되 몸에 걸리지 아니하며, 모든 법계에 두루 들어가되 법계가 끝이 없음을 알며, 삼세의 모든 부처님을 친근하며, 모든 부처님 법을 분명히 보고 모든 글자를 교묘하게 말하며, 모든 붙인 이름을 통달하고 모든 보살의 청정한 도를 성취하며, 모든 보살의 차별한 행에 편안히 머물며, 잠깐 동안에 일체 삼세의 지혜를 두루 얻으며, 일체 삼세의 법을 두루 알며, 일체 부처님의 가르침을 두루 말하며, 모든 물러나지 않는 바퀴를 두루 굴리며, 과거·미래·현재의 낱낱 세상에 일체 보리의 도를 두루 증득하며, 이 낱낱 보리에서 일체 부처님의 말씀하신 것을 두루 아느니라.
이것은 여러 보살의 법상의 문이며, 여러 보살의 깨닫는 문이며, 갖가지 지혜의 이길 이 없는 당기 문이며, 보현보살의 행과 원의 문이며, 용맹한 신통과 서원의 문이며, 모든 것을 다 지닌 변재의 문이며, 삼세의 모든 법의 차별한 문이며, 모든 보살들의 나타내는 문이며, 부처님의 신통으로 일체 세계를 장엄하는 문이니라.
만일 보살이 이 삼매에 들어가면 법계의 힘을 얻어 다함이 없고, 허공같이 행함을 얻어 걸림이 없고, 법왕의 지위를 얻어 한량없이 자유로움이 마치 세간에서 정수리에 물을 부어 직책을 받음과 같으며, 그지없는 지혜를 얻어 모든 것을 통달하며, 광대한 힘을 얻어 열 가지가 원만하며, 다투지 않는 마음을 이루어 고요한 짬에 들어가며, 가엾이 여김으로 두려움 없음이 사자와 같으며, 지혜 있는 대장부가 되어 바른 법의 등을 켜며, 모든 공덕을 이루 찬탄할 수 없으며, 성문이나 독각으로는 헤아리지 못하느니라.
법계의 지혜를 얻어 흔들이지 않는 짬에 머물렀지마는 세속을 따라서 여러 가지로 연설하며, 형상 없는 데 머물렀지마는 법의 모양에 잘 들어가며, 제 성품이 청정한 광을 얻어 여래의 청정한 가문에 태어나며, 가지가지 차별한 법문을 열지마는 지혜로써 아무것도 없음을 알며, 시기를 잘 알아서 항상 법으로 보시함을 행하며, 온갖 것을 깨우치어 지혜 있는 이라 이름하며, 중생들을 널리 포섭하여 모두 청정케 하며, 방편의 지혜로 부처의 도를 이루지마는 보살의 행을 항상 닦아서 끊임이 없으며, 온갖 지혜와 방편의 경계에 들어가서 가지가지 광대한 신통을 나타내느니라.
그러므로 보현이여, 그대는 이제 일체 보살의 열 가지 큰 삼매를 분별해서 말하라. 여기 모인 이들이 모두 듣기를 원하느니라.????
2) 넓은 광명 큰 삼매
이 때 보현보살이 부처님의 뜻을 받자와 보안 등 보살 대중을 살펴보고 말하였다.
“불자들이여, 어떤 것을 보살마하살의 넓은 광명 삼매라 하는가.
불자들이여, 이 보살마하살은 열 가지 다함이 없는 법이 있으니, 무엇이 열인가. 이른바 여러 부처님의 나타나시는 지혜가 다함이 없고, 중생의 변화하는 지혜가 다함이 없고, 세계가 그림자 같은 지혜가 다함이 없고, 법계에 깊이 들어가는 지혜가 다함이 없고, 보살을 잘 거두는 지혜가 다함이 없고, 보살의 물러가지 않는 지혜가 다함이 없고, 온갖 법의 뜻을 잘 관찰하는 지혜가 다함이 없고, 마음의 힘을 잘 가지는 지혜가 다함이 없고, 광대한 보리심에 머무는 지혜가 다함이 없고, 온갖 불법과 온갖 지혜와 원력에 머무는 지혜가 다함이 없느니라. 불자여, 이것을 보살마하살의 열 가지 다함이 없는 법이라 하느니라.
불자들이여, 이 보살마하살은 열 가지 그지없는 마음을 내나니, 무엇이 열인가. 이른바 일체 중생을 제도하려는 그지없는 마음을 내고, 모든 부처님을 받자와 섬기려는 그지없는 마음을 내고, 모든 부처님께 공양하려는 그지없는 마음을 내고, 모든 부처님을 널리 뵈오려는 그지없는 마음을 내고, 모든 부처님의 법을 받아 지니어 잊지 않으려는 그지없는 마음을 내고, 모든 부처의 한량없는 신통변화를 나타내려는 그지없는 마음을 내고, 부처님의 힘을 얻기 위하여 온갖 보리의 행을 버리지 않으려는 그지없는 마음을 내고, 온갖 지혜의 미세한 경계에 두루 들어가서 모든 부처님 법을 말하려는 그지없는 마음을 내고, 부처님의 부사의하고 넓고 큰 경계에 두루 들어가려는 그지없는 마음을 내고, 온갖 지혜의 미세한 경계에 두루 들어가서 모든 부처님 법을 말하려는 그지없는 마음을 내고, 부처님의 부사의하고 넓고 큰 경계에 두루 들어가려는 그지없는 마음을 내고, 가지가지 자유로운 몸을 나타내어 일체 여래의 도량에 모인 대중 속에 들어가려는 그지없는 마음을 내는 것이니, 이것이 열이니라.
불자들이여, 이 보살마하살은 열 가지로 삼매에 들어가는 차별한 지혜가 있으니, 무엇이 열인가. 동쪽으로 선정에 들어 서쪽에서 일어나고, 서쪽으로 선정에 들어 동쪽에서 일어나고, 남쪽으로 선정에 들어 북쪽에서 일어나고, 북쪽으로 선정에 들어 남쪽에서 일어나고, 동북쪽으로 선정에 들어 서남쪽에서 일어나고, 서남쪽으로 선정에 들어 동북쪽에서 일어나고, 서북쪽으로 선정에 들어 동남쪽에서 일어나고, 동남쪽으로 선정에 들어 서북쪽에서 일어나고, 아래쪽으로 선정에 들어 위쪽에서 일어나고, 위쪽으로 선정에 들어 아래쪽에서 일어나나니, 이것이 열이니라.
불자들이여, 이 보살마하살은 열 가지로 큰 삼매에 들어가는 교묘한 지혜가 있으니, 무엇이 열인가. 불자여, 보살마하살이 삼천대천세계로 한 연꽃을 만들고, 이 연꽃 위에 가득하게 몸을 나타내어 가부하고 앉으며, 몸 속에 다시 삼천대천세계를 나타내고 그 가운데 백억 사천하가 있으며, 낱낱 사천하마다 백억 몸을 나타내고, 낱낱 몸이 백억씩 백억의 삼천대천세계에 들어가며, 저 세계의 낱낱 사천하에서 백억씩 백억의 보살이 수행함을 나타내고, 낱낱 보살의 수행에 백억씩 백억의 결정한 이해를 내며, 낱낱 결정한 이해마다 백억씩 백억의 근성이 원만케 하고, 낱낱 근성마다 백억씩 백억의 보살의 법이 물러나지 않는 법을 이루게 하느니라. 그러나 나타내는 몸은 하나도 아니고 여럿도 아니며, 선정에 들고 선정에서 나오는 것이 어수선하지도 아니하니라.
불자들이여, 라후 아수라왕의 본 몸의 키는 칠백 유순이고 변화한 몸은 십육만 팔천 유순이니, 큰 바다 속에서 그 몸의 반만 드러내도 수미산 높이와 같으니라. 불자여, 저 아수라왕이 몸을 변화하여 키가 십육만 팔천 유순이 되었지마는 그 본 몸의 형상이 변동하지도 않고 온·계·처도 본래와 같아서 마음이 어수선하지도 아니하며, 변화한 몸에 대하여 다른 이라는 생각도 내지 않고 본래 몸에 대하여 자기가 아니라는 생각도 내지 않으며, 본래 몸은 항상 여러 가지 즐거움을 받으면서 변화한 몸은 항상 여러 가지 자유로운 신통과 위엄을 나타내느니라.
불자들이여, 아수라왕은 탐욕과 성내는 일과 어리석음과 교묘한 마음을 갖추 가지고도 저렇게 몸을 변화하는데, 하물며 보살마하살로 마음이 요술과 같고 모든 세간이 꿈과 같고 부처님들이 세상에 나시는 것이 영상과 같고, 모든 세계는 변화한 것과 같고 음성과 말은 메아리와 같은 줄을 깊이 깨달았으며, 실상대로의 법을 보았고 실상대로의 법으로 몸이 되었으며, 모든 법이 본래 청정한 줄을 알고 몸과 마음이 진실한 자체가 없음을 알아서, 몸이 항상 한량없는 경계에 있으며, 부처님의 지혜와 광대한 광명으로 온갖 보리의 행을 닦는 이일까보냐.
불자들이여, 보살마하살이 이 삼매에 머물면 세상을 넘어서고 세상을 멀리 여의어서, 의혹케 할 이도 없고 무색케 할 이도 없느니라. 불자여, 마치 몸 속을 관찰하여 부정하다는 관에 머물면 몸이 모두 부정한 줄을 보게 되듯이, 보살마하살도 그와 같아서 이 삼매에 들어서 법의 몸을 관찰하며, 여러 세간이 그 몸에 들어감을 보며, 그 가운데서 모든 세간과 세간의 법을 분명히 보지마는 세간과 세간의 법에 모두 집착하지 않느니라.
불자들이여, 이것을 이름하여 보살마하살의 첫째 넓은 광명 큰 삼매의 교묘한 지혜라 하느니라.
3) 묘한 광명 큰 삼매
불자들이여, 어떤 것을 보살마하살의 묘한 광명 삼매라 하는가.
불자들이여, 이 보살마하살이 삼천대천세계의 티끌 수 같은 삼천대천세계에 능히 들어가고, 낱낱 세계마다 삼천대천세계의 티끌 수 몸을 나타내고, 낱낱 몸에서 삼천대천세계의 티끌 수 광명을 놓고, 낱낱 광명에서 삼천대천세계의 티끌 수 빛을 나타내고, 낱낱 빛마다 삼천대천세계의 티끌 수 세계를 비추고, 낱낱 세계에서 삼천대천세계의 티끌 수 중생을 조화하여 굴복케 하느니라.
이 여러 세계가 가지각색으로 같지 아니한 것을 보살이 모두 아나니, 이른바 세계가 더러움과 세계가 깨끗함과 세계의 인한 바와 세계가 건립되는 것과 세계가 함께 머무는 것과 세계의 빛과 세계가 가고 오는 것이니라. 이러한 모든 것을 보살이 다 알고 보살이 다 들어가며, 이 여러 세계도 모두 와서 보살의 몸에 들어가거니와 모든 세계는 복잡하거나 어지럽지도 아니하고, 여러 가지 법도 파괴되지 아니하느니라.
불자들이여, 마치 해가 떠서 수미산을 돌면서 일곱 보배산에 비치거든 그 일곱 보배산과 보배산 사이에는 모두 빛이 있어서 분명하게 나타나는데, 보배산 위에 있는 해의 그림자가 산과 산 사이의 그림자 속에 모두 나타나고, 일곱 산 사이에 있는 해의 그림자도 산위에 있는 그림자 속에 나타나며, 이러하게 서로서로 겹겹으로 나타나는 것을 혹은 말하기를 해의 그림자가 일곱 보배산에서 난다 하고, 혹은 해의 그림자가 일곱 산 사이에서 난다 하며, 혹은 해의 그림자가 일곱 보배산에 들어간다 하고, 혹은 해의 그림자가 일곱 산 사이에 들어간다 하느니라.
그러나 이 해의 그림자는 서로 비치고 서로 나타내어서 끝이 없거니와 그 자체는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니며, 산에 머물지도 않고 산을 떠나지도 않으며, 물에 머물지도 않고 물을 떠나지도 않았느니라.
불자들이여, 보살마하살도 그와 같아서 이 묘한 광명 큰 삼매에 머무르면 세간이 제 자리에 정돈되어 있는 것을 헐지도 않고, 세계의 온갖 법의 성품을 없애지도 않으며, 세계의 안에 있지도 않고, 세계의 밖에 있지도 않으며, 모든 세계를 분별하지 않지마는 세계의 형상을 파괴하지도 않으며, 모든 법이 한 모양이어서 형상이 없음을 관찰하면서도 모든 법의 제 성품을 헐지도 아니하며, 진여의 성품에 머물러서 항상 여의지 아니하느니라.
불자들이여, 마치 요술장이가 요술하는 방법을 잘 알고서 길 네거리에서 요술을 부리는데, 하루 안에서 잠깐 동안에 혹 하루를 나타내기도 하고 혹 하룻밤을 나타내기도 하며, 또 혹은 이레·이렛밤을 나타내기도 하며, 반달·한 달·일 년·백 년을 하고 싶은 대로 모두 나타내기도 하여, 도시·시골·샘·냇물·강·바다·해·달·구름·비·궁전·가옥 같은 것들을 갖추지 못하는 것이 없지마는 그 나타내는 것이 몇 해가 된다고 해서 본래의 하루나 한시를 변동하지 아니하며, 본래의 시간이 짧다고 해서 그 나타내는 날과 해를 변동하지 아니하나니, 요술로 만드는 모양이 분명히 나타나지마는 본래의 시간은 달라지지 아니함과 같느니라.
보살마하살도 그와 같아서 이 묘한 광명 큰 삼매에 들고는 아승기 세계가 한 세계에 들어감을 나타내는데, 그 아승기 세계에는 낱낱이 땅·물·불·바람과 바다·산·도시·시골·동산·숲·집들과 천궁·용궁·야차궁·건달바궁·아수라궁·가루라궁·긴나라궁·마후라가궁이 있어 가지가지 장엄이 모두 구족하며, 욕심세계·형상세계·무형세계·소천세계·대천세계와 업과 행으로 받는 과보와 여기서 죽어 저기 나는 일과 일체 세계에 있는 시절의 잠깐·낮·밤·반달·한 달·한 해·백 년과 이루는 겁·헐어지는 겁과 더러운 국토·청정한 국토·큰 국토·작은 국토와 그 가운데 부처님들이 세상에 나시어서 세계가 청정하고 보살 대중이 둘러앉았으며 신통이 자재하여 중생을 교화하며, 그 세계의 가는 곳마다 한량없는 사람들이 가득 찼으며, 형상이 이상하고 길이 다른 가지각색 중생들이 한량없고 그지없어 헤아릴 수 없으며, 과거·미래·현재의 청정한 업의 힘으로 한량없는 훌륭한 보배들을 내는, 그러한 일을 모두 나타내어서 한 세계에 들어가게 하느니라.
보살이 여기 있어서 다 보며 두루 들어가며 두루 살피며 두루 생각하며 두루 통달하며 끝이 없는 지혜로 사실과 같이 알지마는, 저 세계가 여럿이라고 해서 이 한 세계를 파괴하지도 아니하고, 이 세계가 하나라고 해서 저 여러 세계를 파괴하지도 아니하느니라.
무슨 까닭이냐. 보살은 모두 법이 다 나가 없음을 아는 연고로 생명이 없는 법과 만들 이 없는 법에 머문 이라 하며, 보살은 일체 세간에서 다툼이 없는 법을 수행하였으므로 나가 없는 법에 머문 이라 하며, 보살은 모든 몸이 인연으로부터 일어난 줄을 사실대로 아는 연고로 중생 없는 법에 머문 이라 하며, 보살은 모든 생멸하는 법이 인연으로부터 생긴 것임을 아는 연고로 보특가라 없는 법에 머문 이라 하며, 보살은 모든 법의 본 성품이 평등함을 알므로 마음대로 나는 일이 없고 마납바 없는 법에 머문 이라 하느니라.
보살은 온갖 법의 본 성품이 고요함을 알므로 고요한 법에 머문 이라 하며, 보살은 온갖 법이 한 모양임을 알므로 분별 없는 법에 머문 이라 하며, 보살은 법계에 가지가지 차별한 법이 없음을 알므로 부사의한 법에 머문 이라 하며, 보살은 모든 방편을 닦아서 중생을 조화하여 굴복케 하므로 크게 자비한 법에 머문 이라 하느니라.
불자들이여, 보살도 그와 같아서 아승기 세계를 한 세계에 들게 하여 수없는 중생의 가지가지 차별함을 알며, 수없는 중생의 각각 나아감을 보며, 수없는 부처님께서 곳곳마다 나심을 관찰하여, 저 여래께서 연설하시는 법문을 보살들이 모두 듣고 자신도 그 가운데서 수행함을 보지마는 그러나 이 곳을 버리지 아니하고서 저기 있음을 보고, 저 곳을 버리지 아니하고서 여기 있음을 보나니, 저 몸과 이 몸이 차별이 없어 법계에 들어가는 까닭이며, 부지런히 관찰하고 쉬지 아니하나니 지혜를 버리지 아니하여 물러남이 없는 연고니라.
마치 요술장이가 한 곳에서 여러 요술을 할 적에 요술로 만든 고장이라 해서 본래의 고장을 헐지도 아니하며, 요술로 만든 날이라 해서 본래의 날을 헐지도 아니함과 같나니, 보살마하살도 그와 같아서 국토가 없는 데서 국토 있는 것을 나타내고, 국토가 있는 데서 국토 없는 것을 나타내며, 중생이 있는 데서 중생 없는 것을 나타내고, 중생이 없는 데서 중생 있는 것을 나타내며, 빛이 없는 데서 빛을 나타내고, 빛이 있는 데서 빛 없음을 나타내지마는, 처음이 나중을 어지럽히지도 아니하고 나중이 처음을 어지럽히지도 아니하느니라.
보살이 온갖 세상 법을 아는 것도 그와 같아서 요술과 같나니, 법이 요술임을 알므로 지혜가 요술임을 알고, 지혜가 요술임을 알므로 입이 요술임을 알며, 지혜가 요술이고 입이 요술임을 알고는 요술 같은 지혜를 일으키어 모든 업을 관찰하느니라.
세상의 요술장이가 처소 밖에서 요술을 부리지도 아니하고 요술 밖에 처소가 있는 것도 아니니, 보살마하살도 그와 같아서 허공 밖에서 세간에 들어오지도 아니하고, 세간 밖에서 허공에 들어가지도 아니하느니라. 왜냐하면, 허공과 세간이 차별이 없는 연고니라. 그리하여 세간에 있으면서 허공에도 있나니, 보살마하살이 허공 속에서 모든 세간의 가지가지로 차별하고 묘하게 장엄하는 업을 보기도 하고 닦기도 하느니라.
잠깐 동안에 수없는 세계가 이룩하는 것과 파괴하는 것을 모두 알고, 여러 겁이 서로 계속하는 차례도 알며, 한 생각에 수없는 겁을 나타내지마는 그 한 생각을 확대하지도 않나니, 보살마하살은 부사의한 해탈의 요술과 같은 지혜를 얻고 저 언덕에 이르며, 요술의 짬에 머물러서 세상의 요술 같은 데 들어가며, 모든 법이 요술과 같은 줄을 생각하여 요술인 세상과 어기지 아니하며, 요술 같은 지혜를 다하여 삼세가 요술과 다르지 아니함을 알며, 결정코 통달하여 마음이 끝이 없느니라. 마치 부처님께서 요술 같은 지혜에 머물러서 마음이 평등한 것처럼 보살마하살도 그와 같아서 모든 세간이 모두 요술 같음을 알고, 온갖 곳에 짐작함도 없고 내 것이란 것도 없느니라.
요술장이가 여러 가지 요술을 부릴 적에 요술로 만든 물건과 함께 있지 않지마는 요술로 만든 일에 미혹하지도 않는 것같이, 보살마하살도 그와 같아서 모든 법이 저 언덕에 이르는 줄을 알지마는, 내가 능히 법에 들어간다고 생각하지도 않고, 법에 들어 어지럽지도 아니하느니라.
이것이 보살마하살의 둘째 묘한 광명 큰 삼매의 교묘한 지혜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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