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대 누른 꽃 이 경지여
흰 구름 흐르는 물은 천진을 드러내네
이 모두 우리의 수용하는 물건이니
마음대로 사용하는 데 걸림이 없네

翠竹黃花非外境
白雲流水露天眞
頭頭盡是吾家物
信手拈來不是塵

불교를 신앙하려면 먼저 신앙의 대상인 부처님을 올바르게 인식해야 한다. 석가모니 부처님을 비롯해 아미타여래, 감로왕여래, 미륵부처님 등 셀 수 없이 많은 부처님들이 과거, 현재, 미래에 걸쳐 존재하지만, 이 사바세계의 교주는 석가여래이다.

그러나 진리의 관점에서 보면, 마음이 청정하면 그것이 곧 부처님이다. 마음이 바로 부처라는 이 말에서 마음은 단지 하나의 이름에 불과하고, 그 본질은 청정한 자리, 바로 부처이다.

우리가 알아야 할 불법에는 팔만사천의 법문이 있으며, 셀 수 없이 많은 가르침이 우리를 진리의 세계로 이끌어준다. 그런데 가장 핵심적으로 법이 무엇인가 묻는다면, 그것은 마음의 광명스러움이다. 이 말을 막연히 추상적으로 받아들여선 안 된다. 실제로 마음의 광명이 곧 불법이다.

승가 구성원을 비구 또는 비구니라 부르며 이를 통틀어 '승'이라고 한다. 여기서 승은 마음이 청정하고 광명스러워 어떤 장애도 없음을 뜻하며, 이를 '도'라 부르기도 한다.

도는 진리이며 우리가 찾고자 하는 자리이자 우리 인생의 생명과도 같다. 도를 찾는 것은 곧 자기 생명을 구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불법승 삼보를 진리의 관점에서 표현하자면 위와 같으나, 더 간명하게 말하면 벼는 부처요, 보리는 법이며, 콩은 승이다. 이 말은 쉬운 듯 어렵고 해석을 덧붙이지 않는다. 이는 스스로 도를 깨달을 때 그 의미가 드러난다.

우리 몸엔 열 개의 구멍이 있다. 두 눈, 코 두 개, 귀 두 개, 입 하나, 용변을 보는 두 곳과 배꼽까지 더해 열 개다. 다른 구멍은 열어둬도 괜찮지만, 배꼽은 생명의 근원이 된 곳으로 꼭 닫혀 있어야 한다. 배꼽이 열리면 바람이 들어가 목숨을 잃게 된다.

삶에서 은유적으로 보면, 시어머니가 되어 자녀를 결혼시키고 가정을 꾸릴 때에도 입을 조심해야 한다. 잔소리를 많이 하면 마치 배꼽을 여는 것과 같아 해로울 수 있다. 속담에 "시어머니 잔소리는 빌려서라도 한다"는 말이 있지만, 진리는 말로 모두 설명할 수 없는 법이다. 마치 닫힌 배꼽처럼 침묵 속에서 조화를 이루는 것이 가정을 화목하게 만든다. 이러한 법을 배우려면 삶이 무상함을 자각하고 우주 만물이 허망함을 철저히 깨달아야 비로소 발심하여 수행에 나설 수 있다.

예로 순치황제가 발심해 스님이 된 일이 있다. 그의 시에 이런 구절이 있다.

얼마나 많았던 영웅들이  
저 흙 속에 누워 말없이 잠들었는가  
올 때는 기뻐하고 갈 때는 슬퍼한다네  
덧없이 인간 세상 떠돌던 나그네들  

古來多少英雄漢  
南北東西臥土泥  
來時歌喜去時悲  
空在人間走一回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길 "남에게 돌려줄 수 있는 것은 자연히 네 자신이 아니지만, 돌려줄 수 없는 그것은 네 자신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라 하셨다.

諸可還者 自然非汝 不汝還者 非汝而誰  

이는 우리가 물질적 소유물이나 심지어 몸과 장부조차 남에게 줄 수 있지만, 줄 수 없는 무언가가 하나 있다는 뜻이다. 그것이 곧 나 자신임을 말한다. 부처님께서 아난존자에게 이런 말씀을 전하며 귀에 못이 박히도록 길잡이 역할을 하신 것이다.

따라서 우리 안에 있는 이 고요하고 밝은 자리를 찾아야 한다.
이 자리를 찾아야 한다. 이 자리 참으로 소소령령한, 자기에게 있는 이 자리를 찾아야 한다.

눈썹과 눈꺼풀이 가장 친하고
콧구멍과 입술이 그중 가깝네
아주 친하면서 어찌 서로 보지 못하나
이 모두 한 몸이로세

오늘은 일곱 내일은 여덟
이렇게 알았다 하면
옛 사람의 뜻은 저버리는 것일세

眉毛眼睫最相親
鼻孔脣皮作近隣
至近因何不相見
都緣一體是全身

今日七來日八
如是認得去
埋沒古人心

보고 듣고 깨닫고 아는데 거리낌이 없고
소리 향기 맛 촉감은 늘 삼매로다
마치 새가 공중을 나는 것과 같아서
취함과 버림, 사랑과 미움이 모두 떠났네
이렇게 본래 무심한 경지에 이르면
비로서 관자재보살이라네

見聞覺知無障碍
聲香味觸常三味
如鳥空中只魔飛
無取無捨無憎愛
若會應處本來心
始得名爲觀自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