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 경주 낭산 중생사 관음 영험
중생사의 대비관음상은 중국의 신화로 이름 높은 화공이 신라에 와서 그린 관음상이다.
신라 사람들이 이 관음상에 기도를 올려 영험을 얻은 사람이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고 전해진다.
이 관세음보살상은 바로 중생사에 모셔져 있다.
― 최은함의 기도 성취
신라 말엽, 제56대 경순왕(927년) 시절에 최은함이라는 사람이 늦도록 아들이 없어 중생사 관세음보살님 앞에 가서 기도를 올렸다.
태기가 있어 열 달 만에 아들을 낳았다.
석 달이 채 되지 않아 후백제 견훤이 쳐들어와 성 안이 어지러워지자 모두 피란을 가게 되었다.
최은함도 아이를 안고 중생사에 가서 관세음보살님께 고하기를,
"난세가 위급하여 이 아이를 데리고 가다가는 모두가 죽을 것이니, 대비 관세음보살님께서 주신 아이이니 대자대비의 힘으로 잘 보호하여 다시 만나게 해주소서."
하고 세 번 절하고 세 번 울었다.
그리고 강보에 싸서 관음좌상 아래에 감추어 두고 참아 억지로 떠나갔다.
반달이 지나 적병이 물러간 뒤에야 와서 '죽었으리라' 하고 찾아보니, 살결이 새로 목욕한 것 같고 얼굴도 좋아졌으며 젖 냄새가 아직 입에 남아 있었다.
아이를 안고 돌아와 길렀더니 장성하여 총명함이 남달랐다.
이 아이가 정광 벼슬의 높은 위에까지 올라 대대로 영화를 누렸다고 한다.
(삼국유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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