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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권 제39 입법계품 5)


 * 휴사 우바이를 찾다 

 이 때 선재동자가 선지식의 힘을 입고 선지식의 가르침을 의지하여 선지식을 생각하면서 선지식에게 깊이 사랑하는 마음을 내어 생각하기를, '선지식이 나로 하여금 부처님을 보게 하고 선지식이 나로 하여금 법을 듣게 하였도다. 선지식은 나의 스승이니 나에게 부처님의 법을 보여 준 연고며, 선지식은 나의 눈이니 나에게 부처님 보기를 허공과 같이 하게 한 연고며, 선지식은 나의 나룻목이니 나로 하여금 부처님 여래의 연못에 들어가게 하는 연고입니다' 하면서, 점점 남으로 가서 바다 조수라는 곳에 이르렀다. 
 두루 장엄 동산을 보니, 여러 보배로 된 담이 두루 둘러쌌는데, 모든 보배 나무는 열을 지어 장엄하고, 모든 보배 꽃 나무는 여러 가지 묘한 꽃을 내려 땅에 흩었고, 모든 보배 향 나무는 향기가 자욱하게 시방에 풍기고, 모든 보배 화만 나무는 큰 보배 화만을 내려간 데마다 드리우고 모든 마니보배왕 나무는 큰 마니보배를 내려 널리 퍼져 가득하고, 모든 보배옷 나무는 가지각색 옷을 내려 알맞게 두루 널렸고, 모든 음악 나무는 바람을 따라 내는 음악이 매우 아름답기가 하늘 풍류보다 지나치고, 모든 장엄거리 나무는 각각 훌륭하고 기묘한 물건을 내려 곳곳마다 널리어 장엄하였다. 
 그 땅은 청정하여 고하가 없는데, 그 가운데는 백만 궁전이 있으니, 큰 마니보배로 합하여 되었고, 백만 누각에는 염부단금이 위에 덮였고, 백만 궁전은 비로자나마니보배가 사이사이 장엄하였다. 
 1만의 목욕하는 못은 여러 보배로 합하여 되었고, 칠보로 된 난간이 두루 둘렸으며, 칠보로 된 계단 길이 사면으로 뻗었고, 팔공덕수가 고요하게 가득하였는데 물의 향기가 하늘의 전단과 같으며, 금모래가 밑에 깔리고 물을 막히는 구슬이 사이사이 장식되었으며, 오리·기러기·공작·구기라 새들이 그 속에서 놀며 화평한 소리를 내었다. 
 보배 다라 나무가 주위로 항렬을 지어 섰는데, 보배 그물이 덮이고 금으로 만든 풍경을 달아서 가는 바람이 불면 아름다운 소리를 내고, 보배 휘장을 둘러치고 보배 나무가 둘러 섰으며, 무수한 마니보배 당기를 세워서 백천 유순까지 광명이 비치며, 그 가운데 또 백만 못이 있는데 흑전단 앙금이 밑에 깔리고, 여러 가지 기묘한 보배로 연꽃이 되어 물 위에 덮였으며, 큰 마니보배 꽃에서는 빛이 찬란하였다. 
 동산 안에 또 광대한 궁전이 있으니 이름이 장엄당이었다. 묘한 해장보배로 땅이 되고, 비유리보배로 기둥이 되고, 염부단금이 위에 덮이고 광장마니로 장엄하였으며, 무수한 보배는 빛이 찬란하게 누각과 대청에 가지가지로 꾸미었고, 아로나향과 각오향에서 묘한 향기를 풍겨 모든 것에 퍼졌다. 
 그 궁전 안에 한량없는 보배 연꽃 자리가 둘러 놓였으니, 시방에 환하게 비치는 마니보배 연꽃자리·비로자나마니보배 연꽃자리·세간에 환히 비치는 마니보배 연꽃자리·묘장마니보배 연꽃자리·사자장마니보배 연꽃자리·이구장마니보배 연꽃자리·넓은 문 마니보배 연꽃자리·광엄마니보배 연꽃자리·큰 바다에 머무는 장 청정마니보배 연꽃자리·금강사자 마니보배 연꽃자리들이다. 
 동산 가운데에는 또 백만 가지 휘장이 있으니, 옷 휘장·화만 휘장·향 휘장·꽃 휘장·가지 휘장·마니 휘장·진금 휘장·장엄거리 휘장·음악 휘장·코끼리 신통 변화 휘장·말 신통 변화 휘장·제석에 쓰는 마니보배 휘장들의 수효가 백만이다. 
 또 백만 가지 보배 그물이 위에 덮였으니, 보배 풍경 그물·보배 일산 그물·보배 몸 그물·해장진주 그물·야청빛 유리 마니보배 그물·사자마니 그물·월광마니 그물·종종형상 뭇 향 그물·보배관 그물·보배영락 그물 이런 것들의 수효가 백만이다. 
 또 백만 가지 큰 광명으로 비추었으니, 불꽃빛 마니보배 광명·일장마니보배 광명·월당마니보배 광명·향불꽃 마니보배 광명·승장마니보배 광명·연화장마니보배 광명·염당마니보배 광명·큰 등불 마니보배 광명·시방에 비치는 마니보배 광명·향빛 마니보배 광명들의 수효가 백만이다. 
 백만 가지 장엄거리와 백만 가지 흑전단향을 내리니 거기서 묘한 음성이 나고, 하늘 만다라보다 더 좋은 백만 가지 만다라꽃을 흩고, 하늘 영락보다 더 좋은 백만 가지 영락으로 장엄하고, 하늘 화만보다 더 좋은 백만 가지 보배 화만 띠를 곳곳에 드리우고, 하늘 옷보다 더 좋은 백만 가지 여러 빛깔 옷과 백만 가지 잡색 마니보배에서는 기묘한 빛이 널리 비치었다. 
 백만 천사들은 즐겁게 앙모하여 엎드려 절하고, 백만 채녀들은 허공에서 몸을 던져 내려오고, 백만 보살들은 공경하고 친근하면서 법문 듣기를 좋아하였다. 
 이 때 휴사 우바이는 황금 자리에 앉아서 해장진주 그물관을 쓰고, 하늘 것보다 더 좋은 진금 팔찌를 끼고, 검푸른 머리카락을 드리우고, 큰 마니 그물로 머리를 장엄하고, 사자구마니보배로 귀고리를 하였고, 여의마니보배로 영락을 만들고, 온갖 보배 그물로 몸을 덮어 드리웠는데, 백천억 나유타 중생이 허리를 굽혀 공경하며, 동방에서 한량없는 중생이 모여왔으니, 범천·범중천·대범천·범보천·자재천들이며, 내지 사람과 사람 아닌 이들이요, 남방·서방·북방과 네 간방과 상방·하방도 역시 그러하였다. 
 이 우바이를 보는 이는 모든 병이 다 없어지고, 번뇌의 때를 여의고 나쁜 소견을 뽑아 버렸으며, 장애의 산을 부수고 걸림없이 청정한 경계에 들어가며, 모든 선근을 더욱 밝히고, 모든 감관을 기르며, 모든 지혜의 문에 들어가고, 모든 다라니 문에 들어가서, 모든 삼매문·모든 서원 문·모든 미묘한 수행 문·모든 공덕 문들이 앞에 나타나며, 마음이 광대하고 신통을 구족하며 몸에는 장애가 없이 모든 곳에 이르는 것이다. 
 그 때 선재동자는 두루 장엄 동산에 들어가 두루 살피다가 휴사 우바이가 묘한 자리에 앉은 것을 보고, 그곳에 나아가 발에 절하고 수없이 돌고 말하였다. 
 “거룩하신 이여, 저는 이미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었사오나,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배우며, 어떻게 보살의 도를 닦는지를 알지 못하겠습니다. 듣자온즉 거룩하신 이께서 잘 가르치신다 하오니 저에게 말씀하소서.”
 휴사 우바이는 말하였다. 
 “선남자여, 나는 오직 보살의 한 해탈문을 얻었으니, 나를 보거나 듣거나 생각하는 이나, 나와 함께 있는 이나 나를 이바지하는 이는 모두 헛되지 아니하리라. 
 선남자여, 만일 중생으로서 선근을 심지 못하고, 선지식의 거두어 줌을 받지 못하고, 부처님들의 보호함이 되지 않는 이는 마침내 나를 보지 못합니다. 선남자여, 어떤 중생이나 나를 보기만 하면 다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물러가지 아니하니라. 
 선남자여, 동방의 부처님들이 항상 여기 오셔서 보배 자리에 앉아 나에게 법을 말하며, 남방·서방·북방과 네 간방과 상방·하방에 계시는 부처님들도 다 여기 오셔서 보배 자리에 앉아 나에게 법을 말하느니라. 
 선남자여, 나는 항상 부처님을 보고 법을 들음을 떠나지 않고, 여러 보살과 함께 있노라. 선남자여, 나의 대중은 8만 4천억 나유타인데 모두 이 동산에서 나와 함께 수행하며,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물러가지 아니하고, 다른 중생들도 이 동산에 있는 이는 다 물러가지 않는 지위에 들어가느니라.”
 선재동자가 말하였다. 
 “거룩하신 이께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낸 지는 얼마나 오래되었습니까?”
 휴사 우바이가 대답하였다. 
 “선남자여, 나는 과거 연등부처님에게서 범행을 닦고 공경하고 공양하면서 법문을 들었고, 그 전에는 이구부처님에게 출가하여 도를 배우며 바른 법을 받아 지녔고, 그 전에는 묘당부처님에게서, 그 전에는 승수미부처님에게서, 그 전에는 연화덕장부처님에게서, 그 전에는 비로자나부처님에게서, 그 전에는 보안부처님에게서, 그 전에는 범수부처님에게서, 그 전에는 금강제부처님에게서, 그 전에는 바루나천부처님에게서 배우던 것을 기억하노라. 
 선남자여, 나는 과거의 한량없는 겁 동안, 한량없이 태어나면서 이렇게 차례차례 36항하의 모래 수 부처님 계신 데서 받자와 섬기고 공경하고 공양하며 법을 듣고 받아 지니고 범행을 닦던 일을 기억하거니와 그 이전의 일은 부처의 지혜로나 알 것이고 나로는 헤아릴 수 없노라. 
 선남자여, 보살의 처음으로 마음을 내는 것이 한량이 없나니, 모든 법계에 충만한 연고며, 보살의 크게 가엾이 여기는 문이 한량이 없나니, 모든 세간에 널리 들어가는 연고며, 보살의 큰 서원의 문이 한량이 없나니 시방 법계에 끝까지 이르는 연고며, 보살의 크게 인자한 문이 한량이 없나니 모든 중생에게 널리 덮이는 연고며, 보살의 닦는 행이 한량이 없나니 모든 세계에서 모든 겁 동안에 닦은 연고니라. 
 보살의 삼매의 힘이 한량이 없나니 보살의 도가 물러가지 않게 하는 연고며, 보살의 모두 지니는 힘이 한량이 없나니 모든 세간을 능히 지니는 연고며, 보살의 지혜 광명의 힘이 한량이 없나니 삼세에 능히 증득하여 들어가는 연고며, 보살의 신통한 힘이 한량이 없나니 모든 세계에 널리 나타나는 연고며, 보살의 변재의 힘이 한량이 없나니, 한 음성으로 모든 것을 다 이해케 하는 연고며, 보살의 청정한 몸이 한량이 없나니 모든 부처의 세계에 두루하는 연고니라.”
 선재동자가 말하였다. 
 “거룩하신 이여, 얼마나 오래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게 됩니까?”
 휴사는 대답하였다. 
 “선남자여, 보살은 한 중생을 교화하고 조복하기 위하여 보리심을 내지 아니하며, 백 중생을 교화하고 조복하기 위하여 보리심을 내지 아니하며, 내지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곱 중생을 교화하고 조복하기 위하여 보리심을 내지 아니하며, 한 세계의 중생을 교화하기 위하여 보리심을 내지 아니하며, 내지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곱 세계의 중생을 교화하기 위하여 보리심을 내지 않느니라. 
 염부제의 티끌 수 세계의 중생을 교화하기 위하여 보리심을 내지 아니하며, 내지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곱 삼천대천세계의 티끌 수 세계 중생을 교화하기 위하여 보리심을 내지 않느니라. 
 한 여래를 공양하기 위하여 보리심을 내지 아니하며, 내지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곱 여래를 공양하기 위하여 보리심을 내지 아니하며, 한 세계 가운데 차례로 세상에 나시는 여래를 공양하기 위하여 보리심을 내지 아니하며, 내지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곱 세계 가운데 차례로 세상에 나시는 여래를 공양하기 위하여 보리심을 내지 아니하며, 한 삼천대천세계의 티끌 수 세계 가운데 차례로 세상에 나시는 여래를 공양하기 위하여 보리심을 내지 아니하며, 내지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곱 세계의 티끌 수 세계 가운데 차례로 세상에 나시는 여래를 공양하기 위하여 보리심을 내지 않습니다. 
 한 세계를 깨끗이 장엄하기 위하여 보리심을 내지 아니하며 내지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곱 세계를 깨끗이 하기 위하여 보리심을 내지 아니하며, 한 삼천대천세계의 티끌 수 세계를 깨끗이 하기 위하여 보리심을 내지 아니하며, 내지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곱 삼천대천세계의 티끌 수 세계를 깨끗이 하기 위하여 보리심을 내지 않느니라. 
 한 여래의 남기신 법을 머물러 지니기 위하여 보리심을 내지 아니하며, 내지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곱 여래의 남기신 법을 머물러 지니기 위하여 보리심을 내지 아니하며, 한 세계 여래의 남기신 법을 머물러 지니기 위하여 보리심을 내지 아니하며, 내지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곱 세계 여래의 남기신 법을 머물러 지니기 위하여 보리심을 내지 아니하며, 한 염부제 티끌 수 세계 여래의 남기신 법을 머물러 지니기 위하여 보리심을 내지 아니하며, 내지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곱 세계의 티끌 수 세계 여래의 남기신 법을 머물러 지니기 위하여 보리심을 내지 않느니라. 
 이와 같이 간략히 말하면 한 부처의 서원만을 채우기 위하지 않은 연고며, 한 부처의 국토에만 가기 위하지 않은 연고며, 한 부처의 대중에 들기만 위하지 않은 연고며, 한 부처님의 법눈을 지니기만 위하지 않은 연고며, 한 부처님의 법륜을 굴리기만 위하지 않은 연고며, 한 세계의 여러 겁의 차례를 알기만 위하지 않은 연고며, 한 중생의 마음 바다를 알기만 위하지 않은 연고며, 한 중생의 근성 바다를 알기만 위하지 않은 연고며, 한 중생의 수행 바다를 알기만 위하지 않은 연고며, 한 중생의 번뇌 바다를 알기만 위하지 않은 연고며, 한 중생의 번뇌 습기 바다를 알기만 위하지 않은 연고며, 내지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곱 부처세계의 티끌 수 중생의 번뇌습기 바다를 알기만 위하지 않은 연고로 보리심을 내느니라. 
 모든 중생을 다 교화하고 조복하여 남음이 없게 하려고 보리심을 내며, 모든 부처님을 다 섬기고 공양하여 남음이 없게 하려고 보리심을 내며, 모든 부처의 국토를 다 깨끗이 하여 남음이 없게 하려고 보리심을 내며, 모든 부처님의 바른 가르침을 다 보호하고 지니어 남음이 없게 하려고 보리심을 내며, 모든 여래의 서원을 다 성취하여 남음이 없게 하려고 보리심을 내며, 모든 부처의 국토에 모두 가서 남음이 없게 하려고 보리심을 내며, 모든 부처님의 대중에 다 들어가서 남음이 없게 하려고 보리심을 내며, 모든 세계의 여러 겁의 차례를 다 알아서 남음이 없게 하려고 보리심을 내느니라. 
 모든 중생의 마음 바다를 다 알아서 남음이 없게 하려고 보리심을 내며, 모든 중생의 근성 바다를 다 알아서 남음이 없게 하려고 보리심을 내며, 모든 중생의 업 바다를 다 알아서 남음이 없게 하려고 보리심을 내며, 모든 중생의 수행 바다를 다 알아서 남음이 없게 하려고 보리심을 내며, 모든 중생의 번뇌 바다를 다 멸하여 남음이 없게 하려고 보리심을 내며, 모든 중생의 번뇌습기 바다를 다 빼내어 남음이 없게 하려고 보리심을 내느니라. 
 선남자여, 중요한 것을 추려서 말하면 보살은 이러한 백만 아승기 방편의 행을 하기 위하여 보리심을 내느니라. 
 선남자여, 보살의 행은 모든 법에 두루 들어가서 다 증득하려는 연고며, 모든 세계에 두루 들어가서 다 깨끗이 하려는 연고며, 선남자여, 그러기에 온갖 세계를 깨끗이 하여 마치면 나의 서원도 마칠 것이며, 모든 중생의 번뇌 습기를 뽑아 끝내면 나의 서원도 만족할 것이니라.”
 선재동자가 말하였다. 
 “거룩하신 이여, 이 해탈의 이름은 무엇이라 합니까?”
 “선남자여, 이 해탈은 '근심 없고 편안한 당기'라 하느니라. 
 선남자여, 나는 다만 이 한 해탈문만을 알거니와 보살마하살들의 마음이 바다 같아서 모든 부처의 법을 받아들이며, 수미산과 같이 뜻이 견고하여 동요할 수 없으며, 선견약과 같아서 중생들의 번뇌병을 치료하며, 밝은 해와 같아서 중생들의 어두운 무명을 깨뜨리며, 땅덩이와 같아서 모든 중생의 의지할 데가 되며, 좋은 바람과 같아서 모든 중생의 이익을 지으며, 밝은 등불과 같아서 중생들의 지혜의 빛을 내며, 큰 구름과 같아서 중생에게 고요한 법을 비추며, 깨끗한 달과 같아서 중생에게 복덕의 빛을 놓으며, 제석과 같아서 모든 중생을 수호하는 일이야 내가 어떻게 알며 어떻게 그 공덕의 행을 말하겠는가. 
 선남자여, 여기서 남쪽으로 가면 바다의 조수 미는 곳에 한 나라가 있으니 이름은 나라소요, 거기 선인이 있으니 이름이 비목구사니라. 그대는 그에게 가서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배우며 어떻게 보살의 도를 닦느냐고 물으라.”
 선재동자는 그의 발에 절하고 수없이 돌고 은근하게 앙모하여 눈물을 흘리면서 이렇게 생각하였다. 
 '보리는 얻기 어렵고, 선지식을 친근하기 어렵고, 선지식을 만나기 어렵고, 보살의 근기를 얻기 어렵고, 보살의 근기를 깨끗이 하기 어렵고, 함께 수행할 선지식을 만나기 어렵고, 이치대로 관찰하기 어렵고, 가르치는 대로 수행하기 어렵고, 착한 마음을 내는 방편을 만나기 어렵고, 온갖 지혜를 증장케 하는 법의 광명을 만나기 어렵구나.' 
 이렇게 생각하고는 하직하고 물러갔다. 

 
 * 비목 선인을 찾다 

 그 때 선재동자는 보살의 바르게 가르침을 따라 생각하고, 보살의 깨끗한 행을 따라 생각하며, 보살의 복력을 증장하려는 마음을 내고, 모든 부처님을 분명히 보려는 마음을 내고, 모든 부처님을 내려는 마음을 내고, 모든 큰 서원을 증장하려는 마음을 내고, 시방의 모든 법을 두루 보려는 마음을 내고, 모든 법의 참된 성품을 밝게 보려는 마음을 내고, 모든 장애를 두루 없애려는 마음을 내고, 법계를 관찰하여 어둠이 없으려는 마음을 내고, 모든 마를 항복 받으려는 마음을 내면서, 점점 다니다가 나라 소국에 이르러 비목구사를 두루 찾았다. 
 큰 숲이 있는데 아승기 나무로 장엄하였다. 가지가지 나뭇잎은 울창하게 퍼지고, 가지가지 꽃 나무는 아름답게 피었으며, 가지가지 과실 나무는 계속하여 익었고, 가지가지 보배 나무는 마니 열매를 비내리며, 큰 전단 나무는 간 데마다 열을 지어 섰고, 침수향 나무는 좋은 향기를 풍기며, 유쾌한 향 나무는 묘한 향으로 장엄하고, 파타라 나무가 사면에 둘러 섰으며, 니구율 나무는 밑둥이 높이 솟았고, 염부단 나무에서는 단 과실이 항상 떨어지고, 우발라꽃·파두마꽃으로 연못을 장엄하였다. 
 이 때 선재동자는, 그 선인이 전단 나무 아래서 풀을 깔고 앉아서 1만 무리를 거느리고 있는데, 사슴 가죽을 입기도 하고 나무 껍질을 입기도 하고, 풀을 엮어서 옷을 만들기도 하였으며, 상투를 짜고 고리를 드리운 이들이 앞뒤로 둘러 모시고 있는 것을 보았다. 
 선재동자는 그 앞에 나아가서 엎드려 절하고 이렇게 말하였다. 
 “나는 이제 참말 선지식을 만났습니다. 선지식은 온갖 지혜에 나아가는 문이니, 나로 하여금 진실한 도에 들게 하는 연고며, 선지식은 온갖 지혜에 나아가는 법이니, 여래의 지위에 이르게 하는 연고며, 선지식은 온갖 지혜에 나아가는 배니, 지혜 보배의 섬에 이르게 하는 연고며, 선지식은 온갖 지혜에 나아가는 횃불이니, 십력의 빛을 내게 하는 연고며, 선지식은 온갖 지혜에 나아가는 길이니, 열반의 성에 들어가게 하는 연고입니다. 
 선지식은 온갖 지혜에 나아가는 등불이니, 평탄하고 험한 길을 보게 하는 연고며, 선지식은 온갖 지혜에 나아가는 다리니, 험난한 곳을 건너게 하는 연고며, 선지식은 온갖 지혜에 나아가는 일산이니, 크게 인자한 그늘을 내게 하는 연고며, 선지식은 온갖 지혜에 나아가는 눈이니, 법의 성품의 문을 보게 하는 연고며, 선지식은 온갖 지혜에 나아가는 조수니, 크게 가엾이 여기는 물을 만족케 하는 연고입니다.”
 이렇게 말하고는 땅에서 일어나 한량없이 돌고 합장하고 서서 여쭈었다. 
 “거룩하신 이여, 저는 이미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었사오나,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배우며 보살의 도를 닦는지를 알지 못하옵니다. 듣자온즉 거룩한 이께서 잘 가르치신다 하오니, 바라건대 말씀하여 주소서.”
 비목구사는 그 무리들을 돌아보고 이렇게 말하였다. 
 “선남자들아, 이 동자는 이미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었느니라. 선남자여, 이 동자는 모든 중생에게 두려움 없음을 보시합니다. 이 동자는 모든 중생에게 이익을 주느니라. 이 동자는 모든 부처의 지혜바다를 관찰합니다. 이 동자는 모든 감로의 법 비를 마시려 합니다. 이 동자는 모든 광대한 법 바다를 측량하려 합니다. 이 동자는 중생들을 지혜 바다에 머물게 하려 합니다. 이 동자는 광대한 자비 구름을 일으키려 합니다. 이 동자는 광대한 법 비를 내리려 합니다. 이 동자는 지혜의 달로 세간을 두루 비추려 합니다. 이 동자는 세간의 지독한 번뇌를 멸하려 합니다. 이 동자는 중생들의 모든 선근을 기르려 하느니라.”
 이 때 여러 신선무리는 이 말을 듣고 가지각색 묘한 향과 꽃으로 선재에게 흩고 절하고 두루 돌며 공경하고 이렇게 말하였다. 
 “이제 이 동자는 반드시 모든 중생을 구호하리라. 반드시 모든 지옥의 고통을 멸하리라. 반드시 모든 축생의 길을 끊으리라. 반드시 염라대왕의 세계를 바꾸어 놓으리라. 반드시 여러 험난한 문을 닫으리라. 반드시 애욕 바다를 말리리라. 반드시 괴로움 덩어리를 없애리라. 반드시 무명의 어둠을 깨뜨리리라. 반드시 탐애의 결박을 끊으리라. 반드시 복덕의 철위산으로 세간을 둘러싸리라. 반드시 지혜의 수미산으로 세간을 드러내리라. 반드시 청정한 지혜의 해를 뜨게 하리라. 반드시 선근의 법장을 열어 보이리라. 반드시 세간 사람들로 하여금 험하고 평탄함을 알게 하리라.”
 이 때 비목구사가 여러 신선에게 말하였다. 
 “선남자여, 만일 어떤 이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면 반드시 온갖 지혜의 도를 성취하리라. 그러므로 이 선남자는 이미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었으므로 마땅히 모든 부처의 공덕 바탕을 깨끗이 하리라.”
 비목구사는 선재동자에게 말하였다. 
 “선남자여, 나는 보살의 이길 이 없는 당기 해탈을 얻었노라.”
 선재동자가 여쭈었다. 
 “거룩하신 이여, 이길 이 없는 당기 해탈은 그 경계가 어떠하옵니까?”
 이 때 비목 선인은 오른손을 펴서 선재의 정수리를 만지며 선재의 손을 잡았다. 그 때 선재동자는 자기의 몸이 시방으로 열 부처님 세계의 티끌 수 세계에 가서 열 부처님 세계의 티끌 수 부처님 처소에 이르렀음을 보았고, 저 부처님 세계와 모인 대중과 부처님의 잘생긴 모습이 여러 가지로 장엄하였음을 보았으며, 또 그 부처님이 중생들의 마음을 따라서 법을 연설함을 듣고 한 글자 한 구절을 모두 통달하여 따로따로 받아 지니어 섞이지 아니하였다. 
 또 저 부처님이 갖가지 지해로 모든 서원을 깨끗하게 다스림도 보고, 저 부처님이 청정한 서원으로 모든 힘을 성취함도 보고, 저 부처님이 중생들의 마음을 따라 나타내는 모습도 보고, 저 부처님의 큰 광명 그물의 가지각색 빛이 청정하고 원만함도 보고, 또 저 부처님의 걸림없는 지혜와 큰 광명의 힘도 알았다. 
 또 자기의 몸이 여러 부처님 계신 데서 하루 낮 하룻밤을 지내기도 하고, 이레를 지내기도 하고, 혹은 반달·한 달·일 년·십 년·백 년·천 년·억 년을 지내기도 하며, 혹 아유다 억년·나유타 억년 혹, 반 겁·한 겁·백 겁·천 겁·백천억 겁으로 내지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세계의 티끌 수 겁을 지내는 것을 보기도 하였다. 
 그 때 선재동자는 보살의 이길 이 없는 당기 해탈의 지혜 광명이 비춤으로 해서 비로자나장삼매의 광명을 얻고, 다함 없는 지혜 해탈삼매의 광명이 비춤으로 해서 여러 방위를 두루 거두는 다라니 광명을 얻고, 금강륜 다라니문의 광명이 비춤으로 해서 매우 청정한 지혜의 마음삼매 광명을 얻고, 넓은 문 장엄장 반야바라밀의 광명이 비춤으로 해서 불허공장륜삼매의 광명을 얻고, 일체불법륜삼매의 광명이 비춤으로 해서 삼세 그지없는 삼매 광명을 얻었다. 
 이 때 비목 선인이 선재의 손을 놓으니, 선재동자는 자기의 몸이 도로 본 고장에 있음을 보았다. 
 그 때 비목 선인은 선재에게 말하였다. 
 “선남자여, 그대는 생각하는가?”
 선재동자는 대답하였다. 
 “그러하옵니다. 이것이 다 거룩하신 선지식의 힘인 줄 아옵니다.”
 비목 선인이 말하였다. 
 “선남자여, 나는 다만 이 보살의 이길 이 없는 당기 해탈만을 알거니와 저 보살마하살이 모든 훌륭한 삼매를 성취하여, 모든 시절에 자유자재하고 잠깐 동안에 부처님의 한량없는 지혜를 내고 부처의 지혜 등불로 장엄하여 세간을 두루 비추며, 한 생각에 삼세 경계에 두루 들어가서 형상을 나누어 시방의 국토에 두루 가며, 지혜 몸이 모든 법계에 들어가서 중생의 마음을 따라 그의 앞에 나타나서, 그의 근성과 행을 관찰하고 이익케 하며, 매우 사랑스러운 깨끗한 광명을 놓는 일이야 내가 어떻게 알며, 저의 공덕의 행과 훌륭한 서원과 장엄한 세계와 지혜의 경계와 삼매의 행하는 데와 신통 변화와 해탈의 유희와 몸이 각각 차별함과 음성이 청정함과 지혜의 광명을 말하겠는가. 
 선남자여, 여기서 남쪽에 한 마을이 있으니 이름이 이사나요, 거기 바라문이 있으니 이름이 승열입니다. 그대는 그에게 가서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배우며 보살의 도를 닦느냐고 물으라.”
 이 때 선재동자는 즐거워 뛰놀면서 그의 발에 절하고 수없이 돌고 은근하게 앙모하면서 하직하고 남쪽으로 떠났다. 

 
 * 승열 바라문을 찾다 

 이 때 선재동자는 보살의 이길 이 없는 당기 해탈의 비침을 받은 연고로 부처님의 부사의한 신통의 힘에 머물며, 보살의 부사의한 해탈과 신통한 지혜를 증득하며, 보살의 부사의한 삼매의 지혜 광명을 얻으며, 모든 시기에 닦는 삼매의 지혜 광명을 얻으며, 모든 경계가 다 생각을 의지하여 존재한 것임을 아는 삼매의 지혜 광명을 얻으며, 모든 세간에서 가장 훌륭한 지혜 광명을 얻었다. 
 모든 곳에 몸을 나타내고 끝까지 이른 지혜로 둘이 없고 분별이 없는 평등한 법을 말하며, 밝고 깨끗한 지혜로 경계를 두루 비추며, 들은 법을 모두 알아 가지며, 청정한 마음과 지해로 법의 성품을 결정하여 알고 마음에는 보살의 묘한 행을 항상 버리지 않았다. 
 온갖 지혜를 구하되 영원히 물러가지 아니하고 십력과 지혜의 광명을 얻었으며, 묘한 법을 부지런히 구하여 싫은 생각이 없으며, 바르게 행을 닦아 부처의 경지에 들어갔으며, 보살의 한량없는 장엄을 내고 그지없는 큰 서원이 모두 청정하였으며, 다함이 없는 지혜로 그지없는 세계 그물을 알고, 겁약하지 않은 마음으로 한량없는 중생 바다를 제도하며, 그지없는 보살의 모든 수행하는 경계를 알고, 그지없는 세계의 여러 가지 차별을 보며, 그지없는 세계의 여러 가지 장엄을 보며, 그지없는 세계의 미세한 경계에 들어가며, 그지없는 세계의 여러 가지 이름을 알며, 그지없는 세계의 여러 가지 말을 알며, 그지없는 중생의 여러 가지 지해를 알며, 그지없는 중생의 여러 가지 행을 보며, 그지없는 중생의 성숙한 행을 보며, 그지없는 중생의 차별한 생각을 보았다. 
 선지식을 생각하면서 점점 가다가 이사나 마을에 이르러, 승열 바라문이 모든 고행을 닦으며 온갖 지혜를 구하는 것을 보니, 사면에 있는 불 무더기가 큰 산과 같은데, 그 속에 칼산이 있어 높고 가파르기 그지없었다. 승열 바라문이 그 산 위에 올라가서 몸을 날려 불 구덩이에 들어가는 것이었다. 
 선재동자가 그의 발에 절하고 합장하고 서서 말하였다. 
 “거룩하신 이여, 저는 이미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었사오나,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배우며 어떻게 보살의 도를 닦는지를 알지 못합니다. 듣자온즉 거룩하신 이께서 잘 가르친다 하오니 바라건대 말씀하여 주소서.”
 바라문이 말하였다. 
 “선남자여, 그대가 만일 이 칼산 위에 올라가서 몸을 불 구덩이에 던지면 모든 보살의 행이 모두 청정하여지리라.”
 선재동자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사람의 몸을 얻기 어렵고, 모든 난을 여의기 어렵고, 난이 없어짐을 얻기 어렵고, 청정한 법을 얻기 어렵고, 부처를 만나기 어렵고, 모든 감관을 구비하기 어렵고, 불법을 얻기 어렵고, 선한 사람을 만나기 어렵고, 선지식을 만나기 어렵고, 이치대로 가르침을 받기 어렵고, 바른 생활을 하기 어렵고, 법을 따라 행하기 어렵다더니, 이것은 마가 아닌가, 마가 시키는 것이 아닌가? 마의 험악한 도량이 보살인 듯이 선지식의 모양을 꾸며 가지고, 나에게 선근의 난을 짓고 수명의 난을 지어서 나의 온갖 지혜의 길을 닦는 것을 장애하고, 나를 끌어서 나쁜 길에 들어가게 하고, 나의 법문을 막고 나의 불법을 막는 것이 아닌가?”
 이렇게 생각할 때에 십천 범천이 허공에서 이렇게 말했다. 
 “선남자여, 그런 생각을 하지 말라. 그런 생각을 하지 말라. 이 거룩한 이는 금강불꽃 삼매의 광명을 얻었고, 크게 정진하여 중생을 건지려는 마음이 물러가지 아니하였으며, 모든 탐애의 바다를 말리려 하고, 모든 삿된 소견의 그물을 찢으려 하고, 모든 번뇌의 섶을 태우려 하고, 모든 의혹의 숲을 비추려 하고, 모든 늙어 죽는 공포를 끊으려 하고, 모든 삼세 장애를 무너뜨리려 하고, 모든 법의 광명을 놓으려 하느니라. 
 선남자여, 우리 범천들이 흔히 삿된 소견에 집착하여 스스로 생각하기를 '우리가 자유자재한 이며, 능히 짓는 이가 되어, 이 세간에서 가장 훌륭하다' 하였더니, 이 바라문이 다섯 군데 뜨거움으로 몸을 볶는 것을 보고는 우리의 궁전에 사랑하는 마음이 없고, 여러 가지 선정에서도 자미를 얻지 못하여서, 함께 와서 바라문에게 청하였노라. 
 그 때 바라문은 신통한 힘으로 크게 고행함을 보이면서 우리에게 법을 말하여 우리의 모든 소견을 없애어 주고, 모든 교만을 제하여 주며, 크게 인자함에 머물고 크게 가엾이 여김을 행하며, 광대한 마음을 일으키고 보리심을 내게 하여, 항상 부처님을 뵈옵고 항상 묘한 법을 듣고는 온갖 곳에 마음이 걸리지 아니하였노라.”
 또 십천의 마의 무리가 공중에서 하늘마니보배로 바라문의 위에 흩고, 선재동자에게 말하였다. 
 “선남자여, 이 바라문이 다섯 군데 뜨거움으로 몸을 볶을 때에 그 불의 광명이 나의 궁전의 장엄거리를 가리어 먹덩이 같게 하므로 나는 그 궁전에 애착을 내지 않고 권속들과 함께 그의 처소에 왔더니, 이 바라문이 나에게 법을 말하여, 나와 한량없는 다른 천자와 천녀들로 하여금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물러가지 않게 하였느니라.”
 또 십천의 자재천왕이 허공 중에서 하늘꽃을 뿌리고 이렇게 말하였다. 
 “선남자여, 이 바라문이 다섯 군데 뜨거움으로 몸을 볶을 때에 그 불의 광명이 나의 궁전에 있는 장엄거리를 가리어 먹덩이 같게 하므로 나는 거기에 애착하지 않고 권속들과 함께 그의 처소에 왔더니, 이 바라문이 나에게 법을 말하여 나로 하여금 마음에 자재하게 하고 번뇌에도 자재하게 하고, 태어나는 데도 자재하게 하고 모든 업장에도 자재하게 하고, 모든 삼매에도 자재하게 하고 장엄거리에도 자재하게 하고 목숨에도 자재하게 하며, 내지 모든 불법에까지 자재하게 하였느니라.”
 또 십천의 화락천왕이 허공에서 하늘음악을 연주하여 공경하며 공양하고 이렇게 말하였다. 
 “선남자여, 이 바라문이 다섯 군데 뜨거움으로 몸을 볶을 때에 그 불의 광명이 나의 궁전의 장엄거리들과 채녀들에게 비추매 나는 욕망을 내지도 않고 욕망을 구하지도 않고 몸과 마음이 부드러워져서 무리들과 함께 그의 처소에 왔더니, 바라문이 나에게 법을 말하며 나의 마음이 청량하고 마음이 깨끗하고 마음이 순일하여지고, 마음이 부드러워지고 환희하게 하며, 내지 깨끗한 십력과 깨끗한 몸을 얻게 하고 한량없는 몸을 내며, 내지 부처의 몸·부처의 말·부처의 음성·부처의 마음을 얻으며, 온갖 지혜의 지혜까지 구족히 성취하게 하였느니라.”
 또 십천의 도솔천왕과 천자 천녀와 한량없는 권속들이 허공에서 묘한 향을 뿌려서 공경하며 절하고 이렇게 말하였다. 
 “선남자여, 이 바라문이 다섯 군데 뜨거움으로 몸을 볶을 적에 우리 하늘들과 권속들이 자기의 궁전을 좋아하지 않고, 그의 처소에 와서 그의 설법을 들었더니, 우리들은 경계에 탐하지 않고 욕심이 적어 넉넉함을 알았으며, 마음이 기쁘고 마음이 만족하여 선근을 내고 보리심을 내었으며, 내지 모든 불법을 원만하였느니라.”
 또 십천의 삼십삼천이 있어 권속들과 천자와 천녀들에게 둘러싸여서 허공중으로 만다라꽃을 내리어 공경하고 공양하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선남자여, 이 바라문이 다섯 군데 뜨거움으로 몸을 볶을 적에 우리들은 하늘 음악에는 즐거운 생각을 내지 않고 그의 처소에 왔더니, 바라문이 우리에게 모든 법은 무상하고 파괴되는 것이라 말하여, 우리로 하여금 모든 낙을 버리고 교만을 끊게 하여 위없는 보리를 사랑하게 하였느니라. 
 또 선남자여, 우리들이 이 바라문을 보았을 적에 수미산 꼭대기가 여섯 가지로 진동하므로 우리들은 무서워서 보리심을 내었는데 견고하여 동요하지 않았느니라.”
 또 십천의 용왕이 있으니, 이나발라용왕과 난타·우파난타용왕들이었다, 허공에서 흑전단을 비내리고, 한량없는 용녀들은 하늘음악을 연주하며 하늘꽃과 하늘향수를 비내려서 공경하며 공양하고 이렇게 말하였다. 
 “선남자여, 이 바라문이 다섯 군데 뜨거움으로 몸을 볶을 적에, 그 불의 광명이 모든 용의 궁전에 비치어, 용들로 하여금 뜨거운 모래의 공포와 금시조의 공포를 여의고, 성내는 일을 제하고 몸이 청량하여졌으며, 마음에 흐림이 없어 법을 듣고 믿었으며, 용의 종류를 싫어하고 지성으로 업장을 뉘우쳐 없애며,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까지 내어 온갖 지혜에 머물렀느니라.”
 또 십천의 야차왕이 허공 중에서 가지가지 공양거리로 이 바라문과 선재동자에게 공경하며 공양하고 이렇게 말하였다. 
 “선남자여, 이 바라문이 다섯 군데 뜨거움으로 몸을 볶을 적에 나와 권속들은 중생에게 가엾이 여기는 마음을 내었고, 모든 나찰과 구반다들도 인자한 마음을 내었다. 인자한 마음을 가졌으므로 중생들을 해롭게 하지 아니하고 나에게로 왔다. 나와 그들은 자기의 궁전에 좋아하는 생각이 없었고, 함께 바라문의 처소에 갔더니, 그는 우리에게 적당한 법을 말하여 모두 몸과 마음이 안락하였으며, 한량없는 야차와 나찰과 구반다들도 위없는 보리심을 내게 하였느니라.”
 또 십천의 건달바왕이 허공 중에서 이렇게 말하였다. 
 “선남자여, 이 바라문이 다섯 군데 뜨거움으로 몸을 볶을 적에 그 광명이 나의 궁전에 비치어 우리들로 하여금 부사의하고 한량없는 쾌락을 받게 하였다. 그래서 우리들은 그의 처소에 갔더니, 이 바라문이 우리에게 법을 말하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물러가지 않게 하였느니라.”
 또 십천의 아수라왕이 큰 바다에서 나와 허공에 있으면서 오른 무릎을 펴고 합장하여 절하고 이렇게 말하였다. 
 “선남자여, 이 바라문이 다섯 군데 뜨거움으로 몸을 볶을 적에 우리 아수라들의 궁전과 바다와 육지들이 모두 진동하여 우리들로 하여금 교만과 방일을 버리게 하였으므로, 우리들은 그의 처소에 가서 그의 법문을 듣고 아첨과 허황함을 버리고 참는 지위에 머물러서 견고하여 동하지 않으며 십력을 원만히 하였느니라.”
 또 십천의 가루라왕이 있는데, 용맹을 가진 왕이 우두머리가 되었더니, 외도의 동자 형상으로 변화하여 허공 중에서 이런 말을 외쳤다. 
 “선남자여, 이 바라문이 다섯 군데 뜨거움으로 몸을 볶을 적에, 그 불 광명이 우리 궁전에 비치니 온갖 것이 진동하여 모두 무서워하였다. 그래서 우리들이 그의 처소에 갔더니, 바라문이 우리에게 적당하게 법을 말하여 크게 인자함을 익히고 크게 가엾이 여김을 칭찬하고 죽살이 바다를 건너게 하며, 탐욕의 수렁에서 중생들을 빼내어 보리심을 찬탄하고 방편의 지혜를 일으키며, 적당하게 중생들을 조복하였느니라.”
 또 십천의 긴나라왕이 허공 중에서 이렇게 외쳤다. 
 “선남자여, 이 바라문이 다섯 군데 뜨거움으로 몸을 볶을 적에 우리가 있는 궁전의 여러 다라 나무·여러 보배 풍경 그물·보배 비단 띠·여러 음악 나무·여러 묘한 보배 나무와 모든 악기에서 저절로 부처의 소리·법의 소리·물러가지 않는 보살승의 소리와 위없는 보리를 구하는 소리를 내어 말하였다. 
 '어느 곳 어느 나라에는 아무 보살이 보리심을 내었다. 어느 쪽 어느 나라에서는 아무 보살이 고행을 행하고 버리기 어려운 것을 버렸으며, 내지 온갖 지혜의 행을 깨끗이 하였다. 어느 쪽 어느 나라에서는 아무 보살이 도량에 나아갔으며, 내지 어느 쪽 어느 나라에는 아무 여래가 불사를 마치고 열반에 들었다'고 하였느니라. 
 선남자여, 어떤 사람이 염부제의 모든 초목을 갈아서 작은 티끌을 만들면, 그 티끌 수효는 알 수 있다 하더라도, 나의 궁전에 있는 보배 다라 나무와 내지 악기에서 말하는 보살의 이름·여래의 이름·내는 서원·닦는 행들은 그 끝닿은 데를 알지 못하리라. 
 선남자여, 우리는 부처의 소리·법의 소리·보살승의 소리를 듣고 매우 기뻐서 바라문의 처소에 왔더니, 그 때 바라문은 나에게 적당하게 법을 말하여 나와 다른 한량없는 중생들로 하여금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물러가지 않게 하였느니라.”
 또 한량없는 욕심 세계 하늘들이 허공 중에서 아름다운 공양거리로 공경하며 공양하고 이렇게 외쳤다. 
 “선남자여, 이 바라문이 다섯 군데 뜨거움으로 몸을 볶을 적에 불의 광명이 아비지옥 등 여러 지옥에 비치어 모든 고통 받던 일이 쉬었으며, 우리들도 그 불의 광명을 보고 깨끗한 신심을 내었고, 신심을 내었으므로 거기서 죽어서 하늘에 태어났으며, 그 은혜를 알았으므로 바라문의 처소에 와서 공경하고 앙모하여 싫은 생각이 없었고, 바라문은 우리에게 법을 말하여 한량없는 중생들이 보리심을 내었느니라.”
 그 때 선재동자는 이런 법문을 듣고 매우 기뻐서 바라문에 대하여 진실한 선지식이란 마음을 내어 엎드려 절하고 이렇게 말하였다. 
 “제가 거룩하신 선지식에게 착하지 못한 마음을 내었습니다. 바라옵건대 거룩하신 이여, 저의 참회를 받아 주옵소서.”
 바라문은 선재동자에게 게송을 말하였다. 
 
 보살이 누구든지 
 선지식의 가르침을 순종하면 
 모든 의심과 두려움이 없어지고 
 편안히 있어 마음이 흔들리지 않으리. 
 
 이런 사람들은 
 광대한 이익 얻으리니 
 보리수 아래 앉아서 
 위없는 깨달음 이루리라. 
 
 그 때 선재동자는 즉시 칼산에 올라가서 몸을 불 구렁에 던졌다. 내려가는 중간에서 보살의 잘 머무는 삼매를 얻었고, 몸이 불꽃에 닿자 또 보살의 고요하고 즐거운 신통 삼매를 얻었다. 그러자 선재동자가 여쭈었다. 
 “매우 신기하옵니다. 거룩하신 이여, 이런 칼산과 불무더기에 몸이 닿을 적에 편안하고 쾌락하였습니다.”
 이 때 바라문이 선재에게 말하였다. 
 “선남자여, 나는 다만 이 보살의 다함이 없는 바퀴 해탈문을 얻었거니와 저 보살마하살의 큰 공덕 불꽃으로써 모든 중생의 견혹을 불살라 남지 않게 하고, 다하지 않는 마음·게으르지 않는 마음·겁이 없는 마음을 물러가지 않게 하며, 금강장 나라연 같은 마음과 빨리 수행하고 지체하지 않는 마음을 내며, 바람 둘레와 같이 여러 가지 노력과 큰 서원을 두루 지나려는 마음이 물러가지 않는 것이야 내가 어떻게 알며 어떻게 그 공덕의 행을 말하겠는가. 
 선남자여, 여기서 남쪽으로 가면 사자분신이란 성이 있고, 그 성안에 동녀가 있으니 이름이 자행입니다. 그대는 그에게 가서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배우며 보살의 도를 닦느냐고 물으라.”
 그 때 선재동자는 그의 발에 엎드려 절하고 수없이 돌고 하직하고 물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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