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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권 제39 입법계품 7)

법보계 장자를 찾다
 
 이 때 선재동자는 명지 거사에게서 이 해탈문을 듣고, 저 복덕 바다에 헤엄치고, 복덕밭을 다스리고, 복덕산을 쳐다보고 복덕 나루에 나아가고 복덕 광을 열고 복덕의 법을 보고 복덕의 바퀴를 깨끗이 하고, 복덕덩이를 만들고 복덕의 힘을 내고 복덕의 세력을 늘리면서, 점점 남방으로 가서 사자궁성을 향하여 법보계 장자를 두루 찾았다. 
 그 장자가 시장 가운데 있음을 보고, 곧 나아가 발에 엎드려 절하고 수 없이 돌고 합장하고 서서 말하였다. 
 “거룩하신 이여, 저는 이미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었사오나,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배우며 어떻게 보살의 도를 닦는지를 알지 못하옵니다. 거룩하신 이여, 저에게 보살의 도를 말씀하여 주소서. 저는 그 도를 의지하여 온갖 지혜에 나아가려 합니다.”
 이 때 장자가 선재의 손을 잡고 거처하는 데로 가서 그 집을 보여 주면서 “선남자여, 내 집을 보라????고 말하였다. 
 그 때 선재는 그 집을 보니, 청정하고 광명이 찬란하여 진금으로 되었는데, 은으로 담을 쌓고 파리로 전각이 되고 푸른 유리 보배로 누각이 되고 자거로 기둥이 되었으며, 백천 가지 보배로 두루 장엄하고 적진주 보배로 사자좌를 만들었는데, 마니는 휘장이 되었고 진주로 그물을 만들어 위에 덮었으며, 마노로 된 못에는 향수가 넘치고 한량없는 보배 나무가 행렬을 지어 둘러 있으니 그 집이 굉장히 넓어서 열 층으로 여덟 문이 있었다. 
 선재동자가 들어가서 차례로 살펴보았다. 맨 아래층에서는 음식을 보시하고, 2층에서는 보배 옷을 보시하고, 3층에서는 모든 보배 장엄거리를 보시하고, 4층에서는 여러 채녀와 모든 훌륭한 보물을 보시하고, 5층에서는 오지 보살이 구름처럼 모여서 법을 연설하여 세간을 이익하며 모든 다라니문과 삼매의 결인과 삼매의 행과 지혜의 광명을 성취하였다. 
 6층에서는 모든 보살이 매우 깊은 지혜를 이루어 법의 성품을 분명히 통달하였고, 광대한 다라니와 삼매의 걸림없는 문을 성취하여 다니는 데 걸림이 없고 두 가지 법에 머물지 아니하며 말할 수 없이 묘하게 장엄한 도량에 있으면서, 여럿이 모인 데서 반야바라밀문을 분별하여 보이었으니 이른바 고요한 광 반야바라밀문·중생들의 지혜를 잘 분별하는 반야바라밀문·흔들 수 없는 반야바라밀문·욕심을 여읜 광명 반야바라밀문·항복할 수 없는 광 반야바라밀문·중생을 비추는 바퀴 반야바라밀문·바다 광 반야바라밀문·넓은 눈으로 버리는 반야바라밀문·무진장에 들어가는 반야바라밀문·모든 방편 바다 반야바라밀문·모든 세간 바다에 들어가는 반야바라밀문·걸림없는 변재 반야바라밀문·중생을 따라 주는 반야바라밀문·걸림없는 광명 반야바라밀문·과거의 인연을 항상 살피며 법 구름을 펴는 반야바라밀문들이었다. 이러한 백만 아승기 반야바라밀문을 말하였다. 
 7층에서는 보살들이 메아리 같은 지혜를 얻고 방편과 지혜로 분별하며 관찰하여 벗어남을 얻고는 능히 다 모든 부처님의 바른 법을 듣고 지녔다. 
 8층에서는 한량없는 보살이 그 안에 모였는데 다 신통을 얻고 물러가지 아니하며, 능히 한 음성으로 시방세계에 두루하고 몸이 모든 도량에 나타나 온 법계에 두루하지 않은 곳이 없으며, 부처의 경계에 두루 들어가서 부처님 몸을 보며, 모든 부처님의 대중 가운데서 우두머리가 되어 법을 연설하였다. 
 9층에서는 일생보처 보살들이 거기 모이었다. 
 10층에서는 모든 여래가 가득하게 있는데, 처음 발심한 때로부터 보살의 행을 닦으며 생사를 초월하여 큰 서원과 신통을 이루고 부처님의 국토와 도량에 모인 대중을 청정케 하며, 바른 법륜을 굴리어 중생을 조복하였다. 이런 여러 가지를 모두 분명히 보게 하였다. 
 이 때 선재동자는 이런 것을 보고 여쭈었다. 
 “거룩하신 이여, 무슨 인연으로 이렇게 청정한 대중이 모였으며, 어떤 선근을 심어서 이런 과보를 얻었습니까?”
 장자가 말하였다. 
 “선남자여, 내가 생각하니, 과거 부처님 세계의 티끌 수 겁 전에 세계가 있었는데, 이름은 원만장엄이요, 부처님 이름은 무변광명법계보장엄왕(無邊光明法界普莊嚴王) 여래·응공·정등각이었고, 십호가 원만하였느니라. 
 그 부처님이 성에 들어 오실 적에 내가 음악을 연주하고 한 개의 향을 살라 공양하였으며, 그 공덕으로 세 곳에 회향하여, 모든 빈궁과 곤액을 영원히 여의고, 부처님과 선지식을 항상 뵈오며, 바른 법을 항상 들었으므로 이 과보를 얻었느니라. 
 선남자여, 나는 다만 보살의 한량없는 복덕 보배광 해탈문을 알거니와 저 보살마하살들이 부사의한 공덕의 보배 광을 얻고, 분별이 없는 여래의 몸 바다에 들어가서 분별 없고 가장 높은 법 구름을 받으며, 분별 없는 공덕의 도구를 닦고, 분별 없는 보현의 수행 그물을 일으키며, 분별 없는 삼매의 경계에 들어가서, 분별 없는 보살의 선근과 평등하고, 분별 없는 여래의 머무시는 데 머무르며, 분별 없는 삼세가 평등함을 증득하며, 분별 없는 넓은 눈 경계에 머무르며, 모든 겁에 있으면서도 고달픔이 없는 일이야 내가 어떻게 알며 어떻게 그 공덕의 행을 말하겠는가. 
 선남자여, 여기서 남쪽에 한 나라가 있으니 이름이 등뿌리요, 그 나라에 성이 있으니 이름이 보문이며, 거기 장자가 있으니 이름이 보안입니다. 그대는 그에게 가서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배우며 보살의 도를 닦느냐고 물으라.”
 그 때 선재동자는 그의 발에 엎드려 절하고 수없이 돌고 은근하게 앙모하면서 하직하고 물러갔다. 
 
 
 보안 장자를 찾다 

 그 때 선재동자는 법보계 장자에게서 이 해탈문을 듣고 부처님들의 한량없이 알고 보는 데 깊이 들어가고, 보살의 한량없이 훌륭한 행이 편안히 머물고, 보살의 한량없는 방편을 통달하고, 보살의 한량없는 법문을 구하고, 보살의 한량없이 믿고 이해함을 깨끗이 하고, 보살의 한량없는 근기를 예리하게 하고, 보살의 한량없는 욕망을 성취하고, 보살의 한량없는 수행을 통달하고, 보살의 한량없는 서원의 힘을 증장하고, 보살의 이길 이 없는 당기를 세우며, 보살의 지혜를 일으켜 보살의 법을 비추면서 점점 나아갔다. 
 등뿌리 나라에 이르러서는 그 성이 있는 데를 물으며 찾았다. 비록 어려운 일을 당하여도 수고를 생각지 않고 오직 선지식의 가르침을 바로 생각하면서, 항상 가까이 모시고 섬기며 공양하려고 여러 감관을 가다듬고 방일함을 여의었다. 
 그러다가 보문성을 보았는데 백천 마을이 주위에 둘러 있고 성가퀴가 높고 도로가 넓었다. 장자가 있는 것을 보고, 앞에 나아가 엎드려 절하고 합장하고 서서 말하였다. 
 “거룩하신 이여, 저는 이미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었사오나,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배우며 어떻게 보살의 도를 닦는지를 알지 못하옵니다.”
 장자는 말하였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선남자여, 그대가 능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었도다. 나는 모든 중생의 여러 가지 병을 아노니, 풍병·황달병·해소·열병·귀신의 침책·해충의 독과 물에 빠지고 불에 상한 것과 이렇게 생기는 여러 가지 병을 내가 모두 방편으로 치료하노라. 
 선남자여, 시방의 중생들로 병이 있는 이는 모두 나에게 오라. 내가 다 치료하여 쾌차케 하며, 또 향탕으로 몸을 씻기고 향·꽃·영락·좋은 의복으로 잘 꾸며 주고, 음식과 재물을 보시하여 조금도 모자람이 없게 하노라. 
 그런 뒤에 그들에게 각각 알맞게 법을 말하노니, 탐욕이 많은 이는 부정하게 관함을 가르치고, 미워하고 성내는 일이 많은 이는 자비하게 관함을 가르치고, 어리석음이 많은 이는 가지가지 법의 모양을 분별하도록 가르치고, 세 가지가 평등한 이는 썩 나은 법문을 가르치노라. 
 그들로 하여금 보리심을 내게 하려고 모든 부처님의 공덕을 찬탄하며, 크게 가엾이 여기는 생각을 일으키려고 나고 죽는 데 한량없는 고통을 나타내며, 공덕을 늘게 하려고 한량없는 복과 지혜를 모으는 것을 찬탄하며, 큰 서원을 세우게 하려고 모든 중생을 조복하는 것을 칭찬하며, 보현의 행을 닦게 하려고 보살들이 모든 세계에서 온갖 겁 동안에 여러 가지 행을 닦는 것을 말하노라. 
 그들로 하여금 부처의 거룩한 모습을 갖추게 하려고 보시바라밀을 칭찬하며, 부처의 깨끗한 몸을 얻어 온갖 곳에 이르게 하려고 지계바라밀을 칭찬하며, 부처님의 청정하고 부사의한 몸을 얻게 하려고 인욕바라밀을 칭찬하며, 여래의 이길 이 없는 몸을 얻게 하려고 정진바라밀을 칭찬하며, 청정하고 같을 이 없는 몸을 얻게 하려고 선바라밀을 칭찬하며, 여래의 청정한 법의 몸을 드러내려고 반야바라밀을 칭찬하노라. 
 그들로 하여금 세존의 깨끗한 육신을 나타내게 하려고 방편바라밀을 칭찬하며, 중생들을 위하여 모든 겁에 머물게 하려고 원바라밀을 칭찬하며, 청정한 몸을 나타내어 모든 부처님 세계에 지나가게 하려고 력바라밀을 칭찬하며, 청정한 몸을 나타내어 중생들의 마음을 따라 기쁘게 하려고 지바라밀을 칭찬하며, 끝까지 깨끗하고 묘한 몸을 얻게 하려고 모든 착하지 않은 법을 아주 떠날 것을 칭찬하노니, 이렇게 보시하여서 각각 돌아가게 하였느니라. 
 선남자여, 나는 또 여러 가지 향을 만드는 중요한 법을 아노니, 이른바 같을 이 없는 향·신두파라향·이길 이 없는 향·깨닫는 향·아로나발지향·굳은 흑전단향·오락가 전단향·침수향·모든 감관 흔들리지 않는 향이니, 이런 향을 만드는 법을 다 아노라. 
 또 선남자여, 나는 이 향으로 공양하고 여러 부처님을 뵈옵고 소원이 만족하였으니, 이른바 모든 중생을 구호하는 소원·모든 부처님 세계를 깨끗이 하는 소원·모든 여래께 공양하는 소원이니라. 
 또 선남자여, 이 향을 사를 적에 낱낱 향에서 한량없는 향기가 나와 시방 모든 법계와 모든 부처님 도량에 풍기니, 향의 궁궐도 되고 향의 전각도 되며, 이렇게 향 난간·향 담·향 망루·향 창호·향 누각·향 반월·향 일산·향 당기·향 번기·향 휘장·향 그물·향 형상·향 장엄거리·향 광명·향 구름 비가 곳곳에 가득하여 장엄하였느니라. 
 선남자여, 나는 다만 모든 중생으로 하여금 부처님을 두루 보고 기뻐하는 법문만을 알거니와 저 보살마하살들이 큰 약왕과 같아서 보는 이·듣는 이·생각하는 이·함께 있는 이·따라다니는 이·이름을 일컫는 이들이 모두 이 일을 얻어 헛되게 지내는 이가 없으며, 어떤 중생이 잠깐 만나더라도, 반드시 모든 번뇌를 소멸하고 부처님 법에 들어가 모든 괴로움을 여의며, 모든 생사에 무서움이 아주 없어지고, 두려움이 없는 온갖 지혜에 이르며, 모든 늙고 죽는 산이 무너지고 평등하며 고요한 낙에 머무는 일이야, 내가 어떻게 알며 어떻게 그 공덕의 행을 말하겠는가. 
 선남자여, 이 남쪽에 큰 성이 있으니 이름이 다라당이요, 거기 왕이 있으니 이름이 싫은 줄 모름입니다. 그대는 그에게 가서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배우며 보살의 도를 닦느냐고 물으라.”
 그 때 선재동자는 보안 장자의 발에 절하고 한량없이 돌고 은근하게 앙모하면서 하직하고 물러갔다. 
 

 싫은 줄 모르는 왕을 찾다 

 그 때 선재동자는 선지식의 가르침을 기억하고 생각하며, 선지식은 나를 거두어 주고 나를 보호하고, 나로 하여금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물러가지 않게 하리라 생각하였다. 이렇게 생각하고서 환희한 마음·깨끗이 믿는 마음·광대한 마음·화창한 마음·뛰노는 마음·경축하는 마음·묘한 마음·고요한 마음·장엄한 마음·집착이 없는 마음·걸림없는 마음·평등한 마음·자유자재한 마음·법에 머무는 마음·부처님 세계에 두루 가는 마음·부처의 장엄을 보는 마음·십력을 버리지 않는 마음을 내었다. 
 점점 남쪽으로 가면서 나라를 지나고 마을과 도시를 지나서 다라당성에 이르렀다. 싫은 줄 모르는 왕의 있는 데를 물었더니, 사람들은 이렇게 대답하였다. 
 “그 왕은 지금 정전에서 사자좌에 앉아 법으로 교화하여 중생을 조복하는데, 다스릴 이는 다스리고 거두어 줄 이는 거두어 주며, 죄 있는 이는 벌주고 소송을 판결하며, 외롭고 나약한 이는 어루만져 주어서, 모두 살생·훔치는 일·잘못된 음행을 아주 끊게 하고, 거짓말·이간하는 말·욕설·비단 같은 말을 못하게 하며, 또 탐욕과 성내는 일과 잘못된 소견을 여의게 합니다.”
 이 때 선재동자는 여러 사람의 말을 따라 찾아갔다. 
 그 왕이 나라연 금강좌에 앉았는데, 아승기 보배로 평상 다리가 되고 한량없는 보배 형상으로 장엄하였으며, 황금실로 그물을 떠서 위에 덮었고, 여의주로 관을 만들어 머리에 장엄하였으며, 염부단금으로 반월을 만들어 이마에 장엄하고, 제청마니로 귀고리를 만들어 쌍으로 드리웠으며, 가없는 보배로 영락을 만들어 목에 걸었고, 하늘 마니로 팔찌를 만들어 팔을 단장하였다. 
 염부단금으로 일산을 만들었으니, 여러 보배를 사이사이 장식하여 살이 되고, 큰 유리 보배로 대가 되고, 광미 마니로 꼭지가 되었으며, 여러 가지 보배로 만든 풍경에서 아름다운 소리를 내며 큰 광명을 놓아 시방에 두루한 이러한 일산을 그 위에 받았다. 그 아래 앉은 아나라왕은 큰 세력이 있어 다른 무리들을 굴복하매 능히 대적할 이가 없으며, 때 없는 비단을 정수리에 매었고 십천 대신이 앞뒤에 둘러 모시고 나라 일을 처리하였다. 
 그 앞에는 십만 군졸이 있는데, 형상이 추악하고 의복이 누추하며, 무기를 손에 들고 눈을 부릅뜨고 팔을 뽐내어 보는 사람들이 모두 무서워하였다. 
 한량없는 중생들이 왕의 법령을 범하는데, 남의 물건을 훔치거나 목숨을 살해하거나 유부녀를 간통하거나 삿된 소견을 내었거나 원한을 내었거나 탐욕과 질투를 품었거나 하여, 이러한 나쁜 짓을 저질렀으면 몸에 오랏줄을 지고 왕의 앞에 끌려 오며, 저지른 죄에 따라서 형벌을 주는 것이다. 
 손과 발을 끊기도 하고 귀와 코를 베기도 하고, 눈도 뽑고 머리도 찍으며, 가죽을 벗기고 몸을 도려내며, 끓는 물에 삼고, 타는 불에 지지며, 높은 산에 끌고 올라가서 밀어 떨어뜨리기도 하여서, 이런 고통이 한량이 없으니, 부르짖고 통곡하는 형상이 중합대지옥과 같았다. 
 선재동자는 이것을 보고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모든 중생을 이익케 하려고 보살의 행을 구하고 보살의 도를 닦는데, 이 왕이 선한 법은 하나도 없고 큰 죄업을 지으며, 중생을 핍박하여 생명을 빼앗으면서도 장래의 나쁜 길을 두려워하지 않으니, 어떻게 여기서 법을 구하며 대비심을 내어 중생을 구호하겠는가.' 
 이렇게 생각하는데 공중에서 어떤 하늘이 말하였다. 
 “선남자여, 그대는 마땅히 보안 장자의 가르친 말을 생각하라.”
 선재동자는 우러러보면서 말하였다. 
 “나는 언제나 생각하는 것이요, 감히 잊지 아니하노라.”
 하늘이 말하였다. 
 “선남자여, 그대는 선지식의 말을 떠나지 말라. 선지식은 그대를 인도하여 험난하지 않고 편안한 곳에 이르게 합니다. 선남자여, 보살의 교묘한 방편 지혜를 헤아릴 수 없으며, 중생을 거두어 주는 지혜를 헤아릴 수 없으며, 중생을 생각하는 지혜를 헤아릴 수 없으며, 중생을 성숙케 하는 지혜를 헤아릴 수 없으며, 중생을 수호하는 지혜를 헤아릴 수 없으며, 중생을 해탈케 하는 지혜를 헤아릴 수 없으며, 중생을 조복하는 지혜를 헤아릴 수 없느니라.”
 이 때 선재동자는 이 말을 듣고 왕의 처소에 나아가 그 발에 엎드려 절하고 여쭈었다. 
 “거룩하신 이여, 저는 이미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었사오나,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배우며 어떻게 보살의 도를 닦는지를 알지 못하옵니다. 듣자온즉 거룩한 이께서 잘 가르친다 하오니 바라옵건대 말씀하여 주소서.”
 이 때 아나라왕은 왕의 일을 마치고 선재의 손을 잡고 궁중으로 들어가서 함께 앉아서 말하였다. 
 “선남자여, 그대는 내가 있는 궁전을 보라.”
 선재동자는 왕의 말대로 살펴보았다. 그 궁전은 넓고 큼이 비길 데 없으며 모두 묘한 보배로 이루어졌는데 칠보로 담을 쌓아 주위에 둘러 있고, 백천 가지 보배로 누각이 되었는데 가지가지 장엄이 다 아름답고 훌륭하며, 부사의한 마니보배로 짠 그물이 위에 덮였으며 십억 시녀들이 단정하고 아름답고 가고 오는 거동이 볼 만하며, 모든 일이 교묘하여 일어나고 눕고 하는데 공순한 마음으로 뜻을 받잡었다. 
 이 때 아나라왕이 선재에게 말하였다. 
 “선남자여, 어떻게 생각하는가? 내가 만일 참으로 악한 업을 짓는다면, 이런 과보와 이런 육신과 이런 권속과 이런 부귀와 이런 자유자재함을 어떻게 얻었겠는가. 
 선남자여, 나는 보살의 눈어리 같은 해탈을 얻었느니라. 
 선남자여, 나의 국토에 있는 중생들이 살생하고 훔치고, 내지 삿된 소견 가진 이가 많아서, 다른 방편으로는 그들의 나쁜 업을 버리게 할 수 없느니라. 선남자여, 나는 저런 중생을 조복하기 위하여, 나쁜 사람으로 화하여 여러 가지 죄악을 짓고 가지가지 고통을 받는 것이니, 저 나쁜 짓하는 중생들이 보고서 무서운 마음을 내고 싫어하는 마음을 내고 겁나는 마음을 내어 그들이 짓던 모든 나쁜 업을 끊고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게 하려는 것이니라. 
 선남자여, 나는 이렇게 교묘한 방편으로써 중생들로 하여금 십악업을 버리고 십선도를 행하여 끝까지 쾌락하고 끝까지 편안하고 필경에 온갖 지혜의 지위에 머물게 하려는 것이니라. 
 선남자여, 나의 몸이나 말이나 뜻으로 짓는 일이 지금까지 한 중생도 해친 일이 없느니라. 선남자여, 내 마음에는 차라리 오는 세상에 무간 지옥에 들어가 고통을 받을지언정 잠깐만이라도 모기 한 마리나 개미 한 마리를 괴롭게 하려는 생각을 내지 아니하거든, 하물며 사람일까보냐. 사람은 복밭이라, 모든 선한 법을 능히 내는 연고니라. 
 선남자여, 나는 다만 이 눈어리 같은 해탈을 얻었거니와 저 보살마하살들이 죽살이 없는 법의 지혜를 얻고, 모든 세계가 모두 눈어리 같고 보살의 행이 모두 요술과 같고, 모든 세간이 모두 그림자 같고, 모든 법이 모두 꿈과 같은 줄을 알았으며, 실상의 걸림없는 법문에 들어가서 제석천왕의 진주 그물 같은 행을 닦으며, 걸림없는 지혜로 경계에 행하고 모든 것이 평등한 삼매에 들어가서 다라니에 자유자재함을 얻는 일이야, 내가 어떻게 알며 어떻게 그 공덕의 행을 말하겠는가. 
 선남자여, 여기서 남쪽에 성이 있으니 이름은 묘광이요, 왕의 이름은 대광입니다. 그대는 그에게 가서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배우며 보살의 도를 닦느냐고 물으라.”
 이 때 선재동자는 왕의 발에 절하고 수없이 돌고 하직하고 물러갔다. 
 
 
 대광왕을 찾다 

 그 때 선재동자는 한결같은 마음으로 저 왕의 얻은 눈어리 같은 지혜 법문을 생각하며, 저 왕의 눈어리 같은 해탈을 생각하고, 저 왕의 눈어리 같은 법의 성품을 관찰하며, 눈어리 같은 소원을 내고, 눈어리 같은 법을 깨끗이 하고, 모든 눈어리 같은 삼세에 눈어리 같은 변화를 일으키며 이렇게 생각하면서 점점 남쪽으로 갔다. 
 인간의 도시와 마을에 이르기도 하고 거친 벌판과 산골짜기와 험난한 데를 지나면서도 고달픈 생각도 없고 쉬지도 아니하였다. 그러다가 어떤 성에 들어가서 “묘광성이 어디 있습니까?????라고 물었다. 
 사람들은 대답하기를 “이 성이 묘광성이고, 이 성이 대광왕께서 계시는 곳입니다????라고 하였다. 
 선재동자는 기뻐서 뛰놀면서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의 선지식이 이 성중에 있으니, 나는 이제 친히 뵈옵고 보살들의 행하는 행을 들을 것이며, 보살들의 뛰어난 중요한 문을 들을 것이며, 보살들이 증득한 법을 들을 것이며, 보살들의 부사의한 공덕을 들을 것이며, 보살들의 부사의하게 자유자재함을 들을 것이며, 보살들의 부사의한 평등을 들을 것이며, 보살들의 부사의한 용맹을 들을 것이며, 보살들의 부사의한 경계가 엄청나게 청정함을 들을 것이로다.' 
 이렇게 생각하고 묘광성에 들어가서 성안을 둘러 보았다. 금·은·유리·파리·진주·자거·마노의 칠보로 성이 되었고, 칠보로 된 해자가 일곱 겹으로 둘리었는데 팔공덕수가 가득히 찼고, 바닥에는 금모래가 깔리고, 우발라꽃·파두마꽃·구물두꽃·분타리꽃들이 위에 덮였으며, 보배 다라 나무가 일곱 겹으로 줄을 지어 서 있었다. 
 일곱 가지 금강으로 담이 되어 둘리었으니, 이른바 사자광명 금강담·이길 이 없는 금강담·깨뜨릴 수 없는 금강담·무너뜨릴 수 없는 금강담·견고하고 장애 없는 금강담·훌륭한 그물광 금강담·티끌 없이 청정한 금강담이었다. 무수한 마니보배로 사이사이 장엄하고, 가지가지 보배로 성가퀴가 되었다. 
 성의 가로와 세로는 10유순이요, 둘레는 8면인데, 면마다 여덟 문을 내었고, 모두 칠보로 찬란하게 장식하였으며, 비유리 보배로 땅이 되고, 가지가지로 장엄하여 매우 찬란하며, 성안에는 10억의 가로가 있는데, 가로들 사이에는 한량없는 만억 중생이 살고 있으며, 수없는 염부단금 누각에는 비유리 마니그물이 위에 덮이고, 수없는 은 누각에는 적진주 마니그물이 위에 덮이고, 수없는 비유리 누각에는 묘장 마니그물이 위에 덮이고, 수없는 파리 누각에는 때 없는 광 마니왕 그물이 위에 덮이었다. 
 수없는 광명이 세간에 비추는 마니 누각에는 일장마니왕 그물이 위에 덮이고, 수없는 제청마니 누각에는 묘광마니왕 그물이 위에 덮이고, 수없는 중생 바다 마니왕 누각에는 불꽃 광명 마니왕 그물이 위에 덮이고, 수없는 금강 보배 누각에는 이길 이 없는 당기 마니왕 그물이 위에 덮이고, 수없는 흑전단 누각에는 하늘 만다라꽃 그물이 위에 덮이고, 수없는 무등향왕 누각에는 가지각색 꽃 그물이 위에 덮이었다. 
 그 성에는 또 수없는 마니 그물·수없는 보배 풍경 그물·수없는 하늘 향 그물·수없는 하늘 꽃 그물·수없는 보배 형상 그물과 수없는 보배 옷 휘장·수없는 보배 일산 휘장·수없는 보배 누각 휘장·수없는 보배 화만 휘장들이 덮였으며, 간 데마다 보배 일산과 당기·번기를 세웠다. 이 성 중에 누각이 있으니 이름이 정법장이었다. 아승기 보배로 장엄하였는데 광명이 찬란하여 가장 훌륭하기가 비길 데 없어 보는 중생들은 싫은 줄을 모르며 대광왕은 그 가운데 있었다. 
 그 때 선재동자는 이 모든 보물이나 내지 남자·여자나 여섯 대상에는 조금도 애착이 없고, 다만 최고의 법을 생각하여 일심으로 선지식을 만나기만 원하면서 점점 다니다가 대광왕이 거처하는 누각에서 얼마 멀지 아니한 네 길거리에서 여의주 보배로 만든 연화장광대장엄사자좌(蓮華藏黃大莊嚴師子座)에 앉아 있는 것을 보았다. 
 아청유리로 사자좌의 다리를 만들고 황금 비단으로 휘장이 되고, 여러 보배로 그물이 되고 썩 좋은 하늘 옷을 깔았는데, 그 위에 대광왕이 가부하고 않았다. 스물여덟 종의 거룩한 모습과 여든 가지 잘생긴 모습으로 몸을 장엄하였으니 진금산과 같이 빛이 치성하고 맑은 허공에 뜬 해와 같이 광채가 찬란하며 보름달과 같이 보는 이마다 시원해 하고 범천왕이 범천 무리 가운데 있는 것 같으며 큰 바다와 같아서 공덕의 보배가 한정이 없고 설산과 같아서 잘생긴 모습의 숲으로 꾸미었으며, 큰 구름과 같이 법의 우레를 진동하여 여러 무리를 깨우치고 허공과 같이 갖가지 법문의 별들을 나타내며, 수미산처럼 네 가지 빛이 중생의 마음 바다에 비치고 보배섬처럼 여러 가지 지혜 보배가 가운데 가득하였다. 
 왕이 앉은 평상 앞에는 금·은·유리·마니·진주·산호·호박·보패·구슬 등의 모든 보배와 의복·영락과 모든 음식이 한량없고 그지없이 가득 쌓였다. 또 한량없는 백천만억 훌륭한 수레와 백천만억 하늘의 풍류와 백천만억 하늘의 묘한 향과 백천만억 병에 필요한 탕약과 살림사는 도구들의 모든 것이 훌륭하며, 한량없는 젖소는 굽과 뿔이 금빛이요, 한량없는 천억의 단정한 여인들은 기묘한 전단향을 몸에 바르고, 하늘 옷과 영락으로 가지가지 장엄하였으며, 64종의 기능을 모르는 것이 없고, 세상의 인정과 예법을 다 잘 알았다. 
 중생들의 마음을 따라 보시하여 주는데, 성중이나 마을이나 길거리에는 모든 필수품을 쌓아 두고, 길거리마다 20억 보살이 있어서 이런 물건으로 중생들에게 보시하였다. 중생을 두루 거두어 주기 위하며, 중생들을 기쁘게 하기 위하며, 중생들을 뛰놀게 하기 위하며, 중생들의 마음을 깨끗케 하기 위하며, 중생들을 시원케 하기 위하며, 중생들의 번뇌를 없애기 위하며, 중생들로 하여금 모든 이치를 알게 하기 위하며, 중생들을 온갖 지혜의 길에 들어가게 하기 위하며, 중생들이 대적하는 마음을 버리게 하기 위하며, 중생들이 몸과 말과 뜻으로 짓는 나쁜 짓을 여의게 하기 위하며, 중생들의 나쁜 소견을 뽑기 위하며, 중생들로 하여금 모든 업을 깨끗케 하기 위한 연고니라. 
 이 때 선재동자는 땅에 엎드려 그의 발에 절하고 공경하여 오른쪽으로 한량없이 돌고 합장하고 서서 말하였다. 
 “거룩하신 이여, 저는 이미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었사오나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배우며 보살의 도를 닦는지를 알지 못하옵니다. 듣자온즉 거룩한 이께서 잘 가르쳐 주신다 하오니, 바라옵건대 저에게 말씀하여 주소서.”
 왕이 말하였다. 
 “선남자여, 나는 보살의 크게 인자한 당기의 행을 닦으며, 보살의 크게 인자한 당기의 행을 만족하였느니라. 선남자여, 나는 한량없는 백천만억으로 내지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부처님의 처소에서 이 법을 묻고 생각하고 관찰하고 닦아서 장엄하였느니라. 
 선남자여, 나는 이 법으로 왕이 되고 이 법으로 가르치고 이 법으로 거두어 주고 이 법으로 세상을 따라가고 이 법으로 중생을 인도하고 이 법으로 중생을 수행케 하고 이 법으로 중생을 나아가게 하고 이 법으로 중생에게 방편을 주고 이 법으로 중생을 이익하게 하고 이 법으로 중생이 행을 일으키게 하고 이 법으로 중생이 법의 성품에 머물러서 생각케 하며, 이 법으로써 중생들로 하여금 인자한 마음에 머물러서 인자함으로 근본을 삼아 인자한 힘을 갖추게 하며, 이리하여 이익하는 마음·안락한 마음·불쌍히 여기는 마음·거두어 주는 마음·중생을 수호하여 버리지 않는 마음·중생의 괴로움을 뽑기에 쉬는 마음이 없게 하느니라. 
 나는 이 법으로써 중생들로 하여금 끝까지 쾌락하고 항상 기쁘며, 몸에는 괴로움이 없고 마음은 청량하며, 생사의 애착을 끊고 바른 법의 낙을 즐거워하며, 번뇌의 더러움을 씻고 나쁜 업의 장애를 깨뜨리며, 죽살이의 흐름을 끊고 진정한 법의 바다에 들어가며, 모든 중생의 길을 끊고 온갖 지혜를 구하며, 마음 바다를 깨끗이 하여 무너지지 않는 신심을 내게 하노라. 선남자여, 나는 이 크게 인자한 당기의 행에 머물러서 바른 법으로 세간을 교화하느니라. 
 선남자여, 내 나라에 있는 모든 중생은 모두 나에게 공포함이 없느니라. 
 선남자여, 어떤 중생이 빈궁하고 궁핍하여 나에게 와서 구걸하면, 나는 고방 문을 열어 놓고 마음대로 가져 가게 하며 말하기를 '나쁜 짓을 하지 말고 중생을 해치지 말고 여러 가지 소견을 일으키지 말고 집착을 내지 말라. 만일 필요한 일이 있거든 나에게 오거나 네 길거리에 가면, 모든 물건이 갖가지 구비되어 있으니 마음대로 가져가고 조금도 어려워하지 말라'고 하느니라. 
 선남자여, 이 묘광성에 있는 중생들은 모두 보살들로서 대승의 뜻을 내었으며, 마음의 욕망을 따라서 보는 것이 같지 아니하니라. 어떤 이는 이 성이 좁다고 보고, 어떤 이는 이 성이 넓다고 보며, 흙과 자갈로 땅이 된 줄로 보기도 하고, 여러 보배로 장엄한 줄로 보기도 하며, 흙을 모아 담을 쌓은 줄로 보기도 하고, 보배로 쌓은 담이 둘리었다고 보기도 하며, 돌과 자갈이 많아서 땅이 울퉁불퉁하다고 보기도 하고, 한량없는 마니보배로 장엄하여 손바닥처럼 평탄하다고 보기도 하며, 집들이 흙과 나무로 지어졌다고 보기도 하고, 궁전·누각·증대·창호·난간·문들이 모두 보배로 되었다고 보기도 하느니라. 
 선남자여, 만일 중생이 마음이 청정하고 선근을 심었으며, 부처님께 공양하여 온갖 지혜의 길로 나아갈 마음을 내어서 온갖 지혜로써 끝까지 이르는 곳이라고 하거나, 내가 과거에 보살행을 닦을 적에 거두어 주었던 사람이면 이 성이 여러 가지 보배로 장엄하였다고 보지만 다른 이들은 더러운 줄로 보느니라. 
 선남자여, 이 국토에 있는 중생들이 다섯 가지 흐린 세상에서 나쁜 짓을 많이 지었으므로, 내가 가엾이 여기는 마음으로 구호하여 보살들의 인자한 마음이 으뜸이 되어 세간을 따라 주는 삼매에 들어가게 하노라. 이 삼매에 들어가는 때에는, 중생들이 가졌던 무서워하는 마음·해롭게 하는 마음·원수로 생각하는 마음·다투는 마음들이 모두 소멸되나니, 왜냐하면 보살들이 인자한 마음이 으뜸이 되어 세간을 따라 주는 삼매에 들어가면 으레 그렇게 되기 때문이니라. 선남자여, 잠깐만 기다리면 마땅히 보게 되리라.”
 이 때에 대광왕이 이 삼매에 들어가니 그 성의 안팎이 여섯 가지로 진동하며 보배 땅·보배 담·보배 강당·보배 궁전·누각·섬돌·창호 등 모든 것에서 묘한 음성을 내며 왕을 향하여 경례하며, 묘광성 내에 사는 사람들이 모두 한꺼번에 환희하여 뛰놀면서 왕이 있는 데를 향하여 땅에 엎드리고, 마을이나 영문이나 도시에 사는 사람들도 모두 와서 왕을 보고 환희하여 예배하며, 왕의 처소에 가까이 있던 새와 짐승들도 서로 쳐다보고 자비한 마음을 내어 왕에게 향하여 공경하고 예배하며, 모든 산과 들과 초목들도 두루 돌면서 왕을 향하여 예경하고 못·물·샘·강·바다가 모두 넘쳐 솟아서 왕의 앞으로 흘러 갔다. 
 십천의 용왕은 향기 구름을 일으키며 번개치고 뇌성하면서 보슬비를 내리고, 십천의 천왕이 있으니, 도리천왕·야마천왕·도솔타천왕·선변화천왕·타화자재천왕들이 우두머리가 되어 허공에서 여러 가지 풍악을 잡히고, 무수한 천녀들은 노래하고 찬탄하면서 수없는 꽃 구름·수없는 향 구름·수없는 보배 화만 구름·수없는 보배 옷 구름·수없는 보배 일산 구름·수없는 보배 당기구름·수없는 보배 번기 구름을 비내리며 공중에 장엄하여 왕에게 공양하였다. 
 이라바나 큰 코끼리는 자유로운 힘으로 공중에서 무수한 큰 보배 연꽃을 펴 놓으며, 무수한 보배 영락·무수한 보배 띠·무수한 보배 화만·무수한 보배 장엄거리·무수한 보배 꽃·무수한 보배 향 등의 갖가지 기묘한 것을 드리워 훌륭하게 장엄하고, 무수한 채녀들은 가지가지로 노래하고 찬탄하였다. 
 염부제 안에 또 한량없는 백천만억 나찰왕·야차왕·구반다왕·비사차왕들이 있는데, 바다에 있기도 하고 육지에 살기도 하면서, 피를 마시고 살을 먹어 중생을 해치던 것들이, 자비심을 일으키고 이익한 일을 행하며, 뒷세상을 분명히 알고 나쁜 업을 짓지 아니하며, 공경하고 합장하여 왕에게 예배하였다. 
 염부제와 같이 다른 세 천하와 내지 삼천대천세계와 시방의 백천만억 나유타 세계에 있는 모든 악독한 중생들도 모두 그러하였다. 
 이 때 대광왕이 삼매에서 일어나 선재동자에게 말하였다. 
 “선남자여, 나는 다만 이 보살의 크게 인자함이 으뜸이 되어 세간을 따라 주는 삼매문을 알거니와 저 보살마하살들은 높은 일산이 되나니 여러 중생을 두루 그늘 지어 덮어 주는 연고며, 행을 닦음이 되나니, 하품·중품·상품의 행을 평등하게 행하는 연고며, 땅덩이가 되나니 인자한 마음으로 모든 중생을 맡아 지니는 연고며, 보름달이 되나니 복덕의 광명이 세간에 평등하게 나타나는 연고며, 청정한 해가 되나니 지혜의 빛으로 모든 알아야 할 경계를 비추는 연고며, 밝은 등불이 되나니 모든 중생의 마음 속 어둠을 깨뜨리는 연고며, 물 맑히는 구슬이 되나니 중생들의 마음 속 속이고 아첨하는 흐림을 밝히는 연고며, 여의주가 되나니 모든 중생의 소원을 만족케 하는 연고며, 큰 바람이 되나니 중생들로 하여금 빨리 삼매를 닦아서 온갖 지혜의 성중에 들어가게 하는 연고니라. 
 그런 것이야 내가 어떻게 그 행을 알고 그 덕을 말하며, 그 복덕의 큰 산을 측량하고 그 공덕의 별을 우러르며, 그 서원의 바람 둘레를 관찰하고 그 깊은 법문에 들어가며, 그 장엄한 큰 바다를 보이고 그 보현의 행하는 문을 밝히며, 그 삼매의 굴을 열어 보이고 그 대자비한 구름을 찬탄하겠는가. 
 선남자여, 여기서 남쪽에 한 서울이 있으니 이름이 잘 머무는 데며, 거기 우바이가 있으니 이름이 부동입니다. 그대는 그에게 가서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배우며 보살의 도를 닦느냐고 물으라.”
 이 때 선재동자는 왕의 발에 엎드려 절하고 수없이 돌고 은근하게 앙모하면서 하직하고 물러갔다. 

 
 부동 우바이를 찾다 

 그 때 선재동자는 묘광성에서 나와 길을 걸어 가면서 바른 생각으로 대광왕의 가르침을 생각하고, 보살의 크게 인자한 당기의 수행하는 문을 기억하며, 보살의 세간을 따라 주는 삼매의 광명문을 생각하며, 그 부사의한 서원과 복덕의 자유자재한 힘을 증장하며, 그 부사의한 중생을 성숙시키는 지혜를 견고히 하며, 그 부사의한 함께 수용하지 않는 큰 위덕을 관찰하며, 그 부사의한 차별한 모양을 기억하며, 그 부사의한 청정한 권속을 생각하며, 그 부사의한 짓는 업을 생각하고서는, 환희하는 마음을 내고 깨끗한 신심을 내며 맹렬하게 날카로운 마음을 내고 즐기는 마음을 내며 뛰노는 마음을 내고 다행해 하는 마음을 내며 흐리지 않은 마음을 내고 청정한 마음을 내며 견고한 마음을 내고 광대한 마음을 내며 다함이 없는 마음을 내었다. 
 이렇게 생각하고는 슬픈 듯이 눈물 흘리면서 '선지식은 진실로 희유하여 모든 공덕의 처소를 내며, 모든 보살의 행을 내며, 모든 보살의 깨끗한 생각을 내며, 모든 다라니 바퀴를 널리 내며, 모든 삼매의 광명을 내며, 모든 부처님의 법 비를 널리 내리며, 모든 보살의 서원한 문을 나타내 보이며, 생각할 수 없는 지혜의 광명을 내며, 모든 보살의 뿌리와 싹을 증장한다'고 생각하였다. 
 또 생각하기를 '선지식은 모든 나쁜 길을 널리 구호하며 여러 평등한 법을 널리 연설하며, 모든 평탄하고 험난한 길을 널리 보이며 대승의 깊은 이치를 널리 열며, 보현의 모든 행을 널리 권하여 일으키며, 온갖 지혜의 성에 널리 인도하여 이르게 하며, 법계의 큰 바다에 두루 들어가게 하며, 삼세의 법 바다를 널리 보게 하며, 여러 성인의 도량을 널리 주며, 모든 흰 법을 널리 증장케 한다'고 하였다. 
 선재동자가 이렇게 슬퍼하고 생각할 때에 항상 따라다니며 보살을 깨우쳐 주는 여래의 심부름하는 하늘이 공중에서 말하였다. 
 “선남자여, 선지식의 가르치는 대로 수행하면 부처님 세존이 모두 환희하며, 선지식의 말을 순종하면 온갖 지혜의 지위에 가까워지며, 선지식의 말에 의혹이 없으면 모든 선지식을 항상 만날 것이며, 마음을 내어 항상 선지식을 떠나지 않으려 하면, 모든 이치를 구족하게 되리라. 선남자여, 그대는 잘 머무는 서울에 가라. 부동 우바이 큰 선지식을 만나게 되리라.”
 이 때 선재동자는 그 삼매의 지혜 광명에서 일어나서 점점 가다가 잘 머무는 서울에 이르러 “부동 우바이가 어디에 있습니까?????고 두루 물었다. 
 한량없는 사람들은 다 대답하였다. 
 “선남자여, 부동 우바이는 처녀로서 집에서 부모의 보호를 받으면서 한량없는 그의 친족들에게 묘한 법을 말합니다.”
 선재동자는 이 말을 듣고 기쁘기가 부모를 본 듯하여 곧 부동 우바이의 집에 가서 집안으로 들어섰다. 그 집에서는 금빛 광명이 두루 비치는데, 이 광명을 받는 이는 몸과 뜻이 청량하였다. 
 선재동자는 광명이 몸에 비치매 곧 5백 가지 삼매의 문을 얻었으니, 이른바 모든 희유한 모양을 아는 삼매의 문·고요함에 들어가는 삼매의 문·모든 세간을 멀리 여의는 삼매의 문·넓은 눈으로 모두 버리는 삼매의 문·여래장 삼매의 문 등 5백 가지 삼매의 문이었다. 이 삼매의 문을 얻었으므로 몸과 마음이 부드럽기가 이레된 태와 같으며, 또 묘한 향기를 맡으니 하늘·용·건달바 등 사람과 사람 아닌 이에게 있는 향이 아니었다. 
 선재동자가 그의 처소에 나아가 공경하며 합장하고 한결같은 마음으로 살펴보았다. 그 용모는 단정하고 기묘하여 시방세계의 모든 여인들로는 미칠 수 없거늘, 하물며 그보다 지나갈 이가 있겠는가. 다만 여래의 정수리에 물을 부은 모든 보살은 제외할 것이다. 
 입에서 묘한 향기가 나오는 일과 궁전의 장엄과 그 권속들도 그와 같을 이가 없거늘, 하물며 그보다 지나갈 이가 있겠는가. 시방세계의 모든 중생이 이 우바이에게는 물드는 마음을 일으키는 이가 없으며, 잠깐 보기만 하여도 모든 번뇌가 스스로 소멸합니다. 마치 백만의 대범천왕은 결정코 욕심 세계의 번뇌가 생기지 않듯이, 이 우바이를 보는 이의 번뇌도 그와 같으며, 시방 중생들이 이 여인을 보고는 싫은 생각이 없나니, 다만 큰 지혜를 구족한 이는 제외할 것이다. 
 이 때 선재동자는 허리를 굽혀 합장하고 바른 생각으로 관찰하였다. 이 여인의 몸은 자유자재하여 헤아릴 수 없으며, 빛깔과 용모는 그와 같을 이가 이 세상에는 없고 광명은 사무쳐 비추어 그를 장애할 것이 없어서 중생들을 위하여 많은 이익을 지으며, 털구멍에서는 묘한 향기가 항상 나오고, 권속이 그지없고 궁전이 제일이며, 공덕이 깊고 넓어서 끝닿은 데를 알 수 없으므로 환희한 마음을 내어 게송으로 찬탄하였다. 
 
 청정한 계를 항상 지키고 
 넓고 큰 참음 닦아 행하며 
 꾸준히 노력하여 물러가지 않으니 
 광명이 온 세계에 밝게 비치네. 
 
 선재동자는 게송을 마치고 여쭈었다. 
 “거룩하신 이여, 저는 이미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었사오나,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배우며, 어떻게 보살의 도를 닦는지를 알지 못하옵니다. 듣자온즉 거룩한 이께서 잘 가르치신다 하오니 바라옵건대 말씀하여 주소서.”
 이 때 부동 우바이는 보살의 부드러운 말과 뜻에 맞는 말로 선재동자를 위로하여 말하였다. 
 “훌륭하다, 훌륭다. 선남자여, 그대는 능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었도다. 선남자여, 나는 보살의 꺾을 수 없는 지혜장 해탈문을 얻었으며, 보살의 견고하게 받아 지니는 수행의 문을 얻었으며, 보살의 모든 법에 평등한 모두 지니는 문을 얻었으며, 보살의 모든 법을 밝히는 변재의 문을 얻었으며, 보살의 모든 법을 구하여 고달픔이 없는 삼매의 문을 얻었노라.”
 선재동자가 말하였다. 
 “거룩하신 이여, 보살의 꺾을 수 없는 지혜장 해탈문과 내지 모든 법을 구하여 고달픔이 없는 삼매의 문은 그 경계가 어떠합니까?”
 아가씨는 대답하였다. 
 “선남자여, 그것은 알기 어려우니라.”
 선재는 또 말하였다. 
 “바라옵건대 거룩하신 이여, 부처님의 신통을 받자와 말씀하여 주소서. 저는 선지식을 인하여 능히 믿고 받아 지니고 알고 통달하오며, 나아가 관찰하고 닦아 익히며 순종하여 모든 분별을 떠나서 끝까지 평등하겠습니다.”
 우바이가 말하였다. 
 “선남자여, 지난 세상에 때 여읜 겁이 있었는데 부처님의 명호는 수비였고, 전수라는 국왕이 있어 한 명의 딸을 두었으니 그가 곧 나의 몸이다. 그 때 음악 소리가 그쳤을 밤중에 부모와 형제는 모두 잠에 들었고, 5백의 동녀들도 자고 있었다. 나는 누각 위에서 별을 보고 있다가 허공에 계시는 그 부처님을 뵈오니 보배산과 같았고, 한량없고 그지없는 하늘·용 등의 팔부신장과 보살들이 둘러 모시었으며, 부처님 몸에서 큰 광명 그물을 놓아 시방세계에 두루하는데 나는 그 향기를 맡고 몸이 부드러워지고 마음이 환희하였다. 
 나는 누각에서 내려와 땅에 서서 열 손가락을 모아 부처님께 예배하였고, 또 부처님을 살펴보았으나 정수리를 볼 수 없었으며, 좌우를 살펴보았으나 끝닿은 데를 알 수 없었고, 부처님의 거룩한 모습과 잘생긴 모양을 생각하였으나, 만족하지 아니하였다. 나는 생각하기를 '부처님 세존께서는 어떠한 업을 지어서, 이렇게 훌륭한 몸을 얻었으며, 거룩한 모습이 원만하고 광명이 구족하며, 권속을 많이 두고 궁전이 장엄하며, 복덕과 지혜가 청정하고 다라니와 삼매가 부사의하며, 신통이 자재하시고 변재가 걸림이 없는가' 하였노라. 
 선남자여, 그 때 여래께서 나의 생각을 아시고 말씀하시기를 '너는 깨뜨릴 수 없는 마음을 내어 모든 번뇌를 없애라. 이길 이 없는 마음을 내어 모든 집착을 깨뜨려라. 물러가지 않는 마음을 내어 깊은 법문에 들어가라. 참고 견디는 마음을 내어 나쁜 중생을 구호하라. 의혹이 없는 마음을 내어 모든 길에 태어나라. 만족이 없는 마음을 내어 부처님 뵈오려는 생각을 쉬지 말라. 만족할 줄 모르는 마음을 내어 모든 여래의 법 비를 받으라. 옳게 생각하는 마음을 내어 모든 부처님의 광명을 내라. 크게 머물러 지니는 마음을 내어 여러 부처님의 법륜을 굴려라. 널리 유통하려는 마음을 내어 중생의 욕망을 따라 법보를 널리 베풀라' 하시었느니라. 
 선남자여, 나는 그 부처님 계신 데서 이러한 법을 듣고, 온갖 지혜를 구하며 부처의 십력을 구하며 부처의 육신을 구하며 부처의 잘생긴 모습을 구하며 부처의 모인 대중을 구하며 부처의 국토를 구하며 부처의 위의를 구하며 부처의 수명을 구하였노라. 이런 마음을 내니 그 마음이 견고하기 금강과 같아서 모든 번뇌나 이승들로는 깨뜨릴 수 없었느니라. 
 선남자여, 내가 이 마음을 낸 후부터 염부제의 티끌 수 겁을 지내면서 탐욕을 생각하는 마음도 내지 않았는데, 하물며 그런 일을 행하였겠는가. 저러한 겁 동안에 나의 친족에게도 성내는 마음을 일으키지 않았는데 하물며 다른 중생에게 일으켰겠는가. 저러한 겁 동안에 나의 몸에도 나라는 소견을 내지 않았는데, 하물며 모든 도구에 내 것이란 생각을 내었겠는가. 저러한 겁 동안에 죽을 때·날 때·태에 들었을 때에 한 번도 미혹하여 중생이란 생각이나 기억이 없는 마음을 내지 않았는데, 하물며 다른 때이겠는가. 
 저러한 겁 동안에 꿈 속에서 한 부처님을 뵈온 것도 잊지 않았는데, 하물며 보살의 열 가지 눈으로 본 것이겠는가. 
 저러한 겁 동안에 받아 지닌 여러 부처님의 바른 법을 한 글자 한 구절도 잊지 않았고, 내지 세속의 말까지도 잊지 않았는데, 하물며 부처님의 입으로 말씀한 것이겠는가. 저러한 겁 동안에 받아 지닌 모든 여래의 법 바다에서 한 글자 한 구절도 생각하지 않는 것이 없고 관찰하지 않는 것이 없으며, 내지 세속의 법도 역시 그러하니라. 저러한 겁 동안에 이러한 모든 법 바다를 받아 지니고 일찍이 한 법에서도 삼매를 얻지 못한 것이 없으며, 내지 세간의 기술의 법에서도 낱낱이 그러하였느니라. 저러한 겁 동안에 모든 여래의 법륜을 머물러 지녔으며 지니는 곳마다 한 글자 한 구절도 버린 적이 없으며, 한 번도 세상 지혜를 내지 않았으나, 오직 중생을 조복하기 위한 것은 제외할 것입니다. 저러한 겁 동안에 부처 바다를 뵈옵고 한 부처님에게서도 청정한 서원을 성취하지 못한 것이 없으며, 내지 여러 화신 부처님에게서도 역시 그러하였느니라. 저러한 겁 동안에 여러 보살들이 묘한 행을 닦는 것을 보고 한 가지 행도 내가 성취하지 못한 것이 없느니라. 
 저러한 겁 동안에 내가 본 중생들 중에서 한 중생에게도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도록 권하지 않은 적이 없으며, 한 중생에게도 성문이나 벽지불의 뜻을 내도록 권한 일이 없느니라. 저러한 겁 동안에 모든 부처의 법에 대하여 한 글자 한 구절에도 의혹을 내지 않고 두 가지 생각을 내지 않고, 분별하는 생각을 내지 않고 갖가지 생각을 내지 않고, 집착하는 생각을 내지 않고 낫다 못하다는 생각을 내지 않고, 사랑하고 미워하는 생각을 내지 않았느니라. 
 선남자여, 나는 그 때부터 항상 부처님을 보고 보살을 보고 진실한 선지식을 보았으며, 항상 부처님의 서원을 듣고 보살의 행을 듣고 보살의 바라밀 문을 듣고 보살의 처지인 지혜의 광명 문을 듣고, 보살의 무진장 문을 듣고, 그지없는 세계의 그물에 들어가는 문을 듣고, 그지없는 중생계를 내는 원인의 문을 들었으며, 항상 청정한 지혜의 광명으로 모든 중생의 번뇌를 없애고, 항상 지혜로 모든 중생의 선근을 생장케 하고, 항상 모든 중생의 좋아함을 따라 몸을 나타내고, 항상 청정하고 훌륭한 말로 법계의 모든 중생을 깨우치노라. 
 선남자여, 나는 보살이 온갖 법을 구하여 싫음이 없는 장엄문을 얻었고, 나는 모든 법이 평등한 지위의 다 지니는 문을 얻어서, 헤아릴 수 없이 자재한 신통 변화를 나타내는 것을 그대는 보고자 하느냐?”
 선재동자는 진심으로 보기를 원한다고 말하였다. 그 때 부동 우바이는 용장사자좌에 앉아서, 모든 법을 구하여 싫음이 없는 장엄삼매문과 공하지 않은 바퀴 장엄 삼매문과 십력의 지혜 바퀴가 앞에 나타나는 삼매문과 불종무진장삼매문에 들어갔으며, 이렇게 만 가지 삼매문에 들어갔다. 
 이 삼매문에 들어갈 때에 시방으로 각각 말할 수 없는 부처님 세계의 티끌 수 세계가 여섯 가지로 진동하며 다 청정한 유리로 이루어졌고, 낱낱 세계마다 백억 사천하와 백억 여래가 있는데, 어떤 이는 도솔천에 계시고, 혹은 열반에 들기도 하며, 낱낱 여래께서 광명 그물을 놓아 법계에 두루하니, 도량에 모인 대중이 청정하게 둘러 있으며, 미묘한 법륜을 굴리어 중생들을 깨우쳤다. 
 이 때 부동 우바이가 삼매에서 일어나 선재에게 말하였다. 
 “선남자여, 그대는 이것을 보는가?”
 선재는 말하였다. 
 “예. 저는 모두 보았습니다.”
 우바이가 말하였다. 
 “선남자여, 나는 다만 이 모든 법을 구하여 싫음이 없는 삼매의 광명을 얻고, 모든 중생에게 미묘한 법을 말하여 기쁘게 하거니와 저 보살마하살들이 가루라처럼 허공으로 다니면서 걸림없이 모든 중생 바다에 들어가서 선근이 성숙한 중생을 보고는 곧 들어다가 열반의 저 언덕에 두며, 또 장사꾼들처럼 보배 섬에 들어가서 여래의 십력과 지혜의 보배를 구하며, 또 고기잡는 사람처럼 바른 법의 그물을 가지고 생사의 바다에 들어가 애욕의 물 속에서 중생들을 건져내되, 마치 아수라왕이 세 세계의 큰 성과 번뇌의 바다를 흔들 듯하느니라. 
 또 해가 허공에 뜨듯이 애욕의 진흙에 비추어 마르게 하며, 또 보름달이 허공에 뜨듯이 교화 받을 사람의 마음 꽃을 피게 하며, 또 땅덩이가 두루 평등하듯이 한량없는 중생이 머물러 있으면서 모든 선한 법의 싹을 증장케 하며, 또 큰 바람이 향하는 곳에 걸림이 없듯이, 모든 나쁜 소견의 나무를 뽑아 버리며, 또 전륜왕처럼 세간에 다니면서 네 가지 거둬 주는 일로 중생들을 거두어 주는 일이야 내가 어떻게 알며 어떻게 그 공덕의 행을 말하겠는가. 
 선남자여, 여기서 남쪽에 큰 성이 있으니 이름이 한량없는 도살라요, 거기 출가한 외도가 있으니 이름이 변행입니다. 그대는 그에게 가서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배우며 보살의 도를 닦느냐고 물으라.”
 그 때 선재동자는 그의 발에 예배하고 한량없이 돌고 은근하게 앙모하면서 하직하고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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