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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거두어들임(攝受)

 

4. 거두어들임(攝受)

이때에 승만 부인은 부처님께 다음과 같이 여쭈었다.
“제가 지금 부처님의 위신력을 받들어 다시 조복(調伏)하는 큰 원이 진실하여 틀림없는 것을 말씀드리려 합니다.”
부처님께서는 대답하셨다.
“네 생각대로 말하라.”
승만이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보살들이 세운 바 항하의 모래같이 많은 원이 모두 큰 원 한 가지에 들어가는 것이오니, 그것은 바른 법을 거두어 들이는 것입니다. 바른 법을 거두어들이는 것은 진실로 큰 원이 됩니다.”
부처님께서는 승만을 칭찬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지혜와 방편이 깊고 미묘하다. 너는 오랫동안에 많은 선근을 심은 것이니, 이 다음 중생들로서 오랫동안 선근을 심은 이는 네가 말하는 뜻을 알아들으리라. 네가 말한대로 바른 법을 거두어들인다는 것은, 지난 세상 부처님들과 오는 세상 부처님들과 지금 계시는 부처님들이 이미 말씀하셨고, 지금 말씀하시고 장차 말씀하실 것이며, 지금 위없는 깨달음을 얻은 나도 이 바른 법을 거두어들이는 것을 말하느니라. 이렇게 내가 말하는 바른 법을 거두어 들이는 공덕이 그지없으므로 여래의 지혜와 언변도 그지없느니라. 왜냐하면 바른 법을 거두어 들이는 것이 큰 공덕이 되고 큰 이익이 되는 까닭이니라.”
승만은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제가 부처님의 위신력을 받들어 바른 법을 거두어들이는 것이 크고 넓은 이치를 말하겠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곧 말하라.”
승만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바른 법을 거두어들이는 뜻이 크고 넓다는 것은 곧 한량이 없으며, 온갖 불법을 얻어 팔만 사천 법문을 포섭하는 까닭입니다. 비유하여 말하면, 세계가 처음 이루어질 때에 큰 구름이 일어나 여러 가지 비와 여러 가지 보배를 비처럼 내리듯이, 바른 법을 거두어들이는 것은 한량없는 복덕과 한량없는 선근을 비처럼 내리는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또 세계가 처음 이루어질 때에 큰 물의 덩어리가 있어서 삼천대천세계 장(藏)과 4백억 4주(洲) 세계들을 이루어 내듯이 바른 법을 거두어들이는 것도 한량없는 대승의 법장과 보살들의 신통력과 세간의 온갖 안온과 쾌락과 온갖 세간의 마음대로 자재(自在)함과 출세간의 안락을 내는 것이며, 세계가 이루어지는 것과 천상·인간에 본래부터 얻지 못하던 것이, 모두 그 가운데서 이루어집니다.

또 대지(大地)가 네 가지 무거운 짐을 지니고 있는 것과 같습니다. 
어떤 것이 네 가지냐 하면, 첫째는 큰 바다이고, 둘째는 여러 산이고, 셋째는 초목이고, 넷째는 중생들입니다. 
이와 같이 바른 법을 거두어 들이는 선남자 선여인도 네 가지 무거운 책임을 감당할 대지를 마련합니다. 

비유하면 저 대지와 같습니다.
무엇이 네 가지냐 하면, 선지식을 만나지 못하여 들은 것이 없는 법이 아닌 것을 따르는 중생들에게는 천상이나 인간의 선근(善根)을 성취시키고, 성문(聲聞)을 구하는 이에게는 성문승(聲聞乘)이 되는 것을 가르쳐 주고, 연각(緣覺)이 되는 것을 구하는 이에게는 연각승이 되는 것을 가르쳐 주고, 대승을 구하는 이에게는 대승을 가르쳐 주는 것이오니, 이것을 이름하여 바른 법을 거두어들이는 선남자 선여인의 네 가지 무거운 책임을 감당할 터전을 마련함이라 합니다.
세존이시여, 이와 같이 바른 법을 거두어들이는 선남자 선여인으로서 네 가지 무거운 책임을 감당할 터전을 마련한 이는, 여러 중생들의 청하지 않은 벗이 되어 자비한 마음으로 중생들을 위로하고 어여삐 여겨 세상에서 법의 어머니가 되는 것입니다.
또 땅덩이에는 네 가지 보배 창고가 있는데, 어떤 것이 네 가지인가 하면, 첫째는 값을 매길 수 없는 보배, 둘째는 값 비싼 보배, 셋째는 값이 상당한 보배, 넷째는 값이 헐한 보배이니, 이것을 땅덩이의 네 가지 보배 광이라고 합니다. 이와 같이 바른 법을 거두어들이는 선남자 선여인들도 중생들로 하여금 네 가지 훌륭한 보배를 얻을 터전을 마련합니다.
무엇을 네 가지 보배라 하느냐 하면, 바른 법을 거두어들이는 선남자 선여인이 불법을 듣지 못한 비법 중생에게는 천상이나 인간의 선근 공덕으로 가르치고, 성문을 구하는 이에게는 성문승을 가르쳐 주고, 연각을 구하는 이에게는 연각승을 가르쳐 주고, 대승을 구하는 이에게는 대승을 가르쳐 주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 훌륭한 보배를 얻는 중생들은 모두 바른 법을 거두어들이는 선남자 선여인들로 말미암아 이 신기하고 희유한 공덕을 얻습니다.

세존이시여, 큰 보배 광이란 것은, 곧 바른 법을 거두어 들이는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바른 법을 거두어 들인다 하였지만, 바른 법을 거두어들인다는 것은 바른 법과 다르지 아니하오며, 바른 법을 거두어들인다는 것과도 다르지 아니하오니, 바른 법이 곧 바른 법을 거두어들이는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바라밀과 다르지 아니하오며, 바른 법을 거두어들인다는 것과도 다르지 아니하오니, 바른 법을 거두어들임이 곧 바라밀입니다.그 까닭을 말씀드리면, 바른 법을 거두어들이는 선남자 선여인들이 보시로써 성숙시킬 이에게는 보시로 성숙시키되, 나아가 몸과 사지를 버리기까지 하여 저들의 뜻을 따라 두호하면서 성숙시키면, 저 성숙시킬 중생이 바른 법을 세우나니, 이것은 보시 바라밀이 됩니다.
지계(持戒)로써 성숙시킬 이에게는, 감각기관인 육근을 방비하고 보호하여 몸과 입과 뜻을 깨끗이 하며, 나아가 4위의(威儀)를 바르게 하여 저들의 뜻을 따라 두호하면서 성숙시키면, 저 성숙시킨 중생이 바른 법을 세우나니, 이것은 지계 바라밀이 됩니다.
인욕으로써 성숙시킬 이에게는, 비록 저 중생이 꾸짖고 헐뜯고 욕설하고 비방하고 위협하고 공갈하더라도, 성내지 않는 마음과 이롭게 하려는 마음과 제일의 참는 마음과 얼굴빛을 변하지 아니함으로써 저들의 뜻을 따라 두호하면서 성숙시키면, 저 성숙시킨 중생이 바른 법을 세우나니, 이것은 인욕바라밀이 됩니다.
정진(精進)으로써 성숙시킬 이에게는, 저 중생에게 게으른 마음을 일으키지 말고 큰 욕망을 내게 하여 제일가는 정진과 나아가 4위의로 저들의 뜻을 따라 두호하면서 성숙시키면, 저 성숙시킨 중생이 바른 법을 세우나니, 이것은 정진 바라밀이 됩니다.
선정(禪定)으로써 성숙시킬 이에게는 저 중생에게 산란하지 아니한 마음과 밖으로 향하지 않는 마음과 가장 바른 생각과 나아가 예전에 한 일과 예전에 한 말을 잊지 아니하고, 저들의 뜻을 따라 두호하면서 성숙시키면, 저 성숙시킨 중생이 바른 법을 세우나니, 이것은 선정 바라밀이 됩니다.
지혜로써 성숙시킬 이에게는, 저 중생들이 묻는 온갖 이치를 두려움이 없는 마음으로써 연설하되, 온갖 논란과 온갖 기술로 분명하게 일러 주며, 나아가 지혜를 내게 하는 곳과 여러 가지 방편으로써 저들의 뜻을 따라 두호하면서 성숙시키면, 저 성숙시킨 중생이 바른 법을 세우나니, 이것은 반야 바라밀이 됩니다.
세존이시여, 이러하므로 바라밀과 다르지 아니하며, 바른 법을 거두어들인다는 것과도 다르지 아니하니, 바른 법을 거두어들임이 곧 바라밀입니다.
세존이시여, 제가 이제 부처님의 위신력을 받들어 다시 그 큰 뜻을 말하려 합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곧 말하라.”
승만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바른 법을 거두어들이는 것과 바른 법을 거두어들이는 이가 바른 법을 거두어들이는 것과 다르지 아니하며, 바른 법을 거두어들이는 이와도 다르지 아니하니, 바른 법을 거두어들이는 선남자 선여인이, 곧 바른 법을 거두어들이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 까닭을 말하면, 바른 법을 거두어들이는 선남자 선여인이 바른 법을 거두어들이기 위하여 세 가지를 버리는 까닭입니다.
어떤 것이 세 가지인가. 몸과 목숨과 재산입니다. 
선남자 선여인이 몸을 버린다는 것은 생사가 끝날 때와 같이 늙고 병들고 죽는 일을 여의고 망가지지 않고 항상 있으며, 바뀌지 않고 생각할 수 없는 공덕인 여래의 법신(法身)을 얻는 것입니다. 목숨을 버린다는 것은 생사가 끝날 때와 같이 죽음을 아주 여의고, 끝없고 항상 머물고 생각할 수 없는 공덕과 온갖 이치를 통달하는 깊고 묘한 불법을 얻는 것입니다. 재산을 버린다는 것은 생사가 끝날 때와 같이 중생들과 함께하지 않으며, 감하거나 다함이 없고 항상 머무는 부사의한 온갖 공덕을 얻으며, 일체 중생들의 훌륭한 공양을 받는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이렇게 세 가지를 버리는 선남자 선여인이 바른 법을 거두어들이는 까닭으로 항상 일체 모든 부처님의 수기를 받으며, 일체 중생들이 우러러 사모함이 됩니다.
세존이시여, 또 선남자 선여인으로서 바른 법을 거두어들이는 이는 불법이 없어지려 할 적에 비구·비구니·우바새(남자신도)·우바이(여자신도)들이 당파를 만들고 분쟁을 일으키고 파괴하고 흩어져 가더라도, 아첨하지 않고 속이지 않고 거짓된 짓을 하지 아니하므로, 바른 법을 좋아하며 바른 법을 거두어들이어 불법 동무가 되나니, 불법 동무가 되는 이는 모든 부처님들의 수기를 받을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제가 바른 법을 거두어들이는 이의 이러한 큰 힘을 보거니와 부처님께서는 진실한 눈이시며 진실한 지혜이시며 법의 근본이 되시며 법을 통달하시며, 바른 법의 의지가 되므로 모두 아시며 보실 것입니다.”

그때에 세존께서 승만 부인이 말한바 바른 법을 거두어들이는 큰 정진력에 대하여 따라 기뻐하는 마음을 일으키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그렇다, 승만이여. 그대의 말과 같으니라. 바른 법을 거두어들이는 큰 정진하는 힘은 마치 큰 장사가 몸을 조금만 건드려도 매우 괴로운 것같이, 승만이여, 바른 법을 조금만 거두어들이더라도 마군은 괴로움을 견디지 못하거니와 어느 선근은 어떤 것이라도 마군을 괴롭게 하는 것이, 바른 법을 거두어들이는 것과 같을 것이 없느니라.
또 마치 우왕(牛王)이 모양과 빛깔이 매우 훌륭하여 어느 소보다 엄청나게 뛰어나듯이, 이와 같이 대승으로 바른 법을 조금만 거두어들여도 온갖 2승(乘)들의 선근보다 매우 뛰어나나니, 넓고 큰 까닭이니라.
또 마치 수미산왕이 상서롭게 당어되고 특수하여 어느 산들보다 뛰어나듯이, 대승으로서 몸과 목숨과 재산을 버리고 거두어 주려는 마음으로 바른 법을 거두어들이는 것은, 몸과 목숨과 재산을 버리지 못하는 처음 대승된 이의 온갖 선근보다 뛰어나거든, 하물며 소승들의 선근이랴. 그것은 광대하기 때문이니, 그러므로 승만이여, 마땅히 바른 법을 거두어들임으로써 중생들에게 열어 보이며 중생들을 교화하며 중생들을 성취시켜야 하느니라.
그러므로 승만이여, 바른 법을 거두어들이는 것은 이와 같이 큰 이익이며, 이와 같이 큰 복이며, 이와 같이 큰 과보니라. 승만이여, 내가 이 바른 법을 거두어들이는 공덕과 이치를 아승기 아승기겁 동안을 두고 말하더라도 그 끝을 다하지 못하느니라. 그러기에 바른 법을 거두어들이는 일이 한량없고 그지없는 공덕이 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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