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 불교에서 열반의 의미
열반의 명칭 설명
구역가 구마라습(唐太宗 초기, 628~649년, 중국에서 활동한 시기)은 '멸도'라고 번역하였고, 신역가 현장(唐太宗 중기 말, 625~673년)은 '원적'이라고 번역하였다.
'적멸'은 정적인 의미가 있는 듯하고, '원적'은 속박에서 해탈하였다는 완전한 뜻을 담아 다소 동적인 의미가 내포된 번역인 것으로 보인다.
열반의 뜻
열반이란 '불이 꺼진 상태'를 의미하는데, 이는 우리의 마음속에서 불꽃처럼 일어나는 번뇌의 불을 꺼서 없애고, 깨달은 지혜, 즉 깨달음을 완성한 경지를 말한다.
열반은 생사를 초월하여 깨달음의 세계에 이르는 불교의 궁극적 실천 목적이자 경지이며, 곧 원적이다.
따라서 열반은 인생의 최후 귀의처이자 절대 최고의 이상이다.
해탈과 안온의 경지이며, 항상 머물러 변하지 않는 실재이다.
이것이 대성 석존의 대오이며 철저한 진리로서, 모든 불교의 중심이다.
대소승의 열반 견해
소승불교에서는 두 가지 열반, 즉 무여열반과 유여열반을 구분하여 설명한다.
우리 범부의 마음속에서 치밀어 오르는 탐진치, 사견 등의 모든 번뇌가 완전히 소멸되어 부처님의 경지에 이르더라도, 아직 업에 얽혀 받은 육신이 남아 있기 때문에 이를 유여열반이라 한다.
그리고 육신마저 죽어 없어지면 번뇌도 완전히 사라지고 육신도 소멸된 상태를 무여열반이라 한다.
이 경지에 이르면 우리의 불성, 곧 영명스러운 깨달은 성품은 고요한 열반의 세계에서 다시 삼계 고해에 나지 않으며, 생기지도 멸하지도 않는 법희선열의 진락을 누린다고 한다.
후대의 대승불교에서는 세친보살의 성유식론에 따라 사종열반을 제시하였으니 다음과 같다.
1). 본래자성청정열반은 일체 중생이 본래 갖추고 있는 진여가 객진번뇌에 가려져 나타나지 않더라도, 본래 청정한 열반성이 존재함을 의미하므로 자성청정열반이라 한다.
2). 유여열반은 진여가 번뇌를 벗어났기 때문에 번뇌는 모두 사라졌으나, 의지하는 몸은 여전히 남아 있는 열반이다.
3). 무여열반은 번뇌가 사라져 진여가 생사고에서 벗어났으며, 의지하는 몸도 소멸하여 모든 고통이 영원히 사라진 상태를 말한다.
4). 무주처열반은 진여가 소지장을 벗어나서 대비심이 있으므로 열반에도 머물러 있지 않고, 대지혜가 있으므로 생사에도 머물러 있지 않으며, 중생을 제도하기 위해 미래가 다할 때까지 인연에 따라 중생 세계에 나와 생사에 자유자재로 구제활동을 한다고 하였다.
따라서 대승열반은 적극적이고 활동적이며 자리이타를 함께 행한다.
그러나 소승열반은 소극적이고 독선적이며 자리뿐이다.
법보화삼신설은 이 대승열반설에서 발전하여 성립된 것이다.
열반어의 남용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번뇌가 다하고 열반을 증득하시어 45년간 중생을 교화하시다가 무여열반에 드실 무렵, 최후로 열반경을 설하시고 열반에 드셨으니, 부처님께서 돌아가신 것이 참으로 열반이다.
그리고 앉아서 혹은 서서 입멸하시거나 견성대오하신 조사들의 입멸도 열반이라고 해도 틀리지 않는 말이다.
그러나 성현의 죽음을 열반이라고 하니, 후세 사람들은 보통 번뇌와 망상이 그대로 있는 범승이 죽어도 무조건 열반하였다고 한다.
이것은 열반이라는 말을 그릇 남용하는 것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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