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秦)나라 예주 방림리에 두 동자가 함께 발심하여 집을 나와 임야사에 가서 입산하였다.
한 아이의 이름은 종심이요, 다른 아이의 이름은 달정이라 하였다.
이 두 사람이 태양산 서쪽 봉우리 한 계곡을 사이에 두고 초암 움막을 만들어 함께 수도해서 견성하여 많은 중생을 교화하기를 발원하고 고락을 같이 나누며 목숨을 걸고 수행하였다. 그러나 도중에 불행히 달정 수좌는 도를 깨닫지 못하고 죽었고, 종심 수좌는 도를 깨닫고 동관원이라는 곳에 있으면서 달정 수좌가 이 세상에 다시 환생하여 돌아오기를 기대하였더니, 달정이가 과연 다시 환생하여 출가하였는데 이름은 문원이라 하였다.
하루는 문원이가 개를 안고 조주 종심 선사에게 가서 묻기를
“개한테도 불성이 있습니까?”
조주 선사가 대답했다.
“없다.”
이 말 아래 문원 선사가 도를 깨달았다.
이로부터 천하의 납자들이 모두
‘조주가 무엇 때문에 개가 불성이 없다고 하였는고?’하는 이것을 화두로 삼아서,
오늘에 이르도록 이 구자무불성(狗子無佛性) 화두를 참구하는 사람이 많았다.
예주 땅은 종심 선사가 도를 얻은 후부터 조주라고 지명이 바뀌었다.
그 후에 다시 어떤 스님이 조주 스님께 묻기를
“개가 불성이 있습니까, 없습니까?”
조주 스님의 말했다.
“있느니라.”
“이미 불성이 있으면 어찌 그런 가죽을 썼습니까?”
“다른 사람을 위하여 알면서도 짐짓 범하였느니라.”
또 어떤 스님이 묻기를
“개도 불성이 있습니까, 없습니까?”
“없느니라.”
“일체 중생이 불성이 있는데 개는 어찌하여 없습니까?”
“업식(業識)이 있는 까닭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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