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좌에 올라 주장자를 세 번 치고 이르시기를
아침에 함께 죽을 먹고,
먹고 나서는 발우를 씻네
또한 묻노니 모든 선객들이여,
여기에 불법이 있음을 도리어 아는가
朝來共긱粥
粥了洗鉢盂
且問諸禪客
還曾會也無
조주스님에게 한 스님이 묻기를 "어떤 것이 도입니까?" 하자, 그가 답하길 "아침에 죽을 먹었는가?" 했고, "예, 먹었습니다."라 대답하자 "발우를 씻어라."고 하였다. 이러한 간단한 대화 속에서 깨달음을 얻었다.
불법은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며, 우리의 일상 속 옷 입고 밥 먹는 그 안에 있다. 부처님께서는 인간의 고통을 여덟 가지로 설하셨는데, 그중에서도 태어나고, 늙고, 병들어 죽는 것이 가장 큰 괴로움이라 하셨다.
태어남의 고통은 왜 큰가? 우리는 모태 안에서 열 달 동안 움츠려 있다가 세상으로 나오며, 어머니가 먹는 뜨거운 물로 인해 끓는 지옥의 고통을, 찬물을 먹으면 얼어붙는 지옥의 고통을 겪는다. 하지만 그 고통을 어머니조차 깨닫지 못한다. 이렇게 세상에 나온 우리는 머리가 하얗게 되는 늙음으로 이르기까지 수많은 걱정을 떠안고 살아간다.
병 또한 큰 고통이다. 수없이 많은 질병을 겪으며, 죽음에 이를 때까지 심장을 저미는 고통과 싸운다. 어떤 이는 마지막 순간에 방안을 돌아다니며 눈을 크게 뜨고 이를 갈면서 세상을 떠나기도 하고, 온 가족에게까지 고통을 안기는 경우도 있다.
청매 조사에 얽힌 일화가 있다. 입적할 당시 그는 똥으로 집안 벽과 기둥을 온통 더럽혔고, 악취로 인해 사람들이 곁에 있을 수 없었다. 이에 모두 떠난 가운데 부목 하나만 남아 있었는데, 그마저 떠나려고 하자 청매 조사는 그를 붙잡으며 “너는 도인의 열반의 모습을 지켜보아라.”라고 말하였다. 이후 조사가 열반에 들자 집안은 향기로운 냄새로 가득 찼다고 전한다.
청매 조사는 조용하고 안정된 환경이 아니라, 시장같이 복잡한 장소에서 공부를 이어갔다. 그는 공부가 집중되어 잘 이루어진 날에는 “오늘 장 잘 보았다”고 자평했고, 그렇지 못한 날에는 “장 잘 못 보았다” 하며 스스로를 돌아보았다.
여덟 가지 고통에는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도 포함된다. 살아서의 이별이든, 죽어서의 영원한 이별이든 사람들에게 큰 고통을 안긴다. 또한, 함께하기 싫은 사람과 살아가야 하는 괴로움도 크며, 원하는 것을 얻기 어려운 상황이나 탐욕으로 인한 괴로움 역시 인생의 중대한 문제이다.
하지만 부처님께서 제시하신 여덟 가지 바른 길(팔정도)을 통해 이러한 고통에서 벗어날 길을 찾을 수 있다.
첫째, 정견(正見)으로 바르게 보는 것이다. 재물을 통해 어려운 이들을 도우며 부모를 공경하고 타인에게 친절함으로 선한 시각을 갖추는 것이 이에 해당한다.
둘째, 정사유(正思惟)로 올바른 사고방식을 갖추는 것이다. 사바세계는 즐거움과 괴로움이 섞인 곳이기에 이를 잘 견디며 참아내는 힘이 필요하다.
셋째, 정어(正語)로 망령된 말이나 속이는 말, 욕설 등을 삼가야 한다. 특히 아이들을 나무랄 때도 부드럽게 말하며 품위를 지키는 자세가 중요하다.
넷째, 정업(正業)으로 살생이나 도둑질을 피하고 자신을 바르게 다스리는 것을 말한다.
다섯째, 정명(正命)은 음식과 물질에 대한 욕망에서 벗어나 진리가 아닌 것을 멀리하는 것이다. 불의한 방법으로 얻은 재물은 후대에 악영향을 미칠 뿐이다.
여섯째, 정정진(正精進)은 모든 일상에서 철저히 수행하며 노력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우리 안에 내재된 큰 지혜를 깨닫고 궁극적으로 삶과 죽음에서 벗어나 해탈의 경지에 이르는 노력이다.
일곱 번째는 정념(正念)으로, 망념이나 그릇된 생각이 없이 올바른 도와 진리를 생각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여덟 번째는 정정(正定0이다. 이는 자신이 가진 생각의 자세가 바르게 설정되어야 함을 뜻한다. 개구리가 멀리 뛰기 위해 잠시 자세를 낮춰 몸을 가다듬은 뒤 힘차게 도약하는 모습과 같다. 맑고 깨끗한 선정의 경지가 바로 이 정정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가 어떻게 형성되었는지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수법에 따르면, 1과 6은 물로 북쪽에 위치하고, 2와 7은 불로 남쪽에 머문다. 3과 8은 나무로 동쪽에 자리하며, 4와 9는 금으로 서쪽에 위치한다. 그리고 5와 10은 흙으로 중앙을 차지한다.
무명의 바람이 불어서 풍륜세계를 이루었는데, 우리 살고 있는 이 토륜세계 는 풍륜세계가 받치고 있다.
굳센 고집으로 말미암아 금륜세계를 이루고, 번뇌가 치성함으로 화륜세계가 되고, 정과 사랑이 농후함으로 수륜세계가 되는데, 사랑은 물에 속하기 때문에 누가 죽든지 하면 눈에 눈물이 흐른다. 장애로 말미암아 토륜세계가 이룩된다.
이 오륜세계(五輪世界)가 중생의 업연(業緣)으로 말미암아 일어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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