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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시대에 계율을 엄격히 실천하던 우바리 존자가 있었다. 그는 산속에서 공부하던 중 가을이 되어 황금빛으로 무르익은 곡식 들판을 거닐러 나갔다. 탐스럽게 익은 조를 만지다 보니 조알 세 알이 손바닥 위에 떨어졌다. 그것을 먹으려다가 남의 곡식이니 먹을 수 없었고, 그렇다고 내버릴 수도 없었다. 결국 고민 끝에 먹어버렸다.

그 후 우바리 존자는 자신이 남의 곡식을 함부로 먹었다는 사실을 뉘우치며 신통력으로 스스로 소가 되었다. 밭 주인에게는 이 소가 주인이 없는 것처럼 보였고, 이삼일 동안 찾는 이도 없자 욕심이 생긴 주인은 소를 자신의 집으로 데려갔다. 신기하게도 소가 들어온 이후부터 밭의 농사가 잘되고 모든 일이 술술 풀리면서 그는 큰 부자가 되었다. 우바리 존자가 변신한 이 소는 무려 삼 년 동안 그 집의 농사일을 도왔다.

그러던 어느 날, 소가 주인에게 말을 걸었다. “아무 날, 아무 시에는 손님이 500명이나 올 것이니 음식을 준비해 두십시오.” 갑작스러운 소의 말에 놀랐지만 신기한 마음으로 주인은 음식을 준비했다. 그리고 소가 말했던 시간에 정말로 500명의 도둑이 칼과 창, 활을 들고 몰려들었다. 그러나 그들에게 정성껏 차린 음식을 대접하니, 도둑들은 음식이 넘쳐나는 모습에 감동하며 즐겁게 식사를 했다.

식사를 마친 도둑들은 주인을 불러 물었다.  
“우리 같은 자들이 온다는 걸 어떻게 미리 알았소?”  
“사실 나는 몰랐소. 다만 우리 소가 손님이 오니 준비를 하라고 해서 준비했을 뿐이오.”  
“소도 말을 한단 말인가?”

그 순간 마구간에 있던 소가 모습을 드러내더니 껍질을 벗고 나왔다. 원래 모습으로 돌아온 우바리 존자는 도둑들을 향해 설법을 전했다.

“나는 산속에서 수도를 하던 사람입니다. 어느 날 이 집 밭에 익어가는 곡식들이 무척 탐스러워 손으로 만졌고, 조알 세 알이 손에 떨어졌습니다. 그것을 버릴 수도 없어서 결국 먹어버렸지요. 그 대가로 소가 되어 이 집 농사를 삼 년간 도왔습니다. 그런데 여러분은 어떠합니까? 남의 집에 들어가 무기를 휘두르고 재물을 빼앗으니, 여러분은 몇백 번을 태어나도 그 업보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입니다.”

이 말을 듣고 도둑들은 큰 감동을 받았다. 그들은 들고 있던 무기를 내려놓고 마음을 돌려 출가에 뜻을 두었다. 이후 수행에 전념하여 모두가 아라한의 경지에 이르렀고, 이들을 가리켜 ‘오백나한’이라 부르게 되었다.

한편 우바리 존자는 소의 껍질을 동쪽 바다에 던졌다. 이는 시간이 흘러 우무(牛毛)가사리가 되어 오늘날 전 세계 요리에 쓰이는 한천의 중요한 원료가 되었다.

이처럼 악하게 살아가던 사람도 마음을 한번 돌이키면 선량하고 훌륭한 인물이 될 수 있다. 특히 다른 사람을 이끄는 지도자가 되거나 위대한 사람이 되려면 마음속 나쁜 생각과 쓸데없는 망상이 사라져야 한다. 거짓말이나 속임수 역시 자칫 자신뿐 아니라 공동체 전체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언젠가 제주도엘 가본 적이 있는데 사립문에다가 연목 같은 것을 가로질러 놓았는데, 그것이 무엇이냐고 물으니 이 집에는 사람이 외출하고 없다는 표시란다. 연목 하나만 턱 걸쳐 놔도 사람이 없으니 안 들어간다고 한다. 그만큼 사람들의 인심이 순박한 풍경도 있다.

금을 캐면 금 속에는 은도 있고 동도 있고 철과 연 등의 많은 잡철이 섞여 있는데, 이것을 제련해서 다 빼버리고 24 금이 되어야 세계에 통용되는 보물이 되듯이, 사람의 마음 가운데 하찮은 마음이 쑥 빠져야 그 사람이 남을 지도할 수 있는 사람이 된다. 어두운 것이 없으면 밝아진다.

觀音菩薩大醫王
甘露甁中法水香
灑濯魔雲生瑞氣
消除熱惱獲淸凉

관음보살의 찬송을 진리적으로 해석해 보자. "소리를 듣고 관찰하는 그 자리"가 바로 모든 사람에게 내재된 자신만의 관음보살이다. '보'(菩)는 깨우치고 달통한다는 뜻이고, '살'(薩)은 바라보는 의지를 의미한다. 그러므로 깨닫고 보는 이가 곧 보살이다. 사람마다 자신의 내면에 참된 관음보살이 있음을 알아야 한다. 감로병은 곧 인간의 몸이며, 이 몸 안에는 귀한 요소들이 많이 있다. 또한, 선정(정)과 지혜(혜)를 닦아 만들어지는 정혜수는 법수라 할 수 있다. 마음에는 팔만사천 가지의 마구니(잡념)가 있는데, 이를 법수로 씻어내면 몸과 마음 그리고 세상에 길상이 깃들게 된다. 사람들이 물질과 타인으로 인해 생기는 걱정과 고민을 해소하고 답답함에서 벗어나면 맑고 시원한 평안함을 얻게 된다는 뜻이다.

울산 무 양산 감은
예로부터 이름이 나 있어 지금까지 전하네.

蔚山蘿蔔梁山枾
自古明傳直至今

양산은 예로부터 감 고장인데, 울산 무와 양산 감, 이것을 하나 먹어보면 이 도리가 그대로 이루어져 있는 것을 아는데, 그래도 모른다면 어쩔 수 없는 것이다.

할 한 번 하고 법좌에서 내려오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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