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천태산 지자대사의 해원결(天台山 智者大師 解怨結)
烏飛梨落破蛇頭 조비이락파사두
蛇變爲豬轉石雉 사변위돈전사치
雉作獵人欲射豬 치작엽인욕사돈
導師爲說解寃結 도사위설해원결
까마귀 날자 배 떨어져 뱀의 머리가 깨지니
뱀은 죽어 돼지가 되고, 뒤진 돌이 꿩 치이다.
꿩은 죽어서 포수가 되어 다시 돼지를 쏘려 하니
지자대사가 인연법을 설하여 맺힌 원한을 풀어주다.
(꿩의 전신은 까마귀이다.)
천태 지자대사(天台 智者大師)의 본명은 지의(智顗)이다.
그는 중국 천태산에서 오랫동안 머물렀기 때문에 천태대사로도 알려져 있다.
이 천태산 지자대사는 양(梁) 무제 때 태어나 수(隋) 문제 때 입적한 중국 불교계의 거성이다.
(양무제 대동 4년, 538년 ~ 수문제 개황 17년, 597년)
어느 날, 지자대사께서 지관삼매(止觀三昧)에 들어 계실 때, 산돼지 한 마리가 앞을 지나갔다.
잠시 후 사냥꾼(獵士)이 활을 들고 쫓아오며
“대사님, 산돼지가 이리로 지나갔는데 못 보셨습니까?”라고 물었다.
지자대사께서는
“거기 좀 앉으시오”라며 그를 데리고 앉아 여러 이야기를 나누셨다.
그리고 엽사에게
“왜 하필 그 돼지를 잡으려 하오? 이 천태산에는 많은 돼지가 있는데”라고 물으셨다.
포수는
“내 눈에 띄었으니까요. 왜 다른 돼지가 아니라 그 돼지가 눈에 띄었을까요? 그것은 저도 모르겠습니다”라고 답했다.
지자대사께서는 활을 내려놓고
“이리 좀 앉으시오”라며 권유하시면서 인과의 원결에 관해 말씀하셨다.
과거 삼생전에 가마귀가 배나무 가지에 앉아 놀다가 무심코 날아가면서 옆에 있던 배 하나가 떨어졌다.
그 배는 배나무 그늘에 똬리를 틀고 쉬고 있던 뱀의 머리를 때려 머리가 깨져 죽게 했다.
뱀은 가마귀 때문에 죽었다고 원망하며, 죽어서는 가마귀의 원수를 갚으려고 돼지가 되어 풀뿌리를 캐 먹으며 다녔다.
한편, 가마귀는 죽어 꿩이 되어 산골짜기에서 봄에 풀잎을 뜯어 먹고 있었다.
그런데 돼지가 땅을 뒤지다가 돌이 굴러 내려와 꿩을 쳐서 죽게 했다.
이 일은 살해할 의도가 없이 가마귀가 무심코 뱀을 죽인 인과이기 때문에, 돼지도 꿩을 죽이려 한 것이 아니라 땅을 뒤지는 바람에 돌이 굴러가 저절로 치어 죽인 것이다.
그 꿩이 죽은 후 이번에는 활 쏘는 엽사가 되어 일부러 돼지를 잡으려 했다.
지자대사는
“이번에 그대가 돼지를 쏘아 죽이면, 다음에는 원한을 품은 죽은 돼지로 인해 무서운 과보를 받을지 모릅니다.
사람이 되었을 때 악한 인연을 다시 짓지 말라”는 법문을 들려주셨다.
이에 엽사는 크게 발심하여 그 자리에서 활을 부러뜨려 던지고 지자대사에게 출가하여 스님이 되어 도를 닦아 마음을 밝히게 되었다.
이 이야기는 인과응보(因果應報說)에 관한 것으로, 중국 천태산 국청사 사적기에 기록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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