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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열 가지 받음(十受)

 

 

그 때에 승만 부인은 부처님께서 수기를 내리시는 것을 듣고난 후, 공경한 마음으로 일어서 열 가지 큰 것을 받았다.
“세존이시여, 저는 오늘부터 깨달음을 이룰 때까지 받은 계율에 대하여 범할 생각을 내지 않겠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오늘부터 깨달음을 이룰 때까지 여러 어른들에 대하여 거만한 마음을 내지 않겠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오늘부터 깨달음을 이룰 때까지 여러 중생들에 대하여 성내는 마음을 일으키지 않겠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오늘부터 깨달음을 이룰 때까지 다른 이의 잘생긴 모습이나 아름다운 물건에 대하여 시기하는 마음을 일으키지 않겠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오늘부터 깨달음을 이룰 때까지 안팎으로 모든 것에 대하여 아끼는 마음을 내지 않겠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오늘부터 깨달음을 이룰 때까지 제 몸을 위하여서는 재물을 축적하느니, 받은 것이 있으면, 모두 가난하고 곤궁한 중생들을 구제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오늘부터 깨달음을 이룰 때까지 제 자신을 위한 4섭법(攝法)을 행하지 않고, 온갖 중생들을 위해서 애착하지 않는 마음과 만족함이 없는 마음과 거리낌이 없는 마음으로 중생을 섭수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오늘부터 깨달음을 이룰 때까지 만일 고독하여 의지할 데 없거나, 구금을 당하였거나, 병이 나거나, 가지가지 액난과 곤란을 만난 중생들을 보게 되면 잠깐도 그냥 버리지 않겠고, 반드시 그를 편안케하기 위하여 의리로 도와주고 그 고충에서 벗어나게 한 뒤에야 떠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오늘부터 깨달음을 이룰 때까지 만일 중생을 붙잡거나 기르거나 하는 여러 가지 나쁜 짓과 모든 계율을 범하는 것을 보게 되면 끝내 내버려 두지 아니하겠고, 제가 힘을 얻는 때에 여러 곳에서 이런 중생들을 보고는 조복할 것은 조복케 하고, 섭수할 것은 섭수케 하겠습니다. 왜냐하면, 조복하고 섭수함으로써 불법이 오래 머물러 있게 되고, 불법이 오래 머물러 있으면 천상 사람·인간 사람들이 많아지고, 나쁜 갈래(惡道)가 점점 줄어져서 여래께서 굴리시는 진리의 수레바퀴가 굴리게 될 것입니다. 이런 이익이 있을 것이므로 조복하고 섭수하여 버리지 않겠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오늘부터 깨달음을 이룰 때까지 올바른 법을 거두어 지니어 잊어버리지 않겠습니다. 그 까닭을 말하면, 올바른 법을 잊어버리는 것은 곧 대승을 잊는 것이요, 대승을 잊는 것은 바라밀 수행을 잊는 것이요, 바라밀 수행을 잊는 것은 대승을 하고자 하지 않는 것입니다. 만일 보살로서 대승을 결정코 하고자 하지 않는 이는 결정코 올바른 법을 거두어 지니지 못할 것이며, 좋아함을 따라서 들어가려 할지라도 영원히 범부를 뛰어넘지 못할 것입니다. 저는 이러한 한량없는 큰 허물을 보았사오며, 또 이 다음에 올바른 법을 거두어 지니는 보살마하살들의 한량없는 이익을 보았사오매, 이렇게 크게 받을 것을 받나이다.

진리의 주인이신 세존이시여, 이 자리에서 저를 증명하옵소서. 
오직 불세존만이 여기에서 증명하여 아실 것이오나, 모든 중생들은 선근이 적은 탓으로, 혹은 의심을 일으키기도 할 것입니다. 이 열 가지 크게 받는 것이 끝까지 도달하기 어려운 것이오매, 저 중생들이 기나긴 밤중에 옳은 이익을 받지 못하여 안락한 생활을 얻지 못합니다. 저들을 안락케 하기 위하여 지금 부처님 앞에서 진실한 서원을 말씀하오니, 제가 이 열 가지 크게 받을 것을 받고 말씀하신 것같이 실행하게 될 것이면, 이 대중 가운데 하늘 꽃이 내려오며 하늘의 미묘한 음성이 들려지이다.”
이 말이 미처 끝나기도 전에 공중에서 하늘 꽃이 내리고, 미묘한 음성이 나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그렇다, 그렇다. 네가 말한 바와 같아서 조금도 다르지 아니하리라.”
이때에 일체 대중들이 미묘한 꽃을 보며 소리를 듣고는 온갖 의혹이 없어지고, 한량없이 뛸 듯이 즐거워하면서 항상 승만 부인과 함께 한 곳에 태어나서 함께 수행하기를 발원하였다. 
그래서 세존께서는 일체 대중들에게 그들의 소원대로 성취되리라고 수기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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